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사교육비 실태

더 더 더 높아지는 스카이캐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드라마는 끝났지만 현실은 계속된다. 드라마는 과도한 사교육과 입시제도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 제작됐다.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에 등장한 입시 코디를 찾는 데 관심이 쏠렸다. 최근 들어 사교육비가 계속 오르고 있다. 학생 수는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증가했다. 치솟는 사교육비, <일요시사>가 조명해봤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자녀를 서울대 의대를 보내기 위한 학부모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드라마는 학부모가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조명했다. 대학 입시 전반에 관여하는 입시 코디가 등장했고, 이를 위해서는 수억원대의 돈이 필요하다는 대사가 나왔다.

1인당 29만원

<스카이캐슬> 속 학부모들은 입시 코디의 선택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들인 돈만큼 확실하게 성적이 향상된다는 이유였다. 실제 자녀의 대학 입시를 앞둔 학부모 중에는 사교육비에 돈을 쓰는 만큼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한다는 생각을 가진 경우가 많다. 특히 대학입시서 수시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진학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교육부와 통계청은 ‘2018년 초··고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486개 학교, 학부모 4만여명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1000원으로 2017년보다 7%(19000) 증가했다. 사교육비는 6년 연속 늘었고,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 폭도 이전과 비교해 가장 컸다.

세부적으로 1인당 사교육비는 초등학생 263000, 중학생 312000, 고등학생 321000원 순이었다. 증가폭은 각각 3.7%, 7.1%, 12.8%였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사교육비가 증가했고 증가폭도 컸다.


·고등학생으로 한정하면 1인당 사교육비가 30만원을 웃돌았다. 과목별로는 국어 21000, 영어 85000, 수학 83000, 사회·과학 12000원으로 조사됐다. 사교육비의 총 규모는 약 195000억원으로 8000억원 증가했다. 2009년서 2015년까지는 감소세를 보이다 2016년부터 계속 증가세다.

사교육비가 0원인 학생을 제외하고 실제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99000원으로 훌쩍 높아졌다. 전년도에 비해 4.6% 증가한 수치다. 초등학생 319000, 중학생 448000, 고등학생 549000원으로 조사됐다.

사교육 참여율은 72.8%로 나타났다. 200777%201667.8%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세다.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2.5%0.1%포인트 감소했으나 중학생(69.6%), 고등학생(58.5%)은 증가했다.

이번 통계에 처음 포함된 진로·진학 학습 상담(컨설팅)’ 참여율은 3.6%였다. 초등학생 2.9%, 중학생 3.7%, 고등학생 4.7%가 상담 사교육을 받았다. 1인당 연간 2.6회 상담을 받았고 회당 평균 118000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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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1명인 경우 1인당 사교육비는 324000, 2308000, 3명 이상 225000원으로 자녀가 적을수록 1인당 사교육비가 많았다.

사교육비의 빈부격차도 여전했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05000, 200만원 미만 가구는 99000원으로 5.1배 차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 411000, 경기 321000, 대구 303000원 순으로 높았고 충남은 187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교육당국은 사교육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안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대입제도의 불확실성이 가중된 점을 꼽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2년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학생·학부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사교육 유발 요인으로 지적되는 논술·특기자 전형을 축소하는 등 대입 전형의 단순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년 올라가고 자녀 적을수록↑
사걱세 “대책 없는 문재인정부”

그는 사교육 증가에는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 등 사회의 구조적 요인도 있다고 보고, 양질의 고졸 일자리를 확대하고 고졸 취업을 활성화하겠다지역 여건에 맞는 사교육 경감대책을 위해 시·도 교육청과도 협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사교육비 증가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지난 13일 정부서울종합청사 앞에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학종(학생부종합전형) 폐지 정시확대 촉구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서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사교육 유발의 근본 원인이 수시와 학종 때문”이라며 “정시 비율을 90%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학종이 확대되면서 사교육비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대입제도가 사교육비에 절대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은 학종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종은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깜깜이 전형이라 비교과, 수행평가, 학생부 관리 등 어느 하나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는 요소가 없다사교육이 대입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사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사교육비 증가는 경감대책이 전무한 문재인정부의 예견된 참사라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사걱세는 이번 사교육비 조사 결과의 특징 분석과 사교육비 경감대책 촉구를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 JTBC 드라마 &lt;스카이 캐슬&gt;

이날 기자회견서 사걱세는 사교육비 폭증 결과는 전형적인 인재라며 지난해 발표된 2022학년도 대입제도, 2019학년도 역대급 불수능, 미온적인 고교체계 개선 등 교육정책마다 심각한 사교육 유발 요인을 안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렇듯 교육정책에 사교육비 증가 요인이 자명하고 박근혜정부 때부터 1인당 사교육비가 역대급으로 증가하는 신호가 명확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출범 후 사교육비 경감 대책 발표가 전무했던 문정부의 안일한 태도가 사교육비 폭증이라는 참사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대응 계획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사교육비 폭증이 우려된다”며 문정부는 근본적으로 사교육 유발을 억제할 수 있는 대책을 속히 정비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증가폭도 커


일부 학부모들은 이번 조사 결과에 의문을 표했다. 한 달 학원비만 100만원이 넘게 나가는데 정부 통계는 1인당 월평균 30만원이라고 하니 괴리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는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있는 학생까지 포함해 평균을 내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방과후학교 비용이나 EBS교재 구매 비용, 영유아 사교육비 등이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걱세는 사교육비 총 규모에 영유아 사교육비, 어학연수비 등을 포함해야 한다”며 “2018년 중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유아 사교육비 본조사시행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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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