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탄생 주역 ‘광흥창팀’ 현주소

‘운명’은 엇갈려도 ‘퇴장’은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광흥창팀’은 문재인정부를 탄생시킨 핵심 조직이다. 멤버들은 대선 이후 대부분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 집권 3년 차를 맞아 변화에 직면했다. 일부는 정치권으로 복귀했고 몇몇은 향후 행보를 조율 중이다. 누군가는 중간에 낙오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한마음으로 모였지만 그 끝은 가지각색이다.
 

▲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광흥창팀은 이따금씩 주목을 받았다. 광흥창팀은 문 대통령의 측근인사들로 구성된 대선조직이었다. 사무실이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에 있어 '광흥창'이란 이름이 붙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이 팀을 이끌었다. 대선 이후 광흥창팀 멤버는 핵심 요직에 기용됐다. 광흥창팀 절반 이상은 청와대에 입성했다.

대선 조직
요직 기용

문 대통령 집권 3년 차에 광흥창팀은 갈림길에 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했다. 임 전 실장과 함께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달 8일 물러났다. 광흥창팀을 이끌었던 임 전 실장을 비롯해 한 전 수석과 윤 전 수석 모두 광흥창팀 멤버다.

임 전 실장과 한 전 수석은 퇴임 13일 만에 청와대로 복귀했고 문 대통령은 이들을 외교특별보좌관으로 위촉했다. 임 전 실장은 아랍에미리트(UAE) 특보를, 한 전 수석은 이라크 특보를 맡게 됐다.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임명 배경에 대해 “각각 UAE와 이라크에 특화돼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 전 실장은 비서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한 바 있다.

윤 전 수석은 당분간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윤 전 수석은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일단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6·13지방선거 때도 성남시장 출마설에 휩싸이곤 했다.


임 전 실장은 UAE 특보로 임명된 뒤,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임 전 실장과 함께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남요원 전 청와대 문화비서관 그리고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도 복당을 신청했다. 임 전 실장과 남 전 비서관, 권 전 관장은 서울시당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백 전 비서관은 경기도당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임 전 실장의 복당으로 그의 차기 총선 가능성이 저울질되고 있다. 임 전 실장과 함께 복당한 백 전 비서관과 남 전 비서관, 권 전 관장은 이미 총선 출마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캠 핵심조직, 대선 직후 청와대로
집권 3년 차, 청와대 나와 뿔뿔이

임 전 실장은 재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그는 17·18대 총선서 성동구 지역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가 총선에 출마한다면 해당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중구성동구을은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의 지역구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복당한 건 사실상 출마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그를 둘러싼 통일부장관 등용 가능성, 서울시장 선거 출마설 등은 힘을 잃은 형국이다.
 

▲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한 전 수석은 지난 11일 KBS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임 전 실장의 출마설을 언급했다. 한 전 수석은 “임 전 실장도 조만간 결정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본인의 출마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 전 수석은 “구체적인 발표를 위한 준비 단계는 아직 다 마무리가 안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광흥창팀 멤버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지난달 29일 사퇴했다. 탁 전 행정관은 재임기간 동안 줄곧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공세를 받았다. 여성비하 논란이 결정적이었다.


탁 전 행정관은 사퇴 직전까지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미 한 차례 사의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임 전 실장은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고 답했다. 야권에선 ‘셀프 신파극’이라며 조롱 섞인 비판을 내놨다.

첫눈이 온 뒤에도 탁 전 행정관이 사퇴하지 않자 ‘탁현민 정치쇼’라는 말까지 나왔다. 탁 전 행정관은 또다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탁 전 행정관은 지난 22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에 위촉됐다.

탁 전 행정관은 지난 20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논란을 지적하며 정부를 옹호했다. 탁 전 행정관은 이날 자신의 SNS 페이스북을 통해 “블랙리스트란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당해봐서 안다”고 털어놨다.

사임 후 총선
퇴직 후 지원

광흥창팀 멤버는 현직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문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국정상황실장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윤 실장은 문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이다. 윤 실장은 여타 참모진들과 마찬가지로 총선 차출설서 자유롭지 못했다.

부산 출신인 윤 실장은 PK(부산·경남)지역 출마설의 주인공이 됐다. 민주당 강훈 의원은 지난 6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배종찬입니다>에 출연해 윤 실장의 차출설에 대해 답했다. 강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해 인재를 널리 쓰는 건 당연하다”며 “문재인정부 집권 후반기가 레임덕으로 가느냐, 어느 정도 뒷받침되느냐는 아주 중요한 기점”이라며 배경을 언급했다.
 

▲ 권혁기 전 춘추관장 ⓒ청와대

PK는 정부와 여당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지역이다. 민주당은 지난 6·13지방선거를 통해 PK지역 민심을 압도적으로 얻었다. 그러나 지난 승리를 오는 총선서 재연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PK지역 민심의 변화와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구속 등 악재가 끊이질 않아서다.

오종식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은 지난달 31일 임명됐다. 오 비서관은 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낸 바 있다. 오 비서관은 신동호 연설비서관과 함께 대통령 연설문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오 비서관과 신 비서관의 호흡은 기대할 만하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 당대표를 지냈을 때 함께 참모로 활동한 바 있다.

이진석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은 지난달 21일 사회정책비서관서 수평 이동했고,  유송화 춘추관장은 지난달 9일 임명됐다. 유 관장은 11년 만에 여성 춘추관장에 올랐다. 유 관장은 제2부속비서관을 지내며 김정숙 여사를 보좌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조용우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과 조한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도 재임 중이다.

대선 직후 해외
양정철 복귀?

일부 광흥창팀 멤버는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취임과 함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안 사장은 참여정부 때 국정홍보비서관과 국정홍보처 차장을 지냈다. 이명박정부 때는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을 맡았다. 그러나 안 사장은 관광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

안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4개월 넘게 민주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었다. 안 사장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같은 해 9월 말에서야 탈당계를 제출했다. 안 사장은 공공기관장이다. 임명을 앞둔 공공기관장은 당적을 가질 경우 곧바로 탈당하는 게 관례인데 당시 이를 두고 많은 비판이 있었다.


낙하산 인사라는 낙인이 지워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16일 기소됐다. 송 전 비서관은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충북 충주시 시그너스컨트리클럽 골프장에 웨딩사업부 이사로 이름만 올린 뒤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7년 5월까지 7년 동안 매달 340만원씩 총 2억9200만원을 받아 정치활동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비서관은 지난 12일 1차 공판을 마치고 “혐의내용에 대해 재판과정서 소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송 전 비서관이 드루킹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2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김경수 경남지사를 드루킹에 소개해주는 과정에서 받은 간담회 사례금이었다”고 전했다. 정치자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음주운전으로 사임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음주운전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에 불이 붙었을 당시 발생한 사건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 전 비서관을 직권면직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김 전 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했지만 여론 악화를 우려, 추가 조치를 한 것이다.

현직·총선·기소·면직…위치 제각각
양정철 복귀?…광흥창팀 마침표

사표 수리는 의원면직에 해당한다. 의원면직은 단순한 사표 수리에 해당할 뿐 징계 기록이 남지 않는다. 그러나 직권면직은 징계기록이 남게 된다.


문 대통령의 직권면직이 있던 날 김 대변인은 “아침에 김 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한 것이 사전적 조치였다면 직권면직은 정식 조처”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이 직접 음주운전을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준수해야 할 청와대 직원이 어겼다는 점에서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서 승리한 이후 공직에 진출하지 않고 재야생활을 했던 멤버도 있다. 양정철 전 비서관이 그 주인공이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3철’ 중 한 사람이다. 3철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양 전 비서관과 함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민주당 전해철 의원을 뜻한다.

임 전 실장과 광흥창팀을 이끌었던 양 전 비서관은 대선 직후 “대통령에게 부담 주기 싫다”며 출국해 해외를 떠돌았다. 양 전 비서관은 가끔 귀국할 때마다 현역 정치인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다.
 

▲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민주당은 지난 21일 양 전 비서관에게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제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민주당은 지난달 양 전 비서관이 잠시 귀국했을 때 같은 제안을 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재 위기

일각에선 적절한 인사라고 평가한다. 문재인정부가 통상 ‘3년 차 징크스’라 불리는 시기를 관통하고 있는 만큼 양 전 비서관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양 전 비서관이 일전에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민주연구원장 자리는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비서관의 복귀는 광흥창팀의 ‘마침표’라는 해석이다. 광흥창팀의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대선 이후 각자의 영역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팀을 이끌었던 양 전 비서관의 복귀는 괄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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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