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로 뜨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지도자에게 유능한 책사는 성공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유비에게는 제갈공명이 있었고, 세조에게는 한명회가 있었다. 현대 정치서도 마찬가지다. ‘정치권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책사로 출발해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안철수 캠프서 문재인 캠프로 옮겨가며 책사 역할을 했다. ‘정치 신인’ 황교안의 대표 책사는 누구일까.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 가운데)와 추경호 의원(왼쪽)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2·27전당대회 이후 황 대표의 행보는 선명함을 띈다. 친박(친 박근혜)계의 전진 배치다. 그는 당직 인선서 4선의 한선교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한 의원은 원조 친박계로 분류된다. 전략기획부총장으로 임명된 추경호 의원 역시 박근혜정부 기획재정부 1차관 출신이다. 그 외 대변인을 맡은 민경욱 의원은 박정부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대표 비서실장인 이헌승 의원은 비박(비 박근혜)계 수장인 김무성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지만 계파상 범친박계로 분류된다. 요주의 인물 황 대표는 당직 인선과 관련된 모든 계파 논란을 부정한다. 복수의 인터뷰서 그는 “친박이니 친황(친 황교안)이니 하는 계파는 한국당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정치 역학상 현실 권력과 계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친박은 빠르게 친황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당 내 일각에선 현재 친박이 친황으로 진화하는 과도기에 있어 사실상 두 계파를 구분 짓는 일은 무의미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황 대표에 대한 당내 중론은 대외적 메시지에 대한 화법은 좀 부족하지만, 의원들과의 스킨십이 좋다는 의견이다. 비박계 측 의원실 보좌진은 지난 13일 <일요시사>를 통해 “우리 의원님을 포함해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아직까지는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며 “얼마 전 의원총회서도 (황 대표가) 먼저 다가와 인사하더라고 (의원이) 말씀하시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황 대표는 식사 정치로 당내 화합에 나서고 있다. 소속 의원들과 잇따라 오·만찬을 열고 있는 것. 지난 6일 황 대표는 서울·인천 지역 의원들과 저녁을 먹으며 각종 당내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 13일에는 대구·경북(TK)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고, 경기·강원 의원들과 저녁 만찬을 가졌다. ▲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황 대표는 내부결속에 어느 정도 성공하면서 당 대표로서의 연착륙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총선서 압승을 거둬 원내 제1당으로 올라서고 이를 기반으로 정권을 탈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지금의 황 대표가 있기까지 책사들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추경호 의원이다. 박근혜정부 기획재정부 1차관 출신인 그는 현재 대표적인 친황계 인사로 꼽힌다. 그는 황 대표가 국무총리였던 시절 국무조정실장을 지내며 황 대표를 보좌한 바 있다. ‘실세’ 추경호, ‘조력’ 김재원 입당부터 대표까지…4·3보궐도? 추 의원은 황 대표의 지척 거리서 그를 수행하고 있다. 황 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서 청년 당직자 17명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도 추 의원이 배석했다. 지난 2·27전당대회서 많은 현역 국회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추 의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지난 6일에는 추 의원이 주최한 ‘기업의 족쇄를 풀어라’ 세미나에 황 대표가 내빈으로 참석해 두 사람의 돈독한 관계를 증명했다. 추 의원과 함께 최근 황 대표의 책사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인사가 있다. 바로 친박계 3선인 출신인 김재원 의원이다. 김 의원은 한국당 내에서 ‘숨은 실세’로 불린다. 추 의원보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3선 의원의 정치적 경륜으로 황 대표의 행보에 핵심적인 조언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대표가 한국당에 입당을 고심할 때부터 당 대표로 출마해 승리하기까지 김 의원이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는다. 김 의원은 황교안 체제서 중용되고 있는데 실제로 그에게 당 미세먼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겼다. 미세먼지는 문재인정부가 풀어야 할 핵심 현안이다. 황 대표가 김 의원을 사실상 대여투쟁의 선봉장으로 임명한 셈이다. ▲ 3선 중진의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 김 의원에 대한 이 같은 대우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 체제와 대비된다. 앞서 김병준 비대위는 김 의원을 당협위원장 공모 대상서 배제한 바 있다. 20대 총선이 있기 전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1심서 무죄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황교안 체제서 김 의원의 부활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연착륙에 성공한 황 대표는 공천서도 친황 색채를 드러냈다. 공안통 직계 후배인 정점식 변호사를 4·3국회의원 보궐선거 경남 통영·고성 후보로 공천했다. 경선을 거치기는 했지만 황교안의 힘을 증명하는 결과였다. 정 변호사는 대검 공안부장을 지냈다. 황 대표가 법무부장관 시절 추진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의 정부 쪽 TF팀장을 맡은 바 있다. 개선장군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황 대표의 첫 ‘시험대’다. 한국당은 보궐선거가 열리는 두 곳에서 내심 전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적어도 1승은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과연 황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때처럼 개선장군이 돼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황 대표를 당대표로 이끈 책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chm@ilyosisa.co.kr> 저작권자 ©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현목 기자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댓글 0 댓글입력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내용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 최신순 추천순 정치 많이 본 뉴스 [단독]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 ‘갤러리’ 재산 누락 의혹 [단독]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 ‘갤러리’ 재산 누락 의혹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김정수 기자 =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의 아내가 보유한 화랑 건물 지분이 과거 박 후보의 고위공직자 재산에서 누락된 것으로 확인했다. 캠프 측은 누락을 인정하면서도 직원의 실수였다는 입장이다. 조현화랑은 31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추미애 라인’ 순장조 딜레마 ‘추미애 라인’ 순장조 딜레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수장이 바뀌면 조직 내부는 불가피하게 물갈이 과정을 거친다. 수장의 성향에 따라 인사의 향방은 엇갈린다. 승승장구했던 사람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한직으로 밀려나 있던 사람이 깜짝 발탁되기도 한다. 법무부 수장이 바뀌... [단독] “내가 꽂아줬다” 박범계 측근 로펌행 미스터리 [단독] “내가 꽂아줬다” 박범계 측근 로펌행 미스터리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전직 보좌관이었던 A씨의 로펌 채용에 박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A씨가 정부의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였음을 인정하면서, 문재인정부가 내걸었던 ‘공정’과... 일요시사 주요뉴스 [단독] ‘56초 만에’ 사라진 자립정착금의 비밀 [단독] ‘56초 만에’ 사라진 자립정착금의 비밀 [단독] ‘56초 만에’ 사라진 자립정착금의 비밀 ‘300조’ 정치권 기본소득 논란 연예계 흔드는 ‘학폭 미투’의 진실 ‘10만∼50만원’ 문예지 등단비 실상 파죽지세 ‘처럼회’ 역할론 국세청 ‘세무대’ 불신론 왜? 온라인 소개팅 사기 주의보 ‘300조’ 정치권 기본소득 논란 ‘300조’ 정치권 기본소득 논란 연예계 흔드는 ‘학폭 미투’의 진실 연예계 흔드는 ‘학폭 미투’의 진실 ‘10만∼50만원’ 문예지 등단비 실상 ‘10만∼50만원’ 문예지 등단비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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