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움직이는 ‘청가회’ 역할론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2.18 10:08:24
  • 호수 1206호
  • 댓글 0개

‘신심이 복심으로’ 정권 따라 종교도 희로애락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청와대 가톨릭 신자회 ‘청가회’가 문재인정부 들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정가에선 ‘청가회 역할론’에 주목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에는 천주교(가톨릭)·기독교·불교 신자들의 친목 모임이 존재한다. 각각의 명칭은 청가회·기독신우회·청불회다. 창립 연도로 보면 기독신우회가 1992년으로 가장 빠르다. 그 뒤를 이어 청불회가 1996년에 창립돼 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청가회는 가장 최근인 2010년 출범했다.

MB가 출범
4대강 살리려…

공식 모임이 아니다보니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는 경우는 없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 역시 청가회 미사에 참여한 적이 없다. 김정숙 여사는 외부 성당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종교 모임을 단순 친목 모임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청와대 내에서 실세라고 할 만한 참모가 해당 종교 모임의 회장으로 선출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통상 차관급의 수석비석관이 회장직을 차지한다. 이는 장관급 이상의 의전을 받는 주요 종교계 대표들과의 관계를 고려해서도 그렇다. 이들은 청와대와 종교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자리다.

청가회는 이명박정부 때 정치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정부 핵심사업인 4대강 사업을 천주교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김백준 당시 총무기획관을 회장으로 한 청가회를 발족시켰다. 김 기획관은 ‘집사’라 불리며 이 전 대통령 집권 기간 중 실세로 통한 인물이다.


지난 2010년 3월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청가회 출범을 예고하며 “청가회는 청와대가 천주교와 일상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이자 통로가 될 것”이라며 “청가회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천주교 등 종교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정부 정책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범 당시 청가회는 70여명 규모였다.

이 전 대통령은 청가회 출범 전부터 천주교에 정성을 보였다. 김 기획관을 천주교 교구장 착좌식에 보내 직접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4대강 사업에 반대 목소리를 낸 천주교계에 이해와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행보였다.

70여명서 최근 100여명으로 늘어
‘MB 집사’ 김백준 초대회장 맡아

박근혜정부 들어 청가회는 위기를 맞이한다. 청가회 회장이던 이남기 홍보수석이 경질되면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이 수석은 2013년 5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과 진실공방을 벌였다. 앞서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이 수석이 귀국을 종용했다”고 주장하자, 이 수석은 “그런(귀국을 종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전되자 여당이던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까지 나서 이 수석의 경질을 촉구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야당이 청와대 참모진 총사퇴와 국회 청문회를 요구하는 데 대해 “우선 철저한 진상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면서도 “여당으로서도 (문제의 청와대 참모진을) 전혀 옹호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도 입을 모아 이 수석 경질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경환 후보는 “어쨌든 자기 밑에 사람이 이런 일의 논란이 됐다는 것은 분명히 지휘·감독 체계가 잘못된 것”이라며 “이 수석은 이 자체만으로도 책임을 면할 길은 없다”고 퇴진을 요구했다. 이주영 후보도 “이 수석은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같은 입장을 내놨다.

이 수석은 미국서 귀국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표가 접수되고 12일 후 그의 사표를 수리했다. 갑작스런 사태로 회장을 잃은 청가회는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때까지 이렇다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근혜 때
위기 맞아

박근혜정부 들어 주목받은 종교 모임은 청가회가 아닌 청불회(청와대 불자회)였다. 박근혜정부서 청불회는 유민봉(국정기획)·조윤선(정무)·최원영(고용복지)·우병우(민정)·허원제(정무) 당시 수석이 차례로 회장을 역임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청가회는 전성기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다. 문 대통령의 세례명이 티모테오(하느님을 공경하는 자라는 뜻)이며, 김정숙 여사도 골롬바(평화의 상징 비둘기)라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자서전 <운명>을 통해 천주교와의 인연을 자세히 밝혔다. 지난 1963년 부산 영도의 신선성당서 세례를 받았다. 당시 문 대통령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3학년이었다. 문 대통령은 전후 구호식량을 배급해주는 수녀님에 대한 고마움으로 세례를 받게 됐다고 회상했다.
 

▲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지난해 11월28일, 체코 성비투스 대성당서 기도를 하고 있다.

자서전서 문 대통령은 “내가 초등학교 1∼2학년 때 배급날이 되면 학교를 마친 후 양동이를 들고 가 줄서서 기다리다 배급을 받아오곤 했다. 싫은 일이었지만, 그런 게 장남 노릇이었다”며 “꼬마라고 수녀님들이 사탕이나 과일을 손에 쥐어주기도 했다. 그때 수녀님들이 수녀복을 입고 있는 모습은 어린 내 눈에 천사 같았다”고 했다.

이어 “그런 고마움 때문에 어머니가 먼저 천주교 신자가 됐다. 나도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세를 받았다. 영도에 있는 신선성당이었다. 나는 그 성당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에도 문 대통령 내외는 천주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017년 5월13일 밤 청와대 관저서 천주교 관례에 따른 축복식이 열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서울 홍은동 자택서 청와대 관저로 이사한 날이다. 청와대에서는 매달 둘째 주 화요일 날 한 차례씩 미사가 열린다고 한다.

문재인 집권
전성기 맞아

지난해 10월 성베드로 대성당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문 대통령 내외가 참석하는 장면이 공중파로 생중계돼 이슈가 된 바 있다.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집전한 미사라 화제가 됐다. 교황청의 국무총리 격인 파롤린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경우는 드문 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미사 직후 연설을 가졌다. 당시 교황청 측은 “한 나라 정상의 바티칸 미사 참석 및 연설은 특별하고 예외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청가회 회원은 현재 80∼100여명으로 청와대 종교 모임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친가톨릭(천주교) 성향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청와대 참모진 중 천주교 신자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2기 청와대 참모 중 핵심인 강기정(세례명 돈보스코)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2일 3대 청가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앞서 1대는 박수현(안토니오) 전 청와대 대변인, 2대는 윤영찬(스테파노) 전 국민소통수석이었다.

강 수석은 대표적인 ‘호남 친문’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지난 2015년 당 정책위의장을 맡아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을 이끌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비문세력의 ‘친문패권주의’ 공세로 호남서 문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에 떨어지고, 호남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대거 당을 떠났을 때도 문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17년 대선 당시에는 캠프의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았다.

강 수석은 청가회 회장으로 당선된 후 “천주교 쪽은 교황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요한 기여를 해주시고 있다”며 “우리들의 믿음을 가지고 문재인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늘 기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정권 때 이남기 경질로 주춤
노영민·강기정 등 실세로 가득

친문 핵심인 노영민(바오로) 대통령비서실장도 천주교 신자다.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 2017년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 조직본부장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더불어민주당 2·8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라디오 토론회서 ‘주요 정치현안을 누구와 상의하느냐’는 질문에 “노영민 의원(현 대통령비서실장)과 상의한다”고 답했을 정도로 핵심 친문이다.

이 외에도 김혜애(율리아나) 기후환경비서관, 양현미(소화데레사) 문화비서관도 청가회 회원으로 전해진다.

1기 청와대 참모진도 천주교 신도가 주류를 이뤘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프란치스코’라는 세례명을 가진 천주교 신자다.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낸 차영환 국무조정실 2차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채희봉 전 산업정책비서관 등도 청가회 회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청와대뿐 아니라 내각도 천주교 신도가 강세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조명균 통일부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등이 신실한 천주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전직 국방부장관인 송영무, 중도 사퇴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역시 천주교 신자다.

오는 27∼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이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자리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수락 의사였다.

교황 방북
불씨 당기나

이 시기를 전후로 청가회 참모진의 행보가 주목받을 공산이 크다. 북한과 교황청이 실무를 준비하는 과정서 가교 역할이 필요하다. 북한과 교황청 양 당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청가회에 힘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VOA(미국의소리)는 교황의 방북이 올해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고 점쳤다. 교황청 관계자는 매체를 통해 “2019년에 그 일(교황 방북)이 일어나리라고 보지 않는다”며 “다른 순방 일정이 너무 많다”고 연내 방북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