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움직이는 ‘청가회’ 역할론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2.18 10:08:24
  • 호수 12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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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이 복심으로’ 정권 따라 종교도 희로애락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청와대 가톨릭 신자회 ‘청가회’가 문재인정부 들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정가에선 ‘청가회 역할론’에 주목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에는 천주교(가톨릭)·기독교·불교 신자들의 친목 모임이 존재한다. 각각의 명칭은 청가회·기독신우회·청불회다. 창립 연도로 보면 기독신우회가 1992년으로 가장 빠르다. 그 뒤를 이어 청불회가 1996년에 창립돼 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청가회는 가장 최근인 2010년 출범했다.

MB가 출범
4대강 살리려…

공식 모임이 아니다보니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는 경우는 없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 역시 청가회 미사에 참여한 적이 없다. 김정숙 여사는 외부 성당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종교 모임을 단순 친목 모임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청와대 내에서 실세라고 할 만한 참모가 해당 종교 모임의 회장으로 선출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통상 차관급의 수석비석관이 회장직을 차지한다. 이는 장관급 이상의 의전을 받는 주요 종교계 대표들과의 관계를 고려해서도 그렇다. 이들은 청와대와 종교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자리다.

청가회는 이명박정부 때 정치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정부 핵심사업인 4대강 사업을 천주교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김백준 당시 총무기획관을 회장으로 한 청가회를 발족시켰다. 김 기획관은 ‘집사’라 불리며 이 전 대통령 집권 기간 중 실세로 통한 인물이다.


지난 2010년 3월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청가회 출범을 예고하며 “청가회는 청와대가 천주교와 일상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이자 통로가 될 것”이라며 “청가회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천주교 등 종교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정부 정책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범 당시 청가회는 70여명 규모였다.

이 전 대통령은 청가회 출범 전부터 천주교에 정성을 보였다. 김 기획관을 천주교 교구장 착좌식에 보내 직접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4대강 사업에 반대 목소리를 낸 천주교계에 이해와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행보였다.

70여명서 최근 100여명으로 늘어
‘MB 집사’ 김백준 초대회장 맡아

박근혜정부 들어 청가회는 위기를 맞이한다. 청가회 회장이던 이남기 홍보수석이 경질되면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이 수석은 2013년 5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과 진실공방을 벌였다. 앞서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이 수석이 귀국을 종용했다”고 주장하자, 이 수석은 “그런(귀국을 종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전되자 여당이던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까지 나서 이 수석의 경질을 촉구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야당이 청와대 참모진 총사퇴와 국회 청문회를 요구하는 데 대해 “우선 철저한 진상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면서도 “여당으로서도 (문제의 청와대 참모진을) 전혀 옹호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도 입을 모아 이 수석 경질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경환 후보는 “어쨌든 자기 밑에 사람이 이런 일의 논란이 됐다는 것은 분명히 지휘·감독 체계가 잘못된 것”이라며 “이 수석은 이 자체만으로도 책임을 면할 길은 없다”고 퇴진을 요구했다. 이주영 후보도 “이 수석은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같은 입장을 내놨다.

이 수석은 미국서 귀국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표가 접수되고 12일 후 그의 사표를 수리했다. 갑작스런 사태로 회장을 잃은 청가회는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때까지 이렇다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근혜 때
위기 맞아

박근혜정부 들어 주목받은 종교 모임은 청가회가 아닌 청불회(청와대 불자회)였다. 박근혜정부서 청불회는 유민봉(국정기획)·조윤선(정무)·최원영(고용복지)·우병우(민정)·허원제(정무) 당시 수석이 차례로 회장을 역임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청가회는 전성기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문 대통령의 세례명이 티모테오(하느님을 공경하는 자라는 뜻)이며, 김정숙 여사도 골롬바(평화의 상징 비둘기)라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 <운명>을 통해 천주교와의 인연을 자세히 밝혔다. 지난 1963년 부산 영도의 신선성당서 세례를 받았다. 당시 문 대통령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3학년이었다. 문 대통령은 전후 구호식량을 배급해주는 수녀님에 대한 고마움으로 세례를 받게 됐다고 회상했다.
 

▲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지난해 11월28일, 체코 성비투스 대성당서 기도를 하고 있다.

자서전서 문 대통령은 “내가 초등학교 1∼2학년 때 배급날이 되면 학교를 마친 후 양동이를 들고 가 줄서서 기다리다 배급을 받아오곤 했다. 싫은 일이었지만, 그런 게 장남 노릇이었다”며 “꼬마라고 수녀님들이 사탕이나 과일을 손에 쥐어주기도 했다. 그때 수녀님들이 수녀복을 입고 있는 모습은 어린 내 눈에 천사 같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 고마움 때문에 어머니가 먼저 천주교 신자가 됐다. 나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세를 받았다. 영도에 있는 신선성당이었다. 나는 그 성당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에도 문 대통령 내외는 천주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017년 5월13일 밤 청와대 관저서 천주교 관례에 따른 축복식이 열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서울 홍은동 자택서 청와대 관저로 이사한 날이다. 청와대에서는 매달 둘째 주 화요일 날 한 차례씩 미사가 열린다고 한다.

문재인 집권
전성기 맞아

지난해 10월 성베드로 대성당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문 대통령 내외가 참석하는 장면이 공중파로 생중계돼 이슈가 된 바 있다.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집전한 미사라 화제가 됐다. 교황청의 국무총리 격인 파롤린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경우는 드문 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미사 직후 연설을 가졌다. 당시 교황청 측은 “한 나라 정상의 바티칸 미사 참석 및 연설은 특별하고 예외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청가회 회원은 현재 80∼100여명으로 청와대 종교 모임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친가톨릭(천주교) 성향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청와대 참모진 중 천주교 신자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2기 청와대 참모 중 핵심인 강기정(세례명 돈보스코)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2일 3대 청가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앞서 1대는 박수현(안토니오) 전 청와대 대변인, 2대는 윤영찬(스테파노) 전 국민소통수석이었다.

강 수석은 대표적인 ‘호남 친문’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지난 2015년 당 정책위의장을 맡아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을 이끌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비문세력의 ‘친문패권주의’ 공세로 호남서 문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에 떨어지고, 호남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대거 당을 떠났을 때도 문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17년 대선 당시에는 캠프의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았다.

강 수석은 청가회 회장으로 당선된 후 “천주교 쪽은 교황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요한 기여를 해주시고 있다”며 “우리들의 믿음을 가지고 문재인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늘 기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정권 때 이남기 경질로 주춤
노영민·강기정 등 실세로 가득

친문 핵심인 노영민(바오로) 대통령비서실장도 천주교 신자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 2017년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 조직본부장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더불어민주당 2·8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라디오 토론회서 ‘주요 정치현안을 누구와 상의하느냐’는 질문에 “노영민 의원(현 대통령비서실장)과 상의한다”고 답했을 정도로 핵심 친문이다.

이 외에도 김혜애(율리아나) 기후환경비서관, 양현미(소화데레사) 문화비서관도 청가회 회원으로 전해진다.

1기 청와대 참모진도 천주교 신도가 주류를 이뤘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프란치스코’라는 세례명을 가진 천주교 신자다.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낸 차영환 국무조정실 2차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채희봉 전 산업정책비서관 등도 청가회 회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청와대뿐 아니라 내각도 천주교 신도가 강세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조명균 통일부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등이 신실한 천주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전직 국방부장관인 송영무, 중도 사퇴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역시 천주교 신자다.

오는 27∼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이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자리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수락 의사였다.

교황 방북
불씨 당기나

이 시기를 전후로 청가회 참모진의 행보가 주목받을 공산이 크다. 북한과 교황청이 실무를 준비하는 과정서 가교 역할이 필요하다. 북한과 교황청 양 당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청가회에 힘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VOA(미국의소리)는 교황의 방북이 올해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고 점쳤다. 교황청 관계자는 매체를 통해 “2019년에 그 일(교황 방북)이 일어나리라고 보지 않는다”며 “다른 순방 일정이 너무 많다”고 연내 방북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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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