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도는 초역세권 상가

주거용 부동산에 이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유독 서울에만 훈풍이 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지난해 9·13대책 이후 대출 규제 등으로 주거용 부동산 투자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오피스와 상가 등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도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만1305건으로 전월 대비 6% 하락했다.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는 2만6580건으로 전달(2만7822건) 대비 4.4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용 부동산은 전방위적 규제와 금리인상, 공시가격 현실화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최근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때 시장을 견인하던 상업·업무용 부동산도 분위기는 대동소이하다. 대출 규제와 함께 수익률이 감소하면서 동반 하락하고 있는데 지역경제 악화와 자영업자들의 폐업, 이전 등으로 상권이 무너지는 곳이 늘면서 빈 상가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각종 규제 직격탄을 맞은 서울 역시 주거용 매매거래는 급격히 감소세에 있지만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889건으로 전달 대비 20% 감소하면서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는 5451건으로 전달(5140건) 대비 6% 증가했는데 서울의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이 지난해 11월 -21.37% 급감하더니 12월 10.59%, 지난달 6%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마저 위축
서울 중심 상가투자 주목

최근 서울시가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을 발표하면서 새롭게 형성되는 역세권 상업시설은 더욱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가 향후 10년간 약 7조원을 투입해 경전철 6개 노선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처럼 서울에서 상가 등의 거래가 늘어난 이유는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의 흐름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유입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경우 규제로 인해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상가나 오피스 등으로 몰리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상가 분양시장에서 서울 초역세권 상가는 많은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에서 분양한 ‘고덕역 대명벨리온’ 상업시설은 총 84실 모집에 평균 12.8대 1, 최고 57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본 계약 시작 단 하루 만에 전 상가가 모두 계약 마감됐다. 이 상가는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데다 고덕역은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사업 진행으로 향후 더블 역세권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서울 역세권 상가투자 시 5가지 체크포인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 역세권에서도 상가의 입지를 고를 때 눈여겨봐야 할 것이 고객 동선이다. 이를 쉽게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노점상과 유명 의류대리점이 역을 중심으로 얼마나 분포하고 있는지 살피는 것인데, 노점상과 의류대리점은 사람이 잘 모이고 다니는 곳에서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명대리점은 본사에서 동선 입지가 뛰어난 곳이 아니면 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상권 분석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둘째, 상가가 대표적인 역 출구에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역세권의 강점에도 상가 활성화에 실패한 상가를 분석해보면 역주변 유동인구의 나뉨 현상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겠다. 출구에 따라 상권의 규모가 분류되므로 출구별 분석이 필요하다. 출구에 다양한 노선의 버스정류장이 있으면 지하철과 버스의 연계로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이 번성하기 때문이다. 

분포·출구·인구·동선·길목
5가지 체크포인트 살펴보니…

셋째,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미 역세권 내 수많은 상가들의 입점으로 공급 점포의 수가 한계를 넘었음에도 신규 상가가 등장하면 상권 존립이 어려워진다. 서울 역세권 상가투자 시 풍부한 유동인구에만 현혹된 투자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운영이 잘된다는 상가투자의 기본 공식과 변수로 작용할 세부공식의 결과 값을 가지고 투자에 임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넷째,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인지를 살펴라. 동선에 따라서 입지는 천차만별의 현상을 보인다. 역세권으로서 상권이 번성을 하려면, 사람이 모이는 자리인지 확인해야 한다. 단지 출퇴근의 수단이 되는 역인지, 하나의 강한 흡수력으로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는 역인지 꼭 점검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집객 역할을 할 대형 시설물 여부를 살펴야 한다. 대형 멀티영화관이나 할인점 등은 특정지역의 상권과 소비 트렌드를 바꿀 만큼 영향력이 높은데 역주변 대형편의시설을 고려하여 그 길목에 자리를 잡는다면 좋겠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은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로 역세권은 서울의 핵심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서울 곳곳에 지하철 연장이나 경전철 등 신설 역세권이 속속 들어설 예정인데 이미 분양가가 급등한 강남권보다는 저평가된 강북지역이나 배후세대가 탄탄한 서울 외곽지역의 인기 상권을 노려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에서 공급 중인 주요 초역세권 상가.

DMC역 
3분 거리

 

▲ 상암 엠시티

▲상암 엠시티(상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상가인 ‘상암 엠시티’가 분양 및 임대에 나선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12-31 외 2필지 일대에 연면적 2623.51㎡,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로 총 점포수 24호로 공급된다. 노후 건물 속에 총 주차대수 32대로 최근 일대에서 공급된 신축 상업시설로는 최대 규모로 공항철도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상가다.

층별 권장업종을 살펴보면 지하 2층은 노래방·당구장·바(Bar), 지하 1층은 스튜디오·호프전문점,  지상 1층은 프랜차이즈·커피전문점·베이커리, 지상 2~3층은 전문식당가, 지상 4층은 스크린골프장·미용실, 지상 5~6층은 소호사무실, 지상 7층은 피부관리실·네일아트, 8층은 스카이라운지 등이다. 옥상은 하늘 정원으로 꾸며진다.

디지털미디어시티는 방송사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서울 서북지역의 주요 상권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1월 기준 약 480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종사자는 4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디지털미디어시티에는 MBC, SBS, YTN, JTBC, TV조선, 채널A, 대원방송 등 방송사를 비롯해 CJ, 팬 엔터테인먼트, 삼성SDS, LG CNS, 팬택, 롯데쇼핑, 우리은행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IT, 신문·방송사, 기획사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 전용률은 약 80% 선으로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2020년 3월 준공 예정. 

오류동역 
1분 거리

 

▲ 오류동역 메디컬 프라자

▲오류동역 메디컬 프라자(상가)=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68-35 일원에 ‘오류동역 메디컬 프라자’가 분양 및 임대 중이다. 지상 건물 연면적 1039.47㎡,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로 분양 및 임대 대상은 지상 1~8층이다. 권장업종은 1층 약국(독점), 2층은 죽전문점과 커피전문점 등이며 3~7층 병의원, 8층 루프탑 카페(휴게공간 독점 활용가능) 등이다.

3면이 대로변 및 인도에 입지해 상가투자에서 필수로 고려해야 할 가시성 및 접근성, 개방성이 우수하다. 인근에 광장 조성(만남의 장소)으로 상가 홍보 효과가 탁월하다. 오류동역은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이 약 1만2000명(출처: 2017년 코레일 홈페이지 참조)이며, 거주 인구 약 1만세대의 중심지라는 평가다. 

사업지는 인근에 노후건물이 많아 신축건물로 희소가치가 높다. 대단지 배후 확보 및 형성으로 인구유입이 기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오류동의 인구는 최근 4년간 4000여명 증가해 최적의 메디컬 입지로 떠오르고 있다. 선시공·후분양으로 안전성 확보는 물론 투자와 동시에 빠른 수익이 기대된다. 투자자는 병·의원 등 키네턴트 입점으로 장기간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하다. 상가 전용률은 대부분 층들이 60% 대다.

노량진역
2분 거리

 

▲ 노량진 드림스퀘어

▲노량진 드림스퀘어(복합상가)=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16-1외 10필지(구 청과물 도매시장)에 드림스퀘어가 공급 중이다. 항아리형 황금상권 노량진 수산시장의 관문형(초입) 상가다. 지하 5층~지상 최고 18층, 2개동, 원룸형 오피스텔 총 598실 규모를 배후로 한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는 하루 평균 3만명을 유입할 수 있는 독점형 복합상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공급되는 물량은 지상 1~2층 총 26개 점포로 3.3㎡당 1000만~4000만원대(부가세 별도)로 입지에 따라 다양하다. 총 주차대수는 437대.

노량진 수산시장은 종사자만 약 3400명에 달하며 서울 수산물 유통량의 50%가 이뤄지는 곳이다. 일평균 3만명의 방문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 약 600실에 달하는 오피스텔 입주가 이뤄질 경우 불경기 없는 356일 황금상권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차량이 아닌 도보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관문형 상가로, 노량진 수산시장의 한 개 점포(전용면적 약 5㎡)당 권리금만 3억~4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업시설은 1·9호선 노량진역 도보 3분 거리의 초역세권 상가로 향후 투자가치를 높여줄 대형 개발호재도 즐비하다. 먼저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은 현대화 사업이 완료됐고 2단계가 진행 중이다. 사업 완료 후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산시장이 될 전망이다. 향후 수산시장과 여의도를 잇는 보도 육교 건립도 예정됐다.

노량진복합리조트도 계획됐다. 카지노 제외 대형 쇼핑센터와 호텔 컨벤션 사업이 재추진 중이다. 여의도 면세점 특허권에 대한 파트너 참여 문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상 20층, 310실로 예정된 관광호텔도 개발 중이다. 그 외에도 노량진 뉴타운 개발, 노량진 민자역사, 동작구 종합행정타운 건립 계획 등 굵직한 대형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8월 준공 예정.

양촌향교역
1분 거리

 

▲ 경동미르웰 양천향교 2차

▲경동미르웰 양천향교 2차(복합상가)=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685번지 일대에 ‘경동미르웰 양천향교 2차’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를 분양 중이다. 연면적 2만2959.93㎡, 지하 4층~지상 16층에 총 282세대 오피스텔 입주민을 고정배후로 한 독점단지 내 상가로 상가투자의 꽃인 1층으로 조성된다. 


권장업종은 각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전문음식점, 베이커리, 세탁소, 미용실, 이동통신전문점, 중개업소 등이다. 총 15개 점포로 3.3㎡당 3000만원대 초·중반으로 공급된다. 골드라인 9호선 양천향교역 도보 1분 거리 마곡지구 프리미엄을 품은 초역세권 상가다. 

서울 마곡지구의 명소인 마곡중앙공원인 ‘서울식물원 보타닉파크’에서 단 5분 거리인 공세권으로 마곡지구 출퇴근 유동인구를 끌어들여 마곡에 입주한 대기업 배후수요를 모아 탄탄한 수익창출이 기대된다.

마곡지구는 서울 안에서 마지막 남은 대규모 개발지구로 5호선 발산역, 9호선 양천향교역, 공항철도 트리플 역세권으로 교통여건이 우수하다. 서울 전지역 도심권 여의도 15분, 강남 35분 진입이 가능하다. 서울시 주도의 체계적이고 엄격한 기준에 의거한 우수 입주기업 단계적 선발로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마곡을 대표하는 LG사이언스파크가 2014년 8월 착공하여 2017년 1차 입주, 2020년 2차 입주로 7만명의 수요를 앞두고 있다. 

또한 상암 DMC의 3.3배, 판교테크노밸리 1.8배의 규모의 R&D 단지 입주로 고용인구 16만5000명, 유동인구 4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도시 자체 자족 기능을 구축하여 글로벌 대기업, 중소기업 상생투자, 고용유발, 소비활성화 선순환 구조가 예상된다. 시행 및 시공을 경동건설산업(주)가 맡았다. 2020년 3월 준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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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