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희 칼럼> ‘긱 이코노미’ 발전을 위한 방안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1.29 10:07:18
  • 호수 12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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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gig) 이코노미란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랜서 형태의 근로가 확산되는 현상을 말한다. 1920년대 미국서 재즈 공연이 인기를 얻자 즉흥적으로 단기 공연팀(gig)이 생겨난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긱 이코노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기존의 종속적 노동서 벗어나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일을 하고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미래형 일자리’라는 긍정적 평가와 현재의 계약직 근로자보다 더 불안정한 일자리만 늘어난다는 부정적 의견이 뒤섞여 있다. 정규직으로 고용된 근로자의 일자리는 강하게 보장하는 비해 비정규직에 대한 법적 보호는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국내에선 긱 이코노미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더 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긱 이코노미는 확산되고 있다. 가사노동, 각종 배달이나 심부름 같은 저숙련 생활서비스뿐 아니라 프로그램 개발, 웹디자인, 법률자문 같은 전문적 서비스도 긱 이코노미의 일부가 되고 있다. 긱 이코노미의 확산은 세계적인 추세로 <포브스(Forbes)>는 2020년 무렵에는 전체 직무의 43%가 긱 이코노미를 통해 수행될 것이라고 했다. 

긱 이코노미는 노동 유연성을 확보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는 반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공급하는 자가 근로자인지의 여부가 불명확해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만들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긱 이코노미하의 서비스 공급자가 근로자인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일관되지 않다.

국내에선 근로자가 아니라는 하급심 판결이 있는 반면, 영국 상소법원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의 운전기사는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국내와 유사하게 우버 운전기사를 독립된 사업자로 보고 있다. 

각 나라마다 고유의 법률 체계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근로자인지 아닌지를 사전에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국내서 긱 이코노미 서비스 제공자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아니다. 4대 보험에 가입하거나 퇴직금을 받을 수 없고 노동 3권을 행사할 수 없다. 최저임금 적용 대상도 되지 않는데 이는 특히 저숙련 노동을 제공하는 이들의 생계에 큰 위협이 된다. 


이대로 두면 국내의 긱 이코노미는 양질의 일자리를 쪼개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하는 시스템에 머무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다. 입법기관에선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종합적인 보호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을 적용시켜준다거나 하는 단편적 개선으로는 부족하다. 그마저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서비스 제공에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에 상응하는 최저임금 이상의 대가에 교통비 등 실비를 더한 금액을 지급하도록 법률에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이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기업서 연장근로시간 단축이나 단기적인 일거리에 대응하기 위해 플랫폼 노동자를 활용할 때는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 근로자로 판단이 된다면 단 하루를 일하더라도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보장해야 하고 도급형 일자리라 하더라도 통상적인 근로자의 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개인 간 거래의 경우에도 타인의 시간과 노동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보수를 제안해야 할 것이다. 

IT 기술 발전은 긱 이코노미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긱 이코노미를 올바르게 이용하는 것은 기술이 아닌 사람의 몫이다. 기술이 인간을 잠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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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