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 간청’ 이명박 9가지 질병 보니…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3.04 10:33:36
  • 호수 1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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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빠지고 코 고니 빼달라?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돌연사 가능성이 있다’며 석방을 요청했다. 어떤 질병을 앓고 있기에 돌연사 위험까지 언급되고 있는 걸까. 확인 결과 이 전 대통령이 앓고 있는 9가지 질병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들이었다. 이 중에는 ‘탈모’도 있다. <일요시사>가 이 질병들이 정말 돌연사를 유발할 만큼 위중한 병인지 알아봤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다스 비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등의 혐의로 1심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면무호흡증’ 등 지병으로 돌연사할 위험이 있다며 법원에 석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법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전날 보석에 관한 의견서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에 제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3일 서울대병원서 진단을 받은 결과 기관지확장증·역류성식도염·제2형 당뇨·탈모·황반변성·수면무호흡증 등 9개 질환이 확진됐다고 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한다. 

보석 의견서
재판부 판단은?

변호인은 의견서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해 검찰이 오해하고 있다”며 “의료기관서 진단받은 병명만 수면무호흡증, 기관지확장증, 역류성식도염, 당뇨병, 황반변성 등 9개로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겼고, 최근에는 증세가 심해져 1∼2시간마다 깨고 30분 이후에 잠들며 수면 도중 무호흡증세가 크게 늘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양압기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수면무호흡증은 이 전 대통령이 이전부터 계속해서 앓아왔던 수면장애와 동반한 증상으로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겨 수면장애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돌연사 가능성도 제기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정상인과 비교할 때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발생률이 4∼5배나 높고, 심정지에 의한 급사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은 “수면무호흡증은 동맥경화와 심부전, 폐성 고혈압과 관련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며 “의학 전문가들은 (이 전 대통령의 증세인) 수면무호흡증을 가볍게 보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돌연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변호인 측 “심각하다” 석방 요청
악화돼 1∼2시간마다 잠에서 깬다?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기 직전인 지난달 18일에는 이 전 대통령이 소변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백혈구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졌는데, 신장·방광에 염증이나 종양이 생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의 백혈구 수치가 지나치게 높음이 밝혀져 구치소 담당 의사가 긴급하게 원인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이 전 대통령은 ‘꾀병을 부린다’는 오해를 살 것이 염려돼 그동안 병세를 자세히 밝히지 않고 참아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월29일, 법원에 보석을 청구하기도 했다. 법원 인사에 따른 재판부 교체와 주요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인해 재판이 공전하고 있어 불구속 심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판부 변경에 따른 재판 지연은 보석 허가 사유가 아니다. (구치소에 확인한 결과)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보석을 허가할 정도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변호인 측에서 주장하는 이 전 대통령의 질병이 돌연사할 정도로 위중할까. 그렇지 않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성인 남성 대부분이 만성적으로 앓고 있는 질병이기 때문이다. <일요시사>가 이 전 대통령이 앓고 있는 질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기관지확장증]

기관지확장증이란 기관지가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영구적으로 늘어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증상 부위는 부분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폐 전체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이때 침범된 기도는 염증, 점막 부종, 궤양, 기관지 세동맥의 신생 혈관 형성, 반흔, 또는 반복적인 감염에 의한 폐쇄로 기관지 비틀림 같은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기도 분비물에 의한 기관지 폐쇄는 폐렴을 유발할 수 있고, 이것은 다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폐 실질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기관지확장증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들을 살펴보면 만성기침, 객담, 호흡곤란, 객혈, 흉통 등이다. 
 

▲ 서울구치소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가 이미 손상된 상태로 교정하기 어렵다. 만성적인 질병으로 기관지 모양 자체가 변한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를 해도 그 모양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 질병의 치료 목적은 비정상적인 기관지에 이차적인 세균감염이 악화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다. 

[역류성식도염]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는 식도의 염증으로 일반적으로 그와 관련해 발생하는 여러 불편감을 총칭해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식도염은 대부분 이에 속하며 비만, 음주, 흡연 등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상적인 경우 위식도 경계 부위가 닫혀 있어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않으나, 조절 기능의 약화로 경계 부위가 완전히 닫혀 있지 않아 위의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함으로써 이에 따른 불편감이 나타난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는 경우 만성적인 역류가 발생해 위산에 의해 식도염이 발생한다.

검 “건강 상태
그 정도 아니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함으로써 가슴 쓰림, 가슴의 답답함, 속쓰림, 신트림, 목에 이물질이 걸린듯한 느낌, 목 쓰림, 목소리 변화, 가슴 통증 등과 같은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며 내시경 검사로 진단이 이루어진다.

대개 만성적인 경과를 밟으며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수십년 이상 식도염이 지속되는 경우 식도암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제2형 당뇨병]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인슐린이 체내서 분비되지 않거나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생긴다. 국내 당뇨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주로 소아에게 발생하는 제1형과 달리 성인에게 발병한다. 진행성 질병이라 초기에는 경구용 약으로 조절하지만, 평생 경구혈당강하제로 혈당조절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면 인슐린 주사를 투여해야 한다. 

제2형 당뇨병(NIDDM)의 발병은 상당히 느리고 완만하며 중년 이후에 많이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병해도 장기간 자각증상이 없어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조기에 진단을 받아도 자각증상이 없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합병증이 발생해 중증화되는 경우가 있다. 

치료의 첫걸음은 환자 자신이 당뇨병의 병태를 충분히 이해해 적절한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을 실시해서 생활습관을 개선해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에 대한 요양지도가 치료의 기본이다. 

[탈모]

인간의 몸에는 약 500만개의 털이 자라고 있다. 털은 모두 일정한 성장기간이 지나면 성장이 정지되고 퇴행기를 지나 휴지기에 들어가서 탈모해 다시 털이 나는 일을 되풀이한다. 이것을 털의 성장주기라고 한다. 

머리털은 성장기가 길고(2∼6년 이상) 휴지기가 짧다(2∼3개월 이하). 그리고 1개씩 독립된 성장주기를 가지며, 성인은 머리털의 2∼5% 이하가 휴지기에 있다고 한다. 


성인 앓는 만성형 질환들 
백혈구 수치는 높게 나와

휴지기에 들어간 털은 색소가 엷고 윤기가 없으며 모근이 가늘어 세발이나 빗질로 쉽게 빠진다. 또 발열성 질병, 임신, 정신적 스트레스 등에 의해 성장기의 털이 갑자기 휴지기에 들어가 많이 빠지는 일이 있는데, 원인이 제거되면 회복된다. 

탈모의 원인은 남성호르몬에 의한 것으로 밝혀져 있다. 남성호르몬은 수염을 자라게 하지만 두피에서는 반대로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탈모를 방지하는 약제가 개발됐다. 먹는 약으로는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가 있고 두피에 직접 바르는 약으로는 미녹시딜(Minoxidil)이 개발돼있다.

[황반변성]

황반이 노화, 유전적인 요인, 독성, 염증 등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되는 증상을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눈의 안쪽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한 신경조직을 황반이라고 하는데, 시세포의 대부분이 이곳에 모여 있고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도 황반의 중심이므로 시력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이 황반부에 변성이 일어나 시력장애를 일으킨다.
 

황변변성을 일으키는 가장 많은 원인으로는 연령 증가(연령 관련 황반변성)를 들 수 있으며 가족력, 인종, 흡연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황반부는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곳이므로 이곳에 변성이 생기면 시력감소, 중심암점, 변시증(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비삼출성일 경우 크게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수면무호흡증]

수면무호흡증이란 자는 중에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한동안 숨이 막혀 컥컥거리다가 한계점이 지나면 ‘푸’하고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관찰된다.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5번 이상이면 심각한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저산소혈증으로 다양한 심폐혈관계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비만으로 인해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 편도 등의 조직이 비대해진 경우에도 목 안의 공간이 줄어들고 상기도가 좁아져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턱이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서 이런 증상이 많이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체중 감량과 규칙적인 운동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무호흡증이 약 50% 감소한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 바로 양압기(CPAP)의 착용이다. 자는 동안 실내 공기를 마스크를 통해 호흡하게 되는데 압력을 가해 기도로 불어넣게 되어 무호흡 발생을 예방한다. 치료율은 10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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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