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업하는 교수들 실상

학생 1명 데려오면 180만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들은 지난 11월 학교법인 호서학원에 호소문을 보냈다. 호소문에는 연봉체계와 재임용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이들은 앞서 두 차례에 걸쳐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 결과 학교 측에 시정요구 통보가 내려졌다. 하지만 아무 것도 바뀐 게 없자 호소문을 보낸 것이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2003년 서울 강남구에 개교한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이하 SVU)는 석·박사과정만 운영하는 대학원대학이다. 고등교육법 제30(대학원대학)에는 특정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대학원만 두는 대학을 설립할 수 있다고 돼있다.

SVU는 융합산업학과, 부동산학과, 사회복지상담학과 등 3개과로 구성돼있다. 정년트랙 12, 비정년트랙 2명 등 총 14명의 교수가 250여명의 석·박사과정 학생들을 가르친다.

뿔난 교수들
생존권 투쟁

교육부와 학교법인에 문제를 제기한 교수들은 각양각색의 연봉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수별로 연봉체계가 다른 것은 물론 그 액수 차이도 천차만별이라는 주장이다.

A 교수는 교수들 연봉이 1600만원서 7500만원까지 분포돼있다연봉 책정 과정서 교수들과 어떠한 합의도 없었고, 근로계약서도 없이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들의 연봉은 학생 모집 실적과 지도학생을 근거로 하고 있다교수는 시대의 지성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인데 이 학교서만큼은 영업사원 대접을 받는다고 한탄했다.

SVU가 학생 모집 실적과 연봉을 연계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VU는 석·박사과정 전공을 2개 학과로 신청했다가 변칙적으로 17개 학과로 증설한 사실이 교과부(현 교육부)에 적발돼 2007년부터 학생 모집 정지 3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2010년은 SVU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였다. 3년 동안 신입생을 받지 못하면서 존폐위기에 놓였기 때문. 당시 SVU교원연봉책정기준()’을 만들어 교수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했다.

SVU는 “3년간의 학생 모집 중지로 재정이 고갈돼 당해년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됨에 따라 2010학년도에는 연봉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을 교수들에게 공지하고 학생 모집과 연봉체계를 연동하겠다고 설명했다.

연봉은 교수별로 모집한 학생의 등록금 수입액의 일정 비율을 적용한 기본급과 연구 간접비나 기부금 유치 등 교수가 학교재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적용한 성과급으로 책정됐다.

2010학년도에는 등록금 수입액의 40%, 2011학년도에는 37.5%, 2012학년도 이후에는 33.5%의 비율로 정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다 2013년 말부터 지급되는 연봉이 바뀌기 시작했다. A 교수는 당시에는 산출 기준이 정확했기 때문에 액수가 어느 정도 고정돼있었다그런데 그 시기(2013년 말)부터 급여가 들쭉날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이 시기(2013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교수들은 어떤 기준으로 자신들의 연봉이 책정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 했다.


연봉·재임용 문제해결 요구
민원제기하고 법인에 호소문

결국 일부 교수들이 지난해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학생 모집 실적을 근거로 한 연봉체계가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현재의 연봉체계가 학생들의 학습권과 지도교수 선정권은 물론 교수들의 수업권까지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SVU 교수들은 모집한 학생을 관심사와 상관없이 자신의 학과에 고정시킨다. 지도교수 역시 자신이 맡는다. 교수의 모집 활동으로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겐 선택권이 거의 없는 셈이다.

이 과정서 교수들의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진다. A 교수는 같은 과 교수들끼리 밥을 먹기는커녕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학생을 빼앗긴다는 것은 급여가 줄어든다는 말과 같기 때문에 늘 긴장 상태로 지낸다고 전했다.

한 교수는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돼 병원 신세를 지고도 2주 만에 복귀해 수업을 진행했다. 병원서도 휴직을 권할 정도였지만 학생들이 지도교수를 바꿀까봐 어쩔 수 없었다고 전했다.

모집 경쟁서 도태되는 교수는 최저시급도 안 되는 연봉으로 생활해야 한다. 한 교수는 학생 모집 실적이 부진해 약 16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세금을 제하면 한 달에 120만원 정도다. 이 교수는 데려온 학생이 없어 수업조차 힘들다. 그래도 수업시수를 채워야 학교에 계속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교수들에게 학생을 구걸하는 지경이다.

고정급 3600만원으로 계약을 맺고 2012년 임용된 교수들도 불만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학생 모집 실적에 대한 성과급은 전무한 채 올해까지 같은 연봉을 7년째 받고 있다. 또 성과급이 전혀 없음에도 수업을 위해 학생을 모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 교수는 고정급 3600만원은 2003SVU 개교 당시 교수들에게 책정됐던 연봉이라며물가인상 등 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약 15년간 변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A 교수 등은 몇몇 교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교수들이 저임금 수준으로 착취당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서 박호군 총장의 연봉은 수억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수나 교직원에 대한 복리후생은 전무한 수준인데 학교는 미사용 차기 이월금으로 23억원가량을 적립하는 등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도 출근
돈으로 재임용

재임용 기간도 문제 삼았다. SVU는 정년트랙과 비정년트랙 구분 없이 1년 단위로 재임용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1년 단위로 재임용이 진행되다 보니 3년 단위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지도교수의 중도 탈락을 염려하는 등 정당한 수업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학교가 재임용을 무기로 교수 길들이기를 자행하고 있다는 것.

2012SVU는 부족한 실적을 근거로 정년트랙 교수 5명의 재임용을 거부한 적이 있다. 당시 재임용을 거부당한 교수들은 교육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제소했고 우여곡절 끝에 학교로 되돌아왔다.


당시 재임용을 거부당한 교수 중 한 명은 당시 교수 임명권을 가진 학교법인이 아니라 학교 총장직무대행이 임의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재임용 거부 처분을 내렸다면서 다른 학교 같았으면 징계 처리가 됐어야 할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임용 평가 기준도 도마에 올랐다. SVU는 교육(100), 봉사(100), 연구 실적(60), 벤처연구 실적(60) 등을 재임용 평가 기준으로 두고 있다. 교육은 수업시수, 봉사는 사회활동, 연구 실적은 논문 편수, 벤처연구 실적은 외부 프로젝트 수주액을 기준으로 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연구 실적과 벤처연구 실적이다. 연구 실적은 국외 저명학술지(SCI) 논문 편당 10, 국내 저명학술지(KCI) 논문 편당 8, 국내 학술지 논문 편당 5점으로 계산한다. 1년에 SCI급 논문 6편이나 KCI8편을 발표해야 연구 실적 점수를 채울 수 있다.
 

벤처연구 실적은 외부 프로젝트비 수주액을 기준으로 연봉 대비 50% 미만이면 60, 50%~100% 미만이면 80, 100% 이상이면 120점으로 정했다. A 교수는 이 같은 재임용 평가 기준에 대해 '살인적'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들어 재임용 평가 기준이 조금 완화됐지만 여전히 버거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학생 선택권 
크게 제한돼

또 연구 실적과 벤처연구 실적 등 120점을 채우지 못한 교수들은 발전기금 등을 납부하면서 재임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연봉의 5%10점으로 계산, 모자란 점수를 학교 발전기금을 내고 받은 점수로 충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연봉을 1800만원 정도 받던 한 교수는 1000만원에 이르는 학교 발전기금을 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민원 내용에 대해 교육부는 지난해 12SVU에 교원임용 계약체결 및 교직원 보수규정 운영에 대한 시정요구를 통보했다. 먼저 SVU가 교원과 체결한 교원임용계약서 제4(보수)에 따라 연봉계약제 교원의 보수는 별도의 계약을 한다고 규정돼있지만, 실제 별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A 교수에 따르면 SVU는 교수와 임용계약은 맺으면서도 연봉 관련 계약은 진행하지 않았다.

201211월 교육부 감사 및 시정처분 요구에 따라 SVU가 호봉을 연봉으로 수정해 교직원 보수 규정을 개정함으로써 이행완료했다고 20134월 보고했지만, 호봉제를 연봉제로 변경한다는 사실 자체만 규정했을 뿐 급여지급 기준 및 성과급 산정 기준 등 보수체계의 세부적인 내용은 보수규정 및 보수규정서 위임한 인사규정에 규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직원 보수규정 및 교원 인사규정에 급여지급 기준과 성과급 산정기준 등 보수체계의 세부적인 내용을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고등교육법 제602항에 따라 학생 모집정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A 교수 등은 교육부의 시정요구 통보에도 불구하고 학교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몇 번이나 요구한 끝에 현행 연봉체계에 대한 근거 자료를 받았을 뿐이다. 지난 3월 교수게시판에는 ‘2014학년도 교원연봉 책정 품의자료가 올라왔다. 교수 연봉의 산정 기준을 정한 내부결재 문서다.

연봉은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나뉘어 책정됐다. 기본급은 2010~2012학년도 3년 평균 연봉의 25%, 2009년도 연봉 40%, 직급별 수당을 합해서 산출한다. 2010~2012학년도는 SVU에서 교원연봉책정기준()’에 따라 연봉을 지급하던 시기다.

교육부 시정조치 통보했지만…
학측 
“개선 조치 취하고 있다”

2009년은 학생 모집이 정지됐던 시기로 당시 교수들을 산학A/산학B 그룹으로 나눠 연봉을 지급했다. 산학A 그룹은 주4일 근무에 6시간 강의를 하는 교수들로 연봉 3600만원이 지급됐다. 산학B 그룹은 주2일 근무에 3시간 강의를 하는 교수들로 구성됐고 1800만원을 받았다.

문제는 2010년 학생 모집을 재개했을 당시에는 교수들 모두 주4일 근무에 6시간 강의를 했다는 점이다. 산학A·B 그룹의 구분이 무의미해졌다는 뜻이다.

A 교수 등은 “2014년 연봉 책정 기준을 잘 뜯어보면 보직 교수들이 돈을 더 받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2009년 연봉이 기본급 산정에 들어가 있는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과급은 학생 모집 실적을 기준으로 했다. 입학생 1명당 180만원으로 정했고 재학생은 75만원이다. 교수가 모집한 1명의 학생이 학교에 3년간 다닐 경우 받을 수 있는 돈은 330만원이다. 학생이 휴학하거나 자퇴하면 다음 학기 급여는 줄어든다.

SVU는 이 같은 연봉체계를 2014학년도까지 시행하고, 2015학년도에는 교원 간의 의견 수렴을 통해 새로운 교원급여 체계를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A 교수에 따르면 이 연봉체계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재임용 시기가 된 교수들에게 내민 연봉계약서도 해당 연봉체계를 바탕으로 구성돼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교수들이 연봉계약서 서명을 거절했지만 급여는 이 연봉체계를 바탕으로 지급되고 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결국 A 교수 등 7명은 학교법인에 호소문을 보내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그간 교수들이 총장에게 연봉 및 재임용 등 불합리한 것들을 개선해 주기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해주지 앉아 재단에 호소문을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기본 생활이 보장될 수 있도록 연봉을 책정해주길 바란다지금의 학교 상황에서 많은 연봉을 요구하지 않는다. 합리적으로 형평성 있게 생존권을 보장해달라고 호소했다.

법인 “학교 일”
학교 “개선 중”

학교법인 호서학원 관계자는 호소문은 받았다. 교육부에 민원이 제기되는 등 이미 여러 차례 나온 얘기라며학교 차원서 교육부에 소명자료를 보내는 등 대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법인은 교육기관의 법적 주체일 뿐 행정 업무 등 실무는 학교에서 담당한다지난 112일자로 정관을 개정해 신규 임용과 교원 승진을 제외한 교원 임용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학교장(총장)이 자율성을 갖고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SVU 행정처 관계자는 학교에선 뭘 숨기거나 은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교육부에 그와 관련된 자료를 수차례에 걸쳐 보고하고 있고,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은 학교서 계속 개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할 말 많은 SVU 교수들 인터뷰
"총장 퇴진해야

-이번 사태에 대한 생각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수년 동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정부는 적폐 청산과 사학비리 척결을 운운하면서도 교수들의 민원에는 아랑곳하지 않으니 교육부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학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학교는 20억원이 넘는 미사용 이월금을 조성하면서 교수들의 인건비를 착취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교수들의 인건비를 착취하려 하지 말고 명실상부한 대학원대학교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 더 이상 교수들을 학생모집으로 내몰지 말고 우수한 석·박사 배출에 몰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라고 있다.

-학교법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교수들은 학교의 현안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고액의 연봉을 챙겨가는 총장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총장은 학생 모집도 안 하면서 고액의 연봉만 챙겨가는 매우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사람이다. 즉시 퇴진시켜주기를 바란다. <>
 



배너

관련기사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