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클럽 아레나’ 유흥대부 돕는 전관들 막전막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1.21 10:20:05
  • 호수 12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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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경찰·국세청 방패막이로 세웠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강남에 수십개가 넘는 클럽과 가라오케 등을 차명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모 회장. <일요시사> 취재 결과 강 회장이 사정기관 수사를 앞두고, 전 검사장과 경찰청 차장 출신의 전관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 세무조사 때는 전직 강남세무서장을 세무대리인으로 내세웠다. 대기업 사건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조합이다. 일각에선 전관들 때문에 강 회장 사건이 축소된 게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 클럽 아레나

서울지방국세청은 올해 초 아레나를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 약 26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강 회장과 바지사장 6명을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관련 사건을 강남경찰서에 이첩해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지사장 
걸었다가…

지난달 27일, 강남경찰서는 강 회장을 긴급체포했다. 그 다음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강 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검찰은 수사 보강 등의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강남 화류계의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강 회장이 영장 기각된 이후 주변사람들에게 ‘언론, 검찰, 경찰 다 필요 없다. 돈만 있으면 된다. 전관 변호사를 써서 구속되지 않았다. 경찰이 긴급체포해서 영장 치면 뭐하느냐. 지금 나와 있지 않느냐’고 말하고 다닌다. 불안해하는 부하직원들에게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강 회장은 어떤 변호사를 선임했기에 이토록 호언장담했던 걸까. <일요시사> 취재 결과 강 회장이 검찰과 경찰 수사를 앞두고 ‘특수통’ 유상범 전 검사장과 ‘경찰청 넘버2’ 김귀찬 전 차장을 변호사로 선임한 것으로 확인된다. 


유 전 검사장은 ‘우병우 라인’으로 통하며 지난 박근혜정부서 가장 잘나가는 검사 중 한 명이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서울대 84학번 동기로 배우 유오성의 형이기도 하다. 

실소유주 타깃…사정기관 수사 확대
검사장·경찰청 차장 출신 변호 맡아

유 전 검사장은 강원도 영월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1992년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로 첫 임관한 이후 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찰청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장, 수원지검 평택지청장, 제주지검 차장검사,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서울중앙지검3차장검사,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검사장), 창원지검장 등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유 전 검사장은 부적절한 수사 지휘를 했다는 이유로 좌천성 인사 끝에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2017년 7월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앞서 2014년에는 서울중앙지검3차장으로 ‘정윤회 문건’ 수사 지휘를 맡았다. 당시 국정 개입 의혹 등 내용이 아닌 문건 유출 자체에만 수사의 초점을 맞춰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이 사건의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 ▲ (사진 왼쪽부터)유상범 전 검사장, 김귀찬 전 경찰청 차장, 류덕환 전 강남세무서장

유 전 검사장은 사임 당시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의 글을 통해 “(정윤회 문건 수사에)부끄러운 일이 없었는지, 빠진 것이 없었는지 무수히 자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 전 검사장은 2017년 9월 유상범법률사무소를 개업하며 변호사 업무를 개시했다. 


김 전 차장은 12만 경찰의 넘버2였다. 제33대 경찰청 차장으로 2016년 9월에 취임했다. 김 전 차장이 경찰청 차장으로 내정됐을 당시 친박(친 박근혜)이었던, 김재원 전 정무수석과 고향이 같아 일찌감치 이름이 오르내렸다. 치안감 이상 고위직은 임명권자인 대통령, 즉 청와대가 출신지역과 입직 경로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명업소 총괄
경리가 제보해

김 전 차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특채로 경찰에 입직했으며 사시 출신으로 경찰 조직에 들어가 승승장구했다. 경찰청 정보국장, 경북지방경찰청장, 경찰청 수사국장, 대전지방경찰청장, 경찰청 보안국장 등을 역임했다. 경찰청서 수사·정보·보안 등 주요 요직의 국장직을 세 차례나 지냈다.

2017년 7월에 새 정부 인사로 퇴임한 후 같은 해 9월, 검찰총장으로도 하마평에 올랐던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과 김귀찬·오세인 법률사무소를 개업했다. 

국세청서 아레나를 세무조사 했을 당시 세무조사 대리인은 류덕환 전 강남세무서 서장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류 전 서장은 9급 서기보서 시작해 3급 부이사관까지 승진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국세청 재산세과·감사관실, 대구국세청 감찰계장, 서울국세청 조사3국, 총리실 파견, 국세청 감찰담당관실2계장, 국세청 감찰1계장, 강릉세무서장, 서울국세청 조사3국2과장, 국세청 청렴세정담당관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5년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며 국세청의 주요 보직 중 하나인 강남세무서장에 올랐다. 2016년 6월 강남세무서장을 끝으로 퇴임해 같은 해 11월1일 세무법인 티앤티를 개업했다.  

사정기관과 법조계 관계자들은 “강 회장이 선임한 전관들은 대기업 오너 변호인단서나 볼 수 있는 조합”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유 전 검사장과 김 전 차장은 변호사 개업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은 ‘S급 전관 변호사’라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수임료만 수억원에 달한다. 단적인 예로 정운호 게이트 당시 홍만표 전 검사장의 월평균 매출액이 6억8700만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재벌이나 돈 있는 사람들은 경찰 수사서 경찰 전관을, 검찰에선 검찰 전관 등을 선임한다. 재판에선 법원 출신 전관들을 쓴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 사건 수임과 관련해 전관 변호사들에게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모두 답변을 거절했다. 유 전 검사장은 “의뢰인 사건 관련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 주 업무는 김귀찬 변호사가 하고 있다. 그쪽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김 전 차장은 “의뢰인 관련 인터뷰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세청·검찰·경찰 전관들 때문에 강 회장 사건이 축소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강 회장의 조사 및 수사 진행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석연치 않은 대목들이 곳곳에 있다. <일요시사>는 국세청→검찰→경찰로 이어지는 강 회장 수사를 단계별로 살펴봤다. 

먼저 국세청은 왜 아레나만 세무조사를 했던 걸까. 아레나는 강 회장이 실소유하고 있는 업소들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본지 1191호 클럽 아레나 실소유주 A 회장 실체 추적 참조).


아레나 사건은 국세청 제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연초 강 회장 여동생 밑에서 일하던 A씨가 국세청에 강 회장의 비위를 제보했다. 여동생은 강 회장이 차명 운영하고 있는 모든 유흥업소의 장부를 총괄 관리·감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화류계에선 A씨의 제보가 강 회장과 여동생의 갑질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당시 A씨가 국세청에 넘긴 자료에는 강 회장이 차명 소유하고 있는 10여개의 유흥업소 리스트도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 긴급체포
검찰 영장기각

A씨의 제보를 토대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은 지난해 3∼8월까지 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2국은 중견기업과 고소득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강 회장의 탈세 규모가 상당함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세청은 이 세무조사서 26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했으며, 강 회장을 등 바지사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추징금 규모나 검찰 고발 등을 감안할 때 외형적으로는 원칙에 입각해 세무조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세금 추징이 된 건 아레나 한 곳뿐이었다.  

화류계 관계자는 “강 회장 여동생은 매일 강 회장 유흥업소로부터 일보(일일보고)를 받았다. 엄밀히 말해 A씨는 아레나 직원이 아니라 강 회장 여동생의 직원이었다”며 “국세청서 강 회장의 차명 회사를 모두 조사했다면, 탈세 규모는 어마어마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국세청이 강 회장 세무조사를 축소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관할 세무서장 출신 세무대리인으로
과거 세무조사 당시 축소·무마 의혹


검찰은 왜 아레나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했을까. <일요시사>는 복수의 국세청·검찰 관계자들에게 아레나처럼 260억원에 달하는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을 때, 사건 배당이 어느 부서로 이루어져야 합리적인지 문의했다.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조세범죄조사부’라고 답했다.

조세범죄조사부는 특수부를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3차장 산하에 있는 조세범죄 전담 부서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국세청 고발 사건이 형사부에 배당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조사2국서 한 사건인 점을 고려하면 조세범죄조사부서 수사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사정기관 관계자는 “조세 사건이 꼭 조세전담부로 가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고소·고발로 하루에 수십건을 처리하는 형사부가 이 정도 규모의 수사를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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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아레나 사건을 형사9부에 배당해 강남경찰서에 사건을 이첩해 수사 지휘를 하고 있다. 현재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 수사관 한 명이 혼자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강 회장의 영장이 기각된 이후 사건은 답보상태다. 경찰 내부에서는 애초에 이 사건은 일선 경찰서에서 하기 힘든 사건이었다는 뒷말도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서 조사했다면 최소 수십명이 투입될 사건이다. 이걸 서울지방경찰청도 아닌 일선서 수사관 한 명이 어떻게 수사를 하느냐”며 “검찰서 왜 사건을 경찰서에 이첩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런 의혹에 대해 국세청·검찰·경찰은 ‘수사·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막강 군단이 
그를 감싸다

사정기관들의 석연치 않은 조사·수사 과정을 종합했을 때 이득을 보는 사람은 누굴까. 바로 강 회장이다. 검사장·경찰청 차장·서장 출신의 전관들이 ‘능력’을 발휘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이 전관들은 강 회장에게 수 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 그동안 강 회장과 공무원들의 유착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본지 1195호 아레나 유흥대부와 공무원들 ‘검은 커넥션’ 의혹 참조).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관 변호사 아직 ‘살아있네’

국민 10명 중 7명가량은 전관 변호사나 연고 관계 있는 변호사가 경찰·검찰의 수사절차나 형사재판, 민사재판 등에서 ‘기소 여부나 재판의 결론을 바꾸는 영향력’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산하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는 전관 예우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해 10월24일 발표했다. 사법발전위는 지난해 6월20일부터 10월1일까지 일반 국민 1014명과 법조 직역 종사자 1391명을 상대로 전관예우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했다.

법조계 종사자들 중에서도 변호사(75.8%), 변호사 사무원(79.1%), 검찰 일반직원(66.5%)의 대다수가 ‘전관예우 현상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답했다. 판사의 경우엔 ‘전관예우 현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4.2%여서 대조를 이뤘다. 검사들도 ‘전관예우가 존재한다(42.9%)'는 응답이 ‘존재하지 않는다(34.9%)'보다 많았다.

경찰·검찰 수사절차에서 전관 변호사들의 영향력에 대해 응답자 10명 중 6명가량이 ‘혐의사실에 대한 결론, 즉 기소ㆍ불기소 여부를 바꾸는 영향이 있다(60.9%)'고 응답했다. 그러나 설문에 응한 검사 가운데선 ‘결론을 바꾸는 영향은 없다(74.6%)'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 전관 변호사에게 기대하는 혜택으로는 ‘구속영장 청구 시기나 자진출석 시기 등을 조절할 수 있다(58.0%)’ ‘구속수사 사안이라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을 수 있다(50.6%)’ ‘적용 법조나 죄명을 좀 더 가벼운 것으로 바꿀 수 있다(49.1%)’는 응답이 많았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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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