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는 민주당 속셈

황 당권 잡으면 여당에 표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로 정치권 전체가 출렁이고 있다. 황 전 총리의 정치 경력은 전무하다. 다만 그의 영향력은 웬만한 중견 정치인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황 전 총리의 등판에 대한 여당의 반응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황 전 총리를 국정 농단과 함께 비판하면서도 은근히 반기는 모양새다.
 

▲ 최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당사에서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대한민국의 새로운 내일을 선언하기 위해 국민 여러분 앞에 섰다”며 말문을 열었다. 황 전 총리는 “지난날 대한민국은 젊음과 역동의 나라였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가 어떻게 됐느냐”며 “도전은 멈췄고 꿈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을 정조준했다. 

출마 배경?
정·여 겨냥 


그는 “헌법 가치를 함께한다면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도 폭넓게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 전 총리는 “안철수,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기본적으로 자유우파는 헌법가치를 존중해 나라를 일으켰고 부강을 이끌어온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황 전 총리는 전대 출마를 넘어서 보수진영의 대통합 의지까지 여실없이 드러냈다.

황 전 총리의 당 대표 출마로 한국당은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실제로 황 전 총리가 전대 출마를 선언한 당시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당의 지지율은 상승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8~30일 조사해 지난달 31일 발표한 주중집계를 살펴보면 한국당의 지지율은 28.5%로 전주 대비 1.8%포인트 상승했다. 

황 전 총리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이낙연 국무총리를 제치고 오차범위 내 1위를 차지했다. 황 전 총리가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서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1~25일 조사해 지난달 29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황 전 총리는 응답자 전체서 17.1%로 선두를 달렸다. 황 전 총리의 선호도는 전달 대비 3.6%포인트 상승했다. 15.3%를 기록한 이 총리보다 1.8%포인트 높은 수치다. 

황 전 총리는 보수야권·무당층 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했다. 황 전 총리는 해당 조사에서 31.9%를 기록, 전달의 선호도에 비해 9.4%포인트 상승했다. 2위는 8.9%를 기록한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로 그 차이가 상당했다. 다만 범여권·무당층 조사에선 지난달 대비 1.3%포인트 하락한 4.9%를 기록해 12명의 차기 대선주자 중 8위에 머물렀다.

보수와 진보진영서 극과 극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두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황교안 전대 출마…원내 4당 맹비판
차기대권 1위 등장, 한국당 지지율↑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는 황 전 총리의 당 대표 출마 선언 전에 이뤄졌다. 해당 여론조사 기간 당시 황 전 총리의 출마가 사실상 확정된 것을 미뤄볼 때 그의 선호도는 향후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황 전 총리가 던진 출사표에 정치권의 견제도 본격화됐다. 한국당을 제외한 원내 4당은 이구동성으로 그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입을 모았다. 황 전 총리의 출마 선언 이튿날 6선의 이석현 의원은 자신의 SNS 페이스북을 통해 “시대가 바뀌고 대중의 생각이 바뀐 걸 모르시는 거냐”며 “물 빠진 줄 모르고 갯벌서 퍼덕이는 짱뚱어가 떠오른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지낸 3선의 김태년 의원은 “공안검사들이 판쳤던 80년대로 되돌아간 듯하다”며 “국민이 황 전 총리에게 원하는 것은 반성과 사죄”라고 꼬집었다. 이 외에 4선의 박영선 의원과 3선의 이인영 의원 등이 그를 비판했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은 수위를 높였다. 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황 전 총리의 출마 선언이 있던 날 논평을 통해 “무덤서 채 깨어나지 못한 좀비답게 꺼내드는 무기라곤 저주와 반공이 난무하는 색깔론, 민주인사를 때려잡고 간첩을 조작하던 공안검사에서 한 치 벗어나지 못한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같은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원래 탄핵당, 원래 친박(친 박근혜)당, 원래 국정 농단당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쏘아붙였다. 

범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는 바미당도 마찬가지였다. 바미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달 2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황 전 총리의 자격 논란을 언급했다. 하 의원은 “당헌·당규 논란이 있을 때 대승적으로 당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황 전 총리의 자격 논란은 ‘책임당원’서 비롯됐다.

자격 논란
4당 비판

한국당 당헌에 따르면 전대 출마 자격은 입당 후 3개월간 당비를 납부한 책임당원에게 주어진다. 황 전 총리는 지난달 15일 한국당에 입당했다. 황 전 총리의 책임당원 자격이 성립되지 않는 이유다. 황 전 총리는 “문제없다”며 논란을 일축하려 했지만 비상대책위원회에선 공개 설전이 이어졌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국회서 “당헌·당규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를 비대위원장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반면 한국당 이만희 의원은 “출마자격을 놓고 논쟁이 오가는 것은 보수통합을 바라는 국민 소망에 맞지 않다”며 맞받아쳤다.

해당 사안은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로 넘어갔다. 한국당 선관위는 지난달 29일 황 전 총리에게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한국당 선관위는 해당 안건에 대한 비대위의 의결을 요청했다. 한국당 비대위는 결국 지난달 31일 황 전 총리에게 책임당원 자격을 부여했다. 

자격 논란을 딛고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선호도서도 1위를 차지한 황 전 총리는 명실상부 전대 최대의 구심점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일각에선 그의 당 대표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한다. 황 전 총리는 출마 선언 당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공세를 집중했다. 황 전 총리는 ‘폭정’ ‘386 운동권 철학’ ‘좌파 경제실험’ ‘주체사상’ 등을 언급하며 철저한 대여·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황 전 총리를 경계하면서도 한편으론 다른 속내를 보이는 모양새다. 정치권 관계자는 “황 전 총리는 홍 전 대표보다 더 한 X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한국당을 이끌었지만 같은 해 실시된 6·13지방선거의 패배를 책임지고 당 대표직서 물러났다. 당시 홍 전 대표는 연이은 막말로 구설수에 올랐다. 여론의 비판도 가시적이었다. 지방선거 당시 몇몇 후보자들은 홍 전 대표의 방문을 꺼려할 정도였다. 홍 전 대표가 스스로 문제를 만들었던 만큼 민주당의 비판은 다소 수월했다.
 

▲ 다시 한 번 당권도전에 나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황 전 총리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은 홍 전 대표 때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공산이 크다. 물론 황 전 총리는 홍 전 대표와 스타일이 다르다. 황 전 총리는 홍 전 대표에 비해 차분하고, 화법서도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황 전 총리는 ‘최순실 국정 농단’의 고리서 자유롭지 못하다. 황 전 총리는 촛불혁명을 기치로 내건 민주당과 반대 입장에 있다.

황 전 총리의 당권 쟁취 여부를 떠나 민주당은 황 전 총리를 받아준 한국당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정부와 여당에 대한 한국당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서 민주당은 그간 뾰족한 반격의 카드를 제시하지 못했다. 여론의 부정적 기류가 강해지는 것 역시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웠다. 이는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났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8~30일 조사해 지난달 31일 발표한 주중 집계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37.8%로 전주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평가 여론조사에서도 긍정은 47.5%, 부정은 47.2%로 긍정이 부정보다 소폭 앞섰다. 다만 전주 대비 긍정은 0.2%포인트 하락했고, 부정은 전주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촛불혁명

민주당은 황 전 총리의 등장을 반격의 기회로 엿보고 있다. 민주당은 황 전 총리와 국정 농단의 연결고리를 부각할 공산이 크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정부 당시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 그리고 대통령권한대행을 지냈다. 황 전 총리가 국정 농단서 자유롭지 못한 까닭이다.

최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황 전 총리가 지난 2012년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대선후보 경선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운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새누리당 경선 후보 전날인 2012년 8월19일 녹음된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그리고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에 담을 메시지를 미리 논의했다. 이때 황 전 총리가 언급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들은 ‘권력형 비리 사건 재판은 모두 국민배심원단에 의해 판단을 받도록 한다’는 공약을 논의하던 중 최씨가 “근데 왜 황교안씨는 그런 것 안 받아?”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법이 없어요”라고 답했고, 정 전 비서관 역시 “그 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거부하면 국민배심원단으로 안 하거든요”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황 전 총리는 출마 선언 당시 기자회견서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알지도 못했다”며 “캠프 관련 이야기는 저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황 전 총리와 국정 농단을 결부시켜 야권과 함께 공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민주당 외에도 바미당과 평화당, 정의당 역시 촛불혁명을 국정 운영의 가치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 한국당은 최근까지 야권연대를 통해 정부와 여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정국 주도권 다툼서 민주당은 다소 주춤하는 꼴이었다. 민주당은 황 전 총리를 중심에 두고 역으로 야권연대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민주 ‘황교안-국정 농단’ 연결 부각
촛불 대 반촛불? 여야 연대도 주목 

바미당과 평화당, 정의당은 황 전 총리와 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황 전 총리를 십분 ‘활용’할 가능성이 짙다. 민주당은 여소야대 정국을 ‘황교안 카드’를 통해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황 전 총리가 민주당에게 호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내년도 총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도 민주당의 ‘황 전 총리-국정 농단’ 연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민주당은 한국당에 대한 반격으로 국정 농단을 언급하며 한국당 전체로 비판을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민주당은 지난해 6·13지방선거서 압도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시 민주당의 압승에 홍 전 대표가 일정 부분 기여한 측면도 있다. 홍 전 대표의 연이은 막말성 발언으로 민주당은 반사이익을 얻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서도 황 전 총리를 통해 반사이익을 챙기려 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당 내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황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31일, 전대 출마를 선언한 정우택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 의원은 지난달 30일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로 내려가 황 전 총리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도로 친박당이 되고, 친박이 되살아나 다시 계파 대립이 재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총선에선 민주당이 친박 프레임을 씌워 총선 참패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황 전 총리의 등장을 두고 반응이 제각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황 전 총리의 전대 출마에 대해 “민주당으로서 나쁠 게 없다”며 “황 전 총리가 당권을 잡게 된다면 한국당에 대한 민주당의 전략은 단일화되고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황나땡’
경계 목소리

반면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른바 ‘황나땡(황교안이 나오면 땡큐)’이라는 인식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우상호 의원은 지난달 3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서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의 기사가 사라지고 홍 전 대표, 황 전 총리 기사만 나오는 상황은 위험하다”며 “우리 당도 황교안의 등장에 강력하게 성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 의원은 “‘황교안이 되면 유리하다’고 팔짱 끼고 씩 웃을 때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직 X맨의 등장

지난해 6월 지선까지 한국당을 이끌었던 홍준표 전 대표 역시 한국당 전대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의 출마가 있던 다음 날 출사표를 던졌다. 홍 전 대표는 지난 6월 지선 당시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지금 내 나라가 통째로 무너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홍 전 대표는 “이제는 온 국민이 문재인정권에 속았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대표는 “한국당이 ‘도로 병역 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 한다”며 사실상 황 전 총리를 겨냥했다.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의 출마 선언이 있던 날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이 당이 다시 ‘도로 탄핵당, 도로 국정농단당, 도로 친박당, 도로 특권당, 도로 병역 비리당으로 회귀하게 방치하는 것은 당과 한국 보수, 우파 세력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의 출마로 한국당 전대는 흥행에 불이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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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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