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45조’ 나랏빚 대해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1.07 10:21:18
  • 호수 1200호
  • 댓글 0개

IMF 이후…적자 투성이 나라살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사무관의 폭로로 나랏빚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이미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겪은 국민들의 나랏빚에 대한 높은 관심은 당연지사다. <일요시사>는 기재부가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나랏빚의 모든 것을 파헤쳤다.
 

▲ 1054조원에 달하는 나랏빚에 대해 일요시사가 심층 취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는 부채를 국가채무(D1), 일반정부 부채(D2), 공공부문 부채(D3)로 나눠서 관리한다. 그중 D1은 국가 회계·기금이 부담하는 확정된 금전 채무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국가재정운용계획상의 재정운용 지표로 많이 쓰인다.

국가채무
660조2000억

D1은 중앙정부채무와 지방정부채무를 합친 것이다. 여기서 중앙정부채무는 국채와 차입금, 국고채무부담행위로 나뉜다. 국채는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국고채·국민주택채·외평채 등 세 종류를 발행한다. 차입금은 정부가 한국은행 또는 외국정부 등으로부터 유가증권의 발행 없이 직접 차입한 금액을 뜻한다. 국고채무부담행위는 국가가 예산의 확보 없이 채무를 부담하는 행위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D1은 660조2000억원이었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국민 1인당 1289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GDP 대비 38.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3년과 대비해 170조4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2013년 기준 D1은 489조8000억원이었다. 당시 GDP 대비 비율은 34.3%였다.

GDP 대비 D1 비율은 1990년대 중반까지 10%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크게 증가해 2009년부터 현재까지 3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 이는 해외 주요국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다.


D2는 D1에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314개 비영리공공기관의 부채를 합한 수치다. 주로 IMF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과 비교하는 데 쓰이는 지표다.

D2는 735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717조5000억원보다 17조5000억원(2.5%) 증가했다. 2013년 기준으로 연평균 상승률은 6.8%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GDP 대비 비율은 42.5%로 전년 43.7%보다 1.2%포인트 감소했다. 정부가 부채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11년 회계연도 이래 최초의 감소였다.

기재부 설명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 비해 지방자치단체 회계·기금 3조7000억원, 비영리공공기관서 2조4000억원이 감소한 영향이다. 세수가 많이 확보돼 중앙정부 회계·기금 부채 증가 규모(24조7000억원)가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인 영향도 있다.

일반정부 부채
735조2000억

D2 중 1년 미만 단기부채 비중은 13.3%였으며, 외국인이 보유한 부채 비중은 10.7%로 안정적 수준을 나타냈다. 각각 전년 대비 0.3%포인트, 0.5%포인트씩 소폭 증가하는 선에서 관리되고 있다. D2 역시 D1과 마찬가지로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GDP 대비 D2 비율은 OECD 29개국 중 8번째로 낮았다.

D3는 D2에 비금융공기업 부채가 포함된 수치로 가장 포괄적인 국가부채 개념이다. 속칭 ‘나랏빚’을 얘기할 때 이 수치가 사용된다. 

기재부는 D3가 지난해 기준 1044조6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 1036조6000억원보다 8조원(0.8%) 증가해 0%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D3는 최근 5년간 연평균 3.8%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단, GDP 대비로는 감소세가 뚜렷하다. 60.4% 수준으로 전년 63.1%보다 2.7%포인트 줄었다. 이 역시 집계 시작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이었다. D3의 GDP 대비 비율은 지난 2014년 64.4%로 정점을 찍은 후 2015년부터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한국 D3의 GDP 대비 비율은 OECD서 같은 통계로 산출하는 7개국 가운데 2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가장 낮은 국가는 멕시코였다.

국가채무 660조…1인당 1289만원꼴
일반정부 부채, GDP 대비 최초 감소

특히 168개 비금융공기업 부채 감소가 인상적이다. 2014년(408조원)부터 지난해(378조원)까지 매년 줄어들었다. 전년 대비로는 7조9000억원이나 줄었다. 중앙 비금융공기업 중에서 부채가 가장 많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가 115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4조7000억원이나 줄어든 영향이 크게 미쳤다. 그 다음은 한국전력공사와 그 발전자회사들로 88조2000억원을 갖고 있었다. 그 뒤로 한국가스공사(28조2000억원), 한국도로공사(27조2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지방 비금융공기업 중에선 서울주택도시공사(SH) 부채가 14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인천도시공사(6조8000억원) 순이었다.

종합하면 중앙정부의 부채는 늘고 있지만 지방정부와 비영리공공기관, 비금융공기업 등의 부채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부채가 줄어드는 양상을 띠고 있다. 여기에 세수 호조도 한몫하면서 GDP 대비 부채비율이 낮아졌다. 기재부는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청와대

정부가 나랏빚을 내는 행위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것과 같다. 나랏빚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국민 부담도 늘어난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채무를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빚은 미래 세대에 부담을 준다는 측면서 가능하면 줄이는 게 좋다.

앞서 지난해 3월 미래의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를 포함한 넓은 의미의 국가부채가 1555조8000억원으로 사상 첫 1500조원을 돌파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향후 장기간에 걸쳐 공무원과 군인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액을 현재가치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아직 확보하지 못한 부족액이 바로 연금충당부채다. 당장 갚아야 할 빚은 아니지만 ‘잠재적 부채’에 해당한다.

공공부문 부채
1044조6000억

부채가 국가자산을 상회할 수준은 아니었다. 당시 국가자산은 206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507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조3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1년 새 자산은 96조4000억원 늘어난 데 반해 부채는 더욱 큰 폭인 122조7000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총 연금충당부채는 845조8000억원(공무원 675조3000억원·군인 170조5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부채의 54.4%에 해당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부채 증가분 중 80%인 93조2000억원이 공무원·군인연금의 연금충당부채 증가에 따른 것이었다.

연금충당부채 총액과 증가폭은 지난 2013년 이후 최대치다. 연금충당부채는 정부가 직접 빌린 돈은 아니다. 다만 부족할 경우 정부재원으로 메워야 한다는 점에서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빚과 다를 바 없다.

문재인정부는 이 같은 연금충당부채의 상승 요인이 할인율 인하 때문이라고 밝혔다. 할인율은 국채수익률의 최근 10년 평균을 적용하는데, 연금 계산 시 적용되는 할인율이 하락해 부채의 현재가치가 오히려 커졌다는 설명이다.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 수가 증가하면 덩달아 불어난다. 공무원의 재직 기간이 늘어나도 불어난다. 반대로 연금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면 감소한다. 또 시간이 지나 화폐의 가치가 상승하면 자연 증가한다.

채무 늘어만 가지만…
공무원 증가로 부담↑

문정부는 임기 내 총 17만4000명의 공무원을 증원한다는 계획이다. 야권에선 이 같은 문정부의 공무원 증원 정책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가 두드러지는 상황서 공무원을 증원하면, 미래 세대가 부담해야 할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사혁신처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이채익 의원에게 지난해 10월 제출한 ‘관계부처 합동, 공무원충원 계획에 따른 공무원연금 장기 재정추계 결과’ 자료에 따르면 문정부의 공약대로 2022년까지 공무원 수 17만여명이 증원되면, 2088년까지 70년간 공무원연금 부족분 약 21조231억원을 정부가 추가로 보전해야 한다.
 

여기에 정부부담금 6조9500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부담금과 보전금을 모두 더하면 총 27조9800억원을 정부가 추가로 내야 하는 것이다. 공무원연금은 재직 공무원이 내는 기여금(기준소득월액의 8.25%)과 정부부담금(보수예산의 8.25%)으로 이뤄지고, 금액이 모자랄 경우 정부보전금을 투입한다.

해당 자료를 발표한 이 의원은 당시 “실제 공무원 충원인원 중 자연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원 7만731명을 제외하고, 10만명에 대해서만 비용을 계산하는 등 통계를 축소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조원이 넘는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문정부의 공무원 증원계획은 당장 수정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공무원 증가로
불안한 미래 세대

물론 부채를 꼭 나쁘게 바라볼 순 없다. 정부는 부채를 늘여 단기적인 경기 부양, 복지 확충 등에 투자한다. 그럼에도 미래 세대의 부채 부담이 커지는 현상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국당 추경호 의원이 지난해 11월 국회 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받은 ‘중기 재정전망: 2018∼2027’에 따르면 문정부의 주요 복지·재정 사업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지난해 30조8000억원 흑자서 2022년 19조원 규모의 적자로 전환될 예정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서울 가계부채는?

서울지역 가계부채가 7년간 90조원 증가했다. 지난 4일 서울연구원이 한국은행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지역 가계부채는 예금취급기관 대출 기준으로 지난 2010년 195조원서 2017년 285조원으로 90조원 증가했다.

증가분의 절반 이상(52조원)이 주택대출이다. 이 기간 주택대출은 125조원서 177조원으로 늘었다.

서울 가구의 2017년 평균 자산은 5억3576만원, 부채는 9764만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자산 3억8164만원, 부채 722만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역 내 총생산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6년 기준 74.1%로 전국 평균 55.3%보다 서울 가계대출이 18.8%포인트 높았다.

이 때문에 서울 시민 10명 중 6명은 가계부채에 따른 원금상환과 이자 납부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4∼5월 19세 이상 서울 시민 1000명(가구)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 부채 보유 가구의 63.0%는 원금상환과 이자 납부가 부담된다고 답했다. 부담이 없다는 응답은 11.3%, 보통은 26.0%였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