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권주자 3인방’ 캠프 전력 비교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2.18 10:16:21
  • 호수 12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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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친이? 그림자 대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드디어 대진표가 완성됐다. 자유한국당 당권주자들은 지난, 12일 2·27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이로써 황교안·오세훈·김진태(기호 순) 세 명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일요시사>는 각 후보들의 캠프 전력을 비교, 분석했다.
 

▲ 2·27 자유한국당 대진표가 완성된 가운데 어느 후보가 당권을 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계제로였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인 지난 12일을 전후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눈치게임이 펼쳐졌다. 황교안 후보의 출마 외에는 모든 것이 예측불허였다. 시시각각 변하던 상황은 3인 경선으로 좁혀졌다.

보이콧 철회
정면 승부

오세훈 후보와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 여부가 최고의 관심사였다. 먼저 결정을 내린 사람은 홍 전 대표였다. 그는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모든 후보자가 정정당당하게 상호 검증을 하고 공정하게 경쟁해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내부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홍 전 대표는 당권주자 빅3로 분류되는 거물이다. 그의 불출마 선언으로 2·27전당대회가 반쪽짜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엄습했다.


한 한국당 당직자는 홍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 직후 “불출마 불씨가 다른 당권주자에게까지 옮겨붙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원내 당권주자들의 불출마 러시도 이러한 우려를 부채질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당 대표 출마를 고려하던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은 출마의 뜻을 접었다.

심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무계파 공천으로 총선 승리를 이루고 정권 탈환의 계기를 만들어야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는 시대적 사명으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지만, 오늘 출마 의사를 철회한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당 대표 경선에 연연하는 것은 대표 선출에 누를 끼칠 수 있고, 당원과 국민들의 성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대표 경선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통합 축제가 되어야 할 전대가 분열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전대 절차조차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당의 미래가 이런 식으로 휩쓸려가는 것을 막아보고 싶지만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끝까지 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 화합과 보수통합, 그리고 총선 승리를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황·오·김 후보 등록 사실상 양자대결
‘황’ 친박·TK로 낙승? ‘배박’이 변수


불출마 불씨는 더 이상 확전되지 않았다. 황 후보, 홍 전 대표와 함께 빅3 중 한 명으로 꼽힌 오 후보는 보이콧을 했다가 철회하고 지난 12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후보 등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아니라 특정 지역, 특정 이념만을 추종하는 정당으로 추락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엇갈린 포석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황 후보와 김진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당권주자들은 2·27전당대회가 2차 북미정상회담(2월27∼28일)과 겹친다는 이유를 들어 날짜를 미뤄야 한다고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하는 당권주자들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블랙홀처럼 그날 이슈를 잡아먹을 것이 자명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황 후보와 김 후보를 제외한 당권자주들은 보이콧을 선언했다. 일부 당권주자들은 당 지도부가 황 후보를 당 대표로 세우려한다는 ‘옹립설’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 전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제는 흥행을 위해서 원칙까지 바꾸며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하더니, 인제 와서는 공당의 원칙 운운하면서 전대를 강행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노라면 참 어이가 없다”며 “당이 왜 그러는지 짐작은 가지만 말하지는 않겠다. 모처럼의 호기가 특정인들의 농간으로 무산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황 후보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놨다.

황 후보와 오 후보는 논란이 됐던 당 대표 출마 요건을 당 지도부로부터 인정받았다. 당 지도부는 지난달 31일 책임당원 자격 요건 변경안을 의결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서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선거관리위원회서 요청한 책임당원 자격 요견 변경안을 의결했다”며 “요건 변경에 기탁금을 납부하고 등록하는 조항이 있는데, 기탁금을 납부하고 후보자 등록을 마치면 책임당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당 대표 경선은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 3파전으로 결정됐다. 기호 추첨 결과 황 후보가 1번, 오 후보가 2번, 김 후보가 3번으로 결정됐다. 

앞서가는 황
이대로 당선?

황 후보는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5층에 캠프를 차렸다. 여의도 최고 명당으로 불리는 곳이다. 대통령 3명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지난 1987년 이곳에서 평화민주당을 창당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7년 이곳에 대선 캠프를 꾸려 당선됐다. 2012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이곳에 꾸려졌다. 2007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곽 조직이 이곳에 자리한 바 있다.

조순, 고건 등 서울시장 2명도 이곳에 캠프를 차려 당선됐다. 한때 대선 출마를 고려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이곳에 사무실을 두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캠프 인사들은 황 후보가 박근혜정부 국무총리였던 시절 총리실서 근무했던 사람들 위주로 꾸려졌다. 캠프 총괄을 맡은 심오택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을 필두로 정무와 메시지를 담당하는 이태용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그들이다. 오균 전 국무조정실(총리를 보좌하는 행정기관) 국무1차장은 정책을 맡았다. 대변인은 김무성 전 대표 시절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정성일 대변인이 수행하고 있다.


황 후보와 경기고 동문인 황성욱 변호사는 캠프의 법률 지원을 담당한다. 이들은 자타공인 친황(친 황교안)계로 불린다.
 

▲ 당권도전 기자회견 갖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오 후보는 또 다른 여의도 명당인 극동VIP 4층에 자리했다. 지난 1990년 3당 합당 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당선됐다. 1990년대에 걸쳐 신한국당 당사로 사용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1992년 민주자유당은 이 빌딩을 매입하는 것도 고려했다고 전해진다. 대통령을 배출한 명당이라는 이유에서다.

황 후보가 총리실, 국무조정실 출신 인사들로 캠프를 꾸렸다면 오 후보는 자신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사람들로 캠프를 채웠다.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캠프 실무진에 참여해 정무·기획·언론홍보 등을 총괄하고 있다. 선거총괄본부장을 맡은 박종희 전 의원은 16·18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2000년대 초반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소장파 모임인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서 오 후보와 함께 활동한 바 있다.

권택기·진성호 전 의원도 캠프에 상주하지는 않지만, 회의 등에 수시로 참여해 오 후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저력의 오
확장성↑

김 후보는 사무실로 쓰고 있는 국회 의원회관 437호에 캠프를 꾸렸다. 각각 대하빌딩, 극동VIP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한 황 후보, 오 후보와는 다른 전략이다.


변화무쌍한 선거전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의원회관 캠프는 외부인들의 출입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지만, 실무진들이 좁은 공간에 모여 있어 의사결정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별도의 사무실 임대료가 들어가지 않는 점도 장점이다.

캠프 조직은 김 후보의 지역구인 강원도 내 야권인사들은 물론 전국 단위의 인사들까지 캠프에 합류시켜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3자 구도이지만 사실상 ‘황교안 대 오세훈’ 양자 구도에 가깝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5·18폄하’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 후보는 최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온전히 선거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당 대표 선거가 친박(친 박근혜) 대 비박(비 박근혜)의 계파 대리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 후보는 친박 성향의 당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 황 후보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TK)을 접수했다는 얘기를 한국당 내부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황 후보는 지난 9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생가 앞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님, 박정희 대통령 생가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었다. 지지자들은 황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대통령 황교안”을 연호했다.

황 후보가 초반 기세를 올리고 있지만 변수는 존재한다. ‘배박(배신한 친박)’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황 후보는 지난 탄핵정국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는 논란의 중심에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의 최근 방송 인터뷰가 배박 논란의 시작점이다. 지난 7일 유 변호사는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서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된 2017년 3월31일부터 수차례에 걸쳐 교도소 측에 대통령의 허리가 안 좋으니 책상과 의자를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를 해달라고 했지만,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황 후보는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이었다.

‘오’ 비박·수도권 우위 따라잡나
공천권 놓고 피 튀기는 대리전

유 변호사의 발언 이후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전대가 배박, 구박의 친목대회가 될 뿐”이라고 해 배박의 진위 여부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황 후보는 배박 논란에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어려움을 당하신 것을 보고 최대한 잘 도와드리자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일 때 1차 수사를 마치니 특검서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었다. 수사가 다 끝났으니 이 정도서 끝내야 한다고 판단해 수사 기간 연장을 불허했다”고 배박론에 선을 그었다.
 

▲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오 후보의 저력도 만만찮다. 황 후보가 TK서 강세를 보인다면 오 후보는 서울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 후보 역시 보수가 주목하는 잠룡이라는 점에서 황 후보와의 인물론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황 후보가 실패한 정권의 국무총리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히려 인물론서 오 후보가 우세라는 분석도 있다.

확장성에선 오 후보가 황 후보를 앞선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개혁보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합리적인 보수층의 표를 끌어모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서 황 후보에 앞설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은 오는 23일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를 시작으로, 선거인단 전국 현장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대의원 전당대회 현장 투표를 실시한 뒤 합산해서 새로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오 후보는 5·18폄하 문제와 관련해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그는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격하시키고 지역 주민의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하는 소동이 있었다”며 “특정 지역의 당세가 약하다고 그 지역 정서를 무시하고 짓밟는 언동을 하는 건 국회의원으로서 잘못된 처신”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반면 황 후보는 앞으로 당이 주최하는 TV토론에 집중하기 위해 언론 인터뷰를 최대한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실수에 따른 돌발 변수를 줄이고 현재 판세를 굳히기 위한 ‘안전 행보’로 해석 가능하다.

친박의 수성?
비박의 반격?

대진표가 짜여진 가운데 앞서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 결과가 재연될지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있었던 원내대표 선거서 나경원 의원은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비박·복당파의 대표주자인 김학용 의원을 더블스코어 차로 제치고 원내대표직을 차지했다. 친박계의 응집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만약 당 대표 자리까지 친박에 내어줄 경우 오는 21대 총선서 대대적인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박계의 격렬한 저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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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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