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있는 스파 ②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상상 이상의 스파

▲ 씨메르의 워터플라자는 이탈리아 산마르코광장을 모티프로 만들어 발랄하고 재미있다.

따스함이 간절한 계절이다. 자연스럽게 스파로 발길이 향한다. 겨울철 물놀이 트렌드가 온천에서 워터파크로 변하는가 싶더니, 신개념 스파가 속속 등장한다. 한국형 찜질 문화와 유럽식 스파를 결합한 씨메르도 그중 하나다. 서해 일몰을 바라보며 즐기는 인피니티풀을 비롯해 어두운 동굴 속에 있는 듯한 케이브스파, LED 이미지로 다른 시공간을 여행하는 기분을 연출하는 버추얼스파 등 특별한 스파가 한자리에 모였다.
 

▲ 도서관 콘셉트로 꾸민 휴게 시설

인천 중구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 자리한 씨메르는 지난해 9월에 문을 열었다. 씨메르는 하늘을 뜻하는 프랑스어 ‘ciel’과 바다를 뜻하는 ‘mer’를 합친 이름이다. 1만3000여㎡(4000평) 규모로 약 2000명까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규모만 큰 게 아니다. 구석구석 살필수록 매력적인 공간이다. 미술관처럼 깔끔하게 연결된 복도, 열대지방을 연상케 하는 의자, 도서관 콘셉트로 꾸민 휴게 시설까지 나무랄 데 없는 곳이다. 스파에서 자꾸 카메라를 드는 이유다.
 

▲ 수영장 곳곳에 놓인 알록달록한 의자

남녀노소 즐겁게

씨메르는 크게 아쿠아스파존과 찜질스파존으로 나뉜다. 아쿠아스파존은 발랄하고, 찜질스파존은 편안하다. 아쿠아스파존의 대표 공간은 워터플라자로 이탈리아 산마르코광장을 모티프로 만들었다. 넓은 수영장에서 남녀노소가 사계절 내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수영장 곳곳에 놓인 알록달록한 의자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워터플라자에는 실내 인피티니풀이라는 재미난 공간이 있다. 투명 아크릴로 벽을 만들어 수영하는 모습이 밖에서도 보인다. 친구들끼리 인증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아쿠아클럽이란 곳도 있는데 이름 그대로 클럽이다. 낮에는 편안한 음악이 나오지만, 주말 밤이면 풀 파티가 열리는 클럽으로 변신한다.
 

▲ 투명 아크릴로 벽을 만들어 수영하는 모습이 밖에서도 보이는 실내 인피티니풀

편안한 스파를 원한다면 버추얼스파와 케이브스파를 이용해보자. 버추얼스파는 벽면 가득한 LED 영상이 특징이다. 눈앞에 바다가 펼쳐지기도 하고 울창한 숲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명상하는 기분이 든다. 케이브스파는 높은 천장과 어두운 조명으로 유럽의 동굴을 떠올리게 한다. 외부 소음과 차단돼 온전히 감각에 집중할 수 있어,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공간이다.
 

▲ 높은 천장과 어두운 조명으로 유럽의 동굴이 생각나는 케이브스파

이번에는 야외로 나가볼 차례다. 실내 수영장도 좋지만, 알싸한 바람을 맞으며 물을 가르는 야외 수영도 남다른 재미가 있다. 물론 물은 따뜻하다. 야외에서 특별한 공간은 3층 동쪽과 서쪽에 있는 옥상 수영장이다. 서해로 탁 트인 전경에 가슴이 시원하다. 하늘과 바다, 아름다운 노을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기 적당하다. 밀키탕과 히노끼탕 등 노천스파존도 있다. 아쿠아스파존에서 인기 있는 시설은 슬라이드다. 4층 높이에서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아쿠아루프&토네이도슬라이드로 워터파크만큼 짜릿한 물놀이를 만끽할 수 있다.
 

▲ 하늘과 바다, 아름다운 노을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3층 옥상 수영장

한국형 찜질 문화·유럽식 스파 결합
다양한 콘셉트로 꾸며져 볼거리 가득

아쿠아스파존이 감각적이라면 찜질스파존은 우아하다. 찜질스파존에는 찜질방 7곳과 휴게 시설 2곳이 있다. 자수정방은 북한산 자수정으로 만든 고온 찜질방이다. 이곳에서는 순간적인 고온 바람을 일으키는 ‘핫 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강원도 횡성 굴참나무를 이용한 참숯방, 일본 후쿠오카현 편백으로 꾸민 편백나무방 등 다양한 찜질방이 준비돼 있다. 3층 야외 공간에는 불한증막과 족욕장이 있어 서해를 바라보며 하루의 피로를 풀기 안성맞춤이다.
 

▲ 후쿠오카현 편백으로 꾸민 편백나무방. 일반적인 찜질방과 달리 널찍한 공간이 돋보인다.

찜질스파존의 세심한 배려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찜질방 앞에는 음료수나 소지품을 보관하는 수납장이 있다. 영화와 음악을 감상하며 쉬는 릴랙스룸, 여행 잡지와 책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커뮤니티룸이 마련돼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할 틈이 없다.
 

▲ 찜질방 앞에 음료수나 소지품을 보관하는 수납장

특색 있는 스파를 즐긴 뒤에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나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로 향해보자. 파라다이스시티는 예술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를 표방하며 곳곳에 작품 3000여점을 전시한다. 발길 닿는 곳마다 작품이 전시돼 있어 대형 미술관에 온 기분이 든다.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로비에 있는 데미언 허스트의 ‘Golden Legend’와 호텔 와우스페이스에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Great Gigantic Pumpkin’은 놓치지 말고 감상해보자.
 

▲ 발길 닿는 곳마다 작품이 보여 대형 미술관에 온 기분이 든다. 사진은 쿠사마 야요이의 ‘Great Gigantic Pumpkin’.

씨메르의 장점 중 하나는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쉽게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공항철도로 인천공항1터미널역까지 이동하고, 자기부상열차로 환승해 파라다이스시티역에서 내리면 된다. 자기부상열차는 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선로에서 띄워 움직이는데, 선로와 접촉하지 않아 소음과 진동이 적다. 인천공항1터미널역에서 출발해 장기주차장역, 합동청사역, 파라다이스시티역, 워터파크역, 용유역까지 무료로 운행한다.
 

▲ 인천공항1터미널역에서 용유역까지 무료로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있는 홍보전망대도 들러보자. 제2여객터미널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5층으로 가면 오른쪽에 홍보존, 왼쪽에 전망체험존이 있다. 홍보존은 인천국제공항의 역사와 구조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으로, 하루 3회(평일 12:30, 14:00, 16:00 / 주말 12:00, 14:00, 16:00) 인천국제공항을 상세히 소개한다. 전망체험존에서는 활주로와 이륙을 준비하는 항공기를 여유있게 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수하물이 분류되는 과정을 체험하는 VR 체험존도 마련돼 있다.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5층에 있는 홍보전망대
▲ 소무의도 하도정에서 본 일몰

파라다이스시티와 멀지 않은 곳에 무의도가 있다. 잠진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쯤 들어가면 호젓한 섬 여행이 가능하다.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 〈천국의 계단〉 등을 촬영한 하나개해수욕장을 둘러보고 트레킹 코스로 인기인 ‘무의바다누리길’을 걸어보자. 무의바다누리길은 소무의도를 한 바퀴 걷는 코스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무의바다누리길 8구간에 있는 하도정은 서해의 섬과 인천국제공항이 보이는 정자로 장엄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 승달 모양 백사장이 이어진 을왕리해수욕장
▲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해물칼국수

시원한 ‘해물칼국수’

시간이 부족하면 ‘을왕리해수욕장’으로 향하자.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을왕리해수욕장은 초승달 모양의 백사장이 약 700m 이어지며, 울창한 송림과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다. 겨울 여행의 화룡점정은 따끈한 음식이다. 서해에서는 바지락 국물에 새우와 가리비, 홍합 등을 넣고 끓인 해물칼국수가 제격이다. 흥미진진한 스파와 황홀한 일몰을 즐기고 맛보는 시원한 해물칼국수는 잊지 못할 겨울 여행을 선사할 것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씨메르→파라다이스시티→자기부상열차→무의도→을왕리해수욕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인천국제공항 홍보전망대→씨메르→파라다이스시티
둘째 날: 자기부상열차→무의도→을왕리해수욕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www.p-city.com/front/cimer/overview
- 중구 문화관광 www.icjg.go.kr/tour/index
- 인천관광공사 www.travelicn.or.kr
- 인천국제공항 www.airport.kr
- 공항철도 www.arex.or.kr
- 무의도해운 www.muuido.co.kr

문의 전화
- 중구청 문화관광과 032)760-6480
- 인천종합관광안내소 032)832-3031
-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032)729-7700
- 인천관광공사 032)899-7300
- 잠진도관광안내소 032)751-2628
- 무의도해운 032)751-3355
- 국립해양조사원 조석 예보 ARS 1588-9822
- 하나개해수욕장 032)751-8866
- 을왕리해수욕장 032)760-7994 

대중교통 정보
공항철도: 서울역-인천공항1터미널역(05:20~23:40), 약 1시간 소요. 용유 방면 자기부상열차 15분 간격(07:00~20:00) 운행, 파라다이스시티역 하차. 
*문의: 공항철도 1599-7788, www.arex.or.kr 자기부상열차 032)741-8400

자가운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신불 IC→인천국제공항공사→IBC지하차도→IBC월드게이트 방향 좌회전→파라다이스시티

숙박 정보
- 파라다이스시티: 중구 영종해안남로321번길, 1833-8855, www.p-city.com
- 씨사이드호텔: 중구 대무의로, 032)752-7737, www.seasidehotel.co.kr
- 씨월드관광호텔: 중구 용유서로479번길, 032)752-2000, www.hotelseaworld.co.kr
- 빨간지붕펜션: 중구 대무의로, 032)747-1011, www.bbalgan.net

식당 정보
- 해송쌈밥(쌈밥): 중구 공항서로, 032)747-0073
- 바다드림(해물칼국수·조개구이): 중구 잠진도길, 032)746-9966
- 평화옥(평양냉면): 중구 공항로, 032)743-8635
- 소나무식당(해물 요리): 중구 용유로21번길, 032)746-0771

주변 볼거리
인천대교, 포내어촌체험마을, 송도컨벤시아, 인천도시역사관, 월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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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