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희 칼럼> 실질적인 노동환경 선진화를 위해서는
<박재희 칼럼> 실질적인 노동환경 선진화를 위해서는
  • 박창민 기자
  • 승인 2019.03.12 10:13
  • 호수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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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제9차 전체회의서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개편과 관련한 노사정 합의가 도출됐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현행 최대 3개월서 6개월로 변경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이해관계자와 정부가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이후 입법 절차도 순탄하리라 기대된다.

2018년 7월1일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됐으나 여러 사정으로 근로감독을 유예했던, 이른바 ‘주 52시간제’도 유예 기간이 만료되는 다음 달부터는 산업계 전반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과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변경은 범국가적으로는 노사의 입장을 절충한 것이다. 하지만 산업·직종·기업별로 체감하는 바는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토목·건설업은 준공 기일이 임박하면 집중적 인력투입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고, 계절이나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근로시간 조정이 제한적이므로 노동시간 단축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면 대형마트는 폐점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등의 조치로 신속히 대응했고, 일부 금융권에서는 시차출퇴근제를 비롯한 유연근무제도 도입으로 실질적 노동시간 단축을 도모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과 탄력적 근로시간 개편을 언급했는데 이외 여러 노동관계법도 시행을 앞두었거나 최근 시행됐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인사노무 관련 사항은 직장 내에서 다수의 사람 간에 일어나는 문제를 규율하는 것이므로 법을 만드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노사가 법률이나 제도의 취지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이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져야만 조직에 올바로 뿌리내릴 수 있다.

반대로 법률이 제·개정됐음에도 사용자나 근로자가 이를 알지 못하거나 법률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회피하려는 의도를 갖는다면, 법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몇 줄의 법 조항이 기업현실을 모두 규율하지 못하므로 기업 단위로 실질적인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별도의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대표적인 장치로 회계감사의 개념과 방법을 준용한 인사감사(labor audit)제도의 도입을 들 수 있다. 회계감사는 회계상 오류나 부정을 적발해 회계 부정을 예방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주주와 채권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신용을 증진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사감사가 도입되면 기업이 노동관계법령과 자체 규정을 실질적으로 준수하고 있는지를 살펴,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용자가 노동법에 대해 미처 알지 못해 발생하는 민형사상 책임을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채용·승진·복무·산업안전·근로자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인력 운영의 효율성과 기업의 경쟁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인사감사와 관련해서는 지난 1월 경남교육청과 한국공인노무사회가 체결한 ‘자율형 종합감사 업무협약’을 주목할 만하다. 해당 교육청 관내 학교들이 공인회계사뿐 아니라 인사노무전문가인 공인노무사를 감사관으로 선임해 종합감사의 일부로 인사노무감사를 실시하게 된다.

경남교육청의 자율형 종합감사 모델은 행정안전부서 선정한 ‘2018년 정부혁신 100대 사례’로 선정됐다. 전북교육청 등 다른 지방의 교육청서도 도입했거나 할 예정으로 인사감사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서는 회계, 보건, 환경, 건설 등 전문지식이나 실무경험이 요구되는 분야의 감사에 외부전문기관이나 전문가를 참여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을 근거로 공공부문 인사노무 감사에 외부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인사감사 도입에 정부와 공공부문이 앞장선다면 입법으로 시작된 노동환경 개선이 인사감사를 통해 완성되는 사회적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