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의 속도위반 백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3.11 10:25:47
  • 호수 12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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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제로’ 캠페인 벌이더니…알고 보니 ‘속도광’?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이 2011년 11월부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직전인 2017년 1월까지 6차례의 속도위반과 1차례의 신호 및 지시 위반으로 과태료를 납부한 사실을 <일요시사>가 확인했다. 김 전 장관은 무엇이 그리도 급했던 걸까.
 

▲ 김은경 환경부장관

<일요시사>가 입수한 최근 10년간 ‘김은경과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범칙금·과태료 부과 및 납부내역’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2011년 11월17일부터 2017년 1월28일까지 6차례의 속도위반과 1차례의 신호 또는 지시 위반을 저질렀다. 김 전 장관이 총 7차례에 걸쳐 낸 과태료만 36만5200원에 이른다.

속도위반 6건
신호위반 1건

이 기간 김 전 장관은 주식회사 ‘지속가능성센터 지우(이하 지우)’를 설립하고 대표를 역임했다. 지우의 법인등기를 보면, 회사가 설립된 2010년 10월28일부터 사임한 2017년 6월30일까지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017년 6월11일 김은경 당시 지우 대표를 문재인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지우는 공공기관 및 기업의 진단 컨설팅 교육, 조사 연구 평가를 주로 하는 회사다. 김 전 장관의 전공 분야인 ‘환경문제’와 ‘지속가능발전’에 특화된 교육과 연구를 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지속가능발전비서관과 민원제안비서관을 역임한 환경 전문가다.

지우 홈페이지를 보면, 회사가 설립된 2010년부터 2016년까지의 교육과 연구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교육과 연구는 주로 서울과 인천, 충남의 지방정부와 진행됐다. 김 전 장관의 출장이 잦았을 공산이 크다.


2011년 11월17일 김 전 장관은 속도위반으로 과태료 5만8800원을 물었다. 지우는 같은 해 3월부터 11월까지 인천시 부평구와 ‘미래부평 지속가능발전계획 수립’에 대한 연구를 하기로 체결했다. 

6년 새 교통법규 7차례 위반
과태료 4만∼7만원 납부 확인

김 전 장관은 2012년 9월29일에도 속도위반으로 과태료 4만원을 납부했다. 지우는 같은 해 6월부터 9월까지 충남도와 ‘예당저수지 수변개발사업의 지속가능성 검토’ 연구용역을 체결했다. 

2015년에는 총 2차례 속도위반과 1차례 신호 또는 지시 위반을 저질렀다. 그 해 4월28일과 8월25일 속도위반으로 각각 과태료 7만원과 4만2000원을 납부했다. 10월7일에는 신호위반으로 7만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지우는 2015년에 서울·인천·충남 지역 공무원을 대상으로 4차례 교육을 진행했고, 인천·충남·수원 등과 5건의 연구용역을 체결했다.
 

김 전 장관은 2016년 8월14일과 2017년 1월28일 속도위반으로 각각 4만4400원, 4만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2016년 8월 지우는 인천·충남에서 총 3건의 연구용역을 따냈다. 2017년 이후 지우의 교육과 연구 일정은 확인할 수 없었다.

과태료만 
36만원

김 전 장관은 환경전문가임에도 경제속도(60∼80km/h)를 준수하지 않았다. 경제속도는 급출발·급가속·급감속·공회전 금지, 정속주행 등과 함께 대표적인 친환경 운전습관으로 꼽힌다. 


김 전 장관이 재임할 당시 환경부 소속 수도권대기환경청은 ‘급가속·급감속·과속제로’를 표방하는 대대적인 친환경 운전습관 캠페인을 실시한 바 있다. 경제속도를 준수하면 지구온난화 원인물질인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일요시사>는 교통법규를 위반한 이유를 듣기 위해 지우 측에 연락했지만 “모르는 일”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지우 측은 “(김 전 장관이) 환경부 장관이 된 이후로는 연락을 하고 있지 않다”라며 선을 그었다.

주식회사 지우
모르쇠로 일관

김 전 장관의 과속 이력은 부실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보여준다. 당초 문재인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별도의 인수위 기간 없이 출범해 많은 우려를 낳았다. 그중 하나가 인사검증에 대한 우려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5대 인사원칙(병역기피·위장전입·세금탈루·논문표절·부동산투기 발견 시 임용 배제)을 발표했다. 지난 2017년 11월 청와대는 기존의 5대 인사원칙을 보강해 병역기피·세금탈루·불법적 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 부정행위·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의 기준에 벗어나는 인사는 고위공직 임용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7대 배제기준’을 내놨다.
 

그럼에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검증에는 구멍이 많다. 김 전 장관의 뒤를 이어 취임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세금탈루, 자기논문 표절,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인사청문회서 위장전입을 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불렀다.

장관 시절 경제속도 강조하더니
부실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

인사검증 기준이 발표되기 전 인사청문회를 치른 송영무 전 국방부장관은 지난 1991년 음주운전 무마 의혹으로 뭇매를 맞았다.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와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이력이 불거지면서 결국 낙마했다.

정치권은 인사검증 실패 사례가 나올 때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을 촉구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청와대가 조명래 당시 환경부장관 후보자 임명을 밀어붙이자, 조 수석 해임을 촉구하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반면 청와대는 조 수석이 원칙에 맞게 인사검증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두 정당의 해임 촉구에 청와대는 당시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현 정부 들어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은 KBS 사장을 포함해 8명인데 이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검증 과정에서 7대 배제기준에 위배된 경우는 없었다”고 입장을 내놨다.

인사 검증
구멍 숭숭∼

그러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검증이 부실하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등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수사관은 지난 1월2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서 자신의 변호인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조 수석은 원칙에 맞게 인사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염한웅 전 과학기술자문회 부의장의 음주운전에 따른 면허 취소는 눈감았다”며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건도 비슷한 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나의 공익 제보에도 대사로 임명된 것은 조 수석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주식회사 ‘지우’ 측 입장은?

<일요시사>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교통법규 위반 사유를 묻기 위해 당시 김 전 장관이 대표로 있었던 주식회사 지속가능성센터 지우에 전화했다. 다음은 지우 측과의 일문일답.

- 김 전 장관이 7차례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개인적인 일은 잘 모른다.

- 이 기간 김 전 장관이 지우 대표로 있었다.
▲나는 그때 해외에 있었고, 나중에 연구원으로 들어와서 그런 사정을 잘 모른다.

- 김 전 장관이 직접 운전했는지, 운전기사가 했는지.
▲모른다.

- 지우는 김 전 장관이 설립한 회사이지 않나.
▲환경부장관이 된 이후로는 연락을 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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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