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200호 특집> ‘다시 뛰는’ 10대 그룹 위기극복 비책

“올해도 어렵다…그래도 해보자!”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2019 기해년이 밝았다. 쉽지 않은 경제 여건 때문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재계도 마찬가지다. 업종 불문하고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10대 그룹들은 위기극복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내놨다. 그들의 비책을 확인했다.
 

 

지난해 재계는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올해 역시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맏형 격인 삼성그룹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미 시작했다.

위기 속 기회
도약의 계기

삼성그룹의 핵심계열사 삼성전자의 김기남 부회장은 현 경제상황을 위기로 보고 ‘혁신기술’로 극복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 2일, 김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19년은 삼성전자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라며 “10년 전에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올해는 초일류·초격차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옛 것을 토대로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하고, 새것을 만들어가되 근본은 잃지 않아야 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했다. 그는 개발·공급·고객 관리 등 전체적인 프로세스 점검을 통해 기존 사업의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100년 기업을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며 “지난 50년간 삼성전자가 IT산업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면 다가올 50년은 중심이 되자”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리더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도 같은 날, 시무식을 주재했다. 정 부회장이 시무식을 주재한 것은 처음으로 그동안은 정몽구 회장이 시무식을 주재했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신년회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서 벗어나 경영과제를 신속히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며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상서부터 열린 마음으로 다름의 가치를 존중하고 새로운 시도와 이질적인 것과의 융합을 즐겨야 한다”며 “실패를 인정하고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문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녹록찮은 2019년 대책 마련 분주
경제 위기감 고조…해결책 모색

정 부회장은 “글로벌 자동차산업과 대한민국 경제의 발전을 이끈 정몽구 회장님의 의지와 ‘품질경영’ ‘현장경영’의 경영철학을 계승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나가는 게임체인저로서 고객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며 정 회장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밝혔다.  


SK는 그동안 다져온 기반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을 다짐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19년은 글로벌 일류기업이라는 원대한 비전을 향해 본격적으로 돛을 올리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SK매직과 AJ렌터카 인수에 과감히 투자하며 공유경제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의 진화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제 이 사업들이 성과 창출을 통해 회사의 성장을 견인해줄 때”라고 언급했다.

이어 “2019년은 그간 다져온 기반을 바탕으로 본격 성장을 시작하는 해”라며 ‘근고지영’이란 말처럼 고객·주주·사회·구성원에 대한 가치혁신이라는 든든한 뿌리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을 이뤄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장동현 SK 사장은 “우리 그룹은 작년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지속적인 생존과 성장을 추구하는 ‘뉴 SK의 원년’을 선언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다”며 “올해는 사회적 가치 추구가 새로운 BM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딥 체인지(Deep Change)’ 실행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기본 지키고
새로움 흡수

LG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구광모 회장이 주재하는 시무식을 가졌다. 구 회장은 위기극복을 위한 키워드로 ‘고객’을 꼽았다. 10여분의 신년사를 통해 구 회장은 ‘고객’이라는 단어를 총 30여번 언급했다.

구 회장은 “1990년대 제2의 혁신을 기치로 내건 이래 럭키금성은 LG로 사명을 바꾸고 세계 속의 ‘초우량 LG’를 목표로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그 결과 선진 기업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사업 영역을 국내서 세계로 넓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성과의 기반이 LG가 추구해왔던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소비자라는 호칭에 익숙하던 시기에 가장 먼저 고객이란 개념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주도권이 고객에게 있는)현실 속에서 LG가 나아갈 방향을 수없이 고민해보았지만 결국 그 답은 고객에 있다”며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의 기본 정신을 다시 깨우고 더욱 발전시킬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그 과정서 고객으로부터의 배움을 더 나은 가치로 만들어 고객과 함께 성장해가자”고 당부했다.

롯데그룹은 ‘비즈니스 혁신’을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일, 2019년 신년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 전환을 이뤄내자”며 “우리 그룹의 생존은 이러한 혁신의 성공적인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현재 우리의 전략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 수립과 실행계획의 구체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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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사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기반한 비즈니스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며 “기존 사업은 전체적인 틀과 업무 프로세스가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지 재점검하고 혁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을 해나가야 한다”며 “성공보다는 빠른 실패를 독려하는 조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비록 실패하더라도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먼저 직접 경험해보는 것 자체가 큰 경쟁력이 된다”며 “롯데 임직원 모두 누구보다도 빠른 실패를 경험해 나가시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선택과 집중에 방점을 찍었다.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은 2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Top 종합사업회사로의 끊임없는 전진을 위해 ‘트레이딩 사업모델 혁신을 통한 2030년 영업이익 1조 기반 구축’이라는 경영방침 아래 사업군별 차별화 실행 전략을 여러분과 함께 실천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에너지사업 분야에서는 기존 가스전의 안정적인 수익창출에 주력함과 동시에 2단계 개발을 적기 수행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힘줬다. 

식량사업 분야에서는 터미널서의 안정적인 물량확대를 통해 흑해산 조달기반을 구축하고, 팜오일 공장(CPO MILL), 제2미곡종합처리장(RPC2) 완공 및 판매극대화 등 생산법인 운영에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했다.

아울러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분발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유리함에 취해 방심하면 반드시 진다’라는 의미인 바둑격언 ‘선작 오십가자 필패(先作五十家者必敗·50집을 먼저 짓는 사람이 진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올 한 해도 그동안의 성과에 안주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이를 발판으로 더 큰 목표를 향해 모두가 힘을 모아 함께 나아가자”고 전했다.

GS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새로운 관점과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하자고 했다.

허창수 GS 회장도 이날 “혁신과 투자로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로 GS타워서 계열사 CEO를 비롯한 경영진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GS신년모임’을 개최하고 “올해 세운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며 이같이 강조했다. 
 

새해 경영계획과 당부의 말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와 지속적이고 성장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는 조직문화와 조직구조 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허 회장은 “올 한 해도 미·중 무역분쟁, 신흥국 금융불안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유가·금리·환율 등 거시 경제지표의 변동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내적으로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올해의 경영 여건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경쟁력을 위해서는 “지금 일하는 방식이나 관행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새로운 관점과 방법으로 접근해봐야 한다”며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가 다가올 미래에도 차별화된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열린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 세상의 변화를 부단히 학습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자유로이 소통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시시각각 변해가는 환경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율적인 조직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객 가치 실현
우수 인재 육성

한화는 ‘정도경영’을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이날 “앞으로의 10년은 어느 때보다 혁명적인 변화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무한기업’ 한화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지금 이 순간을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여의도 63빌딩서 시무식을 열고 신년사를 공유했다. 그는 “경영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진단하며 “각 사업부문별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2007년 태국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해외시장 개척을 강력히 촉구한 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성과도 있었지만, 전사적으로 보면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라며 “과거의 실패를 교훈삼아 각 사의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철저한 사전분석과 준비를 거쳐 해외사업의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신사업을 선도할 인재 영입과 정도경영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과감하게 외부 핵심인력을 영입해 각 사가 더 큰 사업기회와 성장의 돌파구를 열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내부인재 또한 더욱 체계적으로 육성해 외부 인력과 조화된 협업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인적 융합의 에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협은 미래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31일 올해 경영화두로 “체질 개선과 변화로 미래성장 기반을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제 하강 국면, 가계부채 뇌관과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4차 산업혁명과 산업구조 재편, 글로벌 자본 규제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추세 등 올해 경영 여건이 유래없이 혹독하리라 예견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자성어 법고창신 정신부터
선작 오십가자 필패 정신까지

그는 농협금융 내부상황에 대해서도 “재무, 자본구조, 경영 효율성 측면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고 미래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며 “지난해 1조원 달성이라는 좋은 성과를 냈지만 이는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이전 수준의 손익회복에 그쳤다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21년 농협금융 출범 10주년이자 범농협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해로 만들 것을 내세우며 ▲사업 라인별 육성전략 차별화 및 자원배분 최적화 ▲지속가능 경영 기반 구축 ▲고객 가치와 인재 중심 사업구조·조직문화 개편 ▲신사업·신시장 개척 ▲사회적 책임 이행 등 5개 전략을 강조했다.  

신년 사자성어로는 신중히 생각하고 명확히 변별해 성실하게 실행하라는 뜻의 ‘사변독행(思辯篤行)’을 제시하며 “다 같이 고민하고 방향을 정해 실천한다면 이루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위기에 빚나는 저력과 열정, 응집된 추진력을 믿는다”고 독려했다.

현대중공업은 ‘낡은 관행 탈피’를 주문했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31일 신년사를 통해 다가올 2019년에는 낡은 관행서 벗어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올 한 해 현대중공업 가족들은 헌신적인 노고를 통해 다수의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시황에도 당초 계획했던 선박 수주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한영석·가삼현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차세대 스마트십 건조에 착수했다”며 “생산현장도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 새로운 야드 구현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에게는 해양공장 일감 확보와 선박 건조 손익개선 등 많은 과제가 놓여있다”며 “다시 한 번 우리의 자긍심을 되살려 변화와 혁신에 박차를 가해 재도약의 기반을 다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안팎의 변화
경쟁력 제고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안팎의 변화로 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각 그룹마다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국가 경쟁력이 제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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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