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영선과 ‘수상한 사단법인’ 추적

남편 아파트를 사무실로 빌려줬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남편 이원조씨는 자신이 소유한 고가의 아파트를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된 사단법인에게 빌려줬다. 사단법인 생각연구소는 이씨의 아파트에 사무실을 마련한 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박 후보자는 생각연구소의 창립세미나를 시작으로 이들의 활동에 꾸준히 등장했다. 눈길이 가는 건 생각연구소의 구성원. 몇몇 관계자들은 지난해 국회서 박 후보자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이하 박 후보자)와 사단법인 생각연구소(이하 생각연구소)의 관계는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생각연구소는 지난 2017년 1월4일 설립됐다. 박 후보자의 남편 이원조씨는 생각연구소의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국회사무처가 발간한 ‘국회공보 제2017-36호(정기재산공개)’서도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소 설립
연구소 이사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 중 비영리법인 출연 확인서에 따르면 이씨는 생각연구소 설립 비용으로 2000만원을 출연했다. 보유직위는 이사로 적시돼있다. 이씨는 2017년 9월6일 이사직을 사임했다. ‘국회공보 제2018-41호(정기재산공개)’에도 이씨의 이사직 사임이 명시돼있다.

생각연구소는 2017년 9월29일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됐다. 지정기부금단체란 기부금을 통해 공익활동을 하는 비영리법인 등을 뜻한다. 생각연구소는 절차에 따라 주무관청인 서울특별시에 지정기부금단체 추천을 요청했다.

서울시는 심사 이후 생각연구소를 기획재정부에 추천했고, 기재부장관은 생각연구소를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했다. ‘기재부 공고 제2017-136호’와 기재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2018년도 4/4분기 지정기부금단체 정정고시’ 중 ‘지정누계’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생각연구소의 첫 번째 주사무소는 한 주식회사의 사무실이었다.

해당 주식회사 관계자는 “생각연구소가 사단법인으로 등록할 때 주소와 행정 처리를 위한 사무공간이 필요했다”며 “이곳을 임대차 형식으로 썼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당시 생각연구소서 따로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생각연구소는 2018년 1월31일 ‘서울의 미래, 스마트 서울’이란 주제로 박 후보자와 창립세미나를 공동 주관했다. 당시 박 후보자는 지난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서울코인은 자원봉사활동을 경제에너지화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서울코인은 박 후보자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에 앞서 시정과 관련해 제시한 제안 중 하나였다. 박 후보자는 두 달여 뒤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생각연구소는 2018년 9월3일 서울시 종로구의 한 아파트로 주사무소를 옮겼다. 아파트의 소유자는 박 후보자의 남편인 이씨였다. 해당 아파트는 매매가 9억∼10억 사이의 고가 아파트다.
 

▲ 생각연구소의 두 번째 주사무소였던 아파트 사진. 문고리 포장지조차 뜯어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

박 후보자 측은 지난 14일 “생각연구소의 첫 번째 사무실 임대가 2017년 9월30일자로 만료되는 등 주소 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이씨 소유의 종로구 아파트가 공실로 돼있어 임시로 임대·사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단법인은 원칙적으로 주거용 건물에 사무소를 마련할 수 없다.


박 후보자 측은 “생각연구소가 부득이하게 종로구 소재 아파트로 주사무소를 이전했고, 이는 민법 제38조(법인의 설립허가의 취소)를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 공문을 확인한 결과, 생각연구소 허가 조건에 ‘주거용 공간과 혼재불가’라는 조건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를 주거용 공간으로 사용한 적도 없고, 사무용 공간만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허가 심사 요건’ 위반으로도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주거용?
사무용?

서울시 관계자는 “주거용 공간과 혼재불가라는 조건은 없다”면서도 “주소지가 일반 아파트로 변경됐다는 서류를 제출했다면 주거용 공간은 안 된다고 설명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소가 변경됐다면 허가증을 재발급해야 하기 때문에 주소지가 변경됐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현장 감사를 통해 적합 여부를 따진다. 그러나 생각연구소는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까지 생각연구소의 주사무소를 첫 번째 주소지로 알고 있었다. 그는 “해당 아파트가 주거용 시설이더라도 사무용으로 쓰이는 것으로 확인되면 문제가 없지만, 생각연구소의 주소지 변경 내용을 알 수 없어 현장 감사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 측은 임대차 계약 여부에 대해 “2017년 10월1일 주소지 이전과 동시에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기간은 2018년 9월30일까지였다”며 “생각연구소 측에서 적정한 사무실 이전 장소를 구하지 못해 2019년 2월까지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으로 구두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 측은 “구두로 사용연장을 요청하고 임대인이 갱신거절의 통지가 없었을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에 따르면 최대 2년 계약을 인정하도록 돼있다”고 덧붙였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생각연구소는 2018년 9월3일 이씨의 아파트로 주사무소를 이전했다. 그러나 박 후보자 측 설명에 따르면 생각연구소는 그보다 약 11개월 전인 2017년 10월1일에 주사무소를 이씨의 아파트로 옮겼다. 

생각연구소의 첫 공식 활동은 지난 2018년 1월31일 박 후보자와 공동으로 주관한 창립세미나였다. 박 후보자 측의 설명대로라면 생각연구소의 모든 공식 활동은 이씨의 아파트에 주사무소를 옮긴 뒤 시행됐다.

후보자 측 “주거용 아닌 사무용으로 썼다”
박, 사단법인 공식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

생각연구소는 창립세미나를 시작으로 2018년 9월17일 ‘운영계획 및 전문위원 간담회’를 개최했고, 2018년 11월15일 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과 ‘남북경협 중소기업 참여확대와 상생발전’이라는 토론회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어 2018년 12월17일 사단법인 한국조경협회와 공동간담회를 실시했으며, 지난 1월29일 대한건축사협회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 후보자는 대한건축사협회 간담회를 제외한 모든 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한국적 제3의길은 박 후보자가 대표로 있는 의원연구단체다. 


또 박 후보자는 생각연구소와 한국조경협회의 공동간담회서 “내년에는 앞선 주제를 가지고 더불어민주당 도시재생특별위원회, 한국조경협회, 생각연구소가 공동으로 국회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 2월19일 민주당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박 후보자 측은 참석 이유에 대해 “생각연구소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한국경제의 체질 개선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충에 필요한 정책연구를 통해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라며 “4차산업혁명 관련 이슈와 미세먼지 해법 등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생각연구소는 지난달 21일 이씨의 아파트서 서울시 강남구의 한 건물 내 사무실로 주사무소를 옮겼다. 생각연구소는 지난달 27일 관계자들과 함께 이전 개소식을 열었다. 박 후보자는 이날 개소식에 참석했다.

생각연구소는 한 주식회사의 사무실서 방 하나를 빌려 사용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컴퓨터 두 대와 냉장고, 기자재 등이 있었고 굉장히 비좁았다. 당시 생각연구소 관계자는 출근하지 않았다.

묵묵부답
연락두절

생각연구소 사무국장은 지난 11일 <일요시사>와의 전화통화서 “생각연구소에 들어온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사무총장님께 연락이 왔다고 전하겠다”고 말했다.


사무국장은 이후 통화서 “사무총장님께서 ‘알아서 하겠다’라는 말을 하셨다”며 “따로 연락처를 알려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사무국장은 출근 여부에 대해 “비상근”이라고 답했다. 이후 사무국장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사무총장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생각연구소 기획실장은 “소장님께 전달해드리겠다”며 “명함 한 장을 보내달라”고 말했지만 그 대답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소장의 연락도 없었다.

생각연구소 사무국장과 처음 통화한 날 생각연구소는 돌연 홈페이지의 문을 닫았다. 홈페이지에는 ‘홈페이지를 리뉴얼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게재돼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업데이트 등의 이유로 4월 말에 홈페이지를 다시 연다고 했다”고 대신 전했다.
 

한편 생각연구소의 상임위원장 A씨는 2018년 4월10일 국회 정론관서 열린 ‘서울시 서남권역 건축사, 박영선 서울시장 입후보 예정자 지지선언’에 참여했다. 생각연구소의 운영계획 보고 간담회와 한국조경협회 공동간담회에 참석했던 B씨는 이날 A씨와 함께 지지선언을 했다.

A씨는 2018년 4월12일 국회 정론관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특보·특별위원장·부위원장 100인의 박 의원 서울시장 입후보 예정자 지지선언’에도 참여했다. A씨는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 후보의 국토교통 특보를 맡은 바 있다.

구성원 일부, 박 서울시장 출마 지지
법인은 기부금 미공개…시행령 위반

생각연구소가 한국적 제3의길과 공동주최한 토론회와 한국조경협회와의 공동간담회서 모습을 드러낸 C씨도 이날 지지를 선언했다. C씨는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 후보의 경제산업 특별보좌관을 지냈다. 기획실장 D씨도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박 후보자 측은 생각연구소 관계자에 대해 “친분이 있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생각연구소는 그동안 기부금 모금액이나 활용실적을 한 차례도 공개하지 않았다. 지정기부금단체는 매년 기부금을 공개해야 한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39조 5항(의무이행) 3호에 따르면 지정기부금단체는 매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을 사업연도 종료일부터 3개월 이내에 해당 지정기부금단체 등과 국세청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각각 공개해야 한다. 생각연구소는 2017년 9월29일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2017년 9월에 설립됐다면 2017년 내역을 2018년 3월까지 공개해야 한다”며 “모금액이 0원이라 하더라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각연구소의 홈페이지가 열려 있었을 때도 기부금 내역 등은 확인할 수 없었다. 생각연구소는 국세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생각연구소는 현재 시행령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셈인데 지난해 실적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실적 공개 기한은 이번 달 말까지다.

지정기부단체
기부금 공개X

지정기부금 단체에 기부금을 지급한 개인과 법인은 세제상 혜택을 볼 수 있다. 개인의 경우 1000만원 이하는 15%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1000만원이 초과하게 되면 30%의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법인의 경우에는 10% 한도로 비용처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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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