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풀어준’ 검사 6인방 책임론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3.28 10:42:20
  • 호수 12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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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했는데 역시 “조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2013년 벌어졌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재조사가 연장됐으며 대통령도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무혐의로 처분한 검찰 쪽으로 칼날이 향하고 있다. 당시 수사라인에 있던 검사들을 수사해야 한다는 게 국민적 여론이다. 
 

▲ (사진 왼쪽부터)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 박정식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윤재필 강력부 부장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별장 성접대 의혹에 연루돼 두 번의 무혐의 처분을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법무부가 검찰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두 달간 연장하면서 범죄사실이 드러날 경우 수사로 전환, 재수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진상규명 작업을 벌이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김 전 차관을 둘러싼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거나 당시 수사당국의 부실, 봐주기 정황을 확인할 경우 수사 전선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차관 외에 정·재계 유력인사 등 제3의 인물이 드러날 경우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번질 수 있다. 김 전 차관에게 내려진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뒤집을 새로운 증거나 단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동영상 주인공?
누군지 선명한데…

검찰은 2013년 11월, 이른바 1차 수사 당시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성접대 상습 강요 혐의 등에 대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자나 촬영 날짜와 같은 범죄 일시 등이 전혀 특정되지 않았고, 동영상 속 성관계 장면도 폭행이나 협박과 같은 성폭행 정황을 확인할 수 없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게 수사팀의 입장이다. 

당시 검찰시민위원회 소속 위원 11명 전원도 같은 결론을 냈다. 이후 한 여성이 동영상 속 성관계의 당사자가 본인이라고 밝히며 김 전 차관을 고소하면서 사건은 또다시 불거졌다. 하지만 검찰은 2015년 1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당시 동영상 속 등장인물이 고소인이자 이 사건 피해자라고 주장한 여성으로 특정하기 어렵고, 해당 여성임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동영상의 촬영 시기가 분명하지 않고 여성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이 김 전 차관을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동영상 속 인물이 자신이라고 주장한 여성이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서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나섰기 때문이다. 피해 여성은 KBS에 직접 출연해 자신과 다른 여성의 피해 사례를 얘기하며 오열했다.

그는 “굉장히 난잡해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성접대 내용이 많다”고 피해 상황을 얘기했고, 과거 검찰 조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여성은 “검찰의 조사 방식에 문제가 많다”며 “살기 위해서 동영상도 저라고 밝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왜 번복했냐는 말만 하고 제 진실을 얘기해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조사 때는 오히려 동영상에 나와서 했던 행위를 ‘그 행동이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한 번 해보시라’고 시켰다”며 “그게 검찰 조사냐”고 분노했다.

2013년 윤중천 별장 성접대 의혹 무혐의
‘고양이에 생선을…’ 제 식구 감싸기 수사?

진상조사단은 검찰 수사 과정서 부실수사한 정황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당시 김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찰 수사지휘 라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1·2차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곳은 서울중앙지검이다. 그런데 당시 수사를 했던 검찰 지휘라인을 보면 하나같이 정치 검사들이었다. 수사 검사들은 전 정부서 어떤 역할을 했으며, 현재 무엇을 하고 있을까. 

[조영곤]

김 전 차관의 1차 수사를 맡았던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을 받고 있다. 2013년 10월 조 전 지검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과정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당시 수사팀장)과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윤 지검장은 당시 조 지검장의 결재 없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소장을 변경하고 국정원 직원을 체포해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었다. 

그는 당시 국감서 “검사장(조 당시 지검장)을 모시고 사건을 끌고 가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린다”고 털어놨다.

박근혜정부 
정치검사 낙인

조 전 지검장은 수사 외압의 주체로 지목되자 “나를 조사해달라”며 대검찰청에 스스로 감찰을 요청했다. 그는 그다음 달 징계 대상서 제외됐다는 무혐의 결과가 발표되자 사표를 제출했다. 현재 법무법인 화우 대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박정식]

박정식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은 김 전 차관의 수사를 지휘했던 3차장 부장검사였다. 그는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의 ‘다스’ 수사팀장이었다. 박 검사는 “다스는 이 전 대통령 소유가 아니다”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후 대검중수부 과장으로 승진했다. 그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등에 참여하며 승승장구했다.
 

▲ ▲▲ (사진 왼쪽부터)유상범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강해운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이 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와 정치적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구속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박 검사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대검 반부패부장서 부산고검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올해는 서울고등검찰청 고검장으로 영전했다. 

[윤재필]

윤재필 강력부 부장검사는 김 전 차관 1차 수사를 담당했다. 당시 김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연예인 도박사건으로 언론을 분산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3년 1월부터 시작된 연예인 도박 수사가 11개월 만에 언론에 공개된 것은 2013년 11월10일로 김학의 사건이 무혐의 처리되기 바로 전날이었다. 경찰은 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인 것이 ‘너무 명백해 따로 분석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며  특수강간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

116일의 수사 끝에 김 전 차관은 물론 영상을 촬영했던 건설업자 윤모씨에게도 면죄부를 줬다. 김 전 차관 수사 결과가 발표된 당일인 2013년 11월11일의 포털사이트에는 도박 연루 연예인들의 이름으로 도배가 됐다. 

[김수남]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김 전 차관 2차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는데 지난 정부의 대표적인 정치검사로 평가받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이던 2009년 1월에 미네르바 사건을 맡아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애초에 처벌 규정을 찾기가 어려운 사건이었지만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1항(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유포금지) 위반 혐의로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기소하는 등의 쾌거를 이루었다.

대통령 지시로 재조사 급물살
검찰 내 비호 세력까지 색출?  

이때부터 MB정부서 가장 신임받는 정치검사로 꼽히기 시작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당시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을 수사하며, 당시 공안 분위기 조성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이런 공로가 인정돼 2013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2014년 정윤회 문건 관련 수사 때에는 정권의 부담을 덜기 위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협력해 이를 무마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총장 시절 우병우의 직권남용 및 횡령 의혹이 제기됐을 때에는 소극적인 수사로 일관하기도 했다. 

[유상범]

유상범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김 전 차관 2차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다. 그 역시 지난 정부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되는 실세 검사 중 한 명이었다. 

유 전 검사장은 ‘정윤회 문건’의 수사를 맡았으며, 국정 개입 의혹 등의 내용이 아닌 물건 유출에 초점을 맞춰 수사했다. 그 결과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씨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아 정권의 부담을 덜어줬다.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하지만 유 전 검사장은 이번 문재인정부 들어 부적절한 수사 지휘를 했다는 이유로 좌천됐다. 문정부 출범 이후 한 달 간격으로 두 번의 전보를 당하며, 지방을 전전하던 그는 광주고등검찰청 차장 검사로 2017년 7월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유 전 검사장은 승리 ‘버닝썬 게이트’와 연관 깊은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모 회장의 변호인이기도 하다. 

[강해운]

강해운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김 전 차관의 2차 수사를 담당했다. 2차 수사 때 한 차례의 소환 조사도 없이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검사로 알려져 있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로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왔던 담당검사다.

2017년 강 전 부장검사는 여검사 성추행으로 면직처분됐다. 검찰 내부 조사결과 강 전 검사는 후배 여검사에게 은밀한 만남을 갖자는 내용으로 통화를 하고 문자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 여검사의 손을 잡는 등의 성추행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검찰 내 사무직 여직원에게도 은밀한 만남을 제안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면직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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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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