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가 지원’ 농림부 혈세 낭비 의혹

에어컨 실외기에 4000억 예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 10여년 동안 4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 농가 지원사업에 대한 타당성 문제가 불거졌다. 신재생에너지 시설로 홍보하면서 지원·보급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주무부서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 최근 신재생에너지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한 농가에 태양열 발전 설비가 설치돼있다.

조상들은 24절기에 따라 계절을 구분했다. 농경사회서 절기는 농민들에게 일종의 시간표였다. 따뜻한 봄에 씨를 뿌려 뜨거운 여름에 가꾸고, 서늘한 가을에 수확해 추운 겨울에 저장하는 과정은 절기에 맞춰 진행됐다. 가을에 수확한 새 곡식으로 올리는 차례는 한 해 농사를 잘 짓게 해준 조상과 하늘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냈다.

여름·겨울
온도 유지

농민들은 날씨에 따라 울고 웃었다. 비가 많이 오면 홍수를, 비가 오지 않으면 가뭄을 걱정했다. 온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작물이 타 죽지는 않을까, 온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얼어 죽지는 않을까 안절부절못했다. 날씨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농민에게 숙명이나 다름없다. 특히 여름과 겨울철, 농작물에 맞는 온도 유지는 농민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정부는 변화무쌍한 날씨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정부의 농가 지원사업의 방향은 전기와 유류 난방기기 중심서 신재생에너지 설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재활용하거나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2010년부터 지열냉난방 시설을, 2012년부터 공기열냉난방 시설을 지원하는 농업 에너지 이용 효율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위탁받아 시행한다.

농림부는 이 사업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이용 기술을 농업시설에 적용하고 확대 보급해 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친환경 녹색성장을 선도해 온실가스의 절감을 꾀하고 있다. 또 국제유가와 농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이용 효율화 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시설과 에너지 절감시설을 설치지원 중이다.

지열냉난방 시설인 지열히트펌프 지원사업도 그 일환이다. 지열냉난방은 지하수나 지열 등 지열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여름에는 땅속 깊은 곳에 있는 냉기를, 겨울에는 온기를 뽑아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지열히트펌프는 땅속의 연중 일정한 온도(1215)를 이용해 난방과 냉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치를 말한다.

신재생에너지 시설 보급
지열냉난방 설비 활성화

지열히트펌프의 원리는 냉장고와 에어컨의 작동 원리와 비슷하다. 압축, 응축, 팽창, 증발의 단계를 거쳐 열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냉방모드의 경우 실내의 열교환기서 열을 흡수한 뒤 실외의 열교환기인 히트펌프를 이용해 열을 방출한다. 난방모드는 반대 과정을 거친다. 열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과정서 냉매가 사용된다. 냉매는 시간에 따라 공기 중으로 방출되므로 주기적으로 보충해야 한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 따르면 국내의 지열에너지 개발은 2000년대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2000년에는 지열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해 학교나 레저시설, 병원 등에 적용했다. 2004년 공공기관의 건물을 신축할 때 공사비의 일부를 대체에너지 설치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면서 지열냉난방 설치가 크게 늘었다.

2008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농촌진흥청, 에너지관리공단은 시설원예 지열난방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지열난방 시스템 교육을 진행했다. 이후 2010년 농림부서 사업을 이어받아 지열히트펌프 보급에 나섰다. 냉난방이 필요한 고정식 시설서 채소·화훼·과수·버섯류를 재배·생산하거나 돼지··오리 가축사육업을 허가 또는 등록한 농가가 대상이다.
 

농림부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이하 신재생에너지법) 4정부는 신재생에너지의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의 촉진에 관한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정부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기업체 등의 자발적인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을 장려하고 보호·육성해야 한다를 근거로 지열히트펌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가의 자가부담 비율은 20%(융자 10%, 현금 10%)이며, 나머지 80%는 국고서 60%, 지방자치단체서 20%를 지원한다. 설치비는 3.3(1)38~50만원 정도로 3300(1000)에 지열히트펌프를 설치한다면 약 4억원이 든다. 이때 농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8000만원가량이다.

2010년부터
지열냉난방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지열히트펌프 지원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약 4200억원에 이른다. 농림부 각 연도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20101200억원, 20111004억원, 2012744억원, 2013500억원, 2014361억원, 2015196억원, 2016137억원, 2017113억원이 지열히트펌프 농가 보급에 사용됐다.

지열히트펌프 보급 사업은 올해도 계속된다. 농림부는 지난해 1219일 세종컨벤션 센터서 한국전력공사,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농업분야 에너지 이용 효율화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세 기관이 시설원예 농가를 대상으로 지열·공기열냉난방 시설 보급 사업을 공동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농림부는 지열·공기열냉난방 시설은 기존 유류난방기 대비 6078%, 전기난방기 대비 5070%까지 에너지 사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욱 농림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번 협약으로 농가는 경영비의 3040%를 차지하는 난방비 부담을 덜고, 국가 차원에서는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효과를 거둬 모두 윈윈하는 협업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지열히트펌프 지원사업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농림부서 신재생에너지 시설로 홍보하면서 보급하고 있는 지열히트펌프가 실제로는 신재생에너지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지열히트펌프 지원사업에 들어간 최소 4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효용성 없이 낭비됐다는 주장이다. 또 프레온가스를 사용하는 지열냉난방 시설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완화한다는 농림부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친환경?
환경 파괴?

논란은 히트펌프의 정의서 출발한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서 히트펌프를 검색하면 냉매가 증발기 내에서 증발하고 주위의 열을 빼앗아 기체가 되며 다시 응축기에 의해 주위에 열을 방출해 액화하는 냉동사이클로서, 방출된 열을 난방이나 가열에 이용하는 경우의 냉동기를 말한다. 열을 저온부서 고온부로 빨아올린다는 의미서 열펌프(heat pump)라고 한다. 열원은 공기, 우물물, 태양열, 지열 등이 이용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법 시행규칙 2(신재생에너지 설비)에서는 여러 신재생에너지의 설비와 부대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중 지열에너지 설비는 , 지하수 및 지하의 열 등의 온도차를 변환시켜 에너지를 생산하는 설비라고 정의했다.
 

▲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로 꼽히는 풍력발전

여기서 온도차를 변환시켜라는 부분이 문제로 떠올랐다. 히트펌프는 열을 교환하는 열교환기의 역할을 할 뿐 온도차를 만드는 온도차변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는 A씨는 히트펌프는 에어컨 실외기와 작동원리가 비슷하다 에어컨 실외기가 흡수한 뜨거운 열을 배출하는 기능을 하듯 히트펌프는 열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열을 생산해내는 설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는 2010년 농림부서 지열히트펌프 보급을 본격화하기 전 농촌진흥청서 발행한 교육 교재를 근거로 들었다. ‘시설원예 지열난방 보급사업 지열난방 시스템 교육교재에는 지열히트펌프를 이용한 시설원예 냉난방 기술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교재에는 히트펌프에 대해 열을 온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장치라고 쓰여 있다. 히트펌프도 에어컨과 동일하게 사이클 내 냉매가 들어있으며, 냉매가 압축, 응축, 팽창, 증발 과정을 거치면서 열원으로부터 열을 흡수 또는 방출한다고 명시돼 있다.

2008년 교육했는데
2015년 관련 토론회?

A씨는 교육 과정서 히트펌프가 온도변환과 관련된 역할을 한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 국회서 진행된 토론회도 언급했다. 201556일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이강후 전 의원(당시 새누리당)히트펌프, 신재생에너지원 지정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토론회서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 절약 수단으로 히트펌프가 주목받고 있다우리나라가 히트펌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히트펌프에 대한 올바른 인식확산과 제도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취지를 밝혔다.

A씨는 국회의원, 대학 교수, 산업통상자원부·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 민간사업체 관계자가 토론회에 참석했다당시 토론회서조차 히트펌프가 신재생에너지원인지, 신재생에너지 설비인지 명확하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농림부의 지열히트펌프 지원사업은 2010년부터 시행됐지만 2015년에도 히트펌프와 신재생에너지 간의 상관관계가 불분명했다는 주장이다.
 

A씨는 청와대, 농림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기획재정부, 감사원, 국민신문고 등에 지열히트펌프 지원사업과 관련해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매번 답변을 준 것은 농림부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농림부는 A씨가 문제 삼은 변환에 대해 변환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이용 가능한 에너지로 바꾼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는 법률전문가의 의견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열을 이용한 히트펌프 난방시스템의 효율은 대기열을 이용한 히트펌프 난방시스템보다 높은 것이 학술적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열히트펌프가 신재생에너지 설비며 그 효율이 우수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지열냉난방 시설에 대한 지원을 예산낭비로 보기는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낭비 아니다
효율도 높다”

농림부 원예경영과 관계자는 산자부 산하 에너지관리공단 내에 신재생에너지 센터라는 별도의 조직이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설비 KS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신재생에너지 설비 KS인증을 받은 제품에 한해 지열냉난방 시설 지열히트펌프를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농촌진흥청에서 발행한 교재에 대해서는 농림부가 이 사업을 산자부(당시 지식경제부)로부터 받은 게 2010이라며 교재 내용에 대해서는 직접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지열냉난방 안전성은?

20171115일 경북 포항서 발생한 5.4 규모의 지진은 인근에 지어진 지열발전소 때문이라는 정부조사연구단의 발표가 나왔다. 당시 포항지진은 대입 수능시험을 1주일 미룰 정도로 전국적 여파가 컸다.

정부조사단의 발표 이후 지열발전 관련 사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열냉난방 시설은 지진에 대한 위험보다 환경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진은 지난 2012지열에너지의 환경성 평가 및 환경친화적 이용방안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지열히트펌프 이용에 따라 천공과정과 지열공의 부실관리에 따른 오염물질 유입, 재주입 지하수에 의한 수질오염, 지반침하, 소음·진동 발생 등의 환경적 영향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토양과 지하수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오염이 누적되고, 일단 오염이 되면 장기간 지속될 수 있고 복원이 어려운 만큼 설치에서부터 폐쇄 이후까지 환경 관리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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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