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권력자들의 별장은 지금…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3.25 09:57:35
  • 호수 12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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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못 찾는 아방궁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우리나라 근현대사는 ‘별장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력 권력자들은 그들의 이름을 딴 별장을 갖고 있었다. 인적 드문 곳에 위치해 있어 ‘아방궁’이라는 의혹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요시사>가 역대 권력자들의 별장을 종합해봤다.
 

▲ 청남대

강원도 고성군의 ‘화진포’는 넓이 2.3㎢, 둘레 16㎞에 이르는 동해안 최대의 자연 호수다. 빼어난 경치를 자랑해 유력 인사들의 별장이 다수 위치해 있다. 특히 권력자들의 별장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이기붕 전 부통령, 김일성 전 북한수상의 별장이 위치해 있다.

근현대사
발자취들

여름휴가 때면 이승만 전 대통령은 화진포 별장을 찾았다. 이승만 별장은 호수를 바라보는 위치에 단층 슬래브 형태로 세워진 건물이다. 주변에 울창한 소나무숲이 운치를 더한다. 현재는 이 전 대통령의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침실과 집무실, 거실 등이 이 전 대통령의 생존 당시 모습 그대로 복원됐다. 이 전 대통령 내외가 사용한 유품도 전시돼있다.

호수 맞은편에는 김일성 전 북한수상의 별장이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화진포 외에도 경남 진해, 제주 구좌읍 등의 별장에 머물렀다고 한다. 

‘화진포의 성’은 일명 ‘김일성 별장’이라고 불린다. 화진포의 성은 1938년 선교사 셔우드 홀 부부의 요청에 의해 독일인 H. 베버가 건축했다. 베버는 나치정권을 거부하고 우리나라로 망명한 건축가다. 건물은 분단되기 전 외국인 휴양촌의 예배당으로 사용됐다. 이후 1945년 한반도가 분단되면서 주로 외국인을 상대로 한 귀빈관으로 쓰였다.


김일성 별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김 전 수상이 자신의 부인 김정숙과 자녀들인 김정일, 김경희 등을 데려와 귀빈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전쟁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화진포역사안보전시관으로 변경돼 사용되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의 산정호수에는 김일성 별장터가 있다. 호수와 맞닿은 김일성 별장터는 전망대 부지 1700㎡ 규모다. 지난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별장이 사라졌다. 산정호수를 바라보는 전망대 난간에 포천시가 설치한 ‘김일성의 별장’이라는 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보급 천혜의 요새 입지
첩첩산중 부지에 철옹성

표지판에는 “동족상잔 이전에는 38선 북쪽에 속해 있어 북한의 소유지였다. 산정호수와 명성산의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산정호수의 모양이 우리나라 지도를 뒤집어놓은 모양이라 작전구상을 위해 별장을 지어놓고 김일성이 주로 머물렀다고 한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최근 포천시가 김일성 별장 복원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지난해 11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김일성 별장 복원 사업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남북 평화무드를 조성함은 물론,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복수의 매체 보도에 따르면 복원 사업비는 54억원 규모였으며, 이 예산으로 부지를 매입해 별장 1채(330㎡)를 복원하고, 관련 유물 등을 구입 및 제작해 전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고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복원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 같은 추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논란이 일었다. 보수단체는 별장터를 찾아가 복원 사업 반대시위를 벌였다. 포천시 측은 “지역 주민들이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김일성 별장 복원을 원해 검토했지만 복원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
 

▲ 김일성별장 ⓒ한국관광공사

이기붕 별장은 화진포 사구에 지어졌다. 1920년대 외국인 선교사에 의해 건설된 별장은 이승만 별장과 화진포의 성 사이 소나무 숲에 위치해 있다. 해방 후 북한 공산당 간부들의 휴양지로 사용되다가 한국전쟁 이후 5대 부통령을 지낸 이기붕의 부인 박마리아의 개인 별장으로 사용됐다.  

다른 별장과는 다르게 규모가 작고 수수한 것이 특징이다. 건물의 각 벽면에는 화진포를 바라볼 수 있도록 큰 창이 나있다. 내부는 복도 형식으로 돼있으며 당시 사용했던 문갑, 촛대, 라디오, 주전자 등을 전시해놨다. 

분단선 이남
김일성 별장?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바다의 청와대’로 불렸던 경남 거제시 저도의 청해대서 여름휴가를 즐겼다. 저도는 면적 43만4181㎡, 해안선 길이 3150m의 큰 섬이다. 섬 내부에는 청해대를 중심으로 수행원 및 경호원을 위한 8개 동의 숙소, 막사, 팔각정 건물, 9홀 규모의 골프장, 자가발전소 등과 대한민국 지도와 태극문양을 본뜬 연못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어린 시절 추억이 서려 있는 이곳 저도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35년여가 지난 오랜 세월 속에 늘 저도의 추억이 가슴 한 켠에 남아 있었는데 부모님과 함께했던 추억의 이곳에 오게 되어서 그리움이 밀려온다”며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변함없는 저도의 모습, 늘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자태는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글을 남겼다.

저도는 굴곡의 역사를 간직한 섬이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통신소와 탄약고로 이용됐으며, 한국전쟁 당시에는 주한 연합군의 탄약고로 사용됐다. 휴전 후에는 역대 대통령들의 여름휴가지로 각광받았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저도를 찾았다.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로 공식 지정됐다.

20년이 지난 1993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별장 지정을 해제하면서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그러나 2008년 대통령 경호실이 저도를 다시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해 국방부 소유가 됐다. 현재는 해군의 관리하에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민간인 찾기 힘든 곳에 떡하니…
화진포에 이승만·김일성 하우스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시민들은 저도 개방 운동을 펼치고 있다. 거제시발전연합회는 지난 2월 거제시청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경호실은 저도의 대통령 별장 지정을 해제하고, 정부는 대통령 공약(저도 개방)을 즉시 이행할 것”이라며 “저도는 ‘군사보호구역’이란 핑계로 시민의 출입을 통제한 채 지난 2013년 8월 해군 장성 부인 40여명이 춤 파티를 벌이는 등 소수 특권층과 해군 간부들의 휴양지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에는 거제시발전연합회 회원을 비롯, 시민 400여명이 모여 저도 반환을 촉구하는 해상시위를 벌였다.
 

▲ 이기붕 별장 ⓒ한국관광공사

저도뿐 아니라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별장이 있다. 원주시 부론면에 위치한 속칭 ‘김학의 별장’이 그것이다. 건설업자 윤중천씨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 고위직 인사들에게 ‘별장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 진나라의 시황제가 지은 아방궁에 비유된다.

윤씨는 부론면 골짜기에 별장 5∼6개동을 짓고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별장에는 수영장과 연못 등이 있으며, 수입 대리석으로 치장된 건물 내부에는 드럼과 스탠드바가 있는 노래방, 찜질방, 영화감상실, 당구장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김학의 성접대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는 지난 18일 “김 전 차관 사건과 장자연 리스트, 용산 참사 사건 조사를 위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활동 기간을 2개월 연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대검 진상조사단은 김 전 차관을 조사단이 있는 서울동부지검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승만은?
박정희는?

이명박 별장은 경기도 가평군의 ‘된섬’에 위치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이던 시절부터 서울시장 때까지 애용한 별장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별장은 이 전 대통령의 ‘현대가 인맥’이 소유하고 있다. 

해당 별장은 국도 46호선(경춘국도)서 신청평대교를 건너 설악면 쪽으로 가다가 사룡리 방면으로 10㎞가량 떨어진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선촌리 북한강 자락에 위치해 있다. 별장이 있는 된섬은 지역 주민들 사이서 최고의 명당으로 꼽힌다. 대로변서 진입로를 따라 한참 들어가야 별장에 닿을 수 있다. 남향으로 북한강 줄기가 흐르고 북한강 뒤로는 산이 막고 있는 밀폐된 구조다.

입구를 지나 15분 정도 걸어가면 20m 간격으로 놓인 단층주택 4개동이 남향을 보고 나란히 들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15평형 3개동과 25평형(사진) 1개동이다. 건물 사이에는 테니스장 등이 위치해 있다. 별장 진입로 입구는 철대문으로 막혀 있다.

주택 내부는 방과 화장실 각 한 개, 그리고 거실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거실 한쪽 벽면은 통유리로 제작돼 거실서 북한강과 강변의 맞은쪽 야산을 바라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평소에는 두꺼운 커튼으로 내부가 가려져 있다. 앞마당은 수백평의 잔디밭과 벚꽃나무 등 정원수로 단장돼있다.


이곳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서울시 테니스협회장과 호화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006년 4월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 소속 안민석 의원이 “테니스협회장이 여성들을 파티에 참석하도록 주선했다”며 “이 자리서 이명박 서울시장과 테니스협회장은 여흥을 즐겼다”고 주장했다.

휴가 때 주로 찾아
김학의 별장 내부는?

안 의원의 의혹 제기에 당시 서울시 측은 “별장 파티는 없었고 모임의 날짜나 별장 소유 모두 허위”라며 “이런 정치공세를 계속해서 시정을 방해하고 이(명박) 시장을 음해해 지방선거를 유리하게 이끌어보려는 정치공작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 2004년 7월 테니스 동호인 모임의 수련회에 가서 저녁에 불고기를 구워먹고 아침에 테니스를 친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해당 별장은 지난 1988년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서 현대그룹 회장으로 승진했을 당시 건축됐다. 호화 파티 의혹이 제기됐을 때 서울시는 “해당 별장은 현대건설이 장기 근무한 임원들을 위해 지어 나눠준 것”이라며 별장의 실소유주가 사실상 이 전 대통령 아니냐는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 이명박 별장

청남대는 이른바 ‘대통령의 별장’으로 불린다. 역대 대통령들은 경호 문제로 이곳에 자주 머물렀었기 때문이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역대 5명의 대통령이 20년간 88회, 366박, 471일을 머물며 휴양을 하고 국정을 구상하던 대한민국 공식 대통령 별장이었다.

일반에게 개방된 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5년 1월 청남대를 방문하면서 공식적인 역대 대통령의 방문 횟수는 89회 472일로 늘었다.

청남대는 전두환 전 대통령 때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영춘재’라는 이름이었으나 1986년 7월 지금의 청남대로 이름이 바뀌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위치해 있으며,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역대 대통령들의 동상이 세워진 공원이 조성돼있다. 그 외 본관과 헬기장, 오각정, 양어장, 그늘집, 골프장, 테니스장, 수영장, 경비부대원 부속 건물을 확인할 수 있다.

청남대는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로 불리며 세간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대청호수와 나지막한 산이 병풍처럼 별장을 둘러싸고 있다. 청남대는 그동안 천혜의 자연환경과 대통령 경호급의 보안 경계로 베일에 가려진 철옹성이었다.

역대 대통령
89회 방문

현재 청남대는 일반에게 공개돼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청남대를 일반에 개방하면서 “대통령이나 그 가족이 쓰는 것보다는 국민 누구나 찾을 수 있어야 한다”며 개방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월 청남대는 누적 관람객 100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2400여명 수준이다. 청남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년마다 선정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이 걸으면 길도 상품?
여름휴가 보낸 장태산 휴양림 인기

관람객들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여름휴가를 보낸 대전 장태산 휴양림이 인기다. 장태산 휴양림은 충서구 장안동에 위치해 있으며, 계룡시 출신인 고 임창봉씨가 조성한 것을 2002년 대전시가 매입했다.

장태산 휴양림은 전국 최초 민간 휴양림, 국내 유일의 메타세쿼이아 숲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대전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여름 문 대통령 내외가 이곳을 휴가지로 결정하면서 세간의 큰 관심을 끌었다. 대통령 방문 이후 이곳의 관람객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민이 주로 찾던 곳에서 수도권은 물론, 영남과 호남 등 전국 각지서 관람객이 찾아오는 전국구 휴식공간으로 거듭난 것이다.

국내 유일 메타세쿼이아 숲
방문 이후 관람객 2배 증가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장태산 휴양림을 활용해 정원관광산업을 선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인식 대전시의원은 지난해 11월 시정질의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지난 여름휴가 기간에 장태산 산림욕을 즐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태산 휴양림은 전국적 관심대상으로 떠올랐다. 현재 수많은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며 “대통령이 거닌 길에 이름을 붙여 대통령 관광 코스로 명칭하는 등 대통령의 스토리와 장태산을 연결시켜 관광코스 개발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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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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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