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풀어준’ 검사 6인방 책임론
‘김학의 풀어준’ 검사 6인방 책임론
  • 박창민 기자
  • 승인 2019.03.28 11:06
  • 호수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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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했는데 역시 “조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2013년 벌어졌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재조사가 연장됐으며 대통령도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무혐의로 처분한 검찰 쪽으로 칼날이 향하고 있다. 당시 수사라인에 있던 검사들을 수사해야 한다는 게 국민적 여론이다. 
 

▲ (사진 왼쪽부터)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 박정식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윤재필 강력부 부장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 (사진 왼쪽부터)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 박정식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윤재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부장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별장 성접대 의혹에 연루돼 두 번의 무혐의 처분을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법무부가 검찰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두 달간 연장하면서 범죄사실이 드러날 경우 수사로 전환, 재수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진상규명 작업을 벌이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김 전 차관을 둘러싼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거나 당시 수사당국의 부실, 봐주기 정황을 확인할 경우 수사 전선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차관 외에 정·재계 유력인사 등 제3의 인물이 드러날 경우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번질 수 있다. 김 전 차관에게 내려진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뒤집을 새로운 증거나 단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동영상 주인공?
누군지 선명한데…

검찰은 2013년 11월, 이른바 1차 수사 당시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성접대 상습 강요 혐의 등에 대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자나 촬영 날짜와 같은 범죄 일시 등이 전혀 특정되지 않았고, 동영상 속 성관계 장면도 폭행이나 협박과 같은 성폭행 정황을 확인할 수 없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게 수사팀의 입장이다. 

당시 검찰시민위원회 소속 위원 11명 전원도 같은 결론을 냈다. 이후 한 여성이 동영상 속 성관계의 당사자가 본인이라고 밝히며 김 전 차관을 고소하면서 사건은 또다시 불거졌다. 하지만 검찰은 2015년 1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당시 동영상 속 등장인물이 고소인이자 이 사건 피해자라고 주장한 여성으로 특정하기 어렵고, 해당 여성임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동영상의 촬영 시기가 분명하지 않고 여성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이 김 전 차관을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동영상 속 인물이 자신이라고 주장한 여성이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서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나섰기 때문이다. 피해 여성은 KBS에 직접 출연해 자신과 다른 여성의 피해 사례를 얘기하며 오열했다.

그는 “굉장히 난잡해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성접대 내용이 많다”고 피해 상황을 얘기했고, 과거 검찰 조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여성은 “검찰의 조사 방식에 문제가 많다”며 “살기 위해서 동영상도 저라고 밝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왜 번복했냐는 말만 하고 제 진실을 얘기해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조사 때는 오히려 동영상에 나와서 했던 행위를 ‘그 행동이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한 번 해보시라’고 시켰다”며 “그게 검찰 조사냐”고 분노했다.

2013년 윤중천 별장 성접대 의혹 무혐의
‘고양이에 생선을…’ 제 식구 감싸기 수사?

진상조사단은 검찰 수사 과정서 부실수사한 정황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당시 김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찰 수사지휘 라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1·2차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곳은 서울중앙지검이다. 그런데 당시 수사를 했던 검찰 지휘라인을 보면 하나같이 정치 검사들이었다. 수사 검사들은 전 정부서 어떤 역할을 했으며, 현재 무엇을 하고 있을까. 

[조영곤]

김 전 차관의 1차 수사를 맡았던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을 받고 있다. 2013년 10월 조 전 지검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과정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당시 수사팀장)과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윤 지검장은 당시 조 지검장의 결재 없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소장을 변경하고 국정원 직원을 체포해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었다. 

그는 당시 국감서 “검사장(조 당시 지검장)을 모시고 사건을 끌고 가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린다”고 털어놨다.

박근혜정부 
정치검사 낙인

조 전 지검장은 수사 외압의 주체로 지목되자 “나를 조사해달라”며 대검찰청에 스스로 감찰을 요청했다. 그는 그다음 달 징계 대상서 제외됐다는 무혐의 결과가 발표되자 사표를 제출했다. 현재 법무법인 화우 대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박정식]

박정식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은 김 전 차관의 수사를 지휘했던 3차장 부장검사였다. 그는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의 ‘다스’ 수사팀장이었다. 박 검사는 “다스는 이 전 대통령 소유가 아니다”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후 대검중수부 과장으로 승진했다. 그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등에 참여하며 승승장구했다.
 

▲ ▲▲ (사진 왼쪽부터)유상범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강해운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 (사진 왼쪽부터)유상범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강해운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이 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와 정치적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구속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박 검사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대검 반부패부장서 부산고검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올해는 서울고등검찰청 고검장으로 영전했다. 

[윤재필]

윤재필 강력부 부장검사는 김 전 차관 1차 수사를 담당했다. 당시 김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연예인 도박사건으로 언론을 분산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3년 1월부터 시작된 연예인 도박 수사가 11개월 만에 언론에 공개된 것은 2013년 11월10일로 김학의 사건이 무혐의 처리되기 바로 전날이었다. 경찰은 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인 것이 ‘너무 명백해 따로 분석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며  특수강간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

116일의 수사 끝에 김 전 차관은 물론 영상을 촬영했던 건설업자 윤모씨에게도 면죄부를 줬다. 김 전 차관 수사 결과가 발표된 당일인 2013년 11월11일의 포털사이트에는 도박 연루 연예인들의 이름으로 도배가 됐다. 

[김수남]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김 전 차관 2차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는데 지난 정부의 대표적인 정치검사로 평가받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이던 2009년 1월에 미네르바 사건을 맡아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애초에 처벌 규정을 찾기가 어려운 사건이었지만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1항(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유포금지) 위반 혐의로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기소하는 등의 쾌거를 이루었다.

대통령 지시로 재조사 급물살
검찰 내 비호 세력까지 색출?  

이때부터 MB정부서 가장 신임받는 정치검사로 꼽히기 시작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당시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을 수사하며, 당시 공안 분위기 조성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이런 공로가 인정돼 2013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2014년 정윤회 문건 관련 수사 때에는 정권의 부담을 덜기 위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협력해 이를 무마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총장 시절 우병우의 직권남용 및 횡령 의혹이 제기됐을 때에는 소극적인 수사로 일관하기도 했다. 

[유상범]

유상범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김 전 차관 2차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다. 그 역시 지난 정부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되는 실세 검사 중 한 명이었다. 

유 전 검사장은 ‘정윤회 문건’의 수사를 맡았으며, 국정 개입 의혹 등의 내용이 아닌 물건 유출에 초점을 맞춰 수사했다. 그 결과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씨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아 정권의 부담을 덜어줬다.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하지만 유 전 검사장은 이번 문재인정부 들어 부적절한 수사 지휘를 했다는 이유로 좌천됐다. 문정부 출범 이후 한 달 간격으로 두 번의 전보를 당하며, 지방을 전전하던 그는 광주고등검찰청 차장 검사로 2017년 7월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유 전 검사장은 승리 ‘버닝썬 게이트’와 연관 깊은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모 회장의 변호인이기도 하다. 

[강해운]

강해운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김 전 차관의 2차 수사를 담당했다. 2차 수사 때 한 차례의 소환 조사도 없이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검사로 알려져 있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로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왔던 담당검사다.

2017년 강 전 부장검사는 여검사 성추행으로 면직처분됐다. 검찰 내부 조사결과 강 전 검사는 후배 여검사에게 은밀한 만남을 갖자는 내용으로 통화를 하고 문자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 여검사의 손을 잡는 등의 성추행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검찰 내 사무직 여직원에게도 은밀한 만남을 제안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면직 처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