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나눔, 100%의 행복’ 수료생들, SK이노베이션 사업장 순회

지난 21일부터 SK인천석화 구내식당·대덕 기술혁신연구원 등 방문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21일, 3명의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은 스승 한훈희 강사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 구내식당을 찾았다. 이들은 SK이노베이션의 발달장애인 자립지원 프로그램인 ‘커리어 점프업 클래스(Career jump up Class)’ 수료생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바리스타 자격을 취득한지 얼마 되지 않은 그들이었지만, SK인천석유화학 임직원들에게 커피를 내려주는 모습이나 맛으로는 그들에게서 발달장애인이나 초보 바리스타의 흔적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지난 19일, 충남 증평에 위치한 소재공장을 시작으로 이들은 SK인천석유화학에 이어 대덕 기술혁신연구원, 충남 서산 배터리 생산기술센터, SK 울산Complex 등 총 5곳의 SK이노베이션 계열 주요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들에게 커피를 직접 내려줄 예정이다.

‘1%의 나눔, 100%의 행복’을 준비한 총 6명의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커리어 점프업 클래스’ 1기 수료생들로,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직접 전하기 위해 각 사업장을 찾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 1월, 스페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는 기쁨을 누렸으며 현재 커피 전문점에 취업했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다.

발달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커리어 점프업 클래스는 바리스타 외에도 제과제빵, 방송글쓰기, 방송스피치, 방송제작 등의 교육 과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1기 졸업생 37명 중 22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중에 2기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찾은 SK인천석유화학 구내식당은 점심시간 내내 ‘1%의 나눔, 100%의 행복’ 이벤트로 평소보다 활기를 띠었다. SK인천석유화학 이들이 직접 만든 커피를 마시기 위해 텀블러와 머그컵을 들고 구내식당을 찾았다.

SK인천석유화학 최남규 사장도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을 만나기 위해 구내식당을 찾아 직접커피를 맛보고 격려와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26일엔 대전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에도 바리스타들의 나눔과 행복의 기운이 전해졌다.

기술혁신연구원 내 위치한 카페 인근서 진행된 ‘1%의 나눔, 100%의 행복’ 이벤트에는 많은 임직원들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앞서 찾은 증평 소재공장, SK인천석유화학과 마찬가지로 임직원들은 모두 머그컵과 텀블러를 미리 준비해왔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환경분야 사회적 가치 창출 캠페인인 ‘아.그.위.그’가 임직원들에게 이제는 생활 속의 자연스런 습관으로 정착된 것이라 풀이된다.

아.그.위.그(I green We green)는 SK이노베이션이 사내외서 시행 중인 환경분야 사회적 가치 창출 캠페인으로, 플라스틱∙종이컵 등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과 같은 생활 속 간단한 실천을 통해 환경보호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원에 근무하는 임직원들 역시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의 커피 한 잔으로 행복이 충전됐다며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기술혁신연구원서 진행된 ‘1%의 나눔, 100%의 행복’ 이벤트에는 커리어 점프업 클래스의 바리스타 수료생뿐만 아니라 ‘쉬운방송제작반’ 수료생 3명도 함께했다. 이들은 혼자 작업할 때보다 함께할 때 더욱 힘이 난다고 말하며 촬영할 때 서로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여 주위를 따뜻하게 만들었다.

수료생들은 이벤트에 함께한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과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을 직접 촬영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UCC를 제작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4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2018년 직업능력개발 우수사례 경진대회서 ‘나도 달리고 싶다’라는 이름으로 장애인 취업성공 UCC 동영상 부문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임직원들이 매월 자발적으로 기본급의 1%를 기부해 조성한 ‘1% 행복나눔기금’을 통해 ‘커리어 점프업 클래스’ 등 발달장애인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지속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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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