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로구의원 수상한 통장내역 추적

차명계좌로 3600만원 ‘어디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해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구의원 후보자의 남편이 다른 사람의 계좌를 빌려 지역주민들에게 밥과 술을 사주는 등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실제 계좌 주인의 문제 제기로 진행된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구의원은 지역주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6·13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201712월 현역 기초 지방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당공천제를 둘러싼 기초의원들의 속내를 살펴볼 수 있는 조사였다. 그 결과 기초의원 10명 중 7명은 정당공천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기초의원의 70%가 정당서 후보자를 결정하는 방식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낸 것이다.

단수공천
초선의원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기초 지방의회 정책과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기초의회의원 1559명 중 68.8%는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유는 지방자치의 중앙정치 예속방지’(56.6%),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지는 정치풍토 개선’(20.9%), ‘각종 비리와 공천 관행의 근절’(20.5%) 순이었다.

··구의회 기초의원들은 국회의원 선거 등에 비해 적은 수의 유권자를 만나기 때문에 후보자의 특정 행위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또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역위원장을 맡아 행사하는 공천권의 향방에 따라 당선의 축배와 낙선의 고배가 갈릴 수 있다. 기초의회 시의원·구의원을 꿈꾸는 후보자들이 공천과 지역주민의 여론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선거 전과 선거운동 기간, 선거 후까지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공천을 받기 위한 검은돈, 지역주민에게 건네지는 금품과 향응 등은 선거제도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고질적인 병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에서는 매번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강조하지만 진흙탕 싸움은 여전히 전국 곳곳서 일어난다.

서울 구로구서도 구로구의회 조미향 구의원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조 의원은 6·13선거서 단수공천을 받아 구로구 나선거구(신도림동·구로5)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친구에게 통장·카드 부탁
선거 1년 전부터 사용해

2인 선거구인 구로구 나선거구에는 조 의원과 함께 재선에 도전한 자유한국당 최숙자 의원(당시 후보자), 바른미래당 김종우 후보가 경합을 벌였다. 조 의원은 61.4%(21658)의 높은 득표율로 24.5%(8657)를 얻은 최 의원과 함께 구로구의회 구의원으로 당선됐다. 선거 경험이 없던 정치신인이 지역주민의 높은 지지를 등에 업고 초선의원으로 입성한 것이다.

한 구로구의회 관계자는 선거 1년여 전부터 조 의원이 구의원으로 출마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공천만 받으면 무난하게 당선될 것이라는 말도 많이 돌았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선거 이후다. 조 의원의 남편 변모씨가 6·13지방선거 1년 전인 20178월부터 선거가 끝난 이후인 지난해 7월까지 1년에 걸쳐 다른 사람의 계좌를 이용해 지역주민들에게 밥과 술을 사주는 등 기부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해당 의혹은 변씨에게 계좌를 빌려준 박모씨가 이를 문제 삼으면서 알려졌다.

박씨에 따르면 변씨는 2017830일 박씨에게 통장계좌와 체크카드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박씨와 변씨는 2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 사이로 함께 건물을 구입할 만큼 친분이 돈독했다. 박씨는 “(변씨가) 아내(조 의원)의 선거 때문에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친한 친구의 부탁이어서 별다른 생각 없이 통장계좌와 카드를 만들어줬다고 주장했다.


2017830일 박씨와 변씨는 은행을 찾아 바로 계좌를 만들었다. 이후 변씨는 4000만원을 박씨의 계좌에 입금했고 2018729일까지 사용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730일 계좌에 남아 있던 돈 432만원을 출금해 잔고를 0원으로 만들었다. 변씨는 아내 조 의원의 선거운동 기간을 포함해 11개월 동안 약 3600만원을 사용했다.

3명 중 1등
60% 지지 받아

음식점, 술집, 커피숍, 마트, 빵집, 약국 등 사용처는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음식점과 술집 등에서 사용한 내역이 많았다. 201794일 매운탕·해물탕집서 75000, 2017915일 고깃집서 105000, 2017114일 또 다른 고깃집서 15만원, 20171118일 술집서 121000, 20171222일에는 각각 두 곳의 고깃집서 88000, 56000원을 썼다.

2018121일에는 한 음식점서 3번에 걸쳐 69000, 35000, 6000원을 썼다. 같은 해 125일 고깃집서 101000, 24일 식당서 121000, 220일 청국장집서 75000원을 지불했다. 224일에는 청국장집서 36000, 치킨집서 57000원을 썼다. 지방선거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3월 이후에도 음식점과 술집 등에서 체크카드를 사용한 내역이 나왔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201832일부터 ·도의원, ·시의원 및 장의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제한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해진다.

선거사무소를 설치해 3명 이내의 사무원을 고용할 수 있고 명함을 배부하거나 전자우편 및 문자메시지 발송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선거구민에게 식사 제공 등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실제 지난해 4월 화성시선거관리위원회는 3월부터 4월까지 3차례에 걸쳐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서 선거구민에게 10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하면서 명함을 배부하는 등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예비후보자 A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화성시선관위는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선거구민이나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에게 기부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명계좌 왜?
3600만원 써

박씨 계좌서 큰 돈이 움직인 흔적도 발견할 수 있었다. 변씨는 지방선거 후보자 경선이 한창이던 201844일 현금으로 1500만원을 찾았다. 변씨의 체크카드 사용은 2018730일 잔고를 모두 인출할 때까지 계속됐다.

박씨는 변씨가 자신의 계좌를 이용해 지역주민들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제113(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는 지방의회 의원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 포함)와 그 배우자는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이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이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 ▲조미향 구로구의원

후보자는 물론 그 배우자의 행위로도 공직선거법 위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뜻이다. 공직선거법(112)에는 선거사무소 등의 개소식서 당원이나 선거사무 관계자들에게 통상적인 범위의 다과를 제공하는 등의 의례적 행위는 예외로 두고 있다. 하지만 의회 관계자들은 이마저도 일정 액수를 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직 구로구의회 구의원은 선거사무소 개소식서도 김밥이나 간단한 과일 등 1인당 3000원을 넘지 않는 범위서 준비한다”며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공직선거법이 엄격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선거운동 기간 동안 선거운동원들에게 밥을 사준다고 하면, 일당을 지급할 때 밥값은 빼고 줘야 한다고도 전했다.

박씨는 공직선거법 공소시효(6개월) 내인 지난해 1026일 변씨 문제와 관련해 조 의원을 피진정인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진정을 제기했다. 그는 진정서와 계좌 입출금 내역서를 함께 제출했다.

검 “증거 불충분 ” 판단
피진정인 조사 안 했다?

서울남부지검은 40여일 뒤인 같은 해 1210일 박씨의 진정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박씨의 진술과 계좌거래 내역으로 조 의원 또는 변씨가 박씨의 계좌를 이용해 돈을 지출했다는 사실은 입증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선거구민인지 확인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기부행위의 상대방은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에 해당해야 한다원칙적으로는 각 기부행위의 수령자별로 금품 수령행위가 인정돼야 하고, 최소한 그와 같은 기부행위의 상대방이 당시 실재했는지와 동인이 선거구민 등의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증거능력이 있는 증거로서 특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변씨가 박씨의 계좌를 사용한 사실은 있지만 실제 그 돈으로 특정 상대방에게 밥이나 술 등을 사줬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고, 그 특정 상대방이 조 의원의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거구민인지 확인이 되지 않아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박씨와 주변 관계자들은 검찰의 판단이 의아하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나는 진정을 내고 검찰서 1차례 조사를 받았다그런데 피진정인 조 의원과 변씨가 검찰 조사를 받았는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변씨가 카드를 사용한 장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대부분 구로구에 있는 음식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카드 내역에 찍힌 상점은 구로와 신도림에 위치한 곳이 많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다른 사람의 계좌로 4000만원이라는 돈을 사용했다는 점부터 이상한 구석이 있다”며 피진정인(조 의원)은 물론 계좌를 실제로 사용한 변씨를 불러서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씨가 카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음식점서 어떤 메뉴를 먹었는지도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며 음식점 사용 내역 말고 돈의 인출 과정 등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남편 일인데
“아는 바 없다”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해 조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다. 기자가 남편의 일인데도 아는 게 없는지라고 재차 묻자 회의 중입니다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변씨 역시 지방에 있어서 통화가 힘들다”며 변호사와 통화해보라고 말했다. 이후 추가로 연락을 취해봤지만 닿지 않았다.
 

[반론보도문]

본지는 지난 3월24일자 「차명계좌로 3600만원 ‘어디에’」 제하의 기사에서 서울시 구로구 구의원인 조미향 의원의 배우자가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선거법 위반 행위를 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미향 의원 측에서는 피진정인 조사를 거쳐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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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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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