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풀어준’ 검사 6인방 책임론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3.28 10:42:20
  • 호수 12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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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했는데 역시 “조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2013년 벌어졌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재조사가 연장됐으며 대통령도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무혐의로 처분한 검찰 쪽으로 칼날이 향하고 있다. 당시 수사라인에 있던 검사들을 수사해야 한다는 게 국민적 여론이다. 
 

▲ (사진 왼쪽부터)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 박정식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윤재필 강력부 부장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별장 성접대 의혹에 연루돼 두 번의 무혐의 처분을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법무부가 검찰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두 달간 연장하면서 범죄사실이 드러날 경우 수사로 전환, 재수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진상규명 작업을 벌이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김 전 차관을 둘러싼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거나 당시 수사당국의 부실, 봐주기 정황을 확인할 경우 수사 전선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차관 외에 정·재계 유력인사 등 제3의 인물이 드러날 경우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번질 수 있다. 김 전 차관에게 내려진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뒤집을 새로운 증거나 단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동영상 주인공?
누군지 선명한데…

검찰은 2013년 11월, 이른바 1차 수사 당시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성접대 상습 강요 혐의 등에 대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자나 촬영 날짜와 같은 범죄 일시 등이 전혀 특정되지 않았고, 동영상 속 성관계 장면도 폭행이나 협박과 같은 성폭행 정황을 확인할 수 없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게 수사팀의 입장이다. 

당시 검찰시민위원회 소속 위원 11명 전원도 같은 결론을 냈다. 이후 한 여성이 동영상 속 성관계의 당사자가 본인이라고 밝히며 김 전 차관을 고소하면서 사건은 또다시 불거졌다. 하지만 검찰은 2015년 1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당시 동영상 속 등장인물이 고소인이자 이 사건 피해자라고 주장한 여성으로 특정하기 어렵고, 해당 여성임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동영상의 촬영 시기가 분명하지 않고 여성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이 김 전 차관을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동영상 속 인물이 자신이라고 주장한 여성이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서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나섰기 때문이다. 피해 여성은 KBS에 직접 출연해 자신과 다른 여성의 피해 사례를 얘기하며 오열했다.

그는 “굉장히 난잡해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성접대 내용이 많다”고 피해 상황을 얘기했고, 과거 검찰 조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여성은 “검찰의 조사 방식에 문제가 많다”며 “살기 위해서 동영상도 저라고 밝힐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왜 번복했냐는 말만 하고 제 진실을 얘기해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조사 때는 오히려 동영상에 나와서 했던 행위를 ‘그 행동이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한 번 해보시라’고 시켰다”며 “그게 검찰 조사냐”고 분노했다.

2013년 윤중천 별장 성접대 의혹 무혐의
‘고양이에 생선을…’ 제 식구 감싸기 수사?

진상조사단은 검찰 수사 과정서 부실수사한 정황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당시 김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찰 수사지휘 라인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1·2차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곳은 서울중앙지검이다. 그런데 당시 수사를 했던 검찰 지휘라인을 보면 하나같이 정치 검사들이었다. 수사 검사들은 전 정부서 어떤 역할을 했으며, 현재 무엇을 하고 있을까. 

[조영곤]


김 전 차관의 1차 수사를 맡았던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을 받고 있다. 2013년 10월 조 전 지검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과정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당시 수사팀장)과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윤 지검장은 당시 조 지검장의 결재 없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소장을 변경하고 국정원 직원을 체포해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었다. 

그는 당시 국감서 “검사장(조 당시 지검장)을 모시고 사건을 끌고 가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린다”고 털어놨다.

박근혜정부 
정치검사 낙인

조 전 지검장은 수사 외압의 주체로 지목되자 “나를 조사해달라”며 대검찰청에 스스로 감찰을 요청했다. 그는 그다음 달 징계 대상서 제외됐다는 무혐의 결과가 발표되자 사표를 제출했다. 현재 법무법인 화우 대표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박정식]

박정식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은 김 전 차관의 수사를 지휘했던 3차장 부장검사였다. 그는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의혹을 수사하는 특검의 ‘다스’ 수사팀장이었다. 박 검사는 “다스는 이 전 대통령 소유가 아니다”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후 대검중수부 과장으로 승진했다. 그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등에 참여하며 승승장구했다.
 

▲ ▲▲ (사진 왼쪽부터)유상범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강해운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이 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와 정치적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구속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박 검사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대검 반부패부장서 부산고검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올해는 서울고등검찰청 고검장으로 영전했다. 

[윤재필]

윤재필 강력부 부장검사는 김 전 차관 1차 수사를 담당했다. 당시 김 전 차관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연예인 도박사건으로 언론을 분산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3년 1월부터 시작된 연예인 도박 수사가 11개월 만에 언론에 공개된 것은 2013년 11월10일로 김학의 사건이 무혐의 처리되기 바로 전날이었다. 경찰은 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인 것이 ‘너무 명백해 따로 분석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며  특수강간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


116일의 수사 끝에 김 전 차관은 물론 영상을 촬영했던 건설업자 윤모씨에게도 면죄부를 줬다. 김 전 차관 수사 결과가 발표된 당일인 2013년 11월11일의 포털사이트에는 도박 연루 연예인들의 이름으로 도배가 됐다. 

[김수남]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김 전 차관 2차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는데 지난 정부의 대표적인 정치검사로 평가받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이던 2009년 1월에 미네르바 사건을 맡아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애초에 처벌 규정을 찾기가 어려운 사건이었지만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1항(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유포금지) 위반 혐의로 미네르바를 구속하고 기소하는 등의 쾌거를 이루었다.

대통령 지시로 재조사 급물살
검찰 내 비호 세력까지 색출?  

이때부터 MB정부서 가장 신임받는 정치검사로 꼽히기 시작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당시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을 수사하며, 당시 공안 분위기 조성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이런 공로가 인정돼 2013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2014년 정윤회 문건 관련 수사 때에는 정권의 부담을 덜기 위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협력해 이를 무마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총장 시절 우병우의 직권남용 및 횡령 의혹이 제기됐을 때에는 소극적인 수사로 일관하기도 했다. 

[유상범]

유상범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김 전 차관 2차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다. 그 역시 지난 정부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되는 실세 검사 중 한 명이었다. 

유 전 검사장은 ‘정윤회 문건’의 수사를 맡았으며, 국정 개입 의혹 등의 내용이 아닌 물건 유출에 초점을 맞춰 수사했다. 그 결과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씨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아 정권의 부담을 덜어줬다.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하지만 유 전 검사장은 이번 문재인정부 들어 부적절한 수사 지휘를 했다는 이유로 좌천됐다. 문정부 출범 이후 한 달 간격으로 두 번의 전보를 당하며, 지방을 전전하던 그는 광주고등검찰청 차장 검사로 2017년 7월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유 전 검사장은 승리 ‘버닝썬 게이트’와 연관 깊은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모 회장의 변호인이기도 하다. 

[강해운]

강해운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김 전 차관의 2차 수사를 담당했다. 2차 수사 때 한 차례의 소환 조사도 없이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검사로 알려져 있다.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로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왔던 담당검사다.

2017년 강 전 부장검사는 여검사 성추행으로 면직처분됐다. 검찰 내부 조사결과 강 전 검사는 후배 여검사에게 은밀한 만남을 갖자는 내용으로 통화를 하고 문자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 여검사의 손을 잡는 등의 성추행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검찰 내 사무직 여직원에게도 은밀한 만남을 제안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면직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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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