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15 노리는 거물들

1년도 더 남았는데 총선 타령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2019년 1월1일을 기준으로 차기 총선 하루 전까지 470일이 남았다. 꽤 긴 시간이 남았지만 정치권에선 총선 출마 소식이 속속 들려온다. 새로 도전하거나 재기를 꿈꾸는 사람들부터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사람들까지 그 양상은 무척 다양하다. 여의도 입성을 노리는 이들의 속내 역시 가지각색이다.
 

▲ (사진 왼쪽부터)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미전 특별위원장,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새해가 다가오면서 총선 국면이 가까워지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2020년 4월15일에 실시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미 현역 의원에 대한 공천 기준을 확정하고, 중간평가를 진행 중이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인적쇄신서 살아남은 당협위원장들은 이미 총선 준비를 시작했다. 한국당 내에선 벌써부터 ‘자객 공천’이란 표현이 나왔다. 여당 유력 정치인의 지역구, 다시 말해 여당 강세 지역에 전략공천으로 맞대응하겠다는 것이다.

21대 총선
16개월 남아

지난 6·13지방선거서 낙선했던 이들의 재도전도 가시적이다. 몇몇은 일찌감치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후반기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수 싸움도 그려질 전망이다. 청와대 내에선 참모들을 대상으로 ‘총선 수요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 겸직 장관들은 출마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총선까지 1년하고도 4개월 정도가 남았지만 이미 레이스에 불이 지펴졌다는 평가다.

정치권서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인물은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과 한국당 오세훈 국가미래비전 특별위원장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한국당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맞춰 물러날 예정인데 한국당 전대는 내년 2월경으로 예정돼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이후 행보에 대해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1일 열린 ‘대구·경북민이 묻고 김병준이 답하다’라는 제목의 콘서트서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정치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뤄질 때가 있고, 비대위원장 이후의 일은 누구도 모르는 일”이라며 “지역민들이 필요로 해서 부른다면 어느 자리에 가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를 멈추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다만 그는 “고향인 경북 고령이나 대구서 출마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 위원장은 한국당에서 언급되는 자객 공천의 일환으로 총선 출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 위원장은 서울 광진구을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신청했다.

자객 공천까지 등장…총선 분위기 물씬?
6월 재보선 낙선자 일찌감치 출마 준비

광진을은 한국당의 대표적 험지 중 한 곳으로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의 지역구다. 5선의 추 전 대표는 광진을서만 내리 5선에 성공했다. 그는 ‘여성 정치인 최초 지역구 5선’이란 타이틀도 갖고 있다. 오 위원장은 추 전 대표의 영향력이 강한 이곳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오 위원장은 한국당 복당 기자회견 당시 “험지라도 출마하겠다”며 총선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한국당이 자객 공천을 추진하고자 하는 지역은 광진을 외에도 몇 개 지역이 더 있다. 민주당 박영선·우상호·홍의락 의원의 지역구가 대표적이다. 4선 의원인 박 의원은 구로을서만 내리 3선에 성공했다. 3선의 우 의원은 서대문갑서만 3선을 달성했다.


재선에 성공한 홍의락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북구을도 자객 공천의 대상으로 전해졌다. 홍 의원의 지역구가 보수의 성지인 TK(대구·경북)인 만큼 한국당은 탈환을 목표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지방선거서 미끄러진 이들의 재도전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차례 얼굴을 알린 만큼 다른 출마 예정자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키드’의 출마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한국당 배현진 송파을 당협위원장과 한국당 강연재 법무특보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유튜브와 포럼을 통해 정계에 복귀한 ‘홍키드’로 불린다.

배 위원장은 강 특보는 모두 지난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다. 배 위원장은 서울 송파구을, 강 특보는 서울 노원구병에 출마했지만 모두 낙마했으며 배 위원장은 현재 송파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차기 총선서 송파을에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까닭이다.

정치권 곳곳
출마 예상자

강 특보는 노원병 당협위원장이었지만 ‘김병준 비대위’에 반발, 스스로 직에서 물러났다. 강 특보는 지난 9월28일 당협위원장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노원병 지역서 활동해 온 사람도 아니고, 험지 중 험지인 곳에서 거물급도 아니였다”며 “재보선을 3주 앞두고 급히 치른 선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는 참패했고, 선거 패배 후 속앓이도 있었지만 후회는 없다”며 소회를 밝혔다. 강 특보는 노원병 대신 자신의 출생지인 대구서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예측된다.

강 특보는 지난 22일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TK의 문재인정권 비토와 한국당 지지율이 치솟기 시작했다. 보수의 심장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TK는 보수의 심장이지 무능하고 의리 없는 ‘박근혜 팔이’들의 정치 밥그릇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배 위원장과 강 특보는 지난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서 열린 ‘프리덤 코리아’ 창립식에 참석했다. 프리덤 코리아는 홍 전 대표가 설립한 정치포럼이다. 이들은 홍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 TV’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김대식 전 여의도연구원장은 부산 해운대을 지역서 재도전을 준비 중이다. 김 전 원장은 지난 6월 재보선에 출마했지만 민주당 윤준호 의원에게 패배했다. 해운대을은 전통적인 ‘한국당 텃밭’으로 꼽히는 만큼 당시 충격은 상당했다. 김 전 의원은 윤 의원과의 리턴매치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김 전 원장은 지난 20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디자인센터서 ‘한국 경제의 현실, 동반성장이 답이다’라는 제목의 특강을 열었다. 김 전 원장은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운찬 KBO 총재를 초청한 이 자리서 “대한민국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위기에 처해 국민의 걱정이 크다”며 “경제학자인 정 총재를 모시고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해답을 듣고자 한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나섰다는 평가다.

같은 재보선서 아쉽게 석패한 이들의 재기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당 엄태영 충북도당 위원장은 지난 6월 재보선서 민주당 이후삼 의원에게 2.8%포인트 차로 낙마했다. 엄 위원장은 차기 총선에 출마할 것을 분명히 했다.

엄 위원장은 지난달 1일 BBS청주 불교방송에 출연해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엄 위원장은 이날 “지난 지방선거 때는 집권여당의 힘을 모아주자는 여론이 심했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 이후 정부여당서 근시안적인 정책을 시행하며 군민들과 정서가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며 “특히 민생문제에 있어 군민들의 안타까움과 실망이 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들이 앞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각·참모진
출마 수요조사

엄 위원장은 "다음 총선에 도전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기 총선은 문재인정부의 집권 후반기 무렵 치러지는데 국정 동력이 급격히 약화되는 때다. 정부와 여당의 시선이 총선으로 쏠리는 까닭이다. 우선 의원 겸직 장관들의 출마가 예상된다. 꽤 많은 수의 장관들이 직접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영춘(해양수산부)·김현미(국토교통부)·이개호(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은 이미 총선 출마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부겸(행정안전부)·진선미(여성가족부) 장관 및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사실상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 배재정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특히 김부겸 행안부장관의 지역구는 대구 수성구갑으로 한국당의 자객 공천이 예상되는 곳이다. 김 장관은 재수 끝에 보수의 성지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경기 김포서만 내리 3선을 하던 김 장관은 19대 총선서 수성갑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김 장관은 20대 총선서 다시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졌고, 당선에 성공했다. 한국당은 보수의 성지인 이곳을 다시 탈환하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총선 출마가 예상된다. 유 장관의 경우 지난해 7월4일 열린 인사청문회서 ‘내년 지방선거나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장관직을 수행할 의지가 있느냐’는 정의당 추혜선 의원의 질의에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소명으로 생각하고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청 수요조사…내년 초 윤곽 드러날 듯
가상대결 여론조사 민-한 격차 줄어

그러나 지난달 21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유 장관은 민주당 인사 모임서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유 장관은 현재 민주당 해운대갑 지역위원장이다.

장관 외에도 청와대 참모들 역시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배재정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 총선을 위해 청와대를 먼저 떠난 이들 외에도 출마할 참모진이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신년 인적개편이 내년 초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참모들의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참모들 중에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거론된다. 이외에도 정태호 일자리수석, 한병도 정무수석, 백원우 민정비서관, 송인배 정무비서관, 조한기 1부속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임 실장은 16·17대 총선서, 한 수석은 17대 총선서, 백 비서관은 17·18대 총선서 각각 당선됐다.

정 수석과 송 비서관과 조 비서관은 총선에 뛰어든 경험이 있지만 당선에 실패했다. 권 관장은 비례대표로 출마한 적 있지만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청와대는 후임 물색을 위해 시간차를 두고 교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총선 후보 가상대결 여론조사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격차는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24∼25일 ‘차기 총선 정당후보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실시해 지난 2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1위, 한국당은 2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후보의 총선 가상 득표율은 36.8%를, 한국당 후보는 30.6%를 기록했다. 눈길이 가는 건 민주당이 지난달 조사 결과보다 6.9%포인트 하락한 반면 한국당은 3.9%포인트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어 바른미래당 후보가 9.1%, 정의당 후보가 7.7%, 민주평화당 후보가 1.2%를 기록했다.

가상후보대결
민 1위, 한 2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연령은 40대가 47.3%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 40.8%, 19세 이상 20대 39.9%, 50대 31.3%, 60대 이상 28.4%였다. 한국당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연령은 60대가 44.4%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39.5%를 기록했다. 이어 19세 이상 20대 28.8%, 30대 19.0%, 40대 15.2%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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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