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유소년야구연맹 홍보대사 -SBS스포츠 홍재경 아나운서

  • 홍현선 기자 ihu2000@naver.com
  • 등록 2019.01.14 10:15:47
  • 호수 12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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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누나’로 불러주세요”

[JSA뉴스] 홍현선 기자 = “유소년야구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는 야구누나로 불러주세요.”
 

▲ 홍재경 아나운서

홍재경 아나운서가 봉황유소년야구연맹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연맹은 최근 홍 아나운서와 윤성호 아나운서를 연맹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위촉장을 전달했다.

홍 아나운서는 처음 홍보대사 제안을 받았을 때 흔쾌히 응했다. 특히 유소년이라는 키워드가 마음에 와닿았다고.

프로야구는 호황인데 비해 아마야구는 위축되어 있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이번 기회에 유소년야구를 비롯한 아마야구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보람 있는 일에 함께하게 되어 기뻐요.”

지난 2014SBS스포츠에 입사한 홍재경 아나운서는 올해 6년 차 스포츠 아나운서로 평소 야구뿐 아니라 각종 스포츠를 좋아하며, 관람하는 것 외에도 직접 하는 것을 즐기는 스포츠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특히 SBS스포츠 채널뿐 아니라 SBS골프 채널서도 많은 활약이 예정돼있다.


홍 아나운서는 바쁜 와중에도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귀중한 시간을 내어 응했다. 평소 팬들의 싸인이나 사진 요청에 친절히 응대해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홍 아나운서는 인터뷰를 하면서도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관심 가져주시는 팬들이 있기에 자신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각종 프로그램 진행과 녹화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홍 아나운서를 만나 그동안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느끼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들어보았다.

-먼저 스포츠 아나운서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 졸업반 때 아나운서의 꿈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진로탐색의 시간이 좀 길었죠. 어려서부터 운동을 쉰 적이 없을 정도로 스포츠를 좋아했어요.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는 것에 거리낌과 부담이 없어 지원했습니다. 마침 졸업할 무렵부터 스포츠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요.

-처음 야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처음 야구장에 간 기억이나 중계를 본 기억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스무살 때 처음 친구와 함께 잠실야구장에 갔습니다. 두산 경기로 기억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열정을 갖고 응원하는 모습이 새로웠습니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공부만 주로 했는데, 스무살 때 야구장에 갔던 것이 첫 번째 야구와의 인연인 것 같습니다.

‘유소년’ 키워드 마음에 와닿아
“아마야구 발전 조금이라도 도움”


-본인이 생각하는 야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직업 특성상 야구장 곳곳을 둘러보게 되는데요, 일단 야구장은 가족 단위로 나들이하기에 좋은 곳인 것 같아요. 친구들과 같이 응원하기도 좋고요. 요즘은 야구장에 바비큐존이나 익사이팅존도 있죠. 야구장에서는 공연장서와는 달리 뭔가 먹으면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봉황유소년야구연맹 홍보대사를 맡아주셨어요.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유소년이라는 키워드에 꽂혔습니다.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야구를 5년간 보다 보니 선수를 육성하고 프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 기초가 되고 뿌리가 되는 유소년야구가 발전해야 잎이 튼튼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미약하나마 유소년야구를 홍보하고 응원하는데 제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할 수 있어 기쁘고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부탁드립니다.

중학교는 축구부, 고등학교는 탁구부가 있는 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친구(선수)들이 힘들게 운동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경쟁이 심하고 때로는 노력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는데, 유소년 선수들이 나도 언젠가는 프로선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팬들의 환호를 느끼고 상상하면서 운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긍정 에너지를 전해드리고 싶네요.

-방송하시면서 좋았던 점이나 보람 있었던 일은 어떤 것인가요?

팬들이 제 프로그램을 챙겨보시고 또 현장에서 먼저 인사해주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원래 선수들이 스타이며 주인공이고 저는 선수들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뿐인데, 아나운서인 저까지 챙겨주시는 팬들을 뵐 때마다 감사함을 느낍니다.

-방송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나 실수담이 있나요?

한번은 사직구장서 해가 너무 뜨거워 옆의 관중분께 선글라스를 빌려 쓰고 방송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도수가 너무 높아 앞이 보이지 않아서 순간 당황했지만 방송은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빌려주신 관중분이 휠체어를 타신 할아버님이셨어요. 그분이 빌려주신 선글라스로 제가 리포팅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시는 모습에 저도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어린이날을 맞아 양 팀 어린이팬들로 리포팅 섭외를 했는데, 당초 걱정과는 달리 양 팀 어린이들이 리포팅을 귀엽게 잘해주었죠. 그때 기억이 나네요.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시면서 힘든 점도 있으실 텐데요.

야구의 경우 23일 지방 출장을 갈 때가 좀 힘이 듭니다. 짐 싸는 것부터 시작해서 스스로 메이크업을 해야 하고 숙박시설과 교통편도 혼자 해결해야 하거든요. 또 야구는 실외경기이다 보니 한여름에는 더위와 싸워야 하고, 또 시범경기 때나 포스트시즌 때는 추위와도 싸워야 하죠. 때로는 비도 변수가 되죠.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평소에 자기계발은 어떻게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시청자 분들을 재밌게 해드리기 위해서 통통 튀는 캐릭터들을 연구합니다. 때로는 이대형 선수의 폼을 따라하거나 감독님의 성대모사를 하기도 하죠. 재미있는 방송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선수들 인터뷰했던 자료들을 살펴보기도 하고 선수들의 SNS를 참고하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이 방송을 하는 데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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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계신 취미가 있다면요?

스포츠를 좋아해서 주로 수영을 하거나 골프를 칩니다. 그밖에 특별한 취미는 없습니다.

-혹시 쉴 때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주로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사실 친구들과 일하는 시간대와 쉬는 시간대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시간 내서 만나주는 친구들이 있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주말에 방송이 없을 때는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롤모델은 어떤 분일까요?

저는 김선신 아나운서를 꼽고 싶습니다. 지금은 결혼을 하고 육아휴직 중이시죠. 특히 김선신 아나운서는 아마야구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언젠가 야구 중계를 직접 하시는 걸 보기도 했는데 참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경기를 직접 중계할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직접 중계하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본인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순발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낯을 안 가리는 성격이어서 구장에서 팬들께 소품들을 빌려서 방송을 하기도 하는데, 순간적인 판단과 친화력으로 해결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또 섭외를 잘할 때도 있고요. 그런 것들이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뿌리 단단해야 잎이 튼튼…
미약하나마 힘이 되었으면”

-팬들 사이에 싸인 또는 사진 응대를 잘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더군요. 경기장이 아닌 곳에서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가요?

제가 언제까지 방송을 계속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를 보러 오신 팬들께는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최대한 친절하게 대하고 있습니다. 다른 인터뷰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를 보러 먼 곳까지 와주신 팬을 제가 외면하면 얼마나 서운하시겠어요.

요즘은 경기장 아닌 곳에서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가끔 계세요. 한번은 식당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방송 잘보고 있다면서 냉면을 사주신 분도 계시더군요.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SBS스포츠에 대해 자랑 좀 해주시죠.

우선 야구중계의 질을 높이기 위해 PD님들이 노력을 많이 하시고, 타자의 스윙이나 투수의 투구장면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카메라맨 분들 또한 많은 노력들을 하십니다.

SBS스포츠는 야구 중계방송 외에도 주간야구주간야톡을 비롯한 다양한 야구 프로그램들을 방송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팬들로 하여금 야구에 대한 흥미를 느끼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중계 중에 여자 아나운서가 취재한 내용을 갖고 브리핑을 할 수 있는 기회가 2(오프닝, 클리닝타임)이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또는 20년 후의 모습은 어떨까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그때까지 제가 방송을 하고 있을 것 같지는 않고요, 그때쯤이면 아마도 후배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꼭 브라운관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도 뒤에서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 아나운서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최근(작년 9)에 멘토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강연을 했는데요, 방송에 나가기 위해서는 외모를 가꾸는 것도 중요하고 스피치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적인 면과 외적인 면 둘 다 소홀히 하지 않고 준비를 했으면 합니다.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는 스포츠방송을 많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긴 시간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야구팬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야구팬들은 물론 야구를 사랑하시겠지만 어떤 하나의 종목이 끝까지 사랑받고 길게 가기 위해서는 유소년야구, 고교야구 등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과 사랑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팬들이 아마추어 야구 관련 기사도 열심히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야구를 정말로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아마야구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아마야구 발전을 위해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런 노력들을 같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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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사과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짧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난은 길었다. 사과 의견을 통해 확인되는 국면 전환 노림수는 ‘한동훈을 제외한 빅텐트’인 걸까? 국민의힘 공보실은 지난 2일 오후 10시54분 출입기자들에게 지난 3일 지도부 일정을 공지했다. 공보실에 따르면, 지도부의 일정은 ‘통상 일정’이었다.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의미다. 지난 3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1주년이었다. 통상의 의미는? 지도부의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것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공개 사과 및 기자회견 일정이 없었단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지난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의견을 밝혔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등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는 주장부터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는 등 ‘탄핵 반대’ 의견을 유지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잘못은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자신에 대해서도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사과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같은 날 오전 4시50분경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확실시됐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은 어둠의 1년이 지나고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는 신호탄”이라면서 대정부 투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사과 불가는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장외집회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당시 그는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우리가 흩어지고 분열한 결과, 이재명정권이 탄생했단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연설 대부분을 채웠다. 5일 간격으로 같은 얘기를 반복한 것이었다. 당시 장 대표가 주장한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핵심 내용은 ▲의회 폭거·국정 방해 ▲무모한 적폐 몰이에 따른 공무원 사찰 위협 ▲폭거로 인한 민생 파탄·국가 시스템 붕괴 ▲내란 몰이 등이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관련 사과는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김은혜 원내부대표 ▲최수진·최은석 원내대변인 등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나왔다. 송 원내대표 등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비상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공직자·의료인·자영업자 등 비상계엄 선포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이후의 메시지는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 등 장 대표의 주장과 크게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패배의 아픔을 딛고 분열과 혼란의 과거를 넘어서 다시 거듭나겠다”며 “소수당이지만 처절하게 다수 여당과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정치인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태·김재섭·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의원 등이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진행된 장외집회 중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을 방치했으니,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일부 지지자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당 지도부의 사과가 없으면 제 나름의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같이 메시지를 낼 국민의힘 의원들이 약 20명은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연판장을 돌리거나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었다. 오 시장도 같은 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출연해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도 당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며 “공당이라면 반성문을 쓰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당과 무관하게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중진 정치인이자, 서울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그날의 충격과 실망을 기억하는 모든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존중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 ▲국민의힘 체질 개선·재창당 수준의 혁신 등을 약속했다. 이어지는 각자 플레이 장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후 자체적으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대체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소장파다. 이들 중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 가장 큰 손해를 볼 정치인으로는 오 시장과 김재섭·김용태 의원이 거론된다. 오 시장은 높은 개인 인기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공세에 맞서고 있다. 김재섭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갑은 원래 민주당 텃밭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1094표 앞서 어렵게 이겼다. 지난해 12월7일 국민의힘의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집단 이탈에 동참했을 때도 지역구에서 규탄 집회가 개최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김용태 의원도 경기 가평·포천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박윤국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에 2774표 앞서 어렵게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강경 보수화가 진행된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우려는 장 대표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 ▲자유민주당 ▲자유와혁신 등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깊어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연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면서 선을 그었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만한 밑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국민의힘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여 위원장은 “당에서 ‘물러나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굳이 능욕당하면서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윤리위원회가 ‘계파 갈등 조장’을 이유로 윤리위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주의 조치만 내린 것 때문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윤리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게 정당한 일이냐”며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드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원 게시판 의혹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당원에게 알릴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던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정치적으로 몰락해 서울구치소에 갇혔고,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의혹을 밝혀낸 후 거둘 수 있는 실익으로는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친한(친 한동훈)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거론된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가 거둘 수 있는 이익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뉜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갈등하면서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던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일색이 되는 걸 막는 방파제·상징”이란 분석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친한계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의원 중 상당수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소장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원장 쫓아낸 이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정치에서 폭력을 동원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정치의 본질은 대화·토론·협상이다. 영국 하원에선 20세기 초까지 의원이 총칼을 이용해 결투·난투를 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폭력’ 선에서 공방을 이어가는 정치 문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정착됐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전 세계에 줬던 충격은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었던 대한민국에서 군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려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는 사과 메시지를 먼저 짧게 발표하면서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은 길게 이어가는 형식의 사과 의견을 밝혔다. 사과엔 ▲직접적인 반성 ▲분명한 잘못 인정 ▲재발 방지 약속 ▲보상 약속 등 4개의 원칙이 제기됐는데 “상대방 비판에 더 중점을 둔 사과는 역설적으로 ‘반성을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후속 조치 중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미흡했고, 우려를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을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크게 불거졌던 각종 우려를 ‘괴담’으로 규정지었다. 이 때문에 촛불 시위 세력이 제시한 재협상 시한과 맞물린 시점에서 사과가 나온 점을 감안할 때 국면 전환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각종 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돼 근거 자료들까지 제시되는 시점에서 “취임 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순실씨의 의견을 들은 적은 있지만,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해명은 신뢰를 잃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처럼 자신의 주장을 뒤에 배치한 후 더 큰 비중을 부여하는 형식을 유지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이런 사과 형식은 국면 전환·지지층 결집 목적을 가진 이들이 활용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고대 로마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된 후 있었던 마르쿠스 브루투스·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연설이 꼽힌다. 카이사르 살해를 주동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에 대한 내 사랑은 카이사르를 사랑하는 다른 분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고 선언한 후 “로마를 더 사랑해서 카이사르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죽였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 암살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분들”이라고 선언한 후 카이사르를 찬양하면서 그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유언의 핵심 내용은 “내 재산을 로마 시민에게 기증한다”는 것이었다. 또 카이사르가 살해당할 당시 입었던 칼자국과 피로 얼룩진 옷도 공개했다. 흥분한 로마 시민은 암살자들의 집을 습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토니우스·아우구스투스는 로마 정국을 장악했다. 불리한 내용을 먼저 짧게 거론한 후 유리한 내용을 장황하게 거론하는 형식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즐겨 이용된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가 짧은 사과 의견을 밝힌 후 이재명정부·민주당을 비중 있게 비판한 것도 강경 보수 세력에겐 강한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 대표는 비상계엄의 원인을 ‘의회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카이사르가 된다.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해 사실상 윤 전 대통령 몰락에 가담한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브루투스 일당이 되는 구도가 그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강경 보수 세력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공나형 전남대 학술연구교수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논문 <대통령의 공적 사과 담화에서 드러나는 ‘개입’ 양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993년 쌀 시장 개방을 수용하면서 밝힌 대국민 사과와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분석했다. 공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선의로 행한 행위가 어쩔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면서 결과의 부정성에 관여하는 자신의 의도의 비중을 제거했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자기 고백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그 고백의 원인이 되는 행위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12월3일 조용히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과 상대방 비판을 내용으로 채웠다. 그러면서 민주당 심판·보수 재건·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결국 두 사람의 답은 ‘한 전 대표를 제외한 빅텐트’ 방침 재확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12월3일은 이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