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체납’ 요주의 트러블메이커 4인방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1.03 10:34:19
  • 호수 11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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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안내고 버티는 회장님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지난해 연말 국세청이 고액체납자와 조세포탈범의 실명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전직 대통령부터 거물급 비리 법조인과 기업인들이 포함돼있다. 
 

▲ (사진 왼쪽부터)전두환씨, 최유정 변호사,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박성철 신원 회장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 7157명의 명단을 국세청 홈페이지와 세무서 게시판에 공개했다고 지난달 5일 밝혔다. 개인이 5021명, 법인이 2136개사로 집계됐다. 명단 공개 대상자는 체납 발생일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체납자다. 공개 항목은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납부기한 등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고액·상습체납자의 총 체납액은 5조2440억원으로 개인 최고액은 250억원, 법인 최고액은 299억원으로 조사됐다.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광주 광산구 오선동에 주거하는 정평룡 정주산업통상 대표로 부가가치세 등 3개 세목서 총 249억8700만원을 2년 이상 체납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공개된 인원 수가 1만4245명 감소했다. 체납액도 6조2257억원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5조244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공개기준이 체납액 기준 3억원서 2억원으로 확대되면서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국세청은 명단 공개 제도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를 높이고,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인터넷 포털사이트(배너광고)와 SNS에 국세청 홈페이지를 연결했다. 또 명단 공개 화면을 지역별·업종별로 시각화해 국민들이 체납자 명단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명단에는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비리 법조인과 기업인들의 이름이 포함돼있다. 

전두환


전두환 전 대통령(이하 전씨)이 양도소득세 31억원을 체납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전씨는 2015년 부동산거래로 인한 양도세 등 총 30억9900만원을 체납했다. 전씨가 세금체납으로 국세청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이름이 오른 건 2004년 제도 도입 후 처음이다. 그동안 전씨는 지방세 미납 등으로 체납자 명단에 오른 적은 있지만, 국세 미납으로 명단이 공개된 것 역시 최초다.

전씨는 2015년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전씨 일가 소유의 부동산 허브빌리지 등과 귀중품을 공매에 부친 결과 수백억원에 낙찰돼 양도차익이 발생했으나 이에 대한 양도세를 납기일인 2016년 9월30일까지 납부하지 않았다. 

국세청, 고액·상습체납자 7157명 공개
정치·기업·법조인 거물급 ‘우글우글’

전씨는 지방소득세 등 8억8000만원도 납부하지 않아 3년 연속 명단 공개 대상에 올랐다. 그는 2014~2015년 아들 재국씨와 재만씨의 소유 재산을 공매 처분하는 과정서 발생한 지방소득세를 체납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0일 서울시는 지방세를 체납한 전씨 자택을 수색해 그림, 시계, 가구 등 9개 물품을 압류했다. 서울시는 가택 수색을 통해 압류한 물품 9점 중 그림 2점과 실내 장식품, 시계 등 4개는 경매를 통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동팀은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가구 등 나머지 물품에는 압류 딱지를 붙이고 나왔다.  

최유정

재판 청탁 명목으로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받았다가 징역형을 확정받은 최유정 변호사도 종합소득세 등 68억7000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 변호사는 총 50여건의 사건을 수임하면서 65억원에 달하는 수임료를 받았으나 매출로 신고하지 않고 누락시켜 6억원 상당을 탈세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를 받고 있다. 과세당국은 검찰 수사 과정서 드러난 최 변호사의 수임료 규모를 근거로 종합소득세 등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변호사는 앞서 법조인과 브로커가 결탁한 법조비리 사건인 ‘정운호 게이트’로 지난해 11월25일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로부터 징역 5년6개월에 추징금 43억125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받았다.
 

2015년 12월부터 2016년 3월 상습도박죄로 구속돼 재판 중이던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재판부에 선처를 청탁해주겠다는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됐다.  

또 2015년 6월부터 10월까지 유사수신업체인 이숨투자자문 송창수 대표로부터도 재판부 청탁 취지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도 적용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폭행 동영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1·2심서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6년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2심서 그에게 내려진 추징금은 1심이 판결한 45억원보다 낮아진 43억1250만원이다. 

김우중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35억원대의 지방세를 내지 못해 신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룹 부도 후 압류·매각된 재산의 양도소득세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은 차명주식 매각대금을 추징금(17조9000억원)보다 세금 납부에 먼저 써야 한다며 국세청과 소송을 벌이다 지난해 대법원서 패소했다. 김 전 회장은 이에 따라 올해 고액 체납자 명단(2위)에 처음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국세청이 발표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도 포함됐던 바 있다. 용산재개발을 맡았다 부도난 시행사도 550억원대의 지방세를 체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회장은 서울시에 35억1500만원의 지방소득세를 1년 이상 내지 못해 명단 공개 대상에 올랐다. 2012년 국고에 귀속된 압류 재산이 지난해 경매됐는데, 구입 당시 가격에 비해 매각가가 훨씬 높아 부과된 양도소득세 368억여원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내지 못한 35억1500만원은 국세인 양도소득세의 지방세분이다.  

더불어 국세청은 지난달 12일 조세포탈범 30명과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11곳,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자 1명의 인적사항을 공개했다. 

총 체납액 5조2440억
개인 최고액은 250억


조세포탈범 공개대상은 거짓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소득을 은닉하는 등 사기나 그밖의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해 유죄가 확정된 자다. 올해 공개 대상은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조세포탈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로 총 30명이 공개 대상으로 확정, 지난해보다 2명이 줄었다. 

공개 대상자의 평균 포탈세액은 약 21억원이고 평균 형량은 징역 2년7개월, 벌금은 28억원이다. 업종별로 무역·도소매업 13명(43.3%), 제조업 6명(20.0%), 서비스업 6명(20.0%), 기타 5명(16.7%) 등이다. 포탈 유형으로는 실물거래 없는 거짓 세금계산서 또는 허위 신용카드 매입전표를 수취하는 방법으로 부가가치세 등을 포탈하는 경우가 8명(26.7%)으로 가장 많았다. 
 

박성철

박성철 신원 회장은 양도소득세 등 총 25억700만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대법원서 징역 4년형과 벌금 30억원이 확정돼 명단 공개 대상자에 올랐다.

박 회장은 2003년 신원그룹이 워크아웃을 졸업하는 과정서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가족과 지인 명의로 신원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증여세와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재산을 숨긴 채 거짓으로 법원에 파산·회생신청을 한 혐의 등도 받았다. 박 회장이 개인회생을 통해 탕감받은 채무는 250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박 회장의 범행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산·회생제도의 신뢰에 큰 타격을 준 것”이라며 징역 6년과 벌금 50억원을 선고했다. 2심도 “박 회장은 수십 년에 걸쳐 신원그룹을 경영하면서 비정상적인 자산운영을 하고 회사를 지배했다”며 “신원그룹의 지배자로서 얻은 수익을 바탕으로 차명 재산을 취득하는 등 개인적으로 이익을 봤다”고 1심의 형량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박 회장의 혐의 중 채무자회생법상 사기회생 부분에 대한 법 적용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판단해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박 회장의 혐의 중 일부분은 채무자회생법 개정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뤄졌다”며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 징역 4년과 벌금 30억원을 선고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K스포츠재단은 왜?

박근혜정부서 국정 농단을 일삼은 최순실씨가 운영했던 K스포츠재단도 상속·증여세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K스포츠재단에 상속·증여세법을 위반한 혐의로 증여세 2억2300만원을 추징했다.

K스포츠재단은 박근혜정부서 대기업에 출연금을 강요해 논란이 됐던 공익법인이다. 

국세청은 고액의 기부금 영수증을 자녀 명의로 발급받거나 출연받은 재산을 3년 이내에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부과한다. K스포츠재단처럼 상속·증여세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허위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 세금을 추징당한 공익법인은 11곳이었다.

공익법인 유형별로 보면 종교단체가 6곳으로 가장 많았고 사회복지단체가 4곳이었다. 한 종교단체는 연말정산 목적으로 신도의 자녀 명의로 고액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해주고 관리 장부도 작성하지 않았다가 국세청에 적발됐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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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