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있는 스파 ②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상상 이상의 스파

▲ 씨메르의 워터플라자는 이탈리아 산마르코광장을 모티프로 만들어 발랄하고 재미있다.

따스함이 간절한 계절이다. 자연스럽게 스파로 발길이 향한다. 겨울철 물놀이 트렌드가 온천에서 워터파크로 변하는가 싶더니, 신개념 스파가 속속 등장한다. 한국형 찜질 문화와 유럽식 스파를 결합한 씨메르도 그중 하나다. 서해 일몰을 바라보며 즐기는 인피니티풀을 비롯해 어두운 동굴 속에 있는 듯한 케이브스파, LED 이미지로 다른 시공간을 여행하는 기분을 연출하는 버추얼스파 등 특별한 스파가 한자리에 모였다.
 

▲ 도서관 콘셉트로 꾸민 휴게 시설

인천 중구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 자리한 씨메르는 지난해 9월에 문을 열었다. 씨메르는 하늘을 뜻하는 프랑스어 ‘ciel’과 바다를 뜻하는 ‘mer’를 합친 이름이다. 1만3000여㎡(4000평) 규모로 약 2000명까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규모만 큰 게 아니다. 구석구석 살필수록 매력적인 공간이다. 미술관처럼 깔끔하게 연결된 복도, 열대지방을 연상케 하는 의자, 도서관 콘셉트로 꾸민 휴게 시설까지 나무랄 데 없는 곳이다. 스파에서 자꾸 카메라를 드는 이유다.
 

▲ 수영장 곳곳에 놓인 알록달록한 의자

남녀노소 즐겁게

씨메르는 크게 아쿠아스파존과 찜질스파존으로 나뉜다. 아쿠아스파존은 발랄하고, 찜질스파존은 편안하다. 아쿠아스파존의 대표 공간은 워터플라자로 이탈리아 산마르코광장을 모티프로 만들었다. 넓은 수영장에서 남녀노소가 사계절 내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수영장 곳곳에 놓인 알록달록한 의자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워터플라자에는 실내 인피티니풀이라는 재미난 공간이 있다. 투명 아크릴로 벽을 만들어 수영하는 모습이 밖에서도 보인다. 친구들끼리 인증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아쿠아클럽이란 곳도 있는데 이름 그대로 클럽이다. 낮에는 편안한 음악이 나오지만, 주말 밤이면 풀 파티가 열리는 클럽으로 변신한다.
 

▲ 투명 아크릴로 벽을 만들어 수영하는 모습이 밖에서도 보이는 실내 인피티니풀

편안한 스파를 원한다면 버추얼스파와 케이브스파를 이용해보자. 버추얼스파는 벽면 가득한 LED 영상이 특징이다. 눈앞에 바다가 펼쳐지기도 하고 울창한 숲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명상하는 기분이 든다. 케이브스파는 높은 천장과 어두운 조명으로 유럽의 동굴을 떠올리게 한다. 외부 소음과 차단돼 온전히 감각에 집중할 수 있어,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공간이다.
 

▲ 높은 천장과 어두운 조명으로 유럽의 동굴이 생각나는 케이브스파

이번에는 야외로 나가볼 차례다. 실내 수영장도 좋지만, 알싸한 바람을 맞으며 물을 가르는 야외 수영도 남다른 재미가 있다. 물론 물은 따뜻하다. 야외에서 특별한 공간은 3층 동쪽과 서쪽에 있는 옥상 수영장이다. 서해로 탁 트인 전경에 가슴이 시원하다. 하늘과 바다, 아름다운 노을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기 적당하다. 밀키탕과 히노끼탕 등 노천스파존도 있다. 아쿠아스파존에서 인기 있는 시설은 슬라이드다. 4층 높이에서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아쿠아루프&토네이도슬라이드로 워터파크만큼 짜릿한 물놀이를 만끽할 수 있다.
 

▲ 하늘과 바다, 아름다운 노을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3층 옥상 수영장

한국형 찜질 문화·유럽식 스파 결합
다양한 콘셉트로 꾸며져 볼거리 가득

아쿠아스파존이 감각적이라면 찜질스파존은 우아하다. 찜질스파존에는 찜질방 7곳과 휴게 시설 2곳이 있다. 자수정방은 북한산 자수정으로 만든 고온 찜질방이다. 이곳에서는 순간적인 고온 바람을 일으키는 ‘핫 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강원도 횡성 굴참나무를 이용한 참숯방, 일본 후쿠오카현 편백으로 꾸민 편백나무방 등 다양한 찜질방이 준비돼 있다. 3층 야외 공간에는 불한증막과 족욕장이 있어 서해를 바라보며 하루의 피로를 풀기 안성맞춤이다.
 

▲ 후쿠오카현 편백으로 꾸민 편백나무방. 일반적인 찜질방과 달리 널찍한 공간이 돋보인다.

찜질스파존의 세심한 배려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찜질방 앞에는 음료수나 소지품을 보관하는 수납장이 있다. 영화와 음악을 감상하며 쉬는 릴랙스룸, 여행 잡지와 책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커뮤니티룸이 마련돼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할 틈이 없다.
 

▲ 찜질방 앞에 음료수나 소지품을 보관하는 수납장

특색 있는 스파를 즐긴 뒤에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나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로 향해보자. 파라다이스시티는 예술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를 표방하며 곳곳에 작품 3000여점을 전시한다. 발길 닿는 곳마다 작품이 전시돼 있어 대형 미술관에 온 기분이 든다.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로비에 있는 데미언 허스트의 ‘Golden Legend’와 호텔 와우스페이스에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Great Gigantic Pumpkin’은 놓치지 말고 감상해보자.
 

▲ 발길 닿는 곳마다 작품이 보여 대형 미술관에 온 기분이 든다. 사진은 쿠사마 야요이의 ‘Great Gigantic Pumpkin’.

씨메르의 장점 중 하나는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쉽게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공항철도로 인천공항1터미널역까지 이동하고, 자기부상열차로 환승해 파라다이스시티역에서 내리면 된다. 자기부상열차는 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선로에서 띄워 움직이는데, 선로와 접촉하지 않아 소음과 진동이 적다. 인천공항1터미널역에서 출발해 장기주차장역, 합동청사역, 파라다이스시티역, 워터파크역, 용유역까지 무료로 운행한다.
 

▲ 인천공항1터미널역에서 용유역까지 무료로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있는 홍보전망대도 들러보자. 제2여객터미널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5층으로 가면 오른쪽에 홍보존, 왼쪽에 전망체험존이 있다. 홍보존은 인천국제공항의 역사와 구조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으로, 하루 3회(평일 12:30, 14:00, 16:00 / 주말 12:00, 14:00, 16:00) 인천국제공항을 상세히 소개한다. 전망체험존에서는 활주로와 이륙을 준비하는 항공기를 여유있게 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수하물이 분류되는 과정을 체험하는 VR 체험존도 마련돼 있다.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5층에 있는 홍보전망대
▲ 소무의도 하도정에서 본 일몰

파라다이스시티와 멀지 않은 곳에 무의도가 있다. 잠진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쯤 들어가면 호젓한 섬 여행이 가능하다.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 〈천국의 계단〉 등을 촬영한 하나개해수욕장을 둘러보고 트레킹 코스로 인기인 ‘무의바다누리길’을 걸어보자. 무의바다누리길은 소무의도를 한 바퀴 걷는 코스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무의바다누리길 8구간에 있는 하도정은 서해의 섬과 인천국제공항이 보이는 정자로 장엄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 승달 모양 백사장이 이어진 을왕리해수욕장
▲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해물칼국수

시원한 ‘해물칼국수’

시간이 부족하면 ‘을왕리해수욕장’으로 향하자.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을왕리해수욕장은 초승달 모양의 백사장이 약 700m 이어지며, 울창한 송림과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다. 겨울 여행의 화룡점정은 따끈한 음식이다. 서해에서는 바지락 국물에 새우와 가리비, 홍합 등을 넣고 끓인 해물칼국수가 제격이다. 흥미진진한 스파와 황홀한 일몰을 즐기고 맛보는 시원한 해물칼국수는 잊지 못할 겨울 여행을 선사할 것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씨메르→파라다이스시티→자기부상열차→무의도→을왕리해수욕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인천국제공항 홍보전망대→씨메르→파라다이스시티
둘째 날: 자기부상열차→무의도→을왕리해수욕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www.p-city.com/front/cimer/overview
- 중구 문화관광 www.icjg.go.kr/tour/index
- 인천관광공사 www.travelicn.or.kr
- 인천국제공항 www.airport.kr
- 공항철도 www.arex.or.kr
- 무의도해운 www.muuido.co.kr

문의 전화
- 중구청 문화관광과 032)760-6480
- 인천종합관광안내소 032)832-3031
-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032)729-7700
- 인천관광공사 032)899-7300
- 잠진도관광안내소 032)751-2628
- 무의도해운 032)751-3355
- 국립해양조사원 조석 예보 ARS 1588-9822
- 하나개해수욕장 032)751-8866
- 을왕리해수욕장 032)760-7994 

대중교통 정보
공항철도: 서울역-인천공항1터미널역(05:20~23:40), 약 1시간 소요. 용유 방면 자기부상열차 15분 간격(07:00~20:00) 운행, 파라다이스시티역 하차. 
*문의: 공항철도 1599-7788, www.arex.or.kr 자기부상열차 032)741-8400

자가운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신불 IC→인천국제공항공사→IBC지하차도→IBC월드게이트 방향 좌회전→파라다이스시티

숙박 정보
- 파라다이스시티: 중구 영종해안남로321번길, 1833-8855, www.p-city.com
- 씨사이드호텔: 중구 대무의로, 032)752-7737, www.seasidehotel.co.kr
- 씨월드관광호텔: 중구 용유서로479번길, 032)752-2000, www.hotelseaworld.co.kr
- 빨간지붕펜션: 중구 대무의로, 032)747-1011, www.bbalgan.net

식당 정보
- 해송쌈밥(쌈밥): 중구 공항서로, 032)747-0073
- 바다드림(해물칼국수·조개구이): 중구 잠진도길, 032)746-9966
- 평화옥(평양냉면): 중구 공항로, 032)743-8635
- 소나무식당(해물 요리): 중구 용유로21번길, 032)746-0771

주변 볼거리
인천대교, 포내어촌체험마을, 송도컨벤시아, 인천도시역사관, 월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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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