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의 속도위반 백태
<단독> ‘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의 속도위반 백태
  • 최현목 기자
  • 승인 2019.03.11 10:39
  • 호수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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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제로’ 캠페인 벌이더니…알고 보니 ‘속도광’?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이 2011년 11월부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직전인 2017년 1월까지 6차례의 속도위반과 1차례의 신호 및 지시 위반으로 과태료를 납부한 사실을 <일요시사>가 확인했다. 김 전 장관은 무엇이 그리도 급했던 걸까.
 

▲ 김은경 환경부장관
▲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

<일요시사>가 입수한 최근 10년간 ‘김은경과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범칙금·과태료 부과 및 납부내역’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2011년 11월17일부터 2017년 1월28일까지 6차례의 속도위반과 1차례의 신호 또는 지시 위반을 저질렀다. 김 전 장관이 총 7차례에 걸쳐 낸 과태료만 36만5200원에 이른다.

속도위반 6건
신호위반 1건

이 기간 김 전 장관은 주식회사 ‘지속가능성센터 지우(이하 지우)’를 설립하고 대표를 역임했다. 지우의 법인등기를 보면, 회사가 설립된 2010년 10월28일부터 사임한 2017년 6월30일까지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017년 6월11일 김은경 당시 지우 대표를 문재인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지우는 공공기관 및 기업의 진단 컨설팅 교육, 조사 연구 평가를 주로 하는 회사다. 김 전 장관의 전공 분야인 ‘환경문제’와 ‘지속가능발전’에 특화된 교육과 연구를 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지속가능발전비서관과 민원제안비서관을 역임한 환경 전문가다.

지우 홈페이지를 보면, 회사가 설립된 2010년부터 2016년까지의 교육과 연구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교육과 연구는 주로 서울과 인천, 충남의 지방정부와 진행됐다. 김 전 장관의 출장이 잦았을 공산이 크다.

2011년 11월17일 김 전 장관은 속도위반으로 과태료 5만8800원을 물었다. 지우는 같은 해 3월부터 11월까지 인천시 부평구와 ‘미래부평 지속가능발전계획 수립’에 대한 연구를 하기로 체결했다. 

6년 새 교통법규 7차례 위반
과태료 4만∼7만원 납부 확인

김 전 장관은 2012년 9월29일에도 속도위반으로 과태료 4만원을 납부했다. 지우는 같은 해 6월부터 9월까지 충남도와 ‘예당저수지 수변개발사업의 지속가능성 검토’ 연구용역을 체결했다. 

2015년에는 총 2차례 속도위반과 1차례 신호 또는 지시 위반을 저질렀다. 그 해 4월28일과 8월25일 속도위반으로 각각 과태료 7만원과 4만2000원을 납부했다. 10월7일에는 신호위반으로 7만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지우는 2015년에 서울·인천·충남 지역 공무원을 대상으로 4차례 교육을 진행했고, 인천·충남·수원 등과 5건의 연구용역을 체결했다.
 

김 전 장관은 2016년 8월14일과 2017년 1월28일 속도위반으로 각각 4만4400원, 4만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2016년 8월 지우는 인천·충남에서 총 3건의 연구용역을 따냈다. 2017년 이후 지우의 교육과 연구 일정은 확인할 수 없었다.

과태료만 
36만원

김 전 장관은 환경전문가임에도 경제속도(60∼80km/h)를 준수하지 않았다. 경제속도는 급출발·급가속·급감속·공회전 금지, 정속주행 등과 함께 대표적인 친환경 운전습관으로 꼽힌다. 

김 전 장관이 재임할 당시 환경부 소속 수도권대기환경청은 ‘급가속·급감속·과속제로’를 표방하는 대대적인 친환경 운전습관 캠페인을 실시한 바 있다. 경제속도를 준수하면 지구온난화 원인물질인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일요시사>는 교통법규를 위반한 이유를 듣기 위해 지우 측에 연락했지만 “모르는 일”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지우 측은 “(김 전 장관이) 환경부 장관이 된 이후로는 연락을 하고 있지 않다”라며 선을 그었다.

주식회사 지우
모르쇠로 일관

김 전 장관의 과속 이력은 부실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보여준다. 당초 문재인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별도의 인수위 기간 없이 출범해 많은 우려를 낳았다. 그중 하나가 인사검증에 대한 우려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5대 인사원칙(병역기피·위장전입·세금탈루·논문표절·부동산투기 발견 시 임용 배제)을 발표했다. 지난 2017년 11월 청와대는 기존의 5대 인사원칙을 보강해 병역기피·세금탈루·불법적 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 부정행위·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의 기준에 벗어나는 인사는 고위공직 임용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7대 배제기준’을 내놨다.
 

그럼에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검증에는 구멍이 많다. 김 전 장관의 뒤를 이어 취임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세금탈루, 자기논문 표절,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인사청문회서 위장전입을 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불렀다.

장관 시절 경제속도 강조하더니
부실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

인사검증 기준이 발표되기 전 인사청문회를 치른 송영무 전 국방부장관은 지난 1991년 음주운전 무마 의혹으로 뭇매를 맞았다.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와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이력이 불거지면서 결국 낙마했다.

정치권은 인사검증 실패 사례가 나올 때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을 촉구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청와대가 조명래 당시 환경부장관 후보자 임명을 밀어붙이자, 조 수석 해임을 촉구하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반면 청와대는 조 수석이 원칙에 맞게 인사검증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두 정당의 해임 촉구에 청와대는 당시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현 정부 들어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은 KBS 사장을 포함해 8명인데 이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검증 과정에서 7대 배제기준에 위배된 경우는 없었다”고 입장을 내놨다.

인사 검증
구멍 숭숭∼

그러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검증이 부실하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등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수사관은 지난 1월2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서 자신의 변호인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조 수석은 원칙에 맞게 인사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염한웅 전 과학기술자문회 부의장의 음주운전에 따른 면허 취소는 눈감았다”며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건도 비슷한 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나의 공익 제보에도 대사로 임명된 것은 조 수석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주식회사 ‘지우’ 측 입장은?

<일요시사>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교통법규 위반 사유를 묻기 위해 당시 김 전 장관이 대표로 있었던 주식회사 지속가능성센터 지우에 전화했다. 다음은 지우 측과의 일문일답.

- 김 전 장관이 7차례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개인적인 일은 잘 모른다.

- 이 기간 김 전 장관이 지우 대표로 있었다.
▲나는 그때 해외에 있었고, 나중에 연구원으로 들어와서 그런 사정을 잘 모른다.

- 김 전 장관이 직접 운전했는지, 운전기사가 했는지.
▲모른다.

- 지우는 김 전 장관이 설립한 회사이지 않나.
▲환경부장관이 된 이후로는 연락을 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