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과 도박, 그리고 판돈 막전막후

하룻밤 수십억 왔다갔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돈이 많은 기업인들은 상대적으로 도박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밑천이 두둑하기 때문. 이들이 거는 액수는 보통 사람이 평생 만져보지도 못한 액수인 경우가 많다. 하룻밤 새 판돈이 수천억에 달하는 도박판이 부지기수다. 서민들을 허탈감에 빠뜨리는 기업인들의 도박 ‘사이즈’를 확인했다.
 

중견기업 오너 일가 2세 A씨가 원정도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법의 심판을 받았다. 법원은 그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 과정서 회삿돈으로 밑천을 마련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판돈이 100억원에 달해 세간의 눈길이 쏠렸다.

판돈 수천억
서민은 허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지난달 29일 상습도박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견기업 A사의 최대주주 박모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횡령한 자금은 상당 부분 도박과 관련이 있다”며 “이번 상습도박의 규모와 방법을 감안하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에 미치는 간접적인 해악도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는 수사 초기부터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고 반성했다”며 “횡령금액은 거액이지만 오랜 기간 횡령 후에 다시 돈을 채우는 과정을 반복하여 실제 피해금액보다 자금이 불어난 측면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회삿돈으로 조성한 비자금으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필리핀 등 해외서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기업인들은 도박에 필요한 자금을 만들기 쉽다는 점 때문에 도박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서민층의 도박판과는 스케일 면에서부터가 다르다. 20년 전에는 100억원대 해외카지노 도박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1997년 서울지검은 카지노서 거액을 빌려 도박을 한 혐의로 오종섭 대전 동양백화점 부회장과 박종섭 서울 강남구 스위스안경점 대표 등 4명을 기소했다. 오 전 부회장은 1996년 5월부터 1997년 6월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서 한국인 마케터 최모씨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355만달러를 빌려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그를 구속 기소했으나, 보석금 1억원을 내고 풀려났다. 당시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악화되기도 했다.

동양백화점은 대전 지역의 향토기업으로 지역민의 오랜 사랑을 받았지만 경영난으로 한화갤러리아에 매각됐다. 오 전 회장은 2011년 향년 5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회삿돈 들고 도박판으로 ‘고∼’
필리핀 등 해외 원정도박 적발

김인태 경남종합건설 전 대표는 1997년 20만달러의 도박자금을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로 도피행각을 벌이다 2002년 구속됐다. 김 회장은 마카오 등지서 수억원의 도박을 벌이며 외화를 반출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는 수차례 마카오호텔 카지노 등에서 원정도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박 판돈 액수가 기업인치고 많다고 할 수 있는 금액은 아니었지만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 IMF 등으로 전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 등으로 외화벌이에 나선 때라 국민들의 분노는 컸다.


김 전 대표는 50만달러를 빌려 도박을 하고 같은 해 12월 위조여권을 사용해 해외서 도피행각을 벌인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한때 재계 서열 3위였던 그룹의 회장도 도박 구설에 올랐다. 1978년 김창원 거화그룹 회장도 원정도박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김 전 회장은 1984년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당시 23만달러를 카지노 도박으로 날린 혐의를 받고 검찰의 수사망에 올랐다.
 

거화그룹은 김 전 회장의 구속으로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열사 거화자동차와 신진자동차는 쌍용차와 대우차로 각각 매각됐다. 이후 주력 계열사들이 그룹의 품을 떠나면서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걸었다.

1977년 7월 설경동 대한그룹 창업주의 차남 설원철씨가 대규모 도박판을 벌인 혐의가 드러났다. 설씨 등 6명은 상습도박을 벌이고 도박장을 개장한 혐의로 구속됐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중구 충무로 2가에 있는 L관광호텔서 하룻밤 새 1000여만원이 넘는 판돈을 놓고 포커를 쳤다. 모두 열두 번에 걸쳐 오고 간 판돈 총액은 2억8000만원에 달했다.

회사 어려워도 
카지노에 펑펑

당시 자장면 가격이 2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해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하룻밤 새 오고 간 판돈은 대략 75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당시 검찰은 도박판 현장에 급습해 미화 5199달러, 엔화 2만2500엔, 한화 110만원 등을 회수했다. 설씨는 도박 사건 이후 경영권서 멀어졌다.

설경동 창업주는 장남 설원식 전 회장에게 대한방직과 대한산업을 물려주고 3남에게는 대한전선을 줬다. 4남인 설원봉 회장은 대한제당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설원철씨는 대한방직과 대한산업의 고문직을 맡기는 했지만 직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적은 없다.

일각에선 당시의 도박 논란이 후계 구도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한보그룹 역시 도박 스캔들이 있었다. 1997년 당시 정태수 총회장의 차남인 정원근 상아제약 회장은 1996년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도박으로 거액을 탕진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당했다.

서울지검 회사부에 따르면 정 회장은 30만달러의 자금을 빌려 카지노 도박을 했다. 당시 외국환관리법에 따르면 1만달러 이상의 외화를 송금할 경우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정 회장은 이를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정 회장이 도박 스캔들에 연루된 시기가 한보그룹이 경영난을 겪고 있던 와중이라 비난의 목소리는 높았다. 1997년 한보그룹의 주력 계열사 한보철강은 15억원의 자금을 해결하지 못해 부도가 났다. 이후 지급 보증을 섰던 다른 계열사가 쓰러지면 한보그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돈 많은 호구
설계자 타깃

여성 기업인도 도박판 스캔들에 연루된 적이 있었다. 1992년 검찰에 따르면 이춘자 한국광학 대표는 1987년부터 강남 일대서 벌어진 판돈 100억원 규모의 도박을 한 혐의로 수배자 신세가 됐다. 이 대표를 비롯해 도박에 빠진 도박꾼들은 하루 평균 300만∼1800만원의 판돈이 걸린 도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1997년에는 북악파크호텔의 기업인이 도박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구판서 북악파크호텔 회장의 4남 구상회(당시 37세)씨가 100만달러를 빼돌려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구씨는 대학을 중퇴하고 미국서 대학을 졸업한 뒤 국내로 비디오테이프를 수입하는 사업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악파크호텔은 70~80년 북악을 대표하는 호텔이었으나 1990년 중후반을 기점으로 쇠락의 길에 접어들어 2003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던 1966년에 하루 판돈 2000만원이 넘는 돈이 오간 도박판도 있었다. 당시 유화열 인천올림포스호텔 회장을 비롯해 전락원 구왕건설사 대표 등 3명이 대규모 카드 도박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 회장 일행은 호텔 등을 전전하며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 회장은 카지노를 이용해 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유 회장은 사위 함양섭 회계계장이 손님으로 가장해 딜러가 보관 중인 게임용 칩을 현금으로 바꿔 수입금액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90년부터 3년 동안 14억3000만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았다.


후계자 밀리거나
회사 사라지거나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은 수억원대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2016년 항소심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박 회장도 정킷방서 도박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근수)는 2017년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된 박 회장에 대한 항소심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해외서 자금을 조달해가며 도박을 벌여 죄질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피고인의 연령·건강 상태와 범행을 반성하는 태도 등을 참작해 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2014년 2월부터 3월까지 마카오 한 호텔의 정킷방서 판돈 190만홍콩달러(약 2억6000여만원)를 베팅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4년 5월 서울 한 호텔서 고스톱 도박을 하던 이모(64)씨 등에게 2800여만원의 판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상습적으로 도박하고 도박 참여자들에게 도박자금으로 수백만원서 수천만원까지 대여해 이득을 취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논란이 된 점은 박 회장이 상습도박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이다. 앞서 박 회장은 2002년 상습도박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2013년 6월과 2014년 6~7월 총 3차례에 걸쳐 총 48억원을 대출받도록 알선해준 대가로 한 생수업체 대표로부터 4억9460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기소돼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화장품 업계의 신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도 원정도박 혐의로 ‘옥살이’를 하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대표가 2012년 3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마카오, 필리핀의 카지노 호텔에 설치된 정킷방서 100억원대의 도박을 한 것으로 보고 구속 기소했다. 정씨는 해당 정킷방서 한 판에 500∼2000만홍콩달러의 판돈을 베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대표는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극구 부인하며 지루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지만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마무리됐다.

정 전 대표는 1심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2심서 8개월로 감형됐다. 이후 검찰과 정 전 대표 측이 대법원 상고를 원치 않아 사건은 일단락됐고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재미 삼아…
두 번 세 번

재계의 한 관계자는 “도박판에 걸려 거액의 빚을 진 참여자가 다른 물주를 물색하는 조건으로 갚을 돈을 탕감해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이런 과정서 기업인들이 주요 타깃이 돼 도박판에 참여하게 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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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