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보고서로 본 홈앤쇼핑의 민낯

주인 없으니 펑펑 “알고도 쉬쉬?”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되면 자동으로 중기중앙회가 최대주주로 있는 홈앤쇼핑 이사회의 의장이 된다. 중기중앙회와 홈앤쇼핑은 떼래야 뗄 수 없는 사이. 중기중앙회와 홈앤쇼핑은 그동안 많은 구설에 올랐다. 이에 홈앤쇼핑에서는 지난해 한 법무법인을 통해 자체 ‘경영진단보고서’를 발간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보고서에는 비교적 자세한 현황과 현실적인 검토 의견, 개선사항 등이 적혀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015년경 중소기업청의 감사를 받고 회사의 주요주주로서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문책 요구, 시정 요구, 통보, 권고 등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홈앤쇼핑은 2017년경 방만경영 및 불투명한 경영관리 등을 이유로 국정감사에서 지적받고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계속된 의혹에…
진단받기로 결정

이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중소벤처기업부에 홈앤쇼핑에 대한 감사를 지시하는 한편 홈앤쇼핑에 대해 영업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인 중소기업중앙회 및 중소기업유통센터 등 주요주주사들은 주주공동감사단을 결성해 회사에 대한 감사를 계획했다.

이에 홈앤쇼핑에선 한 법무법인을 통해 자체 경영진단보고서를 발간했다.

홈앤쇼핑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윤리적 경영의 실천을 위함과 동시에 공적 기능을 가진 주주사들의 공공성, 현행 정관에 신설된 주주감사권 등을 고려해 더 큰 공적 책임을 다하자는 취지로 외부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조직운영, 회계, 윤리경영, 업무 실태 등 회사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자체적으로 진단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명확한 지침 없이 성과급, 수당 지급= 홈앤쇼핑은 김기문 전 대표와 임원들에게 명확한 지침 없이 성과급 및 보수를 지급했다. 보고서에는 “홈앤쇼핑의 급여규정서 경영 성과급, 특별 성과급, 영업 인센티브 및 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나 해당 규정은 사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라며 “임원에게 성과급과 수당 등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존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기문, 박성택, 강남훈 전 대표에게 지급된 성과급에 대해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 차원서 지급하는 것으로 족하기 때문에 직무수행에 소요된 시간과 노력 및 비용에 대한 실비 변상 차원서 비상근에게 지급하는 이사회 참석 수당 상당을 추가로 지급한 것은 문제가 될수 있다고 지적했다.

명확한 지침 없이 성과급과 퇴직금 지급?
무분별한 접대비…일부를 위한 복리후생

▲전 대표들에게 수억원대 퇴직위로금 지급= 홈앤쇼핑에서는 퇴직하는 대표들에 대해 수억원대의 퇴직 위로금을 지급했다. 보고서에서는 “김기문 전 대표에게 지급된 성과급 결정의 기초 자료, 이사회 참석 등에 따라 지급된 수당 결정의 근거자료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퇴직위로금 지급결정의 적정성은 관련 형사 건의 결과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바, 적정성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홈앤쇼핑 임원보수는 구체적인 범위나 기준을 정하지 않은 채 급여 등의 결정 권한을 이사회 의장에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시 이사회 의장은 김 전 회장 자신이었다. 

▲임직원의 무분별한 접대비 및 해외출장비 사용= 보고서에서는 “회사 임직원의 해외출장 시 접대비 사용과 관련해 접대비 명세서에 작성방법, 유의사항, 청탁금지법 관련 내용이 존재하기는 하나, 접대비 사용에 관한 명확한 관리지침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일부 접대비 명세서는 접대비 명세서에 기재돼있는 작성방법 및 유의사항과 해외출장 여비 지급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무분별 접대비
고액보수 지급

▲창사 1주년 기념시계 수의계약 논란= 홈앤쇼핑은 2012년 5월3일 창사 1주년 기념시계를 경쟁계약 형식으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기념시계 계약은 로만손과 수의계약 형식으로 체결됐다. 

보고서에서는 “창사 1주년 기념시계 공급계약 체결 당시 회사의 이사회 의장 및 대표이사였던 김기문 전 회장이 로만손의 대표이사였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기 위해 경쟁계약이 아닌 수의계약 형식으로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과 관련해 공정성 및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계약 체결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고 계약 전담 부서 및 담당자를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일부 실장급 직원들만을 위한 휴양시설 회원권 계약 체결= 홈앤쇼핑의 복리후생가이드북에 의하면 회사의 임직원은 전국 대명콘도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홈앤쇼핑은 일부 실장급 직원들을 위해 다른 휴양시설에 회원권 계약을 체결했다. 

보고서에서는 “회사가 일부 실장급 직원들만을 위해 회원권 계약을 체결한 것은 불필요한 예산낭비”라며 “향후 회사의 예산이 불필요한 곳에 사용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신설할 것”을 권고했다.

사라진 12억?
불공정거래 적발

▲고문에게 고액의 보수 지급= 홈앤쇼핑은 2011년 설립 이후 대표이사의 결정을 통해 총 10명의 고문을 위촉했고 고문비용으로 총 14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회사가 고문을 위촉해 고액의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 불필요한 자금지출에 해당한다고 보여질수도 있으나 법률사안의 경중이나 실효적인 법적 대응 조치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서 판단돼야 할 문제”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고문을 둘 수 있으며 그 보수는 얼마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기준을 미리 정해 놓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법인설립비용 관련 보고서 부재= 중소기업전용 홈쇼핑 홈앤쇼핑 설립 당시 컨소시엄 준비금의 용처가 불명확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홈앤쇼핑은 당시 12억원가량의 준비금에 대한 증빙서류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서는 “회사 법인설립비용 관련 보고서가 없어 사후증빙이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회장에 대한 퍼주기 논란
불공정행위 여러 번 적발

이사회 의결을 통해 부담한 12억원의 구체적인 내역을 알 수 없어 적정한 자금 지출이 이뤄졌는지 입증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보고서에서는 “회사로부터 법인설립비용을 지급받은 각 주주사들로부터 해당 설립비용의 근거와 컨소시엄 구성 과정 등에 대한 보고 내용을 수취해 구비할 것”을 권고했다.

▲협력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 홈앤쇼핑은 2015년 서면 미교부, 상품대금 지연이자 미지급, 부당한 경영정보 요구, 판촉비 부당전가, 모바일 주문 유도를 통한 불이익 제공행위 등의 불공정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억36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에 홈앤쇼핑은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을 일부 취소하는 판결을 받았다. 
 

▲ 홈앤쇼핑 자체 경영진단 보고서

보고서에서는 소송서도 취소되지 않은 서면 미교부 및 판촉비 부당전가에 대해 “전자계약서를 지연발송하거나 협력사가 지연승인하지 않도록 임직원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과 “방송 상품 관련, 납품업자의 판매촉진비용 부담비율이 50%를 초과하는 경우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중간 유통 벤더사의 불공정거래 행위= 일부 중소납품업자들은 TV홈쇼핑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과정서 중간 유통 벤더의 불공정거래를 지적받아 왔다. 이는 납품업자가 TV홈쇼핑 업체와 직접 거래 시 대규모 유통법이 적용되는 것과 달리 중간 유통업자를 통해 대형유통업체와 거래할 경우, 즉 중간 유통 벤더와 납품업자 간 거래에는 대규모 유통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에 기인한다. 

보고서에서는 “향후 공정위가 TV홈쇼핑 표준거래계약서를 개정할 때마다 그에 상응해 회사 표준거래계약서도 지속적으로 개정해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서면과 인터뷰
“사실 다를 수도”

이 경영진단보고서를 제출한 법무법인은 “보고서는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회사에 관한 서면자료 및 회사 담당자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작성됐고 방만경영, 윤리경영, 조직운영, 회계·계약, 업무 개선에 한정돼있다”며 “회사가 고의, 과실, 기타 어떠한 이유로든 정확하고 완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그와 관련된 보고서의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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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