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 닦는 비례대표 백태
터 닦는 비례대표 백태
  • 최현목 기자
  • 승인 2019.03.05 10:49
  • 호수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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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 중 누가 돌아올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금배지들이 지역구 의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21대 총선을 1년 넘게 남겨둔 상황서 지역 다지기에 들어간 것. <일요시사>는 누가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지 취재했다.
 

▲ (사진 왼쪽부터)김현권·박경미·송옥주·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 왼쪽부터)김현권·박경미·송옥주·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에게 지역구는 재선을 위한 필수요소다. 각 정당은 직능을 대표해 국회에 입성한 그들에게 두 번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에 재선에 뜻이 있는 비례대표들은 보통 3년 차로 접어들면 지역 다지기에 들어간다. 사실상 지역구 의원으로 변신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3년 차…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정의당 소속의 비례대표 중 상당수가 지역 다지기에 들어간 상태다. 민주당서만 8명의 비례대표가 지역서의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김현권·박경미·송옥주·심기준·이수혁·이재정·정춘숙·제윤경(가나다 순) 의원이 그들이다.

민주당은 김현권 의원을 경북 구미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의 승부처는 대구·경북”이라며 “침체된 구미의 경제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여당과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20대 총선서 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된 박경미 의원은 서울 서초을 지역위원장이다. ‘서초비타민’을 자임하는 박 의원은 “서초구민에게 도움이 되는 상큼한 비타민 역할을 하겠다”며 당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송옥주 의원은 지난해 9월 경기도 화성시에 선거사무소 개소식 열고 본격적인 지역 활동을 시작했다. 출마 희망 지역은 경기 화성갑. 개소식서 송 의원은 “오늘을 시작으로 제 고향 화성서 여러분과 함께 더불어 출발하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심기준 의원은 강원 원주갑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이 지역 출신인 그는 강원도 정무특별보좌관, 강원도당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러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어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심 의원의 원주 지역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민주당 정읍·고창 지역위원장인 이수혁 의원은 이 지역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앞서 설 연휴 기간 이 의원은 샘물시장 등 정읍에 위치한 전통시장을 돌며 설 인사를 하며 지역 다지기에 매진했다.

이재정 의원은 경기 안양 동안구을 출마가 예상된다. 그는 이곳 지역위원장이다. 지난해 9월 선거사무소를 연 그는 “언제나 초심을 앓지 않고, 긴 말이나 구호보다 행동으로 국민과 안양시민께 감동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1년이나 남았는데…벌써 지역구로
대부분 험지, 경선 뚫어도 첩첩산중

정춘숙 의원은 경기 용인병에 터를 잡았다. 500여명의 용인 주민들과 개소식을 연 그는 “용인병 지역은 난개발과 교통 문제, 교육 문제 등으로 오랜 시간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어왔다. 이 지역의 묵은 현안 문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주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윤경 의원은 경남 사천·남해·하동 지역위원장으로 이 지역 공략에 나섰다. 각종 주제의 간담회를 개최해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 사천시 경남자영고등학교 본관 1층 시청각실서 ‘사천·남해·하동 요양보호사 처우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당에서는 김승희·윤종필 의원이 지역 다지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김승희 의원은 서울 양천갑, 윤종필 의원은 경기 분당갑 출마가 예상된다.

김 의원은 한국당 서울 양천갑 당협위원장이다. 2017년 9월 일찌감치 이 지역에 사무소를 열었다. 개소식 당시 그는 “양천서 한국당의 재건과 지역발전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종필 의원은 경기 분당갑 당협위원장이다. 김 의원보다 앞서 지난 2017년 8월에 지역사무소 개소식을 가졌다. 윤 의원은 이 자리서 “사무소는 앞으로 주민 누구나 저와 함께 지역 발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진 왼쪽부터)이수혁(더불어민주당)·김수민(바른미래당)·윤종필(자유한국당)·제윤경(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 왼쪽부터)이수혁(더불어민주당)·김수민(바른미래당)·윤종필(자유한국당)·제윤경(더불어민주당) 의원

바미당에서는 김수민 의원이 청주 청원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그는 충북도당위원장 대행 및 청주 청원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김 의원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예산 중 청주시 관련 200여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인천 연수구을 출마가 확실시된다. 연수구에 지역사무소를 개소한 그는 이 지역 아파트도 산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은 연수구에 청년층이 많은 만큼 21대 총선에서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이 총선을 1년 넘게 남겨둔 상황서 일찌감치 지역구 다지기에 나선 이유는 그만큼 험한 길이기 때문이다. 당내 경쟁을 뚫더라도 오랫동안 이 지역서 활동해온 타당 중진 의원과 맞상대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중진과 상대

지역구도 ‘험지’에 배정받기 일쑤다. 민주당의 김현권 의원과 박경미 의원은 각각 보수세가 강한 경북 구미을과 서울 서초을에 배정됐다. 안양 동안구을을 지역구로 삼은 이재정 의원은 5선의 한국당 심재철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어려운 길을 선택한 12명의 비례대표 중 과연 누가 생환할지, 결과는 내년 4월에 알 수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꽉 막힌 ‘변비 국회’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다. 선거제도 개편, 손혜원 무소속 의원 국정조사 여부, 검찰개혁 등 첨예한 이슈가 얽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대표로 하는 선거제 개편이 불투명해졌다. 여야가 ‘동상이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조속한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조건 없는 등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국정조사를 국회 등원의 최소 요건으로 내세운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의 선거제 개편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말로만 선거제 개편을 언급한다는 것이다.

여야가 선거제 개편 논의에 합의하더라도 한국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국회 정상화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보좌진은 최근 “3월에도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