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기분 '조울증'

들뜨거나 우울…위험한 감정기복

‘조울증’은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를 말한다. 이는 기분·생각·행동 등에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증상으로, 약물이나 상담 등 꾸준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3~2017년간 ‘조울증(양극성 정동장애)’ 환자 진료인원은 5년간 21.0%(연평균 4.9%) 증가했으며, 70대 이상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12.2%로 전체 연평균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성 정동장애

최근 5년 동안 조울증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은 매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7만1687명에서 2017년 8만6706명으로 연평균 4.9% 증가했다. 성별 진료실인원은 5년간 여성이 남성보다 1.4배 많았고, 남성은 2013년 2만9576명에서 2017년 3만5908명으로 연평균 5.0%(6332명) 증가했고, 여성은 2013년 4만2111명에서 2017년 5만798명으로 연평균 4.8%(8687명)가 증가했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5년간 조울증의 진료인원이 꾸준히 증가(연평균 4.9%)한 원인에 대해 “흔히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 장애는 해외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2~3%의 유병률을 보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국내에서 2011년 행해진 역학조사 결과에서도 국내 유병률이 4.3%로 나왔다며, 최근 양극성 장애 진료인원이 많이 증가했지만 아직도 전체 인구로 따지면 0.2%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병에 걸린 사람이 증가했다기보다는 병에 걸린 사람들 중에 진료를 받는 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생각된다는 게 이 교수의 전언이다.
이 교수는 “이전 역학연구 결과를 고려해보면 아직도 양극성 장애 환자 중 대다수가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 양극성 장애는 남녀 관계없이 동일한 유병률을 보인다고 생각했으나 최근 연구들을 보면 여성에서 조금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결과가 많다. 여성환자가 더 많은 이유로는 무엇보다 임신·출산과 그로 인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조증+우울증’ 번갈아 나타나
생각·행동 등 극단적인 변화

5년간 연령대별 연평균 증가율을 비교해보면 70대 이상이 12.2%로 전체 연령대 연평균 증가율인 4.9%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또한 8.3%로 그 뒤를 이었으며, 60대도 7.2%로 나타나 60대 이상과 20대 환자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2013년 대비 증감률 또한 70대 이상이 58.7%로 가장 높았고, 20대 37.5%, 60대 32.0%로 그 뒤를 이었다. 
2017년 10만명당 진료인원은 70대 이상 환자(305명, 전체 170명 대비 1.8배)가 가장 많았고 20대(209명), 30대(195명) 순으로 나타났다. 
5년간 연평균 증가율 또한 70대 이상이 7.6%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7.4%로 그 뒤를 이었으며 다른 연령대의 증가율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의 연령대별 연평균 증가율은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최근 5년간 남자는 20대 환자가 8.5%(여자 20대, 6.5%)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여자는 70대 이상이 9.2%(남자 70대 이상, 5.2%)로 가장 높았다.
이 교수는 최근 5년간 조울증 진료인원의 연평균 증가율이 70대 이상과 20대에서 뚜렷한 증가 추세에 있는 원인에 대해 “양극성 장애 환자들은 여러 만성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일반 인구에 비해 10~20년 정도 수명이 짧다는 연구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의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환자들의 수명도 늘어나면서 젊은 시기에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고 노년기에 접어드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노년기에는 가까운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거나 신체적 질병에 시달리는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많기 때문에 양극성 장애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젊었을 때 양극성 장애가 발생해 노년기에 접어든 환자들과 노년기에 새로 양극성 장애가 발생한 환자들이 합쳐져 70대 이상에서 진료인원이 증가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70대 이상 환자 증가율 높아
‘인생의 황금기’ 20대도 문제

이어 “20대는 흔히 인생의 황금기라고 일컬어지지만 최근에는 무한경쟁으로 인한 학업, 취업 스트레스로 20대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2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많은 20대가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러한 이유로 국내 20대의 양극성 장애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70대 이상 여성환자와 20대 남성의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의 연평균 증가율이 높은 원인에 대해 “70대 이상에서 여성이 높은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평균 수명이 길기 때문에 70대 이상의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많은 것 때문일 수 있다. 즉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더 오랜 시간을 살아가면서 남편의 사별 등 많은 상실을 경험할 수 있고 이러한 스트레스가 양극성 장애 발병과도 연관될 수 있다”며 “20대에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조현병 등 다른 정신질환에서도 남자가 더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남성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취약성이 더 높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울증의 원인은 한 가지 원인 때문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작용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기분 조절에 관련되는 뇌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의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진다. 그 외에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도 병이 발생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뇌의 기분조절 능력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증상의 빠른 안정과 재발방지를 위해서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기분안정제와 항정신병약물 등이 주로 쓰인다. 증상이 심해서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가 된다면 꼭 입원치료를 고려해봐야 되고, 증상이 안정화됐다 해도 양극성 장애는 자주 재발하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정신치료도 함께 병행돼야 하는데 증상을 악화시키는 정신·사회적 스트레스와 대인관계, 사회적 갈등을 다루게 된다. 

갈수록 늘어

조울증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다. 생활리듬에 큰 변동이 오면 기분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늦잠·낮잠을 자지 않고 규칙적인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낮에 활동을 늘려서 햇빛에 많이 노출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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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신학원 이사의 수상한 영전

[단독] 한신학원 이사의 수상한 영전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한신학원 이사였던 A씨가 한신대학교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가 취하했다. 공교롭게도 고소를 취하하기 직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그는 교육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고소가 이뤄진 배경은 지난 5월22일 열린 한신대학교 이사회에서 비롯됐다. 이날 회의에는 총장을 비롯해 이사 17명이 참석했다. 당시 학교법인 한신학원의 감사가 “그동안 한신대에서 사내 공사를 한 금액이 70억원이 넘는데 모두 입찰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공사로,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했다”고 보고하면서다. 학원 감사 내부 폭로 당시 감사의 충격적인 발언으로, 한신학원 이사 A씨는 고민 끝에 업무상 배임 및 횡령으로 한신대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다. A씨가 지적하는 부분은 세 가지다. 첫 번째로 한신학원 재산인 거제도 땅과 관련한 배임을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학원은 거제시에 임야 약 55만평을 보유하고 있었고, 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맹지’로 분류된 해당 부지에 대해 논의 중이었다. 그 곳은 수익용 기본재산임에도 장기간 활용이 어려운 상태였다. 한신학원 측은 이 토지를 단순 보유할 경우 관리비만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가치 상승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었다. 당시 M 건설은 2016년부터 경남 거제시 아주동 일원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업 대상 부지 중 일부가 학교법인 한신학원 소유의 임야로 포함돼있었고, 한신학원 역시 해당 지역 임야를 공동개발 방식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 건설은 경상남도로부터 지구 지정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신학원 이사들은 당시 이사장이 학원 소유 토지를 공공임대주택 개발에 제공하는 대가로 2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용역업체 대표의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 이사회는 즉시 M 건설 측에 협상단을 파견해 토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한신학원의 상급기관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이하 기장총회)는 사업 자체를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M 건설은 한신학원 측의 토지 사용 승낙을 얻지 못하게 됐고, 결국 조건부 지구 지정이 취소될 위기에 놓이면서 개발사업은 사실상 좌초됐다. 이후, 한신학원 법인 산하 ‘한신영림운영위원회’는 열린 회의에서 해당 부지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로 개발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 회의에는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B씨와 C씨가 직접 참석해 사업 구조와 예상 수익, 한신학원의 참여 방식 등을 설명했다. 이들은 명함까지 주며 자신들을 “삼부토건 고문”과 “부사장”이라고 소개하며 접근했다. 한신대 상대로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 고소 불법 매각·쪼개기 공사·교비 횡령 의혹 제기 두 사람이 제안한 내용은 “삼부토건이 M 건설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해 시행하며, 한신학원은 부동산투자회사(REITs)에 현물출자하고 주식 지분을 배당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때 M 건설에도 B씨와 C씨가 접근했다. 이들은 “한신학원과 협의를 주선해 사업을 재개시키겠다”고 제안했다. M 건설은 이 제안을 믿고 2023년 8월 ‘사업시행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조건은 B씨 측이 같은 해 9월20일까지 한신학원으로부터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아오면 용역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M 건설은 계약금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해 이사회는 한신영림운영위원회의 보고를 바탕으로 관련 헌의안을 기장총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한신학원은 기장총회가 한신대 운영을 위해 설립한 법인으로, 모든 사업은 기장총회의 허가가 필요하다.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사업 예측치도 포함됐다. “지구 단위 승인을 거쳐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될 경우 평당 100만~150만원의 감정가가 예상되며, 현물출자 후 10년 임대 기간이 끝나 분양 전환 시 내부수익률(IRR)은 약 6.77% 이상”이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기장총회는 “한신학원 소유 토지는 공공개발 참여 대신 현금 매매로 전환한다”는 결의를 내렸다. 한편, 약속된 기한이 지나도 M 건설에 토지 사용 승낙서는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B씨 측은 “승낙서가 곧 발급된다”며 시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승낙서는 끝내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은 곧바로 계약을 해지하고, 실제 B씨가 대표로 있는 S사를 상대로 계약금 1억원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이 시기 한신학원은 삼부토건에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삼부토건은 “B씨와 C씨는 우리 회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 즉, 자신들을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밝힌 B씨와 C씨가 실제로는 삼부토건 관계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삼부토건 본사는 “이들과 별도의 위임이나 계약관계를 맺은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대형 건설사인 삼부토건의 이름을 내세워 사업을 추진하려 한 것이다. 실체 없는 부동산 리츠 이후 B씨는 자신의 배우자 명의의 P사로 이름을 바꿔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 B씨 일행의 만행을 알게 된 M 건설은 지난해 3월, 한신학원에 ‘토지 매수의향서’를 보내 “거제 아주동 임야를 평당 50만원에 매수할 의사가 있다”고 전달했다. M 건설은 인근 토지를 이미 평당 44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히며, 한신학원 토지는 “13% 이상 높은 가격으로 정당하게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B씨는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한신학원은 같은 해 5월30일, B씨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P사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총장과 이사장이 이 제안을 알고도 이사회나 총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M 건설의 제안이 있었음에도 총장과 이사장이 P사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로 지적한 점은 계약 내용이었다.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계약금 총액은 10억5000만원으로 명시됐지만, 실제 한신학원이 받은 금액은 1억원뿐이었다. 잔금 9억5000만원은 “4년 이내 부동산투자회사(REITs)와의 매매계약 재체결 시 지급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고, 심지어 한신학원은 받은 계약금 1억원을 매수인에게 반환하기로 명시돼있었다. 또 특약 사항에는 ‘매도인은 계약 체결 시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발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즉, 계약금 실수령액이 전체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상황에서 매수인이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셈이었다. 고소인은 이를 “매매계약을 가장한 사실상 사용 허가서”라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 시행세칙 제18조에는 “기본재산의 매도·증여·교환 또는 용도 변경 시에는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관할 관청 허가를 득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고소인은 “삼부토건으로 의결된 사업을 P사로 변경하면서 이사회가 새로이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토지 처분 신고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한신학원은 지난해 1월 교육부에 ‘수익용기본재산 처분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감정가 이상(16억7000만원 이상)에 토지를 처분하고 대체 부동산을 구입하겠다”고 보고했다. 이후, 교육부는 이 신고를 ‘처분 허가’로 정정해 승인했으며 “1년 내 매각 완료, 대금 완납 전 소유권 이전 불가”를 조건으로 달았다. 그러나 P사와의 계약서에는 잔금 지급 시점이 명확히 적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소인은 “교육부에는 단기 매각으로 보고하고 실제로는 장기 임대 형태로 계약했다”며 기망 가능성을 제기했다. 계약서상 ‘잔금 수령일’이 없고, 2차 계약금도 부동산투자회사와의 별도 계약 체결 이후로 미뤄져 있다. 쪼개기 공사? 교비도 횡령? 가장 큰 문제점은 잔금을 받기로 한 부동산투자회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당 회사는 현재 설립 예정으로 실체가 없는 곳이다. 게다가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토지 사용 허락서는 교육부의 허락을 받아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토지 사용 허락서가 교육부에 신고되지 않은 채 발급됐다는게 A씨의 주장이다. 실제 교육부는 민원 답변을 통해" 해당 토지의 사용 승낙 신청을 접수하거나 허가한 내역이 없으며, 우리부 허가가 없는 토지 사용 승낙은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았다. 두 번째로, 한신대가 진행한 각종 시설공사와 관련해 수의계약 체결 과정의 절차 위반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씨는 “학교법인 및 산하 대학이 사립학교법과 학내 재정세칙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해야 하는 공사계약을 다수 수의계약 형태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과 세칙에는 ‘2000만원 이상의 공사는 공고를 해서 경쟁에 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2인 이상의 견적서와 시방서, 설계서를 징수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한신대학교는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약 40억원 규모의 공사 57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절차를 대부분 생략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법인 내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도 교내 공사 57건이 40억원에 진행됐다. 동일 공사인데도 나눠서 계약을 하고, 2억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명목으로 쪼개기 공사와 공사 지정 업체의 중복이 발견되는 등 부실 흔적이 많다. 앞으로 전자입찰이 되도록 공사 입찰 규정을 반드시 만들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계약단가가 낮아져 수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어긴 업무처리로 한신학원 및 한신대에 수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며 이를 업무상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로 한신대학교 교비 회계 자금이 학교 운영과 직접 관련 없는 법률 비용으로 사용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는 “교비 회계는 학교 운영과 교육에 필요한 경비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음에도, 교비 자금이 법적 분쟁 비용으로 전용됐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것은 노무사 선임비용 약 6800만원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대 총장은 2023년 고용노동부에 진정이 제기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노무사 및 법률대리인 선임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했다. 해당 진정은 한신대 내부 인사·노무 관련 사안으로, 교직원 고용 문제 및 근로계약 분쟁에 대한 것이었다. 이사회 후 돌연 취하, 왜? 학원 교육인사위원장 임명 A씨는 이를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 행위로 판단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교비는 학생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로만 집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법인 소송이나 노무 분쟁처럼 학교 운영 전반과 직접 관련이 없는 항목은 교비에서 부담하면 안 된다는 것이 고소인 측의 입장이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비용 지출의 성격이다. 즉 ‘노무사 선임이 학교 교육활동에 직접 관련된 행위인가’가 판단 기준이 된다. 실제로 올해 대법원은 노무법인 자문 비용을 교비회계 자금으로 집행한 행위를 업무상 횡령으로 판단하는 판결을 내렸다. 제주의 한 대학교 총장 A씨는 소속 교수가 자신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그 비용 330만원을 포함해 총 1880만원의 변호사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며 “교수 및 노조 등과 관련한 분쟁 대응을 위한 변호사 비용은 학교의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현재 해당 고소 건은 취하된 상태다. 지난달 <일요시사>가 이 사건을 취재하던 과정에서 한신대 비서실을 통해 A씨가 고소를 취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제보자 역시 “해당 이사가 면직 압박을 받고 고소를 취하했으며, 그 직후 인사위원장 보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기자가 한신학원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달 10일 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고, 같은 달 11일부터 공식 업무가 시작됐다. 추가로 확보한 녹취에서 A씨는 고소를 취하한 이유에 대해 “이사회에서 강제로 면직시키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한신학원 인사위원회는 내부 교직원의 인사와 징계 등을 담당하는 핵심 기구로, 교육인사위원장은 실질적인 권한이 큰 자리로 알려져 있다. 통상 이사장은 교육인사위원장 출신 가운데에서 선출되는 경우가 많아, 해당 보직이 사실상 이사장 자리로 가는 주요 루트인 셈이다. 대가성 보직? 이사장 루트 한편, 한신대는 해당 고소 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한신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토지 매각 문제의 경우 한신학원의 문제고 한신대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수의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2억원 미만이면 가능하다”고 밝혔고, 교비 횡령 의혹은 “사건 조사 관련된 비용으로 지출된 부분이라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