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9인 잠룡’ 기해년 플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1.02 11:15:54
  • 호수 11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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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해 용꿈 꾸게 해주소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19년 기해년 새해가 다가왔다.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황금돼지의 해를 맞은 잠룡들은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19년 한 해 몸값을 올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의 향배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 복이 들어온다는 돼지해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 (사진 왼쪽부터)이낙연 국무총리, 황교안 전 국무총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2019년 잠룡들은 어느 해보다 활발한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잠룡들이 운신할 폭이 그만큼 넓어졌기 때문이다. 여권 잠룡들에게는 자기 정치를 할 기회가 찾아왔으며, 보수야권 잠룡들에게는 발목을 잡던 박근혜 탄핵정국서 벗어날 기회가 주어졌다.

이낙연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치권이 예상하는 대권 1순위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서 1위에 올라 있다. ‘이낙연 대망론’이 여의도서 가장 뜨거운 이유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인 데 반해 이 총리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는 아이러니가 2019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세 총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재 그에 대한 위상은 굳건하다. 경제 투톱으로 불리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 인선에 이 총리가 핵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 대통령도 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친문(친 문재인) 지지자들의 선택을 받기 좋은 환경에 있는 것이다.


관건은 총리직을 내려놓은 다음의 행보다. 대선 전까지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계속 보일지는 미지수다. 당내 경선서의 경쟁력도 장담할 수 없다. 총리 퇴임 후 야인 신분이 된다면 경쟁력은 빠른 속도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역대 총리들의 대권도전 실패 사례가 주는 교훈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이 총리의 21대 총선 출마 가능성에 주목한다.

황교안

보수야권의 희망으로 불린다. 각종 여론조사서 이 총리에 이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보수진영에선 1위다. 최근 강연정치로 자신의 주가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절제된 언어로 문재인정부 정책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모습이 몸값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행정가서 탈피해 정치가로의 변신에 성공하느냐다. 오는 2월에 열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전당대회가 변신의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 전 총리는 당 대표 출마를 결정하지 못한 채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여의도 안팎으론 취약점이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에 장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들린다.

이낙연 VS 황교안 총리 매치 임박
19대 대선 상종가 유승민·심상정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황 전 총리의 경우 박근혜정부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며 “당 대표로 나오든 총선에 나오든 집권여당에선 이를 물고 늘어질 것이다. 프레임에 완전히 노출돼있다고 보면 된다.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시민

전망이 가장 밝은 대권주자 중 한 명이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앉기 전부터 연예인 뺨치는 인지도를 가졌다. 모진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얻은 잡초와도 같은 생명력은 유 이사장이 가진 가장 큰 힘이다.

그 외 요소들도 긍정적이다. 국회의원을 하며 현실정치에 단련됐으며, 보건복지부장관을 역임해 관료사회에 대한 이해도도 갖췄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호위무사’라는 평가는 여권 최대 계파인 친노(친 노무현)·친문(친 문재인)에게 크게 어필하는 부분이다.

상승세는 2019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 이사장은 내년 1월 유튜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중에 판치는 가짜뉴스에 엄중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게 그 이유다. 정치권은 유 이사장의 다음 행보를 정계복귀로 조심스레 내다본다.

관건은 유 이사장의 의지다. 그는 자신의 이사장 취임식서 “정치를 하고 말고는 의지의 문제”라며 “다시 공무원이 되거나 선거에 출마할 의지가 현재로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1959년생인 유 이사장은 황금돼지띠다.

유승민

19대 대선 때의 기세가 무색하게 현재의 상황은 그리 밝지 못하다. 바른미래당 내에서 우군이었던 측근들이 탈당하거나 탈당설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당내 입지가 좁아진 건 당연지사.

2019년 유 전 대표에게 있어 키워드는 ‘홀로서기’와 ‘복당’이다. 측근들의 이탈로 홀로서기 시험대에 올랐다. 혼자서도 이전만큼의 정치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에 따라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이어가느냐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에는 유 전 대표를 둘러싼 복당설의 실체가 밝혀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12월17일 대구에 내려와 강대식 전 동구청장 등 측근들과 긴급회동을 갖고 한국당 복당과 관련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 최근 기자들과 만나 “유 전 대표는 탈당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태를 수습했다. 정치권에선 2월 중으로 열릴 예정인 전당대회가 바른미래당 탈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상정

19대 대선이 낳은 또 한 명의 대권주자다. 대표직을 내려놓아 미디어 노출도가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여성 정치인 중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


2019년은 정의당을 제1야당으로 성장시킨다는 약속을 지켜낼 수 있느냐가 결정되는 해다. 이미 교두보는 마련됐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발간한 ‘권역별 비례대표 의석배분 방식에 따른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의 시사점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난 20대 총선에 대입했을 시 정의당의 의석수는 36석으로 증가한다. 기존 5석에서 비약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 (사진 왼쪽부터)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고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노 전 원내대표가 유명을 달리하기 전 정의당 관계자는 당내 최대 숙제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심상정, 노회찬 이후의 인물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답한 바 있다. 그만큼 두 사람의 존재감이 당내서 절대적이라는 의미다. 심 의원에게는 한쪽 날개를 잃은 정의당을 총선 대박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숙제가 안겨졌다. 심 의원 역시 1959년생으로 황금돼지띠다.

안철수

과거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한때 ‘안철수 신드롬’의 당사자였으나 잇단 패배로 심각한 내상을 입은 상태다. 현재 독일로 건너가 국책연구기관인 막스프랑크 연구소에 머물고 있는데 2019년 귀국이 유력하다. 귀국 후 곧바로 정계복귀를 할지 주목된다. 

최근 안 전 공동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손편지를 써 주목받았다. 편지를 통해 그는 “무더위와 강추위를 겪으면서 우리들은 나이테처럼 더욱 단단하게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는데 이는 곧 정계 복귀설로 번졌다.


안 전 대표 측은 “독일로 떠날 때 인사도 하지 못한 지지자들에게 안부를 전한 것뿐”이라며 “(정계 복귀는)전혀 아니다”라고 설을 일축했다.

안 전 대표에게 2018년은 잊고 싶은 해다. 6·13지방선거서 서울시장으로 출마했지만, 박원순 시장을 꺾기는커녕 한국당 김문수 전 후보에게도 밀려 3위에 그쳤다. 대권주자로서 믿기 어려운 참패였다. 귀국 후 탈당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바른미래당을 되살려낼지가 관건이다.

이재명

굴곡진 한 해였다. 지난 대선 때 비록 문 대통령에게 경선서 졌지만, 체급을 올리는 데 성공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여세를 몰아 6·13지방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현재의 자리로 올라섰다.

그러나 곧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이 봇물 터지 듯 제기되면서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이후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등에 대한 의혹으로 기소됐다. 이 중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 관련 혐의에 대한 증인 심문, 증거조사 등은 오는 10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내상 입은 안철수 “재기 가능할까?”
‘도지사 듀오’ 이재명·김경수 닮은꼴

자신에 대한 혐의를 벗는 게 최우선 과제다. 2019년은 이 지사에게 위기이자 기회의 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26일 “의혹 중 핵심인 혜경궁 김씨에 대한 부분은 기소를 피했다”며 “만약 지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되면 모든 의혹을 털고 대선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수

이재명 경기도지사 입장에선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부러울법하다.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선거 과정서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지사의 1심 재판은 지난 12월28일 마무리됐다. 오는 1월 중 김 지사에 대한 선고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김 지사 사건은 빈 깡통처럼 소리만 요란했던 사건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특별검사팀은 김씨 일당의 진술 외 핵심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김 지사를 무너뜨릴 ‘결정적 한방’이 없다는 평가다.

김 지사와 민주당 입장에선 오는 1월 선고공판 때 무죄를 받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야당에 반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지난 5월 해당 사건의 특검 도입을 요구했다. 김성태 당시 원내대표는 단식 투쟁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김 지사가 빠지면 특검을 도입할 이유가 없다는 게 당시 한국당의 논리였다. 

김부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김부겸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장관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눈여겨보는 대권주자로 알려져 있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서 태어나 민주당계 최초로 영남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 장관은 이해찬식 민주당 장기집권 플랜서 빠질 수 없는 사람이다.

장관 임기를 잘 마치는 일이 우선이다. 2018년 한 해는 크고 작은 사건들로 시끄러웠다. 야권은 사고가 있을 때마다 행안부에 대한 지적을 잊지 않았다. 한국당은 최근 울산을 찾은 김 장관에게 “대권병에 걸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12월18일 원내대책 회의에 참석해 “민생 파탄, 공권력 실종, 빈발한 안전사고에 대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행안부장관이 벌써부터 대권 놀음이나 하고,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만 열을 올리니 국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쏘아붙였다.

정치권은 김 장관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여의도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문 대통령이 내년 상반기에 개각 카드를 꺼내들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김 장관의 본격적인 정치 행보는 여의도로 복귀하는 시점에 시작될 예정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황금돼지띠

황금돼지띠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정의당 심상정 의원만 있는 게 아니다. 정치권에는 1959년생 정치인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름 있는 정치인이 많이 포진해 있다.

여의도에만 1959년생 국회의원이 심 의원을 포함해 13명이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영선·김두관·박재호·권미혁 의원, 자유한국당 한선교·함진규·강석진·이종명·곽상도 의원,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이 그들이다.

국회의원을 그만두고 6·13지방선거에 나가 당선된 민주당 소속 양승조 충남도지사도 1959년에 태어났다. 민주당 소속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역시 같은 해에 태어났다. 원외 인사로는 ‘보수논객’ 전여옥 전 의원이 대표적인 황금돼지띠 인사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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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