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사관 게이트 막전막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2.21 17:55:24
  • 호수 1198호
  • 댓글 0개

막가는 진흙탕 폭로전 ‘BH 패닉’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최근 불거진 청와대 특별감찰반 골프접대 사건은 수사관들의 개인적 일탈로 끝날 일이었다. 그런데 전직 특감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청와대가 휘청거리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또 다른 사건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특별감찰반 재직 중 자신이 작성한 첩보내용을 폭로한 김태우 수사관을 지난 19일 검찰에 고발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청와대는 오늘 오전 11시14분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 파견 직원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며 “고발장은 임종석 비서실장 명의로 제출됐다”고 말했다. 

특감반 멤버
김태우 누구?

고발장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비위 혐의로 원 소속기관으로 복귀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중인 상황서도 허위 사실을 언론에 유포하고, 공무상 취득한 자료를 배포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청와대는 지난 18일 법무부에 김 수사관에 대한 추가 징계를 요청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법무부에 징계를 요청한 것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것이고, 이날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것은 공무상 비밀누설에 대한 형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김 수사관이 언론보도와 보도자료를 베껴 쓴 첩보를 제출하고, 일부 언론은 이를 토대로 기사를 쓰는 등 김 수사관에게 “휘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무차별 사찰을 주장하면서 김 수사관이 작성했다는 첩보보고문서 목록을 공개한 것과 관련, 청와대는 특감반 직무와 무관한 보고 목록에 대해 보고 과정에서 폐기되거나 아예 보고되지 않았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단순 해프닝서 비리 복마전으로?
첩보 폭로에 검찰 수사로 맞불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이날 오후 7시, 브리핑을 통해 공개된 목록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빨간 표시가 돼있는 문건 10건 중 4건은 특감반장에게 보고됐으나 직무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해 폐기했다고 밝혔다.

4건의 문건은 ▲코리아나호텔 사장 배우자 이미란 자살 관련 동향 ▲한국자산관리공사 비상임이사 송창달, 홍준표 대선자금 모금 시도 ▲<조선일보>, BH 홍석현 회장의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검토 여부 취재 중 ▲<조선일보>, 민주당 유동수 의원 재판거래 혐의 취재 중이다. 

또 ▲진보교수 전성인, 사감으로 VIP 비난 문서 ▲MB정부 방통위, 황금주파수 경매 관련 SK 측에 8000억원 특혜 제공 문서는 보고된 바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나머지 4건의 문서 ▲방통위 고삼석 상임위원, 김현미 국토부장관과 갈등 ▲주러시아 대사 내정자 우윤근 금품수수 관련 동향 ▲고건 전 총리 장남 고진, 비트코인 관련 사업 활동 중 ▲박근혜 친분 사업자, 부정청탁으로 공공기관 예산 수령은 박 비서관에게 보고됐다. 이 중 비트코인 건을 제외한 3건은 조국 민정수석에게도 보고됐다고 언급했다. 이 모두가 적법한 감찰 활동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청와대 특감반의 첩보 보고는 ‘특감반원→특감반 데스크→특감반장→반부패비서관→민정수석’의 절차를 거친다. 각 단계를 통해 특감반 직무를 넘어서는 사안은 즉각 폐기 조치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6급 공무원에
휘둘리는 BH


김 수사관이 보고했으나 특감반장에 의해 폐기된 문건과 관련, 박 반부패비서관은 “김 수사관은 지난해 7월14일 정식 임명돼 일해왔다. 특감반 초기에 이전 정부서 민간영역까지 다양한 첩보를 수집하던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민간영역 첩보를 보고했다”며 “특감반장이 ‘우리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다르니 앞으로 이런 첩보를 수집하지 말라’고 제지했고 이후 김 수사관은 1년간 문제되는 문건 작성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김 수사관과 건설업자 최모씨의 유착 의혹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수사관이 이달 초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했을 당시, 스폰서로 알려진 건설업자 최씨가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경찰청과 여권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지난 11월2일 오후 2시50분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김씨의 스폰서로 알려진 건설업자 최씨가 경찰청 특수수사과 수사 2팀에서 공무원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특수수사과를 방문해 자신이 첩보를 제공한 사건의 진행 상황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볼 때 김씨가 최씨의 수사 상황 분위기를 보러왔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김 수사관이 최씨를 직접 언급하거나 최씨 관련 사건을 캐묻지는 않았다고 한다. 경찰청은 청와대 직원이 직접 수사 상황을 알아보는 경우가 이례적이었던 만큼 곧바로 청와대에 보고했다. 

청와대는 즉각 감찰에 착수했다.

김 수사관은 언론 인터뷰서 “내가 생산한 생생한 첩보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승진을 위한 실적 확인 차원일 뿐 지인 최씨의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던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김 수사관은 방문 당시 지인이 경찰청 내에서 조사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며 “경찰청 방문이 단순 방문이 아니라 해당 건설업자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방문이었다는 합리적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김 수사관이 경찰청에 가기 전에도 최씨와 수차례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김 수사관이 지난 추석과 설 명절에 최씨에게 대통령 명의의 선물을 보낸 것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파만파…
사건 확대 양상

수사도 더욱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지난 18일 김 수사관의 골프접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함께 골프를 친 KT 상무와 골프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 수사관이 여러 차례 사업가들과 골프를 치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골프장 7~8곳가량에 대해 이날 압수수색을 벌인 것. 동시에 함께 골프를 친 의혹을 받는 KT 상무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 서울중앙지검

지난 14일 김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데 이어 두 번째 압수수색을 집행한 셈이다. 골프접대 의혹과 관련된 장소와 인물에 대해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준 만큼 범죄 혐의가 일정 부분 소명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김 수사관이 골프를 치게 된 경위, 청탁성 접대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현재 김 수사관이 감찰반 근무 당시 경찰청 특수수사과서 진행 중인 지인의 뇌물혐의 수사 진행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는 의혹, 지난 8월 감찰을 담당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담당관으로 승진·전보하려 했다는 의혹, 골프 향응 의혹 등에 대해 고강도로 조사 중이다.

골프장 압수수색·KT 상무 휴대전화 압수 
김태우 수사관 스폰서도 경찰조사 받아

세 가지 의혹 중 과기부 감사담당관으로 승진·전보하려 한 의혹에 대해서는 특별감찰단을 투입했고, 나머지는 감찰1과서 맡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가 고발한 김 수사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사건을 수원지검에 배당했다.

문무일 총장은 지난 20일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 파견 직원에 대한 청와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고발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서 수원지검으로 이송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소속인 김 수사관을 서울중앙지검서 수사하는 것은 수사 공정성 차원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김 수사관의 주소지 관할 검찰청인 수원지검에 사건을 배당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조사도 마무리되는 대로 수원지검에 배당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김 수사관에 대한 감찰조사를 종료한 뒤 조사결과를 문 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감찰결과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공식수사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우윤근 주러시아대사 금품수수 의혹 등 김 수사관이 폭로한 사건들도 우 대사 측의 명예훼손 고발 등이 이뤄질 경우 수사 효율성 차원서 수원지검서 수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치권 불똥 
여야 극한대립

사정기관에선 사건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날 사건이 엄청 커지고 있다. 골프장을 압수수색해 나온 리스트와 KT 상무의 휴대전화서 어떤 게 튀어나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