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200호 특집> ‘다시 뛰는’ 10대 그룹 위기극복 비책

“올해도 어렵다…그래도 해보자!”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2019 기해년이 밝았다. 쉽지 않은 경제 여건 때문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재계도 마찬가지다. 업종 불문하고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10대 그룹들은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내놨다. 그들의 비책을 확인했다.
 

 

지난해 재계는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올해 역시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맏형 격인 삼성그룹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미 시작했다.

위기 속 기회
도약의 계기

삼성그룹의 핵심계열사 삼성전자의 김기남 부회장은 현 경제상황을 위기로 보고 ‘혁신기술’로 극복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 2일, 김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19년은 삼성전자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라며 “10년 전에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올해는 초일류·초격차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옛 것을 토대로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하고, 새것을 만들어가되 근본은 잃지 않아야 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그는 개발·공급·고객 관리 등 전체적인 프로세스 점검을 통해 기존 사업의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100년 기업을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며 “지난 50년간 삼성전자가 IT산업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면 다가올 50년은 중심이 되자”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리더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도 같은 날, 시무식을 주재했다. 정 부회장이 시무식을 주재한 것은 처음으로 그동안은 정몽구 회장이 시무식을 주재했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신년회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서 벗어나 경영과제를 신속히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며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상서부터 열린 마음으로 다름의 가치를 존중하고 새로운 시도와 이질적인 것과의 융합을 즐겨야 한다”며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문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녹록찮은 2019년 대책 마련 분주
경제 위기감 고조…해결책 모색

정 부회장은 “글로벌 자동차산업과 대한민국 경제의 발전을 이끈 정몽구 회장님의 의지와 ‘품질경영’ ‘현장경영’의 경영철학을 계승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나가는 게임체인저로서 고객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며 정 회장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밝혔다.  


SK는 그동안 다져온 기반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을 다짐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19년은 글로벌 일류기업이라는 원대한 비전을 향해 본격적으로 돛을 올리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SK매직과 AJ렌터카 인수에 과감히 투자하며 공유경제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의 진화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제 이 사업들이 성과 창출을 통해 회사의 성장을 견인해줄 때”라고 언급했다.

이어 “2019년은 그간 다져온 기반을 바탕으로 본격 성장을 시작하는 해”라며 ‘근고지영’이란 말처럼 고객·주주·사회·구성원에 대한 가치혁신이라는 든든한 뿌리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을 이뤄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장동현 SK 사장은 “우리 그룹은 작년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지속적인 생존과 성장을 추구하는 ‘뉴 SK의 원년’을 선언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다”며 “올해는 사회적 가치 추구가 새로운 BM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딥 체인지(Deep Change)’ 실행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기본 지키고
새로움 흡수

LG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구광모 회장이 주재하는 시무식을 가졌다. 구 회장은 위기극복을 위한 키워드로 ‘고객’을 꼽았다. 10여분의 신년사를 통해 구 회장은 ‘고객’이라는 단어를 총 30여번 언급했다.

구 회장은 “1990년대 제2의 혁신을 기치로 내건 이래 럭키금성은 LG로 사명을 바꾸고 세계 속의 ‘초우량 LG’를 목표로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그 결과 선진 기업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사업 영역을 국내서 세계로 넓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성과의 기반이 LG가 추구해왔던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소비자라는 호칭에 익숙하던 시기에 가장 먼저 고객이란 개념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주도권이 고객에게 있는)현실 속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보았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다”며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의 기본 정신을 다시 깨우고 더욱 발전시킬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 과정서 고객으로부터의 배움을 더 나은 가치로 만들어 고객과 함께 성장해가자”고 당부했다.

롯데그룹은 ‘비즈니스 혁신’을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일, 2019년 신년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내자”며 “우리 그룹의 생존은 이러한 혁신의 성공적인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현재 우리의 전략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 수립과 실행계획의 구체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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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사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기반한 비즈니스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며 “기존 사업은 전체적인 틀과 업무 프로세스가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지 재점검하고 혁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을 해나가야 한다”며 “성공보다는 빠른 실패를 독려하는 조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비록 실패하더라도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먼저 직접 경험해보는 것 자체가 큰 경쟁력이 된다”며 “롯데 임직원 모두 누구보다도 빠른 실패를 경험해 나가시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선택과 집중에 방점을 찍었다.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은 2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Top 종합사업회사로의 끊임없는 전진을 위해 ‘트레이딩 사업모델 혁신을 통한 2030년 영업이익 1조 기반 구축’이라는 경영방침 아래 사업군별 차별화 실행 전략을 여러분과 함께 실천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에너지사업 분야에서는 기존 가스전의 안정적인 수익창출에 주력함과 동시에 2단계 개발을 적기 수행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힘줬다. 

식량사업 분야에서는 터미널서의 안정적인 물량확대를 통해 흑해산 조달기반을 구축하고, 팜오일 공장(CPO MILL), 제2미곡종합처리장(RPC2) 완공 및 판매극대화 등 생산법인 운영에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했다.

아울러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분발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유리함에 취해 방심하면 반드시 진다’라는 의미인 바둑격언 ‘선작 오십가자 필패(先作五十家者必敗·50집을 먼저 짓는 사람이 진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올 한 해도 그동안의 성과에 안주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이를 발판으로 더 큰 목표를 향해 모두가 힘을 모아 함께 나아가자”고 전했다.

GS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새로운 관점과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하자고 했다.

허창수 GS 회장도 이날 “혁신과 투자로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로 GS타워서 계열사 CEO를 비롯한 경영진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GS신년모임’을 개최하고 “올해 세운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며 이같이 강조했다. 
 

새해 경영계획과 당부의 말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와 지속적이고 성장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는 조직문화와 조직구조 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허 회장은 “올 한 해도 미·중 무역분쟁, 신흥국 금융불안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유가·금리·환율 등 거시 경제지표의 변동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내적으로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올해의 경영 여건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경쟁력을 위해서는 “지금 일하는 방식이나 관행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새로운 관점과 방법으로 접근해봐야 한다”며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가 다가올 미래에도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열린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 세상의 변화를 부단히 학습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자유로이 소통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시시각각 변해가는 환경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율적인 조직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객 가치 실현
우수 인재 육성

한화는 ‘정도경영’을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이날 “앞으로의 10년은 어느 때보다 혁명적인 변화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무한기업’ 한화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지금 이 순간을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서 시무식을 열고 신년사를 공유했다. 그는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진단하며 “각 사업부문별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2007년 태국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해외시장 개척을 강력히 촉구한 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성과도 있었지만, 전사적으로 보면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며 “과거의 실패를 교훈삼아 각 사의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철저한 사전분석과 준비를 거쳐 해외사업의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신사업을 선도할 인재 영입과 정도경영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과감하게 외부 핵심인력을 영입해 각 사가 더 큰 사업기회와 성장의 돌파구를 열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내부인재 또한 더욱 체계적으로 육성해 외부 인력과 조화된 협업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인적 융합의 에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협은 미래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31일 올해 경영화두로 “체질 개선과 변화로 미래성장 기반을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제 하강 국면, 가계부채 뇌관과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4차 산업혁명과 산업구조 재편, 글로벌 자본 규제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추세 등 올해 경영 여건이 유래없이 혹독하리라 예견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자성어 법고창신 정신부터
선작 오십가자 필패 정신까지

그는 농협금융 내부상황에 대해서도 “재무, 자본구조, 경영 효율성 측면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고 미래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며 “지난해 1조원 달성이라는 좋은 성과를 냈지만 이는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이전 수준의 손익회복에 그쳤다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21년 농협금융 출범 10주년이자 범농협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해로 만들 것을 내세우며 ▲사업 라인별 육성전략 차별화 및 자원배분 최적화 ▲지속가능 경영 기반 구축 ▲고객 가치와 인재 중심 사업구조·조직문화 개편 ▲신사업·신시장 개척 ▲사회적 책임 이행 등 5개 전략을 강조했다.  

신년 사자성어로는 신중히 생각하고 명확히 변별해 성실하게 실행하라는 뜻의 ‘사변독행(思辯篤行)’을 제시하며 “다 같이 고민하고 방향을 정해 실천한다면 이루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위기에 빚나는 저력과 열정, 응집된 추진력을 믿는다”고 독려했다.

현대중공업은 ‘낡은 관행 탈피’를 주문했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31일 신년사를 통해 다가올 2019년에는 낡은 관행서 벗어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올 한 해 현대중공업 가족들은 헌신적인 노고를 통해 다수의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시황에도 당초 계획했던 선박 수주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한영석·가삼현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차세대 스마트십 건조에 착수했다”며 “생산현장도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 새로운 야드 구현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에게는 해양공장 일감 확보와 선박 건조 손익개선 등 많은 과제가 놓여있다”며 “다시 한 번 우리의 자긍심을 되살려 변화와 혁신에 박차를 가해 재도약의 기반을 다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안팎의 변화
경쟁력 제고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안팎의 변화로 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각 그룹마다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국가 경쟁력이 제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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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