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있는 스파 ②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상상 이상의 스파

▲ 씨메르의 워터플라자는 이탈리아 산마르코광장을 모티프로 만들어 발랄하고 재미있다.

따스함이 간절한 계절이다. 자연스럽게 스파로 발길이 향한다. 겨울철 물놀이 트렌드가 온천에서 워터파크로 변하는가 싶더니, 신개념 스파가 속속 등장한다. 한국형 찜질 문화와 유럽식 스파를 결합한 씨메르도 그중 하나다. 서해 일몰을 바라보며 즐기는 인피니티풀을 비롯해 어두운 동굴 속에 있는 듯한 케이브스파, LED 이미지로 다른 시공간을 여행하는 기분을 연출하는 버추얼스파 등 특별한 스파가 한자리에 모였다.
 

▲ 도서관 콘셉트로 꾸민 휴게 시설

인천 중구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 자리한 씨메르는 지난해 9월에 문을 열었다. 씨메르는 하늘을 뜻하는 프랑스어 ‘ciel’과 바다를 뜻하는 ‘mer’를 합친 이름이다. 1만3000여㎡(4000평) 규모로 약 2000명까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규모만 큰 게 아니다. 구석구석 살필수록 매력적인 공간이다. 미술관처럼 깔끔하게 연결된 복도, 열대지방을 연상케 하는 의자, 도서관 콘셉트로 꾸민 휴게 시설까지 나무랄 데 없는 곳이다. 스파에서 자꾸 카메라를 드는 이유다.
 

▲ 수영장 곳곳에 놓인 알록달록한 의자

남녀노소 즐겁게

씨메르는 크게 아쿠아스파존과 찜질스파존으로 나뉜다. 아쿠아스파존은 발랄하고, 찜질스파존은 편안하다. 아쿠아스파존의 대표 공간은 워터플라자로 이탈리아 산마르코광장을 모티프로 만들었다. 넓은 수영장에서 남녀노소가 사계절 내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수영장 곳곳에 놓인 알록달록한 의자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워터플라자에는 실내 인피티니풀이라는 재미난 공간이 있다. 투명 아크릴로 벽을 만들어 수영하는 모습이 밖에서도 보인다. 친구들끼리 인증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아쿠아클럽이란 곳도 있는데 이름 그대로 클럽이다. 낮에는 편안한 음악이 나오지만, 주말 밤이면 풀 파티가 열리는 클럽으로 변신한다.
 

▲ 투명 아크릴로 벽을 만들어 수영하는 모습이 밖에서도 보이는 실내 인피티니풀

편안한 스파를 원한다면 버추얼스파와 케이브스파를 이용해보자. 버추얼스파는 벽면 가득한 LED 영상이 특징이다. 눈앞에 바다가 펼쳐지기도 하고 울창한 숲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용한 음악과 함께 명상하는 기분이 든다. 케이브스파는 높은 천장과 어두운 조명으로 유럽의 동굴을 떠올리게 한다. 외부 소음과 차단돼 온전히 감각에 집중할 수 있어,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공간이다.
 

▲ 높은 천장과 어두운 조명으로 유럽의 동굴이 생각나는 케이브스파

이번에는 야외로 나가볼 차례다. 실내 수영장도 좋지만, 알싸한 바람을 맞으며 물을 가르는 야외 수영도 남다른 재미가 있다. 물론 물은 따뜻하다. 야외에서 특별한 공간은 3층 동쪽과 서쪽에 있는 옥상 수영장이다. 서해로 탁 트인 전경에 가슴이 시원하다. 하늘과 바다, 아름다운 노을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기 적당하다. 밀키탕과 히노끼탕 등 노천스파존도 있다. 아쿠아스파존에서 인기 있는 시설은 슬라이드다. 4층 높이에서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아쿠아루프&토네이도슬라이드로 워터파크만큼 짜릿한 물놀이를 만끽할 수 있다.
 

▲ 하늘과 바다, 아름다운 노을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며 낭만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3층 옥상 수영장

한국형 찜질 문화·유럽식 스파 결합
다양한 콘셉트로 꾸며져 볼거리 가득

아쿠아스파존이 감각적이라면 찜질스파존은 우아하다. 찜질스파존에는 찜질방 7곳과 휴게 시설 2곳이 있다. 자수정방은 북한산 자수정으로 만든 고온 찜질방이다. 이곳에서는 순간적인 고온 바람을 일으키는 ‘핫 샷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강원도 횡성 굴참나무를 이용한 참숯방, 일본 후쿠오카현 편백으로 꾸민 편백나무방 등 다양한 찜질방이 준비돼 있다. 3층 야외 공간에는 불한증막과 족욕장이 있어 서해를 바라보며 하루의 피로를 풀기 안성맞춤이다.
 

▲ 후쿠오카현 편백으로 꾸민 편백나무방. 일반적인 찜질방과 달리 널찍한 공간이 돋보인다.

찜질스파존의 세심한 배려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찜질방 앞에는 음료수나 소지품을 보관하는 수납장이 있다. 영화와 음악을 감상하며 쉬는 릴랙스룸, 여행 잡지와 책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커뮤니티룸이 마련돼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할 틈이 없다.
 

▲ 찜질방 앞에 음료수나 소지품을 보관하는 수납장

특색 있는 스파를 즐긴 뒤에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나러 파라다이스시티 호텔로 향해보자. 파라다이스시티는 예술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를 표방하며 곳곳에 작품 3000여점을 전시한다. 발길 닿는 곳마다 작품이 전시돼 있어 대형 미술관에 온 기분이 든다.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로비에 있는 데미언 허스트의 ‘Golden Legend’와 호텔 와우스페이스에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Great Gigantic Pumpkin’은 놓치지 말고 감상해보자.
 

▲ 발길 닿는 곳마다 작품이 보여 대형 미술관에 온 기분이 든다. 사진은 쿠사마 야요이의 ‘Great Gigantic Pumpkin’.

씨메르의 장점 중 하나는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쉽게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공항철도로 인천공항1터미널역까지 이동하고, 자기부상열차로 환승해 파라다이스시티역에서 내리면 된다. 자기부상열차는 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선로에서 띄워 움직이는데, 선로와 접촉하지 않아 소음과 진동이 적다. 인천공항1터미널역에서 출발해 장기주차장역, 합동청사역, 파라다이스시티역, 워터파크역, 용유역까지 무료로 운행한다.
 

▲ 인천공항1터미널역에서 용유역까지 무료로 운행하는 자기부상열차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있는 홍보전망대도 들러보자. 제2여객터미널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5층으로 가면 오른쪽에 홍보존, 왼쪽에 전망체험존이 있다. 홍보존은 인천국제공항의 역사와 구조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으로, 하루 3회(평일 12:30, 14:00, 16:00 / 주말 12:00, 14:00, 16:00) 인천국제공항을 상세히 소개한다. 전망체험존에서는 활주로와 이륙을 준비하는 항공기를 여유있게 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수하물이 분류되는 과정을 체험하는 VR 체험존도 마련돼 있다.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5층에 있는 홍보전망대
▲ 소무의도 하도정에서 본 일몰

파라다이스시티와 멀지 않은 곳에 무의도가 있다. 잠진도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쯤 들어가면 호젓한 섬 여행이 가능하다.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 〈천국의 계단〉 등을 촬영한 하나개해수욕장을 둘러보고 트레킹 코스로 인기인 ‘무의바다누리길’을 걸어보자. 무의바다누리길은 소무의도를 한 바퀴 걷는 코스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무의바다누리길 8구간에 있는 하도정은 서해의 섬과 인천국제공항이 보이는 정자로 장엄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 승달 모양 백사장이 이어진 을왕리해수욕장
▲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해물칼국수

시원한 ‘해물칼국수’

시간이 부족하면 ‘을왕리해수욕장’으로 향하자.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을왕리해수욕장은 초승달 모양의 백사장이 약 700m 이어지며, 울창한 송림과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다. 겨울 여행의 화룡점정은 따끈한 음식이다. 서해에서는 바지락 국물에 새우와 가리비, 홍합 등을 넣고 끓인 해물칼국수가 제격이다. 흥미진진한 스파와 황홀한 일몰을 즐기고 맛보는 시원한 해물칼국수는 잊지 못할 겨울 여행을 선사할 것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씨메르→파라다이스시티→자기부상열차→무의도→을왕리해수욕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인천국제공항 홍보전망대→씨메르→파라다이스시티
둘째 날: 자기부상열차→무의도→을왕리해수욕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www.p-city.com/front/cimer/overview
- 중구 문화관광 www.icjg.go.kr/tour/index
- 인천관광공사 www.travelicn.or.kr
- 인천국제공항 www.airport.kr
- 공항철도 www.arex.or.kr
- 무의도해운 www.muuido.co.kr

문의 전화
- 중구청 문화관광과 032)760-6480
- 인천종합관광안내소 032)832-3031
-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032)729-7700
- 인천관광공사 032)899-7300
- 잠진도관광안내소 032)751-2628
- 무의도해운 032)751-3355
- 국립해양조사원 조석 예보 ARS 1588-9822
- 하나개해수욕장 032)751-8866
- 을왕리해수욕장 032)760-7994 

대중교통 정보
공항철도: 서울역-인천공항1터미널역(05:20~23:40), 약 1시간 소요. 용유 방면 자기부상열차 15분 간격(07:00~20:00) 운행, 파라다이스시티역 하차. 
*문의: 공항철도 1599-7788, www.arex.or.kr 자기부상열차 032)741-8400

자가운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신불 IC→인천국제공항공사→IBC지하차도→IBC월드게이트 방향 좌회전→파라다이스시티

숙박 정보
- 파라다이스시티: 중구 영종해안남로321번길, 1833-8855, www.p-city.com
- 씨사이드호텔: 중구 대무의로, 032)752-7737, www.seasidehotel.co.kr
- 씨월드관광호텔: 중구 용유서로479번길, 032)752-2000, www.hotelseaworld.co.kr
- 빨간지붕펜션: 중구 대무의로, 032)747-1011, www.bbalgan.net

식당 정보
- 해송쌈밥(쌈밥): 중구 공항서로, 032)747-0073
- 바다드림(해물칼국수·조개구이): 중구 잠진도길, 032)746-9966
- 평화옥(평양냉면): 중구 공항로, 032)743-8635
- 소나무식당(해물 요리): 중구 용유로21번길, 032)746-0771

주변 볼거리
인천대교, 포내어촌체험마을, 송도컨벤시아, 인천도시역사관, 월미도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