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보는 총선 ‘빅5’ 최대 격전지

지키려는 자 뺏으려는 자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총선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총선까지 1년 정도 남았지만 정치권의 움직임은 가빠지는 모양새다. 국회는 총선 모드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공천 시스템을 손보기 시작했다. 출마 예정자들은 벌써부터 지역구를 특정하며 열을 올리고 있다. <일요시사>는 차기 총선서 격전지가 될 만한 지역구를 선정해봤다.
 

▲ (사진 왼쪽부터)오세훈 전 서울시장, 진성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허영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위원장,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여야는 차기 총선서 치열한 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번 총선은 정국 주도권과 문재인정부의 국정동력, 집권 여부 등과 맞닿아 있다. 여야 모두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출마 예정자 간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공공연히 상대를 지목하는가 하면 천천히 기회를 엿보는 경우까지 그 양상은 다양하다. 지난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재도전에 나선 이들도 있다. 2020년 4·15총선을 뜨겁게 달굴 지역은 어디일까.

[서울 광진구을]
추미애 vs 오세훈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으로 복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의 대결 가능성은 선명하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11월 ‘험지 출마’를 예고했다. 오 전 시장은 추 전 대표의 지역구인 광진을을 지목했다. 추 전 대표는 광진을서만 내리 5선에 성공했다.

한국당은 지난 1월 오 전 시장을 광진을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오 전 시장은 전당대회에 출마해 존재감을 드러낸 뒤 광진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오 전 시장은 한국당 전대 이튿날 자신의 SNS 페이스북을 통해 “제 지역구 광진을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울 시내서 지역구가 생긴 이래 단 한 번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던 유일한 지역서 당선되는 것만이 나라와 당을 위한 충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 전 대표와 오 전 시장은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추 전 대표는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추미애 TV’에 출연, “미국 정부는 기존의 강경한 대북전략 때문에 한반도에 핵보유국이 생겼고, 결과적으로 그 전략은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핵과 관련 없는 징벌적 제재에 한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 페이스북을 통해 “추 전 대표의 주장은 참으로 기가 막힌다”며 “북한의 주장만을 대변하고 있는 정부여당에게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더 이상 맡길 수 없음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 강서구을]
김성태 vs 진성준

한국당 김성태 의원과 진성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만남은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총선서 강서을을 두고 맞붙은 바 있다. 진 전 부시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강서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김 의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당시 표차는 7.36%였다. 김 의원은 이 승리로 강서을서만 내리 3선을 지내고 있다.

진 전 부시장은 지난달 25일 총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진 전 부시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저는 2020년 4월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서 강서을에 출마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서울시 정무부시장직을 사직하고 당과 지역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선거 모드, 치열한 신경전
오, 광진을 겨냥…상대는 5선 추

김 의원과 진 전 부시장은 이미 지난해 말 한 차례 충돌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1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대통령병 환자가 아닌 이상 한때는 서민체험 한다고 옥탑방에 올라가더니 이제는 노조집회에 나가서 문재인정부와 다르다고 외치는 모양새가 너무 노골적”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부시장은 이튿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한 인터뷰서 “들개를 자처하더니 정말로 분별없이 아무 것이나 물어뜯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다가는 끝내 자기 살을 물어뜯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산 해운대구갑]
하태경 vs 유영민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른바 3·8개각과 함께 임기를 마쳤다. 유 전 장관은 현재 민주당 해운대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유 전 장관은 내년 총선서 해운대갑에 출마할 공산이 큰 유 전 장관은 지역서 출마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 ⓒ픽사베이

현재 해운대갑은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하태경 의원의 지역구다. 하 의원은 지난 1월 바미당 해운대갑 지역위원장에 임명됐다. 하 의원과 유 전 장관은 지난 총선서 해운대갑을 두고 선거를 치렀다.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유 전 장관은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후보였던 하 의원에게 패배했다. 표차는 10.75%. 하 의원은 지난 총선의 승리로 해운대구서 재선 의원이 됐다.

하 의원과 유 전 장관 모두 현재 상황에서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하 의원이 몸담고 있는 바미당은 지난 6·13지방선거서 완패한 이후, 9개월 가까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바미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답보상태고, 당내 노선 갈등은 봉합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당이 30%대의 지지율을 확보한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PK지역 민심의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민주당과 문 대통령을 향한 PK 지지율은 예전 같지 못하다. 한때 PK지역서 불었던 민주당 바람은 그 기세가 약화됐다.

[강원 춘천시]
김진태 vs 허영

춘천시는 이번 총선서 뜨거운 선거구가 될 전망이다. 춘천은 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다. 김 의원은 춘천의 재선 의원이다. 김 의원은 5·18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의원의 망언에 춘천 지역 주민들은 ‘김진태 퇴출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춘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18일 오전 춘천시청 앞에서 ‘춘천망신 김진태 추방, 범시민운동본부 결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는 이날 “춘천시민들을 한없이 수치스럽게 만들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5·18과 김진태, 춘천 민심 주목↑
양산서만 4수…송인배 행보 관심

민주당 허영 강원도당위원장은 지난달 21일 김 의원을 대신해 사과한다며 춘천 시민 앞에 무릎을 꿇었다. 허 위원장은 이날 “춘천 지역을 책임지는 정치인이기에 저라도 대신 사죄한 것”이라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민주당 춘천시 지역위원장 역임 중 지난해 8월 강원도당위원장 선거서 당선됐다.

김 의원과 허 위원장은 지난 총선서 격돌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허 위원장을 상대로 승리했는데 당시 표차는 4.6%에 불과했다. 민주당은 춘천서 국회의원을 배출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그만큼 춘천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김 의원이 5·18발언 외에도 여러 막말로 논란을 야기, 여론의 역풍이 가시적인 만큼 결과를 짐작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김 의원의 징계 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경남 양산시갑]
윤영석 vs 송인배


청와대 1기 참모진들이 민주당으로 입·복당한 가운데 송인배 청와대 전 정무비서관이 눈에 띈다. 송 전 비서관은 4차례나 총선에 도전했지만 국회에 입성하지 못했다. 송 전 비서관은 4번 모두 양산에 출마했다. 송 전 비서관은 17대 총선서 1.29%, 19대 총선서 4.61%, 20대 총선서 4.8% 차이로 낙마했다. 18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 자릿수 득표에 그쳤다.

현재 양산갑은 한국당 윤영석 의원의 지역구다. 윤 의원은 19대와 20대 총선서 송 전 비서관을 이겼다. 윤 의원은 내년 총선서도 양산갑에 출마, 3선을 노릴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윤 의원은 지난 한국당 전대서 최고위원 경선에 패배했다. 윤 의원이 한국당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흠집이 생겼다는 해석이다. 한국당 내 새로운 경쟁자의 출연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송 전 비서관은 지난달 1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의 주장에 따르면 송 전 비서관은 19~20대 총선 기간 충북 충주 시그너스컨트리클럽 골프장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급여 등의 명목으로 2억9200만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를 정치자금으로 봤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지역구 축소’ 불안한 의원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에 따르면 지역구 국회의원수는 현행 253석서 225석으로 축소된다. 비례대표는 현행 47석서 75석으로 확대된다. 개편안 확정 시 내년 총선은 ‘지역구 225-비례 75’ 체제로 시행된다.

지역구 의석이 28석 줄어들 수도 있기에 선거구 통폐합 지역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지역구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제 개편안에 따라 지역구 의원수를 225석으로 설정한 결과, 인구상하한선은 15만3560~30만712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15만3560명에 달하지 못하는 지역구는 ▲서울 종로구(정세균) ▲서울 서대문구갑(우상호) ▲부산 남구갑(김정훈) ▲부산 남구을(박재호) ▲부산 사하구갑(최인호) ▲대구 동구갑(정종섭) ▲인천 연수구갑(박찬대) ▲인천 계양구갑(유동수) ▲광주 동구남구을(박주선) ▲광주 서구을(천정배) ▲울산 남구을(박맹우) ▲경기 안양시동안구을(심재철) ▲경기 광명시갑(백재현) ▲경기 동두천시연천군(김성원) ▲경기 안산시단원구을(박순자) ▲경기 군포시갑(김정우) ▲경기 군포시을(이학영) ▲강원 속초시고성군양양군(이양수) ▲전북 익산시갑(이춘석)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이용호) ▲전북 김제시부안군(김종회) ▲전남 여수시갑(이용주) ▲전남 여수시을(주승용) ▲경북 김천시(송언석) ▲경북 영천시청도군(이만희) ▲경북 영양군영덕군봉화군울진군(강석호) 등이다. 다만 단순히 인구하한선에 따라 선거구를 조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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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