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은 물론 유딩도 하는’ 유튜브 시대의 이면
‘초딩은 물론 유딩도 하는’ 유튜브 시대의 이면
  • 장지선 기자
  • 승인 2019.02.25 15:03
  • 호수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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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니까 너도나도 MC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바야흐로 유튜브의 시대다. 개인방송 통로로 유튜브가 각광받고 있다. 일반인부터 연예인, 운동선수, 프로게이머, 초등학생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유튜브로 뛰어든다. 이미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유튜브 문화를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 띠에 유튜브
▲ 띠에 유튜브

유튜브 전성시대다. 지난해 6월 기준 유튜브 국내 이용자 수는 2302만명에 달한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10억명에 이른다. 모든 연령대서 유튜브를 시청한다. 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개인방송에 도전한다. 비슷한 포맷의 방송이 넘쳐나니 경쟁이 치열하다. 반려동물 채널은 단연 인기다. 요리나 먹방(음식을 먹는 방송) 채널은 스테디셀러다.

없는 게 없다

#1. 평소 언어에 관심이 많던 A씨는 스페인어를 배울 방법을 고심 중이었다. 직장 때문에 학원에 다니기는 어렵고 학습지는 지루할 것 같았다. A씨가 선택한 방법은 유튜브. 유튜브에 스페인어로 검색하자 기초부터 문법, 회화, 발음 등 무수한 동영상이 쏟아졌다. A씨는 출·퇴근길 대중교통 안에서 유튜브로 공부한다.

#2. B씨의 취미는 피아노다. 유명 가요를 연주하곤 한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워 실력도 수준급이다. 한 친구가 피아노 치는 그의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B씨는 이후 일주일에 12곡씩 연주한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구독자 수가 늘었고 좋아요나 댓글도 많아졌다.

일단 시청자 눈에 들었다 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져나간다. 그와 비례해 구독자 수와 좋아요, 댓글이 늘어난다. 그렇게 끌어모은 관심은 곧 돈으로 환산된다. 많은 구독자 수를 가진 인기 유튜버들은 어마어마한 수입을 올린다. 부업으로 유튜브 방송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은 높은 수입에 유튜브를 본업으로 삼기도 한다.

개그우먼 강유미는 지난 20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유튜브 수입에 대해 밝혔다. 강유미는 자신의 관심사를 위주로 콘텐츠를 만들어 방송하는 강유미 yumi kang좋아서 하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20일 기준 구독자 수는 53만여명에 달한다. 그녀는 개그우먼보다 유튜버로 더 알려져 있다”며 실제 개그우먼 때보다 수입이 짭짤하다고 말했다. 그는 “월세로 살다가 전세로 옮긴 정도라고도 부연했다.

억대 고소득 유튜버 많아
초등학생 희망 직업 5위

유튜버의 수익창출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장 첫 손에 꼽히는 것은 광고다. 구독자나 시청자가 동영상 재생 전 또는 재생 중에 광고를 시청하면 유튜버가 돈을 받는 구조다. 유튜버가 자신의 영상에 광고를 붙이겠다는 조항을 선택하고 구독자 수나 총 시청시간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광고가 삽입되는 시스템이다. 이때 발생한 수익을 유튜버와 유튜브가 나눈다.

인기 유튜버의 1년 수입이 수억원대에 달한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게임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대도서관은 한 방송에 출연해 연봉이 17억원 정도 된다한 달에 6800만원의 콘텐츠 수익을, 조회수 2237만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도서관이 운영 중인 대도서관TV’20일 기준 구독자 수는 191만여명, 누적 조회수는 11억뷰를 상회한다.

대도서관 말고도 수억원대의 수입을 올리는 유튜버들이 많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구독자 수가 10만명 이상인 국내 유튜브 채널은 2015367, 2016674, 20171275개 등 가파르게 늘고 있다. 유튜브를 시청하는 사람도, 유튜브를 통해 방송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는 뜻이다.
 

▲ 대도서관 유튜브
▲ 대도서관 유튜브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유튜브에 접근할 수 있다. 높은 접근성은 유튜브 이용자의 범위를 한없이 넓혔다. 초등학생은 물론 더 어린 연령대의 아이들도 유튜브를 손쉽게 접한다.

이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도 개인방송의 진행자로 나서기도 한다. 심지어는 갓난아기나 미취학아동이 개인방송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서 진행한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조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대신 유튜버가 처음으로 진입한 것이다. 조사는 지난해 67월 전국 1200개 초중고 학생 27265, 학부모 17821, 교원 28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서 유튜버는 초등학생 희망직업 5위에 올랐다.

실제 유튜브에서는 어린 연령대의 진행자인 키즈 유튜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먹방 등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이들 채널은 많은 관심을 받지만 그 반작용 또한 상당하다. 접근성이 높다 보니 악플러의 공격에 무차별적으로 당할 수 있다. 또 일부 누리꾼의 신고 공격에 영상이 삭제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더 자극적·더 선정적으로
접근성 높아 악플에 상처

지난해 11바다포도 먹어보기라는 영상을 올리면서 유튜브를 시작한 2009년생 유튜버 띠예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띠예가 올리는 영상은 먹방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자율감각 쾌락반응)이 대부분이다. ASMR은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을 말한다.

머랭쿠키 먹어보기, 동치미 무 먹어보기, 떡국 먹어보기, 토스트 먹어보기 등 길어야 5분 남짓한 영상의 조회수는 200만뷰를 웃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구독자 수는 83만명(20일 기준)까지 늘었다. 그런데 그 사이 일부 영상이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일각에선 무차별적인 신고 공격으로 인한 삭제라는 말이 나왔다.

당시 띠예의 부모는 채널 커뮤니티에 삭제된 동영상에 대해 항소하면 영상이 복구된다고 해서 해봤지만 커뮤니티 위반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다수의 신고가 받아들여졌고 그 신고의 내용이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에 부합됐다고 유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삭제됐던 영상은 복구됐다.
 

▲ 강유미 유튜브
▲ 강유미 유튜브

영상에 달린 악플로 인해 진행자가 방송 도중 엉엉 우는 일도 일어났다. 최근 구독자 수가 5만명이 넘는 한 중학생 유튜버가 제 욕을 하는 건 상관 없는데 부모님 욕은 하지 말아주세요라는 해명 방송을 올렸다. 먹방을 하는 이 유튜버의 방송에는 성인도 견디기 힘든 악플이 달렸다. 또 유튜버의 부모님을 욕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이 유튜버는 해명 영상서 저 때문에 저희 어머니가 욕을 먹고 있는데 모두 다 내 잘못이라며 눈물을 쏟았다.

구독자 수와 좋아요를 늘리기 위한 일부 키즈 유튜버들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때 유튜브에는 엄마 몰카라는 영상이 유행을 탔다. 가족의 신체 일부나 옷 갈아입는 모습 등을 촬영해 올린 영상이다. 구독자와 좋아요 수에 따라 더 수위 높은 영상을 올릴 수도 있다고 예고하는 유튜버가 나오기도 했다.

교육 필요해

최근에는 초등학교 4학년이라고 밝힌 한 유튜버가 올린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막대 사탕으로 담배를 피우는 척 흉내를 내다가 길 가던 행인이 나무라자 초등학생이 담배 피우면 안 되는 법 있어요?”라며 되레 대드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었다. 자극적인 내용을 꾸며내 사실인 양 방송을 통해 전달하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학교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타인에 대한 인격권 침해는 물론 자신을 방어하는 부분까지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