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단독 이후…미8군 군납비리 내사 내막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2.25 10:03:14
  • 호수 12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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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CID(범죄수사대)가 나섰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미군 범죄수사대(CID)가 전직 주한미군 한국인 군무원을 군납비리로 내사 중이다. <일요시사>는 앞서 ‘미8군 군납비리 추적’(<일요시사> 1101호 참조) 기사를 통해 해당 군무원의 편법 입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미군 범죄수사대는 A씨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주한미군 내의 한국인 군무원들의 비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 사례도 각양각색이다. 주한미군 채용을 대가로 뒷돈을 받거나, 미군기지서 난방용 경유를 빼돌린 사례 등 수많은 한국인 군무원들이 미군 범죄수사대에 적발돼 한국 수사기관에 넘겨졌다. 

수상한 수주

미군 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A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주한미군 대구 제19원정지원사령부 전직 계약 담당 군무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일요시사> 취재결과에 따르면 A씨는 아들을 내세워 주한미군서 입찰하는 용역 등을 편법으로 수주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상반기 평택 미8군은 ‘지게차 검사 및 수리(Inspect, Repair, Paint and Test of MHE)’ 공개입찰공고를 냈다. 2014년 12월서 2015년 3월 사이 H사에 최종 낙찰됐다. 그런데 H사는 입찰 자격 조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업체였다. 

주한미군의 입찰은 통상적으로 5년 이내에 2년 이상 미군과 계약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복수의 주한미군의 계약서에 따르면 “Prime Offer’s Prior Experience: The offeror shall provide documents of at three years prior experience within the last five years(입찰 참여 업체는 최근 5년 이내에 2년 이상 미군과의 계약을 수행한 경력이 있어야 하며, 관련 문서를 근거로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미군 공개입찰에서는 이 자격 요건을 대부분 준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H사는 2014년 8월28일에 설립돼 입찰 당시 1년도 안 된 신생 법인이었다. 과거에 미군 일감을 수주했을 일은 만무하며 입찰 참여 요건도 되지 않았던 셈이다. H사는 어떻게 경력 요건을 맞췄을까. 

주한미군 한국인 군무원 비리 감지 
방위분담금 새나?…관련 정보 수집

H사가 동명이인 법인의 경력을 도용해 입찰에 참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경기도권에 미군 용역을 오랫동안 수주해온 동명법인의 H사가 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업체는 1977년에 설립됐으며 1992년부터 2014년까지 미군 지게차 수리 용역 등을 도맡아 정비했다.

이 때문에 군납 업계에서는 입찰 당시 설립된 지 1년도 안 된 H사가 고의로 동명이인의 법인 경력을 도용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또 H사는 낙찰될 당시 지게차 정비업을 위한 자격요건도 갖추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모든 지게차 정비업소는 ‘건설장비 및 기계 장치 수리업’ 필증을 관할 시청에 허가 및 등록해야 한다. 그런데 H사가 건설장비 및 기계 장치 수리업을 등록한 시기는 2015년 7월10일이었다. 당시는 H사가 미군 용역을 수행하던 기간이었다. 
 

자격요건을 갖추지 않은 H사가 미군 용역을 낙찰받을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일각에선 H사의 대표가 A씨의 아들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한미군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A씨가 자신의 아들 B씨를 앞세워 H사를 설립한 후 미군 지게차 입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가 2017년 2월 관련 의혹에 대해 취재할 당시 B씨는 “H사와 자신은 무관한 회사”라고 해명한 바 있다. 실제로 H사가 설립됐을 때 대표는 B씨가 아니었다. 당시 B씨는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T사의 대표였다. H사는 T사가 소유한 공장의 임차인이었으며 매달 500만원가량의 임대료를 지급했다. 

그런데 H사와 T사 간의 수상한 자금거래가 있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T사의 입출금내역에 따르면 2015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미군 정비업 용역 수행 기간 중) H사가 총 1억8527만원을 T사에 입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H사는 임대료 외에도 지속적으로 매달 2∼3차례, 300만∼550만원의 돈을 T사에 입금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은 대목이다. 

설립 1년도 안 된 법인 낙찰 배경은?
미군 군무원 출신의 아버지가 뒷배?

용역비로 지급되는 한·미 방위분담금이 H사를 거쳐 T사로 흘러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주한미군이 발주하는 물자, 군수, 용역 등은 모두 방위분담금으로 지급된다. 그런데 현재 H사와 T사의 대표는 모두 B씨인 것으로 나타났다. 'H사와 무관하다'는 B씨의 주장이 무색해진 셈이다.

군 범죄수사대는 이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내사 중이다. 당시 보도 이후 1년 뒤인 지난해 3월27일 <일요시사>와 만난 미군 범죄수사대 관계자는 “H사 군납비리는 A씨 비리의 일부에 불과하다. A씨 관련 여러 비리를 조사 중”이라며 “혐의가 입증되면 한국 수사기관에 사건을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군사안보지원사령부(옛 기무사령부)로 불리는 미군 범죄수사대는 미 육군 내에서 발생한 중범죄를 수사하며 방첩 및 대테러 업무 등을 담당하는 첩보기관이다. 주한미군 미군 범죄수사대는 한국인 군무원들에 대한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내사 위주의 수사를 한다. 이 때문에 내사 기간이 상당히 긴 것으로 전해진다. 

공조수사로?

미군 범죄수사대는 내사가 끝나면 국내 수사기관과 공조수사를 벌인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주한미군 내에서 일어난 비리 수사는 대부분 CID의 내사 자료를 기초로 한다”며 “미군 범죄수사대는 내사가 끝나면 자료를 국내 수사기관에 넘긴다. 이걸 토대로 검찰과 경찰은 관련 혐의자를 불러 조사하고 기소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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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