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이후…경찰 특수수사의 이면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2.18 09:32:04
  • 호수 12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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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고 무뎠던 경찰의 칼날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번 문재인정부서 경찰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았다. 최근 경찰은 검찰의 전유물이었던 대기업·특수수사의 최전선에 나서며 기업 총수들을 포토라인에 세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칼날은 무뎠다. <일요시사>가 문재인정부 들어 경찰이 수사했던 특수수사 8건을 분석한 결과 핵심 피의자들을 모두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크게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 ▲▲경찰 대기업-특수 수사 결과

경찰은 2017년 7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자택공사 비리 수사를 시작으로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을 상대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같은 해 연말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하는 강단을 보이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시작은 창대
그 끝은 미약

경찰은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필두로 대기업을 비롯한 굵직한 사건을 진두지휘 중이다. 특수수사과는 오랫동안 공직·기업 비리 등을 수사했다. 하지만 검찰의 옛 중앙수사부와 특수부에 밀려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특수수사과의 시초는 1972년 설치된 치안본부 소속 ‘특수수사대’다. 1976년 특수수사1대(일명 사직동팀)와 2대(일명 신길동팀)로 나뉘었다가 1991년 특수수사1대가 조사과로 이름이 바뀌고, 2대는 수사2과로 소속을 옮겼다. 이어 1994년 수사2과가 특수수사과로 개칭됐고 조사과는 2000년 폐지됐다.

과거에는 공직자 비위 등과 관련한 청와대의 ‘하명’ 사건을 주로 다루는 부서로 알려졌다. 오늘날에도 정부서 수사의뢰한 사건을 특수수사과서 맡는 경우가 있지만, 그밖에 자체 첩보를 토대로 공직자·기업의 뇌물이나 횡령·배임, 조세포탈 사건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13년 6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수도권 인근 별장서 건설업자 윤모씨로부터 성접대 등 불법로비를 받은 혐의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특수수사과는 경찰 조직서 특수사건 전문성을 인정받는 수사관들이 근무해 자존심이 강한 부서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특수수사과의 자존심에 흠집이 많이 났다. <일요시사>가 2017년부터 경찰청 특수수사과와 지능범죄수사대가 벌인 8건의 대기업 사건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핵심 피의자들이 모두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대기업 수사 8건 분석 
핵심 피의자 모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  

▲한진그룹 자택 비리 사건(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불구속 기소의견 송치)= 2017년 11월22일. 경찰이 30억원대 배임 혐의를 받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입건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회장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같은 혐의로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씨와 대한항공 소속 조모 전무, 인테리어 업체 ㄱ사의 대표 장모씨도 검찰에 송치했다.

조 회장 등은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 사이 조 회장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70억원 중 30억원을 인천 영종도에 짓고 있던 그랜드하얏트 호텔 신관 신축 공사비에 전가한 혐의를 받는다. 조 회장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와 호텔 신축 공사는 ㄱ사가 동시에 맡았다.

▲삼성그룹 일가의 자택공사 비리와 수백여개의 차명계좌 의혹 사건(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및 임직원 세 명 불구속 기소의견 송치)= 2018년 2월8일. 차명계좌로 수천억원의 재산을 빼돌리고 자택공사에 회삿돈을 쓴 혐의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특가법을 적용해 조세·횡령 혐의로 이 회장과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소속 임원 A씨(사장)와 삼성물산 임원 B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삼성물산 현장소장 C씨는 구속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삼성그룹 임원 72명 명의로 차명계좌 260개를 개설한 후 차명재산 4000억원을 관리했다. 이 회장과 임원 A씨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등 82억원 상당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용산구 한남동 소재 이 회장의 자택 수리비용에 삼성물산 법인 자금 약 30억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는다.

기업 총수들
포토라인에만

▲홈앤쇼핑 신사옥 입찰·채용 비리 사건(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이사 신사옥 비리 혐의 없음 의견·채용비리 불구속 기소의견 송치)= 2018년 3월15일. 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이사는 대주주 회사의 고위 간부로부터 청탁을 받고 일부 지원자를 부당하게 채용한 혐의를 받아 검찰에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다만 신사옥 비리와 관련해서는 혐의 없음 의견으로 나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강 전 대표이사가 중소기업중앙회 임원 등의 부탁을 받고 직원 10명을 부당하게 채용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신사옥 건설업체 입찰 과정에서 회사에 174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는 무혐의 의견이 나왔다.
 

▲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황창규 KT 회장

▲대림산업 전 대표 등 청탁·배임수재 사건(대림산업 전 대표 불구속 기소의견 송치)= 2018년 3월20일. 경찰은 하청업체로부터 토목공사 추가 수주 및 설계 변경을 통한 공사비 허위 증액 등의 부정한 청탁과 함께 6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전직 대림산업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입건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대림산업 간부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하청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 이후 대림산업 본사 사무실 압수수색·계좌추적·관련자 조사 등으로 혐의사실을 밝혀냈다. 혐의가 무거운 현장소장 2명은 구속하고 전직 대표 등 9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가천 길병원 뇌물수수 사건(병원장과 비서실장 불구속 기소의견 송치, 보건복지부 공무원 구속)= 2018년 5월29일. 국책사업인 연구중심병원 선정을 도와주는 대가로 가천 길병원서 받은 법인카드로 수억원을 쓴 보건복지부 국장급 고위공무원이 구속됐다. 이 과정서 길병원이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에게 일명 ‘쪼깨기’ 방식으로 불법 정치후원금을 지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복지부 소속 국장급 공무원 허모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하고, 뇌물을 준 길병원 병원장 이모씨 등 2명을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우병우 법조 비리 사건(우병우 전 민정수석 영장 네 차례 기각)= 2018년 10월17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변호사 시절 몰래 변론 혐의를 수사한 경찰이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수사 확대 방지 등을 검찰에 청탁할 목적으로 의뢰인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우 전 수석을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우 전 수석은 2013∼2014년 검찰이 수사한 가천대 길병원 횡령사건 당시 병원 측으로부터 “수사가 더 확대되지 않고 이 상태서 마무리되게 해달라”는 조건을 제시받자 “3개월 내 끝내주겠다”고 답한 뒤 착수금 1억원을 받고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사건은 실제로 3개월가량 지난 뒤 종결됐고 우 전 수석은 2억원의 성공보수를 받았다.

검 vs 경 기싸움
수사권 갈등탓?

▲오리온그룹 별장 신축 사건(이화경 부회장 불구속 기소의견 송치)= 2018년 10월24일. 개인 별장을 신축하는 과정서 200억원 넘는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를 받는 이화경 오리온 그룹 부회장이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이 부회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 부회장은 2008∼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일대에 개인 목적의 호화별장을 신축하는 과정서 법인자금 203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KT 불법 정치 후원금 사건(황창규 KT 회장 및 전·현직 임원 7명 불구속 기소의견 송치)= 2019년 1월17일. 황창규 KT 회장이 국회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 회장과 구모 사장, 맹모 전 사장 등 KT 전·현직 임직원 7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KT 대관부서인 CR부문을 통해 제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4억3790만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임직원 29명이 송금에 동원됐고, 이 중 일부 직원들의 아내나 지인 명의까지 동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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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특수수사과서 벌였던 대기업 사건의 핵심 몸통들이 대부분 불구속 상태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 때문에 경찰 수사가 ‘용두사미’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경찰 측도 반론은 있다. 그동안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에 대해 ‘보강 수사’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빈번히 기각했다는 점이다. 

검찰은 조양호 회장과 황창규 회장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각각 두 차례 기각했다.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은 무려 네 차례나 기각됐다. 이화경 부회장의 영장도 기각했으며 삼성 차명 사건 관련자인 삼성 임원들의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했다. 

일각에선 피의자 구속으로 유·무죄를 가르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 수사력에 강한 의구심? 
검 구속영장 빈번히 기각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며, 구속 수사가 유·무죄를 가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며 “다만 핵심 피의자의 구속 여부가 수사의 진척 여부를 알 수 있는 가늠자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경찰 수사가 빈번히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을 내놨다.

하나는 ‘경찰 수사력 부재’이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경찰이 민생 치안 등 단순 형사 사건 위주로 처리했기 때문에 법리적인 세밀함이 필요한 고소·고발 사건 등을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해왔다.

또 하나는 수사권 조정을 사이에 둔 ‘검·경 갈등설’이다. 현재 검·경은 수사권 조정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특히나 경찰이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특수사건 등을 도맡으며, 수사권 독립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견제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피의자 구속 여부로 수사를 ‘잘했다’ ‘못 했다’로 나누는 건 적절치 않다. 법원서 유죄 판결률로 보는 게 적절하다”며 “검·경의 갈등적 측면으로 봤을 때 검찰이 유리한 입장에 있는 건 사실이다. 우리나라 수사 구조 자체가 검찰이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대기업 수사를 잘하는 건 노하우와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대기업 수사를 많이 할수록 노하우가 늘어나는 건 당연하다. 노하우와 권한은 비례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수부 검사였던 한 변호사는 “경찰의 수사 역량이나 인권 의식이 과거에 비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어느 정도 수사권 조정도 필요하다”며 “하지만 대기업이라든지 특수수사에 있어서 경찰이 검찰 수사력을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 이번에 빈번히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두고 검·경 수사권 갈등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검사들이 괜히 영장을 기각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학자는 “일반 시민의 눈높이로 봤을 때 수사권 조정은 꼭 필요하다. 현재 기소권을 누가 가져가느냐가 쟁점이다. 과거 검찰이 기소권을 독점하며 경찰을 지휘했던 이유는 두 가지”라며 “경찰의 수사 전문성과 인권 침해 요소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오늘날 경찰이 수사력이 없을까? 변호사 출신 경찰들도 많다. 또 인권침해 요소가 옛날처럼 많을까? 옛날에 비하면 거의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권한 필요”
“아직 멀어”

이어 “현재 검찰 수사 지휘는 이걸 전제로 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건 과거 유물이나 마찬가지다. 제도적으로 바꾸는 게 맞다. 검찰은 수사 지휘권을 놓고 싶지 않을 거다. 기득권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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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