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희 칼럼> 학생창업, 폭넓은 시각으로 접근해야
<박재희 칼럼> 학생창업, 폭넓은 시각으로 접근해야
  • 박창민 기자
  • 승인 2019.03.25 15:49
  • 호수 1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와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학생창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초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부처별 창업지원사업 통합공고’에 따르면 올해 정부의 창업지원 규모는 1조118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보다 40% 이상 증가한 것이다. 대학과 각종 단체서도 다양한 창업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대학 창업동아리는 6000개에 육박하고 있다.

학생창업은 양적으로는 크게 확대되고 있으나 양적 성장에 비해 실질적인 성과는 부족하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발표한 2018년 대학 창업통계 조사결과에 따르면 학생창업 기업 수는 1503명, 총 매출액은 201억원이다. 

월 100만원을 겨우 넘는 매출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나 대학의 지원이 없이는 존속되기조차 어렵다. 각종 지원금이나 창업경진대회 상금 등에 의존해서 연명하다가 2∼3년 만에 폐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본이 부족한 학생들도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서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지원금이나 상금을 제공하는 기관관 단체는 창업을 하려는 학생들에게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적 의미가 담겨 있는 학생창업이 주목받는다. 각 기관의 청년창업지원방안, 학생창업 사례, 학생창업경진대회 수상기업 등을 살펴보면 익히 짐작할 수 있다. 

창업을 하는 데 새로운 아이디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사업체 또한 이상적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성이다. 이익을 내면서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비추어 학생창업이 참신한 아이디어에 매몰돼 사업성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학생들은 창업지원 대상이 되기 위한 아이디어에 몰두한 나머지 시장이 너무 좁아 사업성이 없는 아이템을 선정하거나, 사회적 가치에 중점을 두어 수익성이 거의 없는 사업계획을 수립하기도 한다. 사업을 지속할 의사도 없이 여러 곳의 지원금과 상금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상금헌터’가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이와 반대로 이미 널리 알려진 분야서 작은 차별화를 시도하여 창업을 하려는 학생창업희망자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각종 지원 혜택이 훨씬 적다. 예를 들어, 당구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기존 당구장과 차별화된 형태의 당구장을 창업하겠다고 했을 때 얼마나 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기술창업도 아니고 혁신성도 낮다며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사업 영역이라고 해서 누구나 쉽게 창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실패하기 쉽다. 이 같은 분야에 뛰어들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도 충분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라 해도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사회경험이 많지 않은 학생들에게 당장 기존의 것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만을 바라서는 안 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존재할 수도 있지만 평범한 사업의 과정서 문득 떠오를 수도 있는 것이다. 

색다른 사업 아이템이나 사회적 공헌에 높은 점수를 주는 학생창업지원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학생창업을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창업을 하는 모든 이들은 차별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남들과 똑같이 하겠다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창업을 시작하려는 학생들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줄 수 있는 창업지원제도를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