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투어 ①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

돼지 생각을 뒤집으면 되지

▲ ‘돼지보러오면돼지’에서 진행하는 돼지 퍼레이드 중 갓 태어난 새끼 돼지를 안아보는 어린이

‘돼지보러오면돼지’는 돼지를 위한 동물원이나 돼지 테마파크가 아니다. 돼지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더 나아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 농장이다. 전 세계에서 독일과 우리나라에만 있는, 돼지를 주제로 꾸민 공간이다. 돼지는 어떤 동물일까? 돼지 하면 지저분하고 게으른데 맛있는 고기를 주는 동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똥오줌이 뒤섞인 축사에서 오로지 고기를 위해 6개월 동안 살다 가는 돼지를 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돼지는 수명이 10~15년이고, 잠자리와 화장실을 구분하며, 지능지수가 70~85로 개보다 훨씬 높다. 말만으로는 돼지를 제대로 알 수 없는 법. 직접 만나 확인해보자.
 

▲ 이종영 촌장이 23개 나라에서 수집한 돼지 소품과 공예품, 미술품 1300여 점을 전시한 돼지박물관 외관

돼지보러오면돼지는 지난 2011년 이종영 촌장이 조성했다. 축산학을 전공한 이 촌장은 돼지인공수정센터를 창업해 운영하다가 부상당한 수퇘지를 내보내면서 생명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프랑스의 테마 교육 농장에서 양을 키우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으면 하는 꿈을 키웠다. 그 결실이 돼지박물관, 문화·홍보관, 공연장, 소시지체험장, 카페와 식당, 치유정원 등으로 구성된 돼지보러오면돼지다.
 

▲ 돼지 공연 중 코로 공을 굴려 골대에 넣는 까미

돼지 테마 교육 농장

돼지 공연과 소시지 만들기 체험은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하루 4회씩 진행된다. 돼지 공연에서는 때랭이, 봉자, 까미, 라이언 등 미니돼지 5~6마리가 재주를 선보인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니돼지 가운데 똑똑한 녀석을 훈련시켜 공연을 진행한다. 때랭이는 관객과 함께 볼링 대결을 펼치고, 봉자는 조련사의 움직임에 따라 가랑이 사이를 오가며 관객과 뽀뽀도 한다. 까미는 재빠르게 장애물을 넘는다. 코로 공을 굴려 골대에 넣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정리하거나, 가방에 들어갔다가 숫자에 따라 가방을 탈출한다. 하이라이트는 라이언의 복권 추첨이다. 라이언이 숫자 6개를 뽑아서 알려주면 관객들은 복권 당첨의 꿈을 꾸며 이 숫자를 메모한다. 올해가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해인 만큼 행운을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
 

▲ 먹이통 두드리는 소리에 쏜살같이 달려온 미니돼지들

40분 남짓한 돼지 공연이 끝나면 돼지 퍼레이드가 이어진다. 먹이통을 두드리면 미니돼지 수십 마리가 쏜살같이 달려온다. 관객은 먹이를 먹는 돼지를 쓰다듬으며 교감하고, 갓 태어난 새끼 돼지를 안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진한 쌍꺼풀이 있고 사람 눈을 빼닮은 귀여운 모습에 돼지가 지저분하다는 편견은 이내 사라진다.
 

▲ 체험장에서 만든 소시지를 들어 보이는 어린이

소시지 만들기도 인기가 좋다. 길이 10~15cm 위너 소시지를 만들어보는 체험이다.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돼지고기 뒷다리살에 첨가물과 녹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육류 95% 이상의 건강한 소시지다. 손으로 반죽하면 오염되기 쉽고, 열에 약한 고기의 특성상 유수 분리 현상으로 육즙이 빠져나간다. 체험장에서 준비해 숙성시킨 반죽을 압축기에 넣고 손잡이를 돌려 케이싱에 넣으면 된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육가공식품의 현실과 올바르게 선택하는 방법도 알려줘 유익하다.
 

▲ 돼지박물관에 전시된 귀여운 돼지 소품

작은 다리를 건너면 좌우로 문화·홍보관과 돼지박물관이 있다. 문화·홍보관에는 돼지 관련 정보가 가득하다. 인간과 함께한 돼지의 역사와 의미, 고사 지낼 때 돼지머리를 올리는 이유와 돼지 저금통의 유래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돼지 이야기를 자세히 소개한다. 이웃한 돼지박물관에는 이종영 촌장이 20여년 동안 23개 나라를 돌며 수집한 돼지 소품과 공예품, 미술품 1300여점을 전시한다.
 

▲ 치유정원에 구제역으로 희생된 수많은 돼지의 넋을 위로하는 돈혼비가 있다.

돼지가 한낱 미물이라도 생명이란 점을 깊이 전해주는 곳이 있다. 돼지박물관과 이웃한 치유정원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와 하늘 높이 솟은 소나무가 인상적이다. 차분히 걷다 보면 한쪽에 ‘돈혼비(豚魂碑)’가 보인다. 검은 비석에 ‘구제역으로 희생된 수많은 돼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다’는 문구가 있다. 천사의 날개를 단 돼지 벽화도 희생된 돼지를 기리는 것이라 한다. 돼지보러오면돼지에는 줄잡아 50여마리 돼지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행복하게 산다. 치유정원 주변에는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돼지들이 고이 잠들어 있다. 돼지를 경제동물이 아니라 한 생명으로 여기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 테르메덴에서 나이트 스파를 즐기는 사람들<사진제공·테르메덴>

돼지는 어떤 동물일까?
수명 10~15년 지능 70~85

이곳 인근에 위치한 테르메덴은 수도권에서 가깝고 가족과 함께 즐기기 좋은 온천이다. 온천을 뜻하는 독일어 ‘therme’와 구약성경에 나오는 지상낙원 에덴동산에서 따온 ‘eden’을 더해 ‘온천의 지상낙원’이란 뜻을 담았다. 테르메덴은 크게 온천과 수영을 동시에 즐기고 수(水) 치료도 겸할 수 있는 지름 30m 실내바데풀, 다양한 입욕제가 포함된 노천이벤트탕과 연인탕, 정자탕, 유아노천탕 등 다양한 온천 프로그램을 갖춘 실외온천풀로 나뉜다. 동계 시즌(2018년 12월15일~2019년 3월1일) 금·토요일에는 실내바데풀이 오후 8시30분, 실외온천풀이 오후 8시까지 나이트 스파로 운영되며 EDM과 인디 밴드 공연도 펼쳐진다. 화려한 조명만큼 온천 여행의 추억이 더 깊어진다.
 

▲ 전래동화인성체험관에서 VR로 탐험하는 인성동화마을

테르메덴은 100% 천연 온천수로 38℃ 내외를 유지하는 단순천이다. 탄산수소나트륨 성분이 다량 함유돼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 울창한 숲속에 마련된 전통 한옥과 카라반에서 하루를 보내면 더없는 힐링의 시간이 된다.
테르메덴과 가까운 곳에는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전래동화인성체험관이 있다. 요일에 따라 이천의 효양산 전설을 비롯해 다양한 전래 동화에서 존중과 나눔, 근면과 협동, 정직과 배려, 효 등을 배운다. 전래 동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꾸며 디지털 공간에서 만나고, VR로 인성동화마을을 탐험할 수 있어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족이라면 들러볼 만하다.
 

▲ ▲우리나라 만화의 역사와 친숙한 만화 캐릭터를 만나는 청강만화역사박물관

청강만화역사박물관은 우리나라 만화의 역사, 친숙한 만화 캐릭터를 만나는 공간이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내 청강홀 3층에 자리한 박물관은 근현대 만화의 시대적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담았다. 1909년 〈대한민보〉에 실려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가 된 이도형의 삽화부터 만화의 변천사를 시대별로 자세히 소개한다. 〈꺼벙이〉의 길창덕, 〈오성과 한음〉의 박수동, 〈로봇 찌빠〉의 신문수 등 한국 만화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도 엿볼 수 있다.
 

▲ ▲우리나라 만화의 역사와 친숙한 만화 캐릭터를 만나는 청강만화역사박물관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한국동요박물관은 동요의 역사가 담긴 곳이다. 1924년 윤극영 선생의 ‘반달’이 우리나라 최초의 동요로 탄생한 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변천해온 동요의 역사를 만난다. 옛 음악 교과서와 어린이 동요 모음 LP, MBC창작동요제 앨범 등이 전시되어 있다.
 

▲ 서희테마파크에 서희와 소손녕의 담판 장면을 표현한 조형물

서희테마파크

이천시는 80만 거란 대군을 물리친 서희가 태어나고 묻힌 고장이다. 거란이 고려에 침입했을 때 서희가 적장 소손녕과의 담판으로 강동 6주까지 얻은 일은 역사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이천시 부발읍에는 서희테마파크가 있다. 서희의 행적을 5가지 테마로 전시한 서희역사관, 서희의 영정을 모신 추모관, 서희의 삶과 행적을 조형물로 설치한 서희역사산책로 등으로 구성된다. 추모관 위에는 서희와 소손녕의 담판 장면을 표현한 조형물이 있어 당시의 역사를 되새겨볼 만하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서희테마파크→한국동요박물관→청강만화역사박물관→돼지보러오면돼지→테르메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서희테마파크→한국동요박물관→설봉공원(이천시립박물관, 세라피아)→예스파크(이천도자예술마을)→테르메덴 
둘째 날: 전래동화인성체험관→청강만화역사박물관→이천농업테마공원→돼지보러오면돼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이천문화관광 http://tour.icheon.go.kr
- 돼지보러오면돼지 http://pigpark.co.kr
- 테르메덴 www.termeden.com
- 서희테마파크 www.seohee.or.kr
- 한국동요박물관 https://www.icyouth.kr:10473/index.php
- 청강만화역사박물관 http://museum.ck.ac.kr  

문의 전화
- 이천시청 문화관광과 031)645-3665
- 돼지보러오면돼지 031)641-7540
- 테르메덴 031)645-2000
- 서희테마파크 031)645-3657~8
- 한국동요박물관(서희청소년문화센터) 031)637-6591
- 청강만화역사박물관 031)639-5790
- 전래동화인성체험관 031)637-855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이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30분 간격(06:30~22:30) 운행, 약 1시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5~25분 간격(06:10~23:00) 운행, 약 1시간20분 소요. 이천종합터미널에서 장호원행 버스 이용, 장호원터미널에서 장호원초등학교 정류장으로 이동, 27-4번 버스 하루 3회(10:00, 14:10, 18:10) 운행, 월포4리 정류장에서 도보 약 80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 co.kr 이천종합터미널 1688-3320

자가 운전
일죽IC삼거리에서 장호원 방면 좌회전→설성교차로에서 우측 진입, 진상미로 따라 1.2km 직진→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직진, 고당삼거리에서 월포리 방면 좌회전→돼지보러오면돼지

숙박 정보   
- 테르메덴 캐러밴: 모가면 사실로, 031)645-2001, www.termeden.com
- 나무요일: 장호원읍 이풍로107번길, 031)641-7778, www.2000treeday.com
- 호텔더클래스: 이천시 중리천로, 031)637-3325
- 이천농업테마공원 펜션: 모가면 공원로, 031)632-6430, http://2000farmpark.or.kr

식당 정보
- 임금님쌀밥집(쌀밥정식): 신둔면 경충대로, 031)632-3646, www.imkumnim.com
- 미반(갑오징어불고기): 이천시 구만리로, 031) 631-2676
- 들밥(해죽순돌솥밥): 마장면 지산로22번길, 031)637-6040
- 청학동한정식(청학동특정식): 부발읍 무촌로, 031)631-8187

주변 볼거리
설봉공원, 세라피아, 이천시립박물관, 영월암, 예스파크, 이천농업테마공원, 이천 어재연 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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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