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 가는법’ 미필자 정보 카페 들어가 보니…
‘군대 안 가는법’ 미필자 정보 카페 들어가 보니…
  • 구동환 기자
  • 승인 2019.04.01 10:48
  • 호수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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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탤런트도 ‘기웃기웃’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꼭 가고 싶습니다.” 2003년 박카스 광고서 시력검사에 틀린 청년이 외친 한마디다.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있어 병역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신체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박카스 광고가 히트 친 후 2004년부터 이어져온 장수카페에 들어가봤다.
 

ⓒ 미필자 정보 카페

군대 관련 최대 정보를 자랑하는 ‘미필자 정보공유 카페’는 회원 수 21만명을 자랑한다. 2004년 개설한 이 카페는 전체 43만건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카페 내에서는 병역 특례, 방위산업체, 산업기능요원, 입영 연기, 병역 감면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소개글이 실려 있다.

회원 21만명

군대 미필자들에게 있어 군대란 곳은 미지의 공간이다. 카페를 접속하면 장기 대기, 산업체, 현역 부적합 심사 등 미필자들에게 생소한 단어를 마주하게 된다. 어렵고 낯설었던 군대 용어들이 카페에 들어서면 조금은 친숙해진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산업기능요원 인원 배정, 사회복무요원 소집 일자 및 복무기관 선택 관련해 병역에 관한 정보가 빠르게 올라온다.

카페 좌측에는 정보 공유, 질의응답, 산업기능요원, 산업체, 병역 특례 등 약 20개에 게시판이 있다. 수많은 게시판 중 가장 활발한 곳은 정보 공유와 질의응답 게시판이다. 병무청에 소개된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 규칙’ 등을 찾아보면 양이 방대하고 이해하기 어렵다.

유독 눈에 띄는 게시판은 ‘척추 부위 사진 토킹방’이다. 이곳은 허리디스크, 목 디스크 등 자신의 MRI 사진을 첨부해 올린 다음 회원들에게 판독을 의뢰한다. 운영진으로 추정되는 회원들은 예상 급수를 댓글로 달아준다.

닉네임 ‘y*****’는 “허리디크스 MRI CD 문의를 드린다”며 32장의 MRI 사진을 첨부했다. 글쓴이는 훈련소에서 허리가 아파 귀가 조치했다. 이후 MRI를 찍었지만 현역 3등급 판정을 받았다.

당사자는 장기간 서있거나 보행, 안장만 있어도 통증이 온다고 호소했다. 이에 다른 사람들은 4급으로 추정한다는 의견의 댓글을 달았고 닉네임 ‘p******’는 “대구 중앙신체검사소(이하 중신검) 신청을 권유한다”며 “본인도 대학병원에서 신경압박률 52%라고 측정했지만 48%로 우겨서 공익으로 왔다”고 댓글을 달았다.

답변자는 대구 중신검 신청 권유와 함께 자신이 공익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닉네임 ‘크**’는 정신과 재검사 등급을 예상해달라며 진단서 6장을 첨부했다. 사연인즉슨 귀가 조치 후 7개월의 치료 기간을 받아 9월부터 치료했으며, 오는 주말 내 재신체검사를 한다고 했다.

신체등급, 입영 전 입영 정보 총망라
특례·연기·면제법 공유…실제 먹힐까

글을 본 카페 스태프 ‘J***’는 “병원측에 초진날짜를 오기해 재발급해달라고 하시고 4급이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그 외 ‘희****’, ‘소*’, ‘c*****’ 등이 4급 진단을 예상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광****’는 좌우 시력이 0.2와 0.3이 나와 5급을 받을 수 있는지 진단서를 첨부했다. ‘B******'와 ‘3**’는 “양쪽 0.2 이하는 시력이 좋지 않은 이유가 약시라면 최소 3년간의 진료기록이 있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구체적인 질병이 있어야 5급으로 판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페 내에서 병역기피성 질문에 대해서는 징계하고 있다. 카페 안내문에는 “4급이나 5급 받는 방법 없나요?” “병역 감면 받으려면 어떻게 하죠?” “집이 어려워 군대 안 가는 방법 없나요” 등 비슷한 질문들은 삭제 처리된다고 공지한다.
 

또 병역 비리 관련으로 오해할 수 있는 개인 연락처 공개 및 단체 카카오톡 방을 개설한 회원의 계정을 정지시킨다. 병역 브로커로 오해받을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했다.

이 카페는 등급을 훈련병, 일병, 상병, 병장, 부사관, 장교로 구분했다. 일정 기간 동안 게시글, 댓글 수, 출석 등 활동 임무를 완수해야만 자동 등업이 된다.

신체검사뿐 아니라 카페 회원들은 입영 연기에 관해서도 질문이 많이 올라온다. 대부분 시험 일정으로 인해 입영 연기 방법을 찾는다. 나이가 찼음에도 훈련소에 늦게 입소하는 연예인들의 입영 연기 방법에 대해서 묻는 글도 적지 않다.

연예인도 질문

닉네임 ‘굳***’은 연예인들이 31살까지 입영 연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어봤다. 이에 현직 탤런트라고 밝힌 ‘후****’는 “회사에 있을 때 20살 되는 시점부터 30살 되는 해까지 연기할 수 있는 플랜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30살까지 미룰 작정으로 플랜을 잡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굿***’에 따르면 연예인들은 포털사이트에 올리지 않을 뿐 사이버대학, 방통대학교 등에 입학해 대학원까지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청력마비로 병역 회피?

‘청력 마비’로 병역 회피를 시도한 전직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 A씨 등 11명이 적발됐다. 범행 과정서 브로커도 개입된 사실도 드러났다.

김태화 병무청 차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특별사범경찰(이하 특사경) 수사 결과를 밝혔다. 브로커 1명을 포함해 병역법을 위반한 피의자 8명과 공범 3명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대구지방병무청 특사경은 지난 1월 브로커 이모씨를 구속했으며 현재 이씨와 A씨는 대구지법서 재판을 받고 있다.

특사경은 당시 국가대표였던 A씨를 포함한 이들이 2015년 초부터 병역 면탈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이들은 병원 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자전거 경음기나 응원용 나팔을 귀에 대고 일정 시간 노출시켜 청각을 일시 마비시켰다.

이 방식으로 A씨, 이씨 등 6명이 병역을 면제받고 나머지 공범 3명은 만기전역했다. 개인 방송 BJ 등 2명은 범행 도중 꼬리를 밟혔다.

이씨는 2011년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을 자백하며 A씨 등을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20분 간격으로 2회씩 응원용 나팔을 귀에 대라고 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에서 1~2시간가량 이 같은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자전거 경음기서부터 시작해 수동 나팔, 자동 나팔까지 순차적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