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되는’ 약 부작용 주의보

잘못 먹으면…어디 타미플루뿐일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모든 약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약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같은 약을 먹어도 사람에 따라 정반대의 반응이 나올 가능성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약을 복용하기 전에 부작용을 꼼꼼히 체크해야 하는 이유다.
 

▲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

최근 부산서 여중생이 추락사했다. 유가족은 숨진 학생이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복용한 이후 환각 증세를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사고의 원인이 약물 부작용서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타미플루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약 먹은 밤
뛰어내려 왜?

지난 22일 오전 6시경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 있는 한 아파트 화단서 중학생 A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아파트 12층에 살고 있는 A양의 부모는 방문과 창문이 열려 있기에 아래를 내려다봤다가 딸이 추락한 모습을 보고 119와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A양에 대해서는 특별한 외상 없이 고층 추락으로 인한 장기 손상으로 숨진 것 같다는 소견이 나왔다.

A양의 고모는 사고 이틀 뒤인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타미플루 의사가 처방 시 꼭 약 부작용 고지하게 해주세요라는 청원글을 올렸다. 그는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이틀 전 죽은 중학교 1학년 A양 고모입니다. (A양은)오빠 가족이 10년 만에 얻은 하나밖에 없는 귀한 딸입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저희가 원하는 건 타미플루 부작용을 식약청()서 일선 병원 의사·약사에게 의무사항으로 고지하게 만들어 A양처럼 의사·약사에게 한마디 주의사항도 듣지 못해 허망하게 가는 일이 없도록 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A양은 사고 전날 학교 부학생회장에 당선돼 가족들과 기쁨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A양은 사고 전날 오후 10시쯤 타미플루를 두 번째 복용했고 자정쯤 방으로 향했다. 당시 A양은 물을 마시러 간다면서 주방이 아닌 다른 방으로 가는 등 이상행동을 했다고 유가족은 주장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A양의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른바 타미플루 복용 후기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타미플루를 복용한 후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는 등 이상증세가 나타났는데도 의사나 약사로부터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는 말도 나왔다. 여기에 과거 타미플루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드러나면서 타미플루 공포증이 번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타미플루의 안전성과 관련된 서한을 국내 의약 전문가와 소비자 단체 등에 배포했다. 식약처는 서한을 통해타미플루를 복용 중인 인플루엔자 환자들 중 주로 소아·청소년 환자서 경련과 섬망과 같은 신경정신계 이상반응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소아와 청소년 환자의 이상행동 발현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했다.

여중생 추락사, 타미플루 원인?
의사도 약사도 부작용 언급 없어

“10세 이상의 소아 환자에 있어서는 인과관계는 불분명하지만 타미플루 복용 후에 이상행동이 발현하고 추락 등의 사고에 이른 사례가 있다이 때문에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소아·청소년에게 일어날 수 있는 만일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타미플루에 의한 치료가 개시된 이후에 이상행동의 발현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리면서 자택서 요양하는 경우 적어도 2일간 보호자 등이 소아·청소년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094월 이후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타미플루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이와 동시에 타미플루 관련 이상반응 보고 건수도 증가했다. 국내에선 2016년 11세 남자아이가 타미플루 복용 후 이상증세로 21층서 추락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당시 식약처는 의약품 피해구제 보상금을 지급했다. 앞서 2009년 경기 부천에선 역시 타미플루를 복용한 14세 남중생이 환청증세를 호소하면서 6층서 투신해 전신에 골절상을 입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타미플루 부작용 논란은 특히 일본서 불거졌다. 2004년 일본 기후현에선 한 고교생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맨발로 도로를 걸어 다니다가 대형 트럭에 뛰어들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005년에는 일본 아이치현의 남자 중학생이 타미플루를 먹고 9층 집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타미플루를 복용한 이후 이상증세를 보이다가 숨진 것으로 의심되는 120여명 중 80%에 이르는 사람이 20세 미만인 것으로 보고됐다. 이 때문에 10대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층서 환각이나 환청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2007년 타미플루 복용 안내문에 관련 경고 문구가 기재됐다.

일본서 먼저
이상반응 보고

미플루 부작용 신고 건수는 국내서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타미플루 부작용 신고 건수는 201255건서 2016257건으로 5년 만에 5배가량 늘었다.

연도별로는 201255, 201366, 2014184, 2015209, 2016257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구토 215,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 170, 설사 105, 어지러움 56, 소화불량 44, 사망 3건이었다. 타미플루 관련 사망 사고는 2014년 이후 매년 1건씩 발생하고 있다. 사망 원인은 간기능 이상, 심장정지, 추락 등이었다.

성 의원은 “20157월 보건당국은 타미플루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타미플루 안전성과 관련된 정밀조사나 허가 변경 등 사후 조치는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미플루 관련 허가 변경 사항은 20137월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관한 변경 이후 없었다타미플루와 이상행동 사이의 의학적인 인과관계, 타미플루 복용 시 기저질환과의 상관관계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의약품 관련 국민 보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타미플루 말고도 복용 후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으로 의심되는 약이 상당수 있다는 점이다. 수면유도제로 알려진 졸피뎀이 대표적이다. 뇌에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강화시켜 진정 및 수면효과를 나타낸다. 효과가 빠르기 때문에 주로 취침 바로 직전에 투여한다. 약물 의존성과 오남용 위험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있다.

졸피뎀은 20167SBS <그것이 알고 싶다>서 다루면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방송에는 졸피뎀에 중독된 사람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갑자기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다가 깨서 폭식을 하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였다. 새벽에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똑같은 말을 수없이 반복한다거나 어린 자녀를 두고 새벽에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여성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과다·장기 복용
자살 시도까지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약물 부작용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의심받는 사람은 총 34명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58, 201613, 20178, 2018년 5명(상반기 기준)이다.

자살 시도를 하거나 자살 경향을 보인 사람은 더 많았다. 36개월 동안 약물 부작용으로 자살 경향을 보인 사람은 46명이었고, 자살 시도를 한 사람은 50명이었다.

김 의원은 약물 부작용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34명 중 특정 성분이 담긴 약물을 복용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다수 있다고 밝혔다. 뇌전증 치료, 간질 치료 등에 쓰이는 레비티라세탐은 2015년 해당 성분이 담긴 약물을 복용한 후 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졸피뎀은 지난 36개월간 4명이, 뇌경색 환자 등에 쓰이는 실로스타졸은 3명이, 조현병 치료에 이용되는 향정신병약물인 클로자핀도 3명이 복용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 등과의 인과관계 여부와 관계없이 이상사례 의심 약물로 보고된 것으로, 해당 자료만으로 특정 제품에 의해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먹기만 하면 살이 쭉쭉 빠진다고 홍보하는 다이어트 약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30대 여성이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혐의로 붙잡혔다. 이 불로 집 내부와 집기류 등이 불에 타 45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불이 난 시간대가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등교 시간과 맞물려 자칫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불을 지른 여성은 수년 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장기간 비만 치료제를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어트 약 대부분에 포함된 펜터민은 정신질환을 유발한다는 의학계 보고가 있다.

펜터민에는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암페타민 계통의 유도체인 펜티메트라진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이 환청과 망상 등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실생활서 흔하게 접하는 감기약, 멀미약도 환자의 복용 상황, 건강 상태에 따라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집행위원회(EC)는 아세트아미노펜 함유 서방형 제제의 판매 중지를 결정했다. 아세트아미노펜 서방형 제제는 몸 안에서 서서히 퍼져 진통 효과가 오래가도록 하는 정제 약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감기약, 진통제 등에 많이 쓰이는 성분이다.

수면제 다이어트 약 부작용으로
이상증세 나타날 가능성 있어

EC는 아세트아미노펜 서방형 약이 유익한 면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고 봤다. 과다 복용이 쉬워 간 손상의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식약처도 국내 의약 전문가와 소비자 단체 등에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서방형 제제의 위험성을 알리는 서한을 배포했다. 서한에서는 복약 간격을 준수하고 소아와 성인의 복약량을 달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멀미약도 사용에 앞서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는 게 부작용을 줄이는 길이다. 특히 붙이는 멀미약의 경우 임산부는 사용해선 안 된다. 성인과 소아의 복용량 차이를 눈여겨 봐야 하고, 배뇨장애가 있는 사람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A양 사건으로 복약지도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타미플루 복용과 이상증세 발현 간의 인과관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200710대 미성년자에게 타미플루 사용을 금지했던 일본도 과학적으로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자 올해 8월부터 투여 재개 방침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타미플루 처방 시 의사와 약사로부터 부작용에 대한 복약지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6일 부산 연제구청 보건소는 A양에게 타미플루를 조제해준 약국을 방문 조사했다. 이 과정서 이 약국 약사가 신경정신계 이상행동 같은 타미플루 부작용을 안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A양 추락사와 관련해 타미플루를 조제해준 약국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부작용 설명 등 복약지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서다. 의사는 근거 규정이 없어 과태료 처분 대상서 빠졌다.
 

▲ 졸피뎀

약사법 24조에는 약사는 의약품을 조제하면 환자 또는 환자 보호자에게 필요한 복약지도를 구두 또는 복약지도서로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해당 약국에는 과태료 30만원과 경고행정처분이 내려졌다.

의료법에도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 등 일부 의료행위에 한해 설명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이를 어길 시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받는다.

복지부 이제야
복약지도 강화

A양 사건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의사에 대한 과태료 처분은 빠졌다. 이번 사태에 대해 약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모든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의사협회와 약사회, 대한병원협회에 타미플루 처방·조제 시 환자 안내 요청공문을 긴급 발송했다. 그동안 복약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이번 사건으로 확인한 셈이다. 복지부는 조만간 복약지도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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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