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④ 특별대담> ‘손다방’ 문 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1.28 10:19:33
  • 호수 12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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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패권이 부활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기해년 첫 명절인 설이 성큼 다가왔다.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기대감도 남다르다. 이는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큰 복이 온다는 황금돼지해를 맞은 정치권은 총선 승리라는 선물을 받길 원한다.
 

▲ &lt;일요시사&gt;와 특별대담 갖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손학규 대표는 최근 정치권서 가장 바쁜 일정을 보내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엄동설한과 미세먼지가 교차하는 요즘 날씨에도 전국을 다니며 ‘손다방’을 열고 있다. 지난해 말 단식투쟁을 통해 원내 5당이 합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국민들에게 직접 알리기 위해서다. <일요시사>는 지난 23일 바미당 대표실에서 손 대표를 만나 최근 정치권 이슈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손 대표와의 일문일답.

-새해 소망은?
▲다 함께 잘사는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지표를 함께 잘사는 나라라고 했는데, 제가 2010년 춘천서 나오면서 내걸었던 표어가 그겁니다. 경제적으로 분배가 잘 돼 사회적인 격차가 없이 잘 사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 한반도 평화가 진척이 돼 평화뿐 아니라 경제 부흥의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문재인정부가 집권 3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잘한 점과 못한 점 한 가지씩 꼽아주신다면?
▲잘한 점은 한반도 평화에 진척을 이룬 점입니다. 올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담이 잘되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까지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너무 조급하게 굴지 않았으면 합니다.

못한 점은 경제입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인구 5000만명이 넘는 나라 중 7번째로 3만불을 개척했습니다. 참 좋은 일입니다. 수출도 6000억불을 개척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서민들의 생활은 형편없어졌습니다. 전체 27%를 차지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다 죽게 생겼습니다. 오늘(지난 23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다녀왔는데 중소기업인들이 죽겠다고 합니다. 대기업은 어떻습니까. 금년 1월 들어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가량 떨어졌다고 합니다. 주력 산업마저 곤경에 처했습니다.

-오늘 중소기업중앙회에 다녀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난 3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신년교례회에 다녀오셨는데, 실제 기업인들이 우리 경제에 대해 위기를 느끼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신년교례회서 저는 문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해 지적하면서 “경제는 시장서 이루어지고 일자리는 기업서 만드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일자리를 만드는 주역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우례 같은 박수가 쏟아졌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습니다. 이것이 기업인들의 마음입니다. ‘반기업정서’를 현 정부가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지난 22일)는 제가 한강로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점주와 두 시간 정도 얘기를 나눴습니다. 점주는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부부였습니다. 그분께 외식이나 영화관람은 일주일에 몇 번이나 하는지 물었더니 “한 달에 한 번 정도일까요?”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직장으로 따지면 1년에 1000만원 정도가 최저임금 인상과 여러 현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감봉됐다고 합니다. 문정부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22일 &lt;일요시사&gt;와 설 특집 특별대담을 갖고 있다.

-문정부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부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 진단하시는지?
▲저는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의 원자력 기술은 소중한 수출 자원입니다. 문정부가 주장하는 탈원전 정책의 이유는 원자력의 ‘불안정성’입니다. 그러나 국내 기술 수준은 이제 이런 불안정성을 극복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말 체코서 ‘원전 세일즈’를 할 때 지난 40년 동안 국내서 원자력 발전 사고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2017년 대통령 취임 초에는 부산 기장서 탈핵국가를 선언하며 “원자력이 불안하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게 뭡니까.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고 외국서 전기를 수입할 수 있는 길도 없습니다. 그리고 요즘 미세먼지가 아주 극성 아닙니까. 환경, 안전, 신기술, 수출 등을 고려해 문정부는 탈원전 정책서 벗어나 하루빨리 원전을 수용하는 쪽으로 돌아서야 합니다.

3년 차 ‘공’ 대북 ‘과’ 경제
내부비리 부지기수로 터질 것

-여당이 서영교·손혜원 의원 사태로 시끄럽습니다.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결국 국내 정치 구조의 문제입니다.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돼 있고, 청와대가 모든 일을 쥐고 있으니 그 주변에서 패권주의가 살아나고 있는 겁니다.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었지만 구조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손혜원 의원이 영부인의 측근이라 하지 않습니까. 이번 사건 말고도 발언 문제가 된 적이 많습니다.

내 뒤에 대통령이 있는데, 내 뒤에 청와대가 있는데, 내가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이런 거 아닙니까? 그러니 여당 의원들이 “나도 권력을 행사해야지” 해서 판사를 불러 재판 청탁을 한 겁니다. 지금의 권력구조에서는 항상 실세들의 문제가 따라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주저앉으니, 문제가 터지기 시작한 것 아닙니까. 앞으로 부지기수로 터질 겁니다. 참 문제입니다.

-바미당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8일 공개한 정당지지율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바미당(14%)은 자유한국당(12%, 이하 한국당)을 제친 전체 2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전국 지지율서 한국당(16%)과 바미당(8%)은 두 배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진단하시는지?
▲서울서 바미당이 한국당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점은 굉장히 중요한 변화입니다. 한국당이 보수세력을 모아 앞서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국민들이 한국당의 분열과 행태를 보며 실망하고 있다는 결과라고 봅니다. 그러면서 바미당에 대해서는 “그래도 저기가 새로운 길을 가는구나, 옳은 길을 가는구나”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대에서는 바미당이 한국당을 벌써 앞섰습니다. 전국적으로 그렇습니다. 한때 민주당도 앞서 1위였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 바미당은 세비 인상분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전부 청년들 장학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 바미당의 최고위원, 사무총장, 원내대표, 비서실장 모두 30대에서 40대, 많아봤자 50대에 갓 들어선 사람들로 젊습니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다가오는 총선서 바미당의 젊은 정치인들의 선전을 기대해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제가 이번 지역위원장을 선정하면서 청년을 우대하고 청년을 특화해 모집했습니다. 아직까지는 바미당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보니 청년들이 많이 들어오지는 않았습다만, 앞으로도 우리 당은 청년을 적극 영입할 것이고, 그러면 많은 청년들이 우리 당에 들어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총선서 청년들이 많이 진출하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한국당 입당과 당 대표 출마설이 화제입니다. 출마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시는지?
▲높다고 봅니다. 봐야 되겠습니다만, 출마를 하든 하지 않든 황 전 총리가 한국당에 입당하고 출마를 위해서 움직인다는 자체가 한국당의 이념적 성격을 보여줍니다. 이는 친박 보수와 수구 보수화입니다. 한국당이 보수대통합을 얘기하지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한국당은 촛불혁명에 의해 밀려난 정당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었지만 탄핵의 책임을 지고 있는 정당입니다.

그런 정당이 어떻게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것이며 보수대통합을 하겠다는 겁니까. 바미당을 탈당해 한국당으로 복당한 사람들이 지역위원장을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한 명도 되지 않았습니다(지난 23일 기준). 조강특위서 통과가 됐는데 시당 측에서 거부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중앙당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것이 한국당의 이념적 폐쇄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개혁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통합인 중도개혁과는 거리가 멉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알리기 위해 전국 각지서 ‘손다방’을 열고 있습니다. 이 손다방 아이디어가 참신합니다. 어떻게 해서 아이디어가 나오게 됐는지?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벌여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저입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을 검토한다고 5당이 합의했음에도, 이제 와서 민주당은 “도입 자체를 검토하자고 했지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을 검토하자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래서 국민들께 직접 호소해야겠다고 해서 대국민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손다방 아이디어는 전적으로 당직자들의 아이디어입니다. 당직자들이 다 디자인하고 만든 겁니다. 지금 우리 바미당 당직자들의 사기가 아주 높습니다. 그리고 당에 대한 열정들이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몰랐던 시민들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많았습니다.

-설명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길거리에서 하는 설명이라 자세히는 전달해드리지 못하지만, 저희가 나눠드린 전단을 자세히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의원정수 확대에 대한 이견이 많습니다.
▲국회 전체 예산을 동결하고, 세비를 깎고, 보좌진 수를 줄이고, 특권을 없애고, 세비를 깎아도 국회의원 수를 늘리지 못한다는 국민들이 과반을 넘습니다. 의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 그만큼 큽니다. 문화재 육성한다고 투기하고, 사무실로 판사를 불러 재판을 청탁하는 그런 국회의원들을 왜 국민들이 한 명이라도 더 늘려주려 하겠습니까? 국회의원들은 좀 더 반성하고, 특권을 내려놔야 합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회의원 몇 사람 더 얻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를 구성하려는 겁니다. 이를테면 갑이라는 정당이 40%의 득표를 얻었다면 현 300석 중 120석이 돼야 합니다. 그중 지역구가 80석이라면 나머지 40석을 비례대표가 가져가는 겁니다. 40%를 득표한 정당은 전체 의석의 40%를, 20%를 받으면 전체의 20%를 차지해 국민의 뜻이 그대로 반영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전국 다니며 ‘연동형’ 알리기
민주당이 진정성 보이려면…

-국민의 뜻이 온전히 반영되는 의석비율이 왜 중요한지?
▲국회는 청와대의 허수아비가 아닌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곳이어야 합니다. 국회는 아직도 정권의 허수아빕니다. 의원들이 지역에 나가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을 만나면 “경제가 어렵다” “최저임금 동결해달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국회의원 중 한 사람이라도 국회서 이런 말을 하는 모습을 본 적 있습니까? 왜 안 합니까? 청와대가 무서우니까 안 합니다. 국민의 뜻이 온전히 반영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꿔 청와대가 무서운 국회가 아닌, 국민을 무서워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민주당이 국회의원 300석을 유지하되, 지역구를 200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늘이는 안을 당론으로 결정했습니다. 당론에 대한 의견은?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당론을 확정지은 것만으로도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봅니다. 좋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민주당보다 먼저 똑같은 안을 제안했었습니다. 문제는 지역구 253석을 200석으로 줄여야 하는데, 민주당은 그 안을 같이 내놨어야 합니다. 내놓지 않으니 꼼수라는 말을 듣는 겁니다. 민주당이 준연동형, 복합형, 보정형 등의 안을 내놨는데 진정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한국당은 안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의 ‘연’ 자도 꺼내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지난 22일)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총리추천제를 먼저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권력구조와 관련된 건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 권력구조 개편은 개헌을 전제로 합니다. 개헌을 하려면 한참 갑니다. 선거제 개편으로 국회부터 바꾸고 난 뒤, 그것에 따라 앞으로 권력구조 개편을 책임총리제로 하든지, 총리추천제로 하든지 논의해야 합니다.

-설 명절을 맞은 <일요시사> 독자들을 비롯한 국민들께 한 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60년 만에 황금돼지의 해라는 좋은 해를 맞이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정과, 또 하시는 모든 일이 뜻대로 이뤄지길 바랍니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경제생활이 좋아졌으면 합니다. 서민경제, 민생경제가 좋아져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어깨를 펴고 중소기업, 대기업도 새로운 산업으로 활력 있게 나가 우리나라 경제가 부흥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가 진척돼 남북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또 한반도 비핵화가 이루어져 국민들이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우리 바미당이 비록 숫자는 적지만 옳고 바르게 꼭 해야 할 일을 찾아가겠습니다. 경제를 살리고 평화를 일으키는 일, 그리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chm@ilyosisa.co.kr>


[손학규는?]

▲경기도 시흥 출생
▲옥스퍼드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제14·15·16·18대 국회의원
▲제33대 보건복지부 장관
▲제31대 경기도지사
▲전 민주당 대표
▲현 바른미래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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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