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희 칼럼> 국내 대학의 어려운 현실
<박재희 칼럼> 국내 대학의 어려운 현실
  • 박창민 기자
  • 승인 2019.02.11 14:50
  • 호수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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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들은 사면초가 신세다.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정돼있었다. 여기에 정보기술의 발달에 따른 다양한 교육 플랫폼 확산은 대학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대학등록금은 10년간 동결됐지만 그간 전기·수도·가스요금은 상승했다. 대학 운영에 있어 공공요금은 사소한 것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서울 내에서 가장 많은 전기를 쓰는 건물이 서울대학교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학의 에너지 소비량은 매우 커서 공공요금 인상은 대학 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비단 공공요금 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에 의해 거의 모든 재화와 용역의 가격은 인상됐고 대학들의 형편은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을 비롯한 다수의 국민들은 대학등록금이 비싸다고 여기는 것은 물론, 대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후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학 종사자들의 처우에 대해 ‘신이 숨겨둔 직장’이라 표현하곤 하는데 결코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이와는 반대로 대학 강사들을 비롯한 다수의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여긴다. 신이 숨겨둔 직장으로 표현되는 대학 종사자들의 처우에 대한 인식은 오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대학 종사자들의 처우는 서울 소재 대학에 근무하는 정규직 교수나 직원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등록금 동결 기간 동안 임금은 거의 인상되지 않았고, 퇴직자 충원이 적절히 되지 않아 업무의 강도는 높아졌다. 비정규직 교원이나 직원들은 더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 

사정이 좋지 않은 지방대학은 정규직 구성원이라고 하더라도 적은 보수를 받고 있다. 존폐 기로에 놓여 있거나 심각한 운영난에 처한 대학에 근무하는 이들에게 정년 보장 규정은 문서에 불과하다. 

언론 등에서는 대학이 많은 적립금을 쌓아놓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대학 입장서 적립금은 용도가 지정돼있어 유연하게 활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학이 등록금 외 수익을 늘려보려 해도 각종 규제가 많아 쉽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대학설립·운영 규정의 수익용 기본재산 관련 규정을 들 수 있다.

동 규정상 대학은 300억원, 전문대학은 200억원 이상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수익용 기본재산 총액에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전년도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중 저축성 수신금리를 곱한 금액 이상의 연간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

최근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는 연 2% 정도로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러나 이익이 반드시 발생해야 하고 그 수익을 대학 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충당해야 한다는 규정은 대학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수익용 재산으로는 수익을 내기 위한 진취적인 사업을 할 엄두를 내기 어렵다. 건물을 구입해 임대업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 여겨진다. 대통령령에서 수익을 내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수익은커녕 손실이 발생한다면 그 뒷감당은 과연 누가 할 것인가? 

대학의 사정은 이토록 어렵다. 당장 명쾌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 힘든 지경이다. 다만 대학이 결코 우월적인 지위서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국회와 정부,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고등교육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다. 대학도 부단히 혁신해야 하겠지만 사회 구성원 모두가 국내 고등교육기관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힘을 모아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