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2기 참모진> ‘삼계탕 인사’의 비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1.14 10:26:40
  • 호수 1201호
  • 댓글 0개

보약일까 극약일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기 청와대 참모진’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인 올해 초 단행된 개편이다. 이번 개편의 키워드는 삼계탕(3선, 계파, 탕평)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구체적 성과를 내고자 하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엿보인다.
 

청와대는 지난 8일 2기 참모진의 면면을 발표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노영민 주중대사,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강기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후임으로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을 각각 임명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기업과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혁신적 포용 국가의 기반을 튼튼히 가져야 할 현 상황서 최고의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참모진 개편
성과의지 보여

노 비서실장과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은 모두 3선 국회의원 출신이다. 노 비서실장은 충북 청주서 태어나 청주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99년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 17대 총선 때 국회에 입성해 19대 국회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현역 의원이던 시절 국회 신성장산업포럼 대표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임 전 비서실장은 노 비서실장을 “국회서 다년간 신성장산업 포럼을 이끌며 다져온 산업·경제계 등 각계 현장과의 풍부한 네트워크 및 소통 능력이 강점이며, 민생경제 활력을 불어넣어 포용 국가의 기틀을 다져야 할 상황서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강 정무수석은 전남 고흥 태생으로 광주 대동고와 전남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행정대학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노 비서실장과 마찬가지로 17대 때부터 19대 때까지 국회의원을 지낸 중진급 인사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 등을 역임한 이력을 가졌다.


임 전 비서실장은 강 정무수석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자세와 정무적 조정 능력으로 여야 협상은 물론 기초노령연금법 제정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타협을 이루는 등 남다른 능력을 보인 정치인”이라며 “특히 공동위원장을 맡아 성공한 공무원연금 개혁은 헌정 사상 첫 국회 주도의 국민 대타협으로 평가 받는다”고 설명했다.

3선 중진 노·강 전면 배치
계파 핵심으로 친문진영 강화

두 사람의 공통점은 비단 국회 경력만이 아니다. 두 사람 모두 핵심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다. 노 비서실장은 두 번의 대선 모두 문 대통령의 곁을 지킨 정치적 동지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수행했으며, 지난 2017년 대선 당시에는 조직본부장을 맡아 문 대통령 당선에 공을 세웠다.

강 정무수석은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을 때 당 정책위의장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지난 2017년 대선 때 문 대통령 캠프의 총괄수석부본부장을 맡았다. 호남 출신인 강 정무수석은 지난 2016년 ‘호남홀대론’이 불거졌을 당시 안철수 전 대표 측으로 이탈하는 여타 호남 지역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과 달리 당에 홀로 남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번 청와대 개편을 두고 계파에 치중된 인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친문 진영을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 4당은 이번 청와대 개편을 일제히 지적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요약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인의 장막에 가려져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표적 친문계 인사로 청와대를 채우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누가 봐도 친정 체제 구축”이라며 “국민 눈높이서 심각한 하자가 있는 비서진으로 채워졌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역시 “친위체제를 더욱더 굳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일각서 제기된다”고 총평했다.


문 대통령은 세간의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난 10일 신년기자회견서 그는 “친문을 강화했다는 언론 평가는 좀 안타깝다”며 “노 비서실장과 강 정무수석은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오로지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핵심 친문
청와대로

‘2기 청와대’ 인선으로 청와대의 친문 성향이 강화됐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청와대는 둘 모두 대통령 비서기 때문에 친문 아닌 사람이 없는데 더 친문으로 바뀌었다고 하면 임 전 비서실장이 섭섭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어 넘겼다.

그럼에도 집권 중반을 맞은 문 대통령이 국정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서 친문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 ⓒ청와대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의 난관을 돌파하는 데 공직 기강을 잡는 것이 급선무인데, 노 비서실장이 군기반장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10년 넘게 그와 함께 국회의원 생활을 했으니 그에 대해 알 만큼 안다. (노 비서실장을) 한마디로 평가하면 카리스마를 갖춘 제갈공명 같은 인물이다. 또 시인으로서 부드러움도 겸비했으니 외롭고 힘든 국민들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국민들에게는 힘껏 응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에 대해서는 나름의 탕평인사라는 평가다. 서울 태생인 그는 서라벌고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언론에 33년간 몸담으며 MBC 문화과학부장과 LA 특파원 등을 거쳤다. MBC 노조를 만든 사람 중 한 명이다. 언론외길만 걸어온 윤 수석을 친문으로 분류하기는 힘들다.

탕평인사로 ‘계파무관’ 언론인 선택
50%대 지지율 회복…쇄신효과 보나?

오히려 청와대가 현역 언론인을 인선한 부분이 논란을 불러왔다. 문 대통령은 윤 수석과 함께 여현호 전 <한겨레> 선임기자를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이는 정부여당의 앞선 발언과 정면 배치된다. 민주당은 지난 2014년 박근혜정부가 당시 KBS 문화부장이었던 한국당 민경욱 의원을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하자 “관언유착 정도가 아니라 공영방송에 소속된 언론인을 청와대 직원쯤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쏘아붙인 적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 2015년 정연국 당시 MBC 시사제작국장이 청와대 대변인에 발탁되자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권력에 유화적인 언론 문화가 정착된다면 권언유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인사임을 지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야당은 문 대통령의 이번 인선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로 규정하고 파상 공세에 들어갔다.

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권력에 대한 감시를 가장 큰 본업으로 삼아야 할 현직 언론인이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곧바로 ‘권력의 나팔수’를 자청하는 행태는 일그러진 언론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언론인이 청와대로 바로 오는 것이 괜찮냐고 비판한다면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언론의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 공공성을 제대로 살려야 할 청와대에 와 이를 잘해준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언론인 직행
권언유착?

문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7∼9일 사흘 동안 유권자 1510명을 조사하고 지난 10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약 두 달 만에 50% 선을 회복했다. 전주 대비 3.7%포인트 상승한 50.1%를 기록했다. 지난 4일 44.8%였던 지지율은 2기 청와대 참모진 개편 계획을 알렸던 지난 7일 48.3%로 상승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참모진 개편으로 분위기 쇄신에 성공한 문정부 청와대가 2019년 어떤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