‘당협위원장 총사퇴’ 황교안의 무리수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4.08 10:51:24
  • 호수 12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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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냐 아군이냐 PK ‘황’ 주의보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잔칫집이어야 할 곳이 초상집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은 4·3재보궐 선거서 1승1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같은 기간 ‘당협위원장 총사퇴’라는 핵폭탄급 이슈도 맞이했다. 벌써부터 설왕설래로 당 내부가 시끄럽다. 일각에서는 ‘오세훈 등판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정점식 당선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내년 4월15일로 예정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황교안 대표는 신상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특위는 산하에 ‘정치’ ‘정당’ ‘공천’ 등 3개 소위원회를 마련했다. 이들 소위는 각 영역의 혁신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특위는 최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이용구 중앙대 교수, 유석춘 연세대 교수 등으로부터 향후 혁신과제에 대한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총선
준비 시작

한국당은 정치, 정당, 공천 중 공천혁신소위에 특히 주목한다. 공천혁신소위는 21대 총선의 공천룰을 개정하는 임무를 맡았다. 소위 위원장은 재선의 김선동 의원이다. 위원에는 원내인사로 박완수·송희경 의원, 원외인사로 박민식 전 의원, 박마루, 박준현, 장지호씨 등을 임명했다.

지난 3일 공천혁신소위는 국회서 첫 번째 회의를 열었다. 회의 후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서)우리가 어떤 일을 어떤 스케줄로 해야 하느냐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진정성 있는 안들을 도출해내는 데 지혜를 다해서 모으자는 그런 정도(를 얘기했다)”라고 전했다.

21대 총선 승리를 위한 한국당의 첫걸음이다. 주목할 부분은 한국당 지도부가 공천룰뿐 아니라 각 당원협의회의 활동성과를 평가할 당무감사도 병행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이는 당협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을 암시한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황교안 지도부가 전국 250여개 당협위원장으로부터 일괄 사퇴서를 받은 뒤, 당무감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돈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당 당직자는 “본격적인 공천 심사 전 정기 당무감사를 진행한다고 알고 있다”며 “당무감사라는 기회를 통해 현재의 당협위원장들이 자연스레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해당 당직자는 그 근거로 “당헌·당규상 선거 1년 전 당협위원장직을 모두 내려놓은 상태서 공천을 진행하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당무감사는 당 사무총장이 진행한다. 한국당의 사무총장은 친박(친 박근혜)계 한선교 의원이다. 한 사무총장은 당협위원장의 교체 권한뿐 아니라 공천관리위에 당연직으로 포함돼 다가올 총선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당헌·당규
설왕설래

반면 김 위원장은 즉각 선을 그었다. 공천혁신소위의 첫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당헌·당규상 선거 1년 전 당협위원장직을 모두 내려놓은 상태서 공천을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및 당무감사의 소관은 당 사무총장과 지도부에서 할 일이지만, 총선 1년 전에 해야 한다는 당헌·당규상의 규정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해당 내용이) 당헌·당규에 없다. 확인해봤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당규인 ‘지방조직운영 규정’ 제3장 27조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선출 및 승인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공직선거 출마를 위해 후보자 공모에 신청할 때 당협위원장직서 사퇴하거나 직무가 정지된다”고만 돼있다. 김 위원장의 말처럼 당협위원장은 총선 1년 전 총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럼에도 한국당 내부에서는 황교안 지도부가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총선이 있기 전 당 장악력을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임명된 당협위원장 중 상당수가 출신과 계파, 비전이 서로 달라 다가오는 총선서 ‘원팀’이 되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한국당 내에서 팽배하다.


공천혁신소위 출범 공천룰 ‘만지작’
당무감사 예고, 1년도 안 지났는데?

황 대표는 특히 부산·경남(PK)을 21대 총선의 핵심공략 지역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소위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황 대표는) PK로의 금의환향을 노리고 있다. 이번 재보궐 선거서 통영 후보로 정점식을 낙점한 것도 그가 대표적 친황(친 황교안)계이기 때문이다. 당협위원장 교체가 실제로 실시된다면 황 대표는 PK 당협위원장을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 채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 대표와 PK는 인연이 깊다. 그는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차장검사, 창원지방검찰청 검사장,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등을 역임한 이력이 있다. 
 

▲ 신상진 신정치특별위원장

이 관계자는 정점식 통영 고성 국회의원 당선자가 PK 지역 당협위원장 교체의 중심이자 핵심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정 당선자는 황 대표의 검찰 후배이자 ‘황교안 키즈’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1994년 대구지검서 검사생활을 시작한 정 당선자는 황 대표와 마찬가지로 검사 시절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통했다. 검사 생활 24년 중 20년가량 공안 업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정 당선자는 지난 2013년 9월 황 대표가 법무부장관이던 시절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 팀장에 임명됐고, 황 대표가 치적으로 삼는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해산을 이끈 바 있다.

황 노림수 
PK 정조준

정 당선자를 향한 황 대표의 신뢰는 남다르다. 황 대표는 재보궐 선거 전 창원서 가진 현장최고위원회의서 “통영 고성의 전문 일꾼 정점식은 검사 출신으로 통진당 해산을 이끌어낸 능력이 있다”며 “문재인정권에 의해 검사직을 그만두게 되자 고향서 봉사하겠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반드시 그 뜻을 이루리라 생각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당은 두 곳 중 통영·고성 한 곳서만 당선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문재인정권에 큰 힘을 실어주던 PK 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는 측면서 정치적 소득은 적지 않다.

한국당은 창원 성산서 정의당과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한때 정의당 여영국 당선자를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이기도 했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4일 <일요시사>와 한 통화서 “결과는 1대 1 무승부이지만, 사실상 우리가 2대 0으로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황 대표는 당을 총선까지 이끌어갈 동력을 얻는 데 성공했다. 여론조사에서 크게 밀리던 창원 성산서 박빙의 승부를 만들어냈고, 황교안표 1호 당선자를 배출했다. ‘경남FC 경기장 유세’라는 구설에 올랐음에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PK에 친황 깃발 펄럭
오세훈 등판론 솔솔∼


가능성을 보여준 황교안 지도부는 앞으로의 행보에도 힘을 받게 됐다. 재보궐 선거 이후 당내서 당협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황 대표가 실제로 당협위원장 교체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당협위원장 교체의 명분과 설득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당협위원장을 교체한 바 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실시하는 당무감사는 당내 큰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실제 한국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한 인사는 이번 혁신 작업에 대해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당협위원장 교체 카드를 밀어붙이는 것은 무리수”라며 “수많은 현역 당협위원장들의 거센 반발로 (황 대표 체제가)총선 전에 꼬꾸라질 수 있다. 그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등판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내다봤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역시 한국당 내에서 흘러나오는 ‘당협위원장 교체설’에 일침을 가했다. 지난 1일 바미당 김현동 청년대변인 논평을 통해 “불과 3개월 전, 토론 배틀을 통해 실력위주로 당협위원장을 구성했다는 한국당의 광고는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한 것인가”라며 “토론을 통해 기회를 얻은 수많은 청년 당협위원장들은 소신과 실력만으로 도달한 등용문이 사실은 사상누각이었음에 절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지고
‘오’ 등판


공천혁신소위는 앞으로 공천 심사 규정을 들여다본다. 상향식 공천을 위한 오픈프라이머리와 전략공천의 허용 범위, 정치 신인에 대한 가산점 부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당무감사 시기와 방법 등 조직 정비와 관련한 내용까지 포괄적으로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경남FC의 반격

경남FC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 측의 프로축구 경기장 내 선거 유세로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선거 유세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경남FC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제재금 2000만원을 한국당 측이 대납하는 조치를 촉구했다. 한국당이 대납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경남FC가 한국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법조계는 경남FC가 실제로 위자료 형식의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경남FC는 지난 3일 입장문을 통해 “한국당의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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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