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125)반란

가문의 대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형님!”

남건이 남산과 함께 아버지를 대신하여 막리지에 오른 남생의 집무실로 급히 찾아 들었다.

“무슨 일이냐?”

“소식 듣지 못하였소?”

“무슨 소식?”


“왕이 태자 복남을 당나라에 보낸다 합니다.”

“뭐라고, 태자를 당나라에!”

태자를 당나라에

“태자를 당나라에 보내 태산(泰山) 제사에 참가하도록 한답니다.”

“태산 제사라!”

태산 제사, 중국의 역대 왕들이 몸소 산둥성 중부에 있는 태산에 올라가 하늘에 천하의 태평함을 알리는 제사를 지칭했다.

“결국 그를 기회로 고구려를 속국으로 만들겠다는 의미인데 태자를 당에 보내겠다고.”


“아버지께서 돌아가시자마자 바로…….”

“이를 어찌할까요?”

“가자. 가서 보장왕과 담판을 져야겠다.”

“그냥 담판입니까!”

남건이 슬그머니 칼을 잡았다.

“왜 그러는 게냐?”

“아버지처럼 여차하면 왕을 죽이고 다시 정권을 세우려 그럽니다.”

“그는 아니 될 일이다.”

“안 될 일이 뭐가 있습니까?”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아버지 명성에 누가 될 거야.”

남건이 잠시 남산의 얼굴을 살피다가는 남생을 주시했다.

“그렇다고 당나라에 굴복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그야 당연하지. 그러니 담판을 지어야겠다는 말이다.”

“말이 되지 않으면 어쩌렵니까?”

“그는 후에 생각해보도록 하자.”

“그런데 형님.”

“말해보거라, 남산아.”

“우리끼리 이럴 게 아니라 숙부도 함께 하심이.”


남산의 제안에 남생이 잠시 생각에 잠겨들었다.

“형님, 그냥 우리 형제끼리 나아가지요. 이런 일에 숙부까지 개입시키는 일은 옳지 않아 보입니다.”

“왜요, 형님.”

“네가 차근히 생각해보아라.”

남건의 이야기에 남생 역시 잠시 침묵을 지켰다.

“남건 아우의 말을 듣고 보니 이 일에 숙부를 끌어들이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아. 권력 문제이니 말이야.” 

남생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남산을 바라보자 그 의미를 알겠다는 듯 표정을 밝게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시에 남건 역시 보조를 맞추어 보장왕에게 나아갔다.

“전하, 태자를 당나라의 태산 제사에 보내기로 하셨다는 이야기가 들리옵니다.”

“그리하였소만.”

보장왕이 고개를 돌렸다.

“그 일이 무슨 의미인지 아십니까?” 

“알고 있소.”

“하면 당나라에 굴복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굴복이 아니…….”

남생·남건 형제 보장왕 뜻에 반기 들다
남건, 남생을 막리지서 파하고 국정 총괄

보장왕이 고개를 돌린 채 말을 맺지 못했다.

“전하, 그럴 수는 없습니다!”

가만히 있던 남건이 기어코 목소리를 높였다.

“짐 역시 원하지 않소. 장군들도 잘 알고 있지 않소.”

아버지인 연개소문과 끊임없이 당나라를 도모했던 일을 지칭했다. 그를 살피며 세 형제가 잠시 침묵을 지켰다. 

“고구려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안심시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그리하기로 하였소.”

“그런다고 당나라가 고구려를 그대로 놔둘 것 같습니까!”

남건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자 남생이 급히 저지했다.

“전하 역시 마음이 편하지는 않음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하오면 보내기로 한 일은 그대로 추진하시고 소신은 당의 침공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습니.”

“그러면?”

보장왕이 남생을 주시했다.

“이곳의 일은 제 아우인 남건에게 맡기고 소신은 국경 근처 여러 성을 돌며 당나라 침공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독려하렵니다.”

보장왕이 남생의 말에 동조를 표하자 남생 형제는 다시 남생의 집무실로 이동했다.

“갑자기 무슨 일이냐?”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남건이 무릎을 꿇자 남생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남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생전에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형님으로 하여금 반드시 우리 가문을 보존토록 하라는 분부셨습니다.”

“뭐라고?”

“형님은 반드시 아버지 말씀을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남생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여하튼 나는 국경의 여러 성을 돌아볼 터이니 이곳은 너희들이 맡도록 해라.”

남생이 국경으로 길을 떠나자 남건이 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장왕을 협박하여 남생의 막리지 직을 파하고 자신이 막리지가 되어 국정을 총괄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남건의 행동에 연정토가 남생의 아들인 헌성과 남건을 찾았다.

“이게 무슨 일이냐!”

“숙부, 이럴 수 있습니까!”

“일단 자리하시지요.”

기세등등하게 몰아세우는 연정토와 헌성에게 은근한 목소리로 권하자 연정토와 헌성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했다.

“어찌된 연유인지 그 사유나 알자.”

연정토의 추궁에 남건이 천장을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고 자세를 바로 했다.

“숙부, 생전에 아버지께서 제게 이른 말씀이 있습니다.”

“뭐라고?”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반드시 형님의 목숨은 보전해야 하고 그리고 우리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야 당연한 이야기 아니냐?”

“헌데 작금의 사정을 살피면 우리 고구려가 당나라의 침공에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야.” 

연정토가 말을 하다 말고 급하게 끝을 맺었다. 그동안 당나라와의 잦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고구려의 실정과 깊은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는 병사들의 사기를 떠올리며 한숨까지 내쉬었다.

“그래서 숙부께서 아버지를 내치셨다는 말씀입니까?”

“헌성아, 네 아버지가 막리지 직을 맡게 되면 당나라에 쉽사리 항복하지 않을 것이고 또 그리되면 어떤 결과가 이어지겠느냐.”

남건의 속내는?

“그야 당연히 죽음!”

“그래 죽음이다. 그러면 너 역시 그 길에 동참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 가문은 그야말로 몰살을 면치 못할 일이야. 허니 너는 지금 이 길로 아버지를 찾아 할아버지의 말씀을 전하고 당나라에 투항하도록 하여라. 그리고 숙부께서는 곧바로 신라의 김유신 대장군을 찾아가십시오.”

“김유신 대장군을?”

“그분을 찾아가면 부족하지 않게 접대할 것입니다.”

“그러면 너는 어찌하려느냐?”

“저는 절대 항복할 수 없습니다. 결코 아버지의 이름을 더럽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숙부?”

헌성이 급히 끼어들었다.    

“말해보아라.”

“할아버지께서 가장 싫어하셨던 나라가 당나라인데……. 그도 그렇지만 숙부 말씀대로 당나라에 투항한다면 저들이 목숨을 보전해주겠습니까. 할아버지의 일도 있는데.”

“헌성아, 이 숙부의 뜻을 그리도 헤아리지 못하겠다는 말이냐.”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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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