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2018 국회의원 결석왕 공개

혈세 받아먹고 출근도 안 하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다사다난했던 무술년이 지나고 2019년 기해년이 다가왔다. 기해년은 재물과 다산을 상징하는 황금돼지의 해다. 풍성한 한 해가 기대되면서도 올 한 해의 빈약한 성과가 눈에 밟힌다. 국회가 그랬다. 누군가는 성실히 의정활동에 임한 반면 누군가는 게으름을 피웠다. <일요시사>는 ‘2018년 국회 본회의'에 관련된 의원들의 출결 상황을 되짚어봤다.
 

▲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

참여연대서 운영하는 국회 감시 누리집 ‘열려라 국회’는 국회의원들의 출결 현황을 한눈에 보여준다. 물론 국회서 공개하는 본회의 회의록을 통해서도 국회의원들의 출결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회의록이 영상과 한글문서, 그리고 PDF 파일로 구성돼있어 출결 현황을 한눈에 알아보기 어렵다. 

36차례 본회의
무단결석 분석

열려라 국회에 따르면 올 한 해 국회 본회의는 36차례 열렸다(오는 27일 열리는 임시국회 본회의 제외). <일요시사>는 지난 1월30일 열린 제356회 1차 본회의부터 예산안이 처리됐던 지난 8일 제364회 16차 본회의까지 국회의원들의 결석수를 열려라 국회를 통해 살펴봤다.

본회의는 국회 의사를 최종 결정하는 곳이다. 각 상임위원회서 심사된 안건은 이곳서 결정된다. 의안 심사 외에도 국정 전반에 대한 토론이 열리기도 한다.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 대정부질문, 각 교섭단체의 대표연설이 이곳서 열린다. 결국 본회의 출석은 의정활동의 기본 중에 기본이자 국회의원들의 책임성과 성실성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 꼽힌다.

다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본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국회는 그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국회의원 출석부는 ‘출석’ ‘청가’ ‘결석’ ‘출장’으로 구성돼있다.


청가와 출장은 사유서를 작성하고 의장에게 제출해 결석한 경우를 뜻한다. 청가는 의원이 사고로 인해 출석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단결석은 사전에 어떠한 고지 없이 본회의에 나오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일요시사>는 결석 횟수를 계산할 때 청가와 출장을 모두 제외했다. 의원 겸직 장관과 의원직을 사퇴한 이들도 제외했다.

통계에 따르면 무단결석 최다 의원은 한국당 이우현·최경환 의원이다. 이들은 총 36차례 열린 본회의서 36번 불출석했다. 다만 최 의원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불법 수수 혐의로, 이 의원은 공천헌금과 뇌물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본회의에 출석할 수 없는 처지다. 

이들에 이어 무단결석을 가장 많이 한 국회의원은 총 22차례의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 의원 다음으로 무단결석을 많이 한 의원이 15차례인 것을 봤을 때 압도적인 횟수다. 조 의원은(대구 달서병) 3선 중진 의원이다. 

결석 최다 22회, 10번 넘는 의원도 6명
한국, 113명으로 1위…전원불참 경우도

무단결석을 10번 이상 한 국회의원은 총 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김광림·김세연·김재원·홍문종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다. 세부적으로 김광림·홍문종 의원이 15회, 김재원·김세연 의원이 13회, 심상정 의원이 10회 무단결석했다. 이들은 모두 중진 의원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김광림·김세연·김재원·심상정 의원 모두 3선 국회의원이다. 홍문종 의원은 4선 국회의원이다.  

무단결석 9회를 기록한 국회의원으로는 한국당 김영우·박명재·엄용수·윤상직 의원과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유승민 의원이 9번 본회의장을 찾지 않았다.

무단결석이 8회에 달한 국회의원은 모두 6명이며 한국당 김성찬·윤한홍·이군현 의원과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 윤영일·황주홍 의원, 그리고 무소속 서청원 의원이 8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사진 왼쪽부터)김진표(더불어민주당)·홍문종(자유한국당)·유승민(바른미래당)·심상정(정의당) 의원

7회 무단결석을 한 국회의원은 한국당 김무성·여상규·윤영석·주광덕·홍문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진표·이상민 의원, 바미당 박주현·정병국 의원, 그리고 무소속 정태옥 등 10명이었다.

뒤이어 6회 무단결석을 기록한 국회의원은 총 13명으로 집계됐다. 한국당 김석기·김용태·김태흠·이장우·이학재·최교일·한선교 의원과 민주당 김두관·우상호·이해찬 의원, 평화당 김경진 의원, 그리고 바미당의 이태규 의원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다.

5회 무단결석을 한 국회의원은 14명으로 한국당 김재경·김정훈·김진태·이명수·정종섭·정진석·추경호·황영철 의원, 평화당 박지원 의원, 그리고 바미당의 신용현·이상돈·이언주·지상욱 의원과 무소속의 강길부 의원이었다.

4회 무단결석을 한 국회의원은 모두 3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당 강석호·김학용·나경원·박맹우·박인숙·유재중·윤상현·이완영·이주영·이진복·주호영 의원, 평화당 김종회·이용주·정동영·정인화·조배숙·천정배·최경환 의원, 바미당 권은희·김동철·김삼화·김성식·김중로·박선숙·박주선·오신환·유의동·이찬열·임재훈·장정숙·정운천·주승용 의원, 그리고 정의당의 추혜선 의원이었다.

최다 22회
최소 1회

무단결석을 3번 한 국회의원은 총 40명이었다.

한국당 강효상·경대수·곽대훈·곽상도·김규환·김기선·김명연·김정재·김종석·김한표·민경욱·박덕흠·박순자·성일종·송석준·신보라·신상진·안상수·염동열·유기준·유민봉·윤종필·이양수·이은재·이채익·장석춘·전희경·정갑윤·함진규·홍철호 의원, 민주당 신창현·전혜숙·정재호 의원, 평화당 김광수 의원, 그리고 바미당 김관영·김수민·이동섭·채이배·하태경 의원과 민중당 김종훈 의원이었다.

무단결석을 2번 한 국회의원은 56명이었다. 한국당 강석진·권성동·김도읍·김상훈·김선동·김성원·김성태(비례)·김성태·김순례·김승희·김현아·문진국·박대출·박성중·백승주·송희경·심재철·원유철·윤재옥·이만희·이은권·이종구·이종명·이종배·이철규·이헌승·이현재·임이자·장제원·정양석·정용기·정우택·정유섭·조경태·조훈현·최연혜·홍일표 의원, 민주당 강창일·김한정·맹성규·박완주·박재호·안호영·이규희·이종걸·제윤경·최인호·홍의락 의원, 평화당 유성엽·장병완 의원, 바미당 이혜훈·최도자 의원 그리고 정의당 윤소하·이정미 의원과 무소속 손금주·이정현 의원이었다. 

무단결석을 1번 한 국회의원은 한국당 송언석 의원, 민주당 김병기·김성환·김종민·김현권·노웅래·민병두·박영선·백재현·손혜원·송갑석·신경민·안민석·오제세·이춘석·이훈·임종성·전해철·전현희·조정식·진영 의원으로 모두 21명이다.

각 정당서 2018년 동안 열린 본회의 기간 가장 많이 무단결석한 의원은 민주당의 김진표·이상민 의원, 한국당의 김광림·홍문종 의원, 바미당의 유승민 의원, 평화당의 황주홍·윤영일 의원, 그리고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이다.
 

▲ 국회 본회의장

무단결석을 한 국회의원의 수를 정당별로 따져보면 한국당 의원이 모두 1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의석수 전체에 해당하는 수다. 그 뒤로 민주당 38명, 바미당 29명, 평화당 14명, 정의당 5명 순이었다. 민중당과 대한애국당은 각각 1명씩이었다.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은 모두 의석수만큼 결석했다. 무소속 의원의 경우 7명 중 5명이 본회의에 무단결석을 했다.

무단결석, 국회법으로 방지해도 무용지물
27일 마지막 본회의…또 말없이 안 올까?
 

당 차원서 전원불참석을 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 5월24일 열린 제360회 4차 본회의의 경우 한국당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국회 본회의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제출한 헌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한국당 의원들의 전원불참으로 본회의 참석인원은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결국 투표 자체가 진행되지 못했고, 개헌안은 부결됐다.

당시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는 “헌법을 스스로 지키지 않는 야당 의원들”이라며 날을 세웠다. 한국당 신보라 의원은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해달라는 야4당의 간곡한 호소는 독선과 아집에 무시당했다”고 맞받아쳤다.

바미당도 김관영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 모두가 불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지방선거와 동시개헌이라는 약속을 저버린 한국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당시 여야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 차원의 전원불참석 사례는 한 번 더 있다. 지난 3일 열린 제364회 14차 본회의서 한국당과 바미당 그리고 평화당 의원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극심했을 때다.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은 “여야가 오후까지 합의하지 못할 경우 본회의를 열어 정부 예산안을 상정하고, 정부의 제안 설명을 진행하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야당은 완고했다. 한국당 김성태 당시 원내대표는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본회의를 일방적으로 개회하려는 것은 여야의 합의정신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출석 평균 257
결석 평균 25

바미당도 전원불참을 선언했고, 평화당 역시 전원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바미당 김관영 의원은 이날 오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금일 본회의가 개의되더라도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수정예산안을 향후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황서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들과 합의 없이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평화당 장병완 의원도 문자메시지를 통해 “금일 본회의가 개의될 예정이지만 여야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평화당은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 출석의원 수는 105명이었던 반면 결석 인원은 180명이었다. 2018년 본회의 중 가장 많은 의원이 결석한 때였다. 가장 적은 결석 인원을 기록했던 때는 지난달 29일에 열린 제364차 13차 본회의였다. 당시 출석한 의원은 287명이었던 반면 4명의 국회의원이 결석했다. 결석한 의원은 한국당 최경환·이우현 의원과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 그리고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다.
 

▲ 문희상 국회의장

36차례 열린 본회의 중 평균 출석 의원 수는 257명, 평균 결석 의원 수는 25명이었다. 한 회당 257명 정도가 출석하고 25명 상당이 무단으로 결석했던 셈이다. 

국회법 제155조 12호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국회 집회일로부터 7일 이내에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 출석하지 아니하거나 의장 또는 위원장의 출석요구서를 받은 후 5일 이내에 출석하지 않았을 때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그 의결로써 징계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무단결석으로 징계를 받은 의원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윤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20대 국회 들어 접수된 징계안은 모두 19건이다. 이 중 국회의원의 무단결석을 이유로 접수된 징계안은 0건이다. 또한 국회 윤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8년에 접수된 징계안 중 국회의원의 무단결석과 관련된 건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은 개개인이 처해 있는 정치적 상황과 지역구 행사 등 본회의에 참석하기 어려운 이유가 아주 없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국회의원 스스로 본회의 참석에 엄격해야 한다. 본회의 참석은 국회의원의 신성한 의무”라고 전했다.

마지막 회의
유종의 미?

오는 27일 마지막 본회의가 국회서 열린다. 27일 임시국회 이전까지 열린 2018년 본회의서 의원들이 단 한 차례도 무단결석을 하지 않은 날은 없었다. 올해의 마지막 본회의에 몇 명의 국회의원들이 다시금 무단결석을 단행할지,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하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2018 본회의 개근왕

올 한 해 동안 열린 본회의에 무단결석한 국회의원은 모두 158명이다(한국당 최경환·이우현 의원 제외). 반면 한 번도 빠짐없이 본회의에 참석한 의원들도 있다. 이른바 ‘본회의 개근왕’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단 한 번도 청가나 출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34명의 의원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다. 

한국당과 바미당, 평화당은 모두 본회의에 전원 불참석한 경력이 있다. 또한 정의당 소속 의원들 모두 본회의에 불참한 전력이 있다. 민중당, 대한애국당 역시 마찬가지다. 청가서를 제출한 이용호 의원과 출장을 다녀온 적 있는 문희상 의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 무소속 의원들은 한 차례 이상 본회의에 불참한 적 있다. 2018 본회의 개근왕들의 명단은 아래와 같다.

▲강병원(서울 은평구을) ▲김민기(경기 용인시을) ▲김병욱(경기 성남시분당구을) ▲김상희(경기 부천시소사구) ▲김영진(경기 수원시병) ▲김영호(서울 서대문구을) ▲김정우(경기 군포시갑) ▲김철민(경기 안산시상록구을) ▲김해영(부산 연제구) ▲박경미(비례대표) ▲박광온(경기 수원시정) ▲박용진(서울 강북구을) ▲박주민(서울 은평구갑) ▲박찬대(인천 연수구갑) ▲박홍근(서울 중랑구을) ▲백혜련(경기 수원시을) ▲서삼석(전남 영암군무안군신안군) ▲송기헌(강원 원주시을) ▲신동근(인천 서구을) ▲어기구(충남 당진시) ▲위성곤(제주 서귀포시) ▲유동수(인천 계양구갑) ▲윤일규(충남 천안시병) ▲윤준호(부산 해운대구을) ▲윤후덕(경기 파주시갑) ▲이원욱(경기 화성시을) ▲이후삼(충북 제천시단양군) ▲정성호(경기 양주시) ▲조승래(대전 유성구갑) ▲최운열(비례대표) ▲최재성(서울 송파구을) ▲표창원(경기 용인시정) ▲한정애(서울 강서구병) ▲홍영표(인천 부평구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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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