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협위원장 총사퇴’ 황교안의 무리수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4.08 10:51:24
  • 호수 12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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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냐 아군이냐 PK ‘황’ 주의보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잔칫집이어야 할 곳이 초상집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은 4·3재보궐 선거서 1승1패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같은 기간 ‘당협위원장 총사퇴’라는 핵폭탄급 이슈도 맞이했다. 벌써부터 설왕설래로 당 내부가 시끄럽다. 일각에서는 ‘오세훈 등판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정점식 당선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내년 4월15일로 예정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준비에 돌입했다. 황교안 대표는 신상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특위는 산하에 ‘정치’ ‘정당’ ‘공천’ 등 3개 소위원회를 마련했다. 이들 소위는 각 영역의 혁신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특위는 최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이용구 중앙대 교수, 유석춘 연세대 교수 등으로부터 향후 혁신과제에 대한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총선
준비 시작

한국당은 정치, 정당, 공천 중 공천혁신소위에 특히 주목한다. 공천혁신소위는 21대 총선의 공천룰을 개정하는 임무를 맡았다. 소위 위원장은 재선의 김선동 의원이다. 위원에는 원내인사로 박완수·송희경 의원, 원외인사로 박민식 전 의원, 박마루, 박준현, 장지호씨 등을 임명했다.

지난 3일 공천혁신소위는 국회서 첫 번째 회의를 열었다. 회의 후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서)우리가 어떤 일을 어떤 스케줄로 해야 하느냐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진정성 있는 안들을 도출해내는 데 지혜를 다해서 모으자는 그런 정도(를 얘기했다)”라고 전했다.

21대 총선 승리를 위한 한국당의 첫걸음이다. 주목할 부분은 한국당 지도부가 공천룰뿐 아니라 각 당원협의회의 활동성과를 평가할 당무감사도 병행할 예정이라는 점이다. 이는 당협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을 암시한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황교안 지도부가 전국 250여개 당협위원장으로부터 일괄 사퇴서를 받은 뒤, 당무감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돈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당 당직자는 “본격적인 공천 심사 전 정기 당무감사를 진행한다고 알고 있다”며 “당무감사라는 기회를 통해 현재의 당협위원장들이 자연스레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해당 당직자는 그 근거로 “당헌·당규상 선거 1년 전 당협위원장직을 모두 내려놓은 상태서 공천을 진행하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당무감사는 당 사무총장이 진행한다. 한국당의 사무총장은 친박(친 박근혜)계 한선교 의원이다. 한 사무총장은 당협위원장의 교체 권한뿐 아니라 공천관리위에 당연직으로 포함돼 다가올 총선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당헌·당규
설왕설래

반면 김 위원장은 즉각 선을 그었다. 공천혁신소위의 첫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당헌·당규상 선거 1년 전 당협위원장직을 모두 내려놓은 상태서 공천을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및 당무감사의 소관은 당 사무총장과 지도부에서 할 일이지만, 총선 1년 전에 해야 한다는 당헌·당규상의 규정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해당 내용이) 당헌·당규에 없다. 확인해봤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당규인 ‘지방조직운영 규정’ 제3장 27조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선출 및 승인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공직선거 출마를 위해 후보자 공모에 신청할 때 당협위원장직서 사퇴하거나 직무가 정지된다”고만 돼있다. 김 위원장의 말처럼 당협위원장은 총선 1년 전 총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럼에도 한국당 내부에서는 황교안 지도부가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총선이 있기 전 당 장악력을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임명된 당협위원장 중 상당수가 출신과 계파, 비전이 서로 달라 다가오는 총선서 ‘원팀’이 되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한국당 내에서 팽배하다.


공천혁신소위 출범 공천룰 ‘만지작’
당무감사 예고, 1년도 안 지났는데?

황 대표는 특히 부산·경남(PK)을 21대 총선의 핵심공략 지역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소위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황 대표는) PK로의 금의환향을 노리고 있다. 이번 재보궐 선거서 통영 후보로 정점식을 낙점한 것도 그가 대표적 친황(친 황교안)계이기 때문이다. 당협위원장 교체가 실제로 실시된다면 황 대표는 PK 당협위원장을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로 채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 대표와 PK는 인연이 깊다. 그는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 차장검사, 창원지방검찰청 검사장,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등을 역임한 이력이 있다. 
 

▲ 신상진 신정치특별위원장

이 관계자는 정점식 통영 고성 국회의원 당선자가 PK 지역 당협위원장 교체의 중심이자 핵심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정 당선자는 황 대표의 검찰 후배이자 ‘황교안 키즈’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1994년 대구지검서 검사생활을 시작한 정 당선자는 황 대표와 마찬가지로 검사 시절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통했다. 검사 생활 24년 중 20년가량 공안 업무를 맡았기 때문이다. 정 당선자는 지난 2013년 9월 황 대표가 법무부장관이던 시절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 팀장에 임명됐고, 황 대표가 치적으로 삼는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해산을 이끈 바 있다.

황 노림수 
PK 정조준

정 당선자를 향한 황 대표의 신뢰는 남다르다. 황 대표는 재보궐 선거 전 창원서 가진 현장최고위원회의서 “통영 고성의 전문 일꾼 정점식은 검사 출신으로 통진당 해산을 이끌어낸 능력이 있다”며 “문재인정권에 의해 검사직을 그만두게 되자 고향서 봉사하겠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반드시 그 뜻을 이루리라 생각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당은 두 곳 중 통영·고성 한 곳서만 당선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문재인정권에 큰 힘을 실어주던 PK 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는 측면서 정치적 소득은 적지 않다.

한국당은 창원 성산서 정의당과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한때 정의당 여영국 당선자를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이기도 했다.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4일 <일요시사>와 한 통화서 “결과는 1대 1 무승부이지만, 사실상 우리가 2대 0으로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황 대표는 당을 총선까지 이끌어갈 동력을 얻는 데 성공했다. 여론조사에서 크게 밀리던 창원 성산서 박빙의 승부를 만들어냈고, 황교안표 1호 당선자를 배출했다. ‘경남FC 경기장 유세’라는 구설에 올랐음에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PK에 친황 깃발 펄럭
오세훈 등판론 솔솔∼


가능성을 보여준 황교안 지도부는 앞으로의 행보에도 힘을 받게 됐다. 재보궐 선거 이후 당내서 당협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황 대표가 실제로 당협위원장 교체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당협위원장 교체의 명분과 설득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월 공모를 통해 당협위원장을 교체한 바 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실시하는 당무감사는 당내 큰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실제 한국당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한 인사는 이번 혁신 작업에 대해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당협위원장 교체 카드를 밀어붙이는 것은 무리수”라며 “수많은 현역 당협위원장들의 거센 반발로 (황 대표 체제가)총선 전에 꼬꾸라질 수 있다. 그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등판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내다봤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역시 한국당 내에서 흘러나오는 ‘당협위원장 교체설’에 일침을 가했다. 지난 1일 바미당 김현동 청년대변인 논평을 통해 “불과 3개월 전, 토론 배틀을 통해 실력위주로 당협위원장을 구성했다는 한국당의 광고는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한 것인가”라며 “토론을 통해 기회를 얻은 수많은 청년 당협위원장들은 소신과 실력만으로 도달한 등용문이 사실은 사상누각이었음에 절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지고
‘오’ 등판


공천혁신소위는 앞으로 공천 심사 규정을 들여다본다. 상향식 공천을 위한 오픈프라이머리와 전략공천의 허용 범위, 정치 신인에 대한 가산점 부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당무감사 시기와 방법 등 조직 정비와 관련한 내용까지 포괄적으로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경남FC의 반격

경남FC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 측의 프로축구 경기장 내 선거 유세로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선거 유세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경남FC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제재금 2000만원을 한국당 측이 대납하는 조치를 촉구했다. 한국당이 대납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경남FC가 한국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법조계는 경남FC가 실제로 위자료 형식의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경남FC는 지난 3일 입장문을 통해 “한국당의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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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