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사교육비 실태

더 더 더 높아지는 스카이캐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드라마는 끝났지만 현실은 계속된다. 드라마는 과도한 사교육과 입시제도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 제작됐다.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에 등장한 입시 코디를 찾는 데 관심이 쏠렸다. 최근 들어 사교육비가 계속 오르고 있다. 학생 수는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증가했다. 치솟는 사교육비, <일요시사>가 조명해봤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자녀를 서울대 의대를 보내기 위한 학부모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드라마는 학부모가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조명했다. 대학 입시 전반에 관여하는 입시 코디가 등장했고, 이를 위해서는 수억원대의 돈이 필요하다는 대사가 나왔다.

1인당 29만원

<스카이캐슬> 속 학부모들은 입시 코디의 선택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들인 돈만큼 확실하게 성적이 향상된다는 이유였다. 실제 자녀의 대학 입시를 앞둔 학부모 중에는 사교육비에 돈을 쓰는 만큼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한다는 생각을 가진 경우가 많다. 특히 대학입시서 수시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진학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교육부와 통계청은 ‘2018년 초··고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1486개 학교, 학부모 4만여명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1000원으로 2017년보다 7%(19000) 증가했다. 사교육비는 6년 연속 늘었고,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 폭도 이전과 비교해 가장 컸다.

세부적으로 1인당 사교육비는 초등학생 263000, 중학생 312000, 고등학생 321000원 순이었다. 증가폭은 각각 3.7%, 7.1%, 12.8%였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사교육비가 증가했고 증가폭도 컸다.


·고등학생으로 한정하면 1인당 사교육비가 30만원을 웃돌았다. 과목별로는 국어 21000, 영어 85000, 수학 83000, 사회·과학 12000원으로 조사됐다. 사교육비의 총 규모는 약 195000억원으로 8000억원 증가했다. 2009년서 2015년까지는 감소세를 보이다 2016년부터 계속 증가세다.

사교육비가 0원인 학생을 제외하고 실제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99000원으로 훌쩍 높아졌다. 전년도에 비해 4.6% 증가한 수치다. 초등학생 319000, 중학생 448000, 고등학생 549000원으로 조사됐다.

사교육 참여율은 72.8%로 나타났다. 200777%201667.8%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세다.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2.5%0.1%포인트 감소했으나 중학생(69.6%), 고등학생(58.5%)은 증가했다.

이번 통계에 처음 포함된 진로·진학 학습 상담(컨설팅)’ 참여율은 3.6%였다. 초등학생 2.9%, 중학생 3.7%, 고등학생 4.7%가 상담 사교육을 받았다. 1인당 연간 2.6회 상담을 받았고 회당 평균 118000원이 들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자녀가 1명인 경우 1인당 사교육비는 324000, 2308000, 3명 이상 225000원으로 자녀가 적을수록 1인당 사교육비가 많았다.

사교육비의 빈부격차도 여전했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05000, 200만원 미만 가구는 99000원으로 5.1배 차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 411000, 경기 321000, 대구 303000원 순으로 높았고 충남은 187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교육당국은 사교육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안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대입제도의 불확실성이 가중된 점을 꼽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2년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학생·학부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사교육 유발 요인으로 지적되는 논술·특기자 전형을 축소하는 등 대입 전형의 단순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년 올라가고 자녀 적을수록↑
사걱세 “대책 없는 문재인정부”

그는 사교육 증가에는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 등 사회의 구조적 요인도 있다고 보고, 양질의 고졸 일자리를 확대하고 고졸 취업을 활성화하겠다지역 여건에 맞는 사교육 경감대책을 위해 시·도 교육청과도 협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사교육비 증가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지난 13일 정부서울종합청사 앞에서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학종(학생부종합전형) 폐지 정시확대 촉구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서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사교육 유발의 근본 원인이 수시와 학종 때문”이라며 “정시 비율을 90% 이상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대표는 학종이 확대되면서 사교육비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대입제도가 사교육비에 절대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은 학종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종은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깜깜이 전형이라 비교과, 수행평가, 학생부 관리 등 어느 하나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는 요소가 없다사교육이 대입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사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사교육비 증가는 경감대책이 전무한 문재인정부의 예견된 참사라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사걱세는 이번 사교육비 조사 결과의 특징 분석과 사교육비 경감대책 촉구를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 JTBC 드라마 &lt;스카이 캐슬&gt;

이날 기자회견서 사걱세는 사교육비 폭증 결과는 전형적인 인재라며 지난해 발표된 2022학년도 대입제도, 2019학년도 역대급 불수능, 미온적인 고교체계 개선 등 교육정책마다 심각한 사교육 유발 요인을 안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렇듯 교육정책에 사교육비 증가 요인이 자명하고 박근혜정부 때부터 1인당 사교육비가 역대급으로 증가하는 신호가 명확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출범 후 사교육비 경감 대책 발표가 전무했던 문정부의 안일한 태도가 사교육비 폭증이라는 참사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대응 계획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사교육비 폭증이 우려된다”며 문정부는 근본적으로 사교육 유발을 억제할 수 있는 대책을 속히 정비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증가폭도 커


일부 학부모들은 이번 조사 결과에 의문을 표했다. 한 달 학원비만 100만원이 넘게 나가는데 정부 통계는 1인당 월평균 30만원이라고 하니 괴리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는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있는 학생까지 포함해 평균을 내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방과후학교 비용이나 EBS교재 구매 비용, 영유아 사교육비 등이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걱세는 사교육비 총 규모에 영유아 사교육비, 어학연수비 등을 포함해야 한다”며 “2018년 중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유아 사교육비 본조사시행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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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