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등치는 취업사기 주의보

광고 보고 갔더니 “차부터 사!”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고소득이 보장되는 택배기사를 모집한다며 냉동탑차를 강매하는 취업사기가 구직자들을 울리고 있다. 차량 구매를 위해 대출까지 감행한 구직자들이 뒤늦게 사기를 알아채더라도 뚜렷한 구제 방법이 없다.
 

피해자 A씨는 지난해 12월 국내 유명 구직 사이트를 살피던 중 대형 택배업체 배송기사를 모집한다는 글을 발견했다. 최상의 근무환경과 복지혜택은 물론, 초보라도 월소득 450만원 이상이 보장된다는 솔깃한 내용이었다. 

초보도 고소득?

면접을 보러 간 A씨에게 채용담당자는 배송에 쓸 탑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신차 구입을 위한 서류라며 A씨의 서명을 받은 뒤 한 캐피탈의 신차 할부상품을 소개했다. 또 일반용 특장이 아닌 냉동용 특장으로 개조하면 전액 할부가 가능하다며 냉동탑차 선택을 유도하기도 했다. 

A씨는 빠른 취직을 위해 이를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이는 사기였다. 냉동탑차를 준비해 근무지를 찾아간 A씨는 “지입차량이 있어 개인차량은 필요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근무지도 대형 택배업체가 아닌 일반 대리점으로, 채용담당자가 말한 근무환경과 전혀 달랐다.

이미 A씨가 대출받은 금액은 신차 비용 1650만원과 냉동탑차 개조 비용 1200만원 등 무려 2850만원이었다. 


뒤늦게 항의했지만 A씨가 채용담당자의 말만 듣고 서명한 서류가 발목을 잡았다. 차량 구매를 위한 모든 행위는 물론, 금융거래 권리까지 자동차대리점에 넘긴다는 위임장이었던 것이다. 민형사상 문제 등 이후 발생하는 일 역시 A씨가 책임진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A씨는 경찰과 금융감독원 등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민원을 넣은 상태다.

A씨는 “따로 냉동 특장 견적을 뽑아보니 680여만원 정도 나오는데, 자신들의 업무추진비나 각종 수수료 등 다른 용도에 필요하다며 1200만원이나 되는 과도한 견적을 내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라며 “캐피탈도 본인과 통화해 심사했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등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나 보호장치는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A씨와 마찬가지로 피해자들은 다방면으로 해결책을 알아보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양새다. 각종 서류 및 녹취록 등 피해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어도 감사와 수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유명 구직 사이트를 통해 택배기사 취업 면접을 본 30대 여성 B씨는 당시 구매한 냉동탑차 때문에 2700여만원을 대출받았다. 면접을 시작으로 대출, 차량 출고, 차량등록증 발급 등이 지나치게 빨리 진행된 뒤에야 뭔가 잘못됐음을 알아차린 B씨는 지난달 금융감독원과 서울검찰청 등에 사건을 접수했다. 

접수 당시 B씨는 자신이 봤던 구직광고부터 면접·대출 당시 녹취록, 냉동탑차 견적서 비교분, 세금계산서, 담당자 명함 등을 모두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고소득’ 허위광고로 수천만원 대출 종용
캐피탈과 한통속…경찰 수사도 지지부진


지난해 말께 비슷한 피해를 입어 경찰에 신고한 C씨 역시 석 달이 다 되도록 결과를 기다리고만 있다. 자료 보충 제출, 캐피탈사와의 합의를 위한 수사 중단 요청 등 우여곡절이 있긴 했으나 이미 증거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라 더딘 수사에 답답함을 표하고 있다.

C씨는 “갖고 있는 자료를 토대로 사기라고 생각하는 정황을 경찰에 모두 진술했는데 담당 경찰이 왠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아 답답했다”며 “얼마 전 경찰로부터 사건이 서울 소재 경찰서로 이첩됐다는 얘기를 들어 ‘그래도 수사가 진행은 되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후 별다른 연락이 없다”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사람이 비슷한 피해를 호소할 경우 충분히 문제의 소지는 있다고 본다”며 “개별로 움직이는 것보다는 이러한 사례를 한 데 모아 사건을 접수하면 비교적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허위 구직광고로 구직자들을 유인한 업체는 물론, 과도하게 책정된 탑차 및 특장 견적비용을 그대로 승인한 캐피탈사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업체나 캐피탈사 등에 맞섰다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본인 확인을 거쳐 대출이 실행된 만큼 사기임을 증명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많다. 

대형 택배회사에 취직하려다 냉동탑차를 강매당한 D씨는 최근 경찰에 피해신고를 했다가 수사 중단을 요청했다. 고소 사실을 알게 된 캐피탈사가 합의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지만 현실은 달랐다.

캐피탈사는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본인과 통화 후 대출을 승인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캐피탈사는 고소를 취하하면 대출 조기 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D씨는 확실한 해결을 위해 수사를 다시 요청하고 끝까지 맞선다는 입장이다. 비슷한 유형의 취업사기 피해자가 계속 늘고 있는 데다, 선행사례가 없으면 앞으로도 피해가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D씨는 “심사 과정서 허위로 과하게 매겨진 견적서를 보고도 대출을 승인했다는 것은 실적을 위해 사기를 눈감아주는 관행이자 미필적 고의”라며 “우리 이전에도 수많은 피해자와 관련 민원이 있었겠지만 전국적으로도 구제 및 처벌 사례는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재 힘들다”

한 구직 사이트 관계자는 “사업자등록번호 등을 제대로 갖추고 가입한 업체라면 등록에는 제한이 없다”며 “다만 급여나 근무환경을 허위로 안내하는 등의 부적합 업체는 신고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고용노동부의 직인이 찍힌 진정서나 임금체불에 대한 판결문 등 법적인 근거가 있어야만 제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택배회사 관계자는 “최근 대형 택배대리점에는 자리가 없어 따로 구인광고를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온라인에 무분별하게 올라오는 구인 게시글은 대부분 사기로, 택배일을 하고 싶다면 직접 대리점에 문의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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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