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은 물론 유딩도 하는’ 유튜브 시대의 이면

돈 되니까 너도나도 MC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바야흐로 유튜브의 시대다. 개인방송 통로로 유튜브가 각광받고 있다. 일반인부터 연예인, 운동선수, 프로게이머, 초등학생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유튜브로 뛰어든다. 이미 실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유튜브 문화를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 띠에 유튜브

유튜브 전성시대다. 지난해 6월 기준 유튜브 국내 이용자 수는 2302만명에 달한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10억명에 이른다. 모든 연령대서 유튜브를 시청한다. 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개인방송에 도전한다. 비슷한 포맷의 방송이 넘쳐나니 경쟁이 치열하다. 반려동물 채널은 단연 인기다. 요리나 먹방(음식을 먹는 방송) 채널은 스테디셀러다.

없는 게 없다

#1. 평소 언어에 관심이 많던 A씨는 스페인어를 배울 방법을 고심 중이었다. 직장 때문에 학원에 다니기는 어렵고 학습지는 지루할 것 같았다. A씨가 선택한 방법은 유튜브. 유튜브에 스페인어로 검색하자 기초부터 문법, 회화, 발음 등 무수한 동영상이 쏟아졌다. A씨는 출·퇴근길 대중교통 안에서 유튜브로 공부한다.

#2. B씨의 취미는 피아노다. 유명 가요를 연주하곤 한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워 실력도 수준급이다. 한 친구가 피아노 치는 그의 모습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B씨는 이후 일주일에 12곡씩 연주한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구독자 수가 늘었고 좋아요나 댓글도 많아졌다.

일단 시청자 눈에 들었다 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져나간다. 그와 비례해 구독자 수와 좋아요, 댓글이 늘어난다. 그렇게 끌어모은 관심은 곧 돈으로 환산된다. 많은 구독자 수를 가진 인기 유튜버들은 어마어마한 수입을 올린다. 부업으로 유튜브 방송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은 높은 수입에 유튜브를 본업으로 삼기도 한다.


개그우먼 강유미는 지난 20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유튜브 수입에 대해 밝혔다. 강유미는 자신의 관심사를 위주로 콘텐츠를 만들어 방송하는 강유미 yumi kang좋아서 하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20일 기준 구독자 수는 53만여명에 달한다. 그녀는 개그우먼보다 유튜버로 더 알려져 있다”며 실제 개그우먼 때보다 수입이 짭짤하다고 말했다. 그는 “월세로 살다가 전세로 옮긴 정도라고도 부연했다.

억대 고소득 유튜버 많아
초등학생 희망 직업 5위

유튜버의 수익창출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장 첫 손에 꼽히는 것은 광고다. 구독자나 시청자가 동영상 재생 전 또는 재생 중에 광고를 시청하면 유튜버가 돈을 받는 구조다. 유튜버가 자신의 영상에 광고를 붙이겠다는 조항을 선택하고 구독자 수나 총 시청시간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광고가 삽입되는 시스템이다. 이때 발생한 수익을 유튜버와 유튜브가 나눈다.

인기 유튜버의 1년 수입이 수억원대에 달한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게임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대도서관은 한 방송에 출연해 연봉이 17억원 정도 된다한 달에 6800만원의 콘텐츠 수익을, 조회수 2237만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도서관이 운영 중인 대도서관TV’20일 기준 구독자 수는 191만여명, 누적 조회수는 11억뷰를 상회한다.

대도서관 말고도 수억원대의 수입을 올리는 유튜버들이 많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구독자 수가 10만명 이상인 국내 유튜브 채널은 2015367, 2016674, 20171275개 등 가파르게 늘고 있다. 유튜브를 시청하는 사람도, 유튜브를 통해 방송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는 뜻이다.
 

▲ 대도서관 유튜브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유튜브에 접근할 수 있다. 높은 접근성은 유튜브 이용자의 범위를 한없이 넓혔다. 초등학생은 물론 더 어린 연령대의 아이들도 유튜브를 손쉽게 접한다.

이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도 개인방송의 진행자로 나서기도 한다. 심지어는 갓난아기나 미취학아동이 개인방송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서 진행한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조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대신 유튜버가 처음으로 진입한 것이다. 조사는 지난해 67월 전국 1200개 초중고 학생 27265, 학부모 17821, 교원 28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서 유튜버는 초등학생 희망직업 5위에 올랐다.

실제 유튜브에서는 어린 연령대의 진행자인 키즈 유튜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먹방 등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이들 채널은 많은 관심을 받지만 그 반작용 또한 상당하다. 접근성이 높다 보니 악플러의 공격에 무차별적으로 당할 수 있다. 또 일부 누리꾼의 신고 공격에 영상이 삭제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더 자극적·더 선정적으로
접근성 높아 악플에 상처

지난해 11바다포도 먹어보기라는 영상을 올리면서 유튜브를 시작한 2009년생 유튜버 띠예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띠예가 올리는 영상은 먹방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자율감각 쾌락반응)이 대부분이다. ASMR은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을 말한다.

머랭쿠키 먹어보기, 동치미 무 먹어보기, 떡국 먹어보기, 토스트 먹어보기 등 길어야 5분 남짓한 영상의 조회수는 200만뷰를 웃돈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구독자 수는 83만명(20일 기준)까지 늘었다. 그런데 그 사이 일부 영상이 삭제되는 일이 발생했다. 일각에선 무차별적인 신고 공격으로 인한 삭제라는 말이 나왔다.

당시 띠예의 부모는 채널 커뮤니티에 삭제된 동영상에 대해 항소하면 영상이 복구된다고 해서 해봤지만 커뮤니티 위반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다수의 신고가 받아들여졌고 그 신고의 내용이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에 부합됐다고 유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삭제됐던 영상은 복구됐다.
 

▲ 강유미 유튜브

영상에 달린 악플로 인해 진행자가 방송 도중 엉엉 우는 일도 일어났다. 최근 구독자 수가 5만명이 넘는 한 중학생 유튜버가 제 욕을 하는 건 상관 없는데 부모님 욕은 하지 말아주세요라는 해명 방송을 올렸다. 먹방을 하는 이 유튜버의 방송에는 성인도 견디기 힘든 악플이 달렸다. 또 유튜버의 부모님을 욕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이 유튜버는 해명 영상서 저 때문에 저희 어머니가 욕을 먹고 있는데 모두 다 내 잘못이라며 눈물을 쏟았다.

구독자 수와 좋아요를 늘리기 위한 일부 키즈 유튜버들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때 유튜브에는 엄마 몰카라는 영상이 유행을 탔다. 가족의 신체 일부나 옷 갈아입는 모습 등을 촬영해 올린 영상이다. 구독자와 좋아요 수에 따라 더 수위 높은 영상을 올릴 수도 있다고 예고하는 유튜버가 나오기도 했다.

교육 필요해

최근에는 초등학교 4학년이라고 밝힌 한 유튜버가 올린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막대 사탕으로 담배를 피우는 척 흉내를 내다가 길 가던 행인이 나무라자 초등학생이 담배 피우면 안 되는 법 있어요?”라며 되레 대드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었다. 자극적인 내용을 꾸며내 사실인 양 방송을 통해 전달하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학교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타인에 대한 인격권 침해는 물론 자신을 방어하는 부분까지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