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수사관 게이트 막전막후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2.21 17:55:24
  • 호수 11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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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진흙탕 폭로전 ‘BH 패닉’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최근 불거진 청와대 특별감찰반 골프접대 사건은 수사관들의 개인적 일탈로 끝날 일이었다. 그런데 전직 특감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청와대가 휘청거리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또 다른 사건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특별감찰반 재직 중 자신이 작성한 첩보내용을 폭로한 김태우 수사관을 지난 19일 검찰에 고발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청와대는 오늘 오전 11시14분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 파견 직원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며 “고발장은 임종석 비서실장 명의로 제출됐다”고 말했다. 

특감반 멤버
김태우 누구?

고발장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비위 혐의로 원 소속기관으로 복귀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중인 상황서도 허위 사실을 언론에 유포하고, 공무상 취득한 자료를 배포하는 등 위법한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청와대는 지난 18일 법무부에 김 수사관에 대한 추가 징계를 요청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법무부에 징계를 요청한 것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것이고, 이날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것은 공무상 비밀누설에 대한 형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김 수사관이 언론보도와 보도자료를 베껴 쓴 첩보를 제출하고, 일부 언론은 이를 토대로 기사를 쓰는 등 김 수사관에게 “휘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무차별 사찰을 주장하면서 김 수사관이 작성했다는 첩보보고문서 목록을 공개한 것과 관련, 청와대는 특감반 직무와 무관한 보고 목록에 대해 보고 과정에서 폐기되거나 아예 보고되지 않았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단순 해프닝서 비리 복마전으로?
첩보 폭로에 검찰 수사로 맞불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이날 오후 7시, 브리핑을 통해 공개된 목록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빨간 표시가 돼있는 문건 10건 중 4건은 특감반장에게 보고됐으나 직무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해 폐기했다고 밝혔다.

4건의 문건은 ▲코리아나호텔 사장 배우자 이미란 자살 관련 동향 ▲한국자산관리공사 비상임이사 송창달, 홍준표 대선자금 모금 시도 ▲<조선일보>, BH 홍석현 회장의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검토 여부 취재 중 ▲<조선일보>, 민주당 유동수 의원 재판거래 혐의 취재 중이다. 

또 ▲진보교수 전성인, 사감으로 VIP 비난 문서 ▲MB정부 방통위, 황금주파수 경매 관련 SK 측에 8000억원 특혜 제공 문서는 보고된 바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나머지 4건의 문서 ▲방통위 고삼석 상임위원, 김현미 국토부장관과 갈등 ▲주러시아 대사 내정자 우윤근 금품수수 관련 동향 ▲고건 전 총리 장남 고진, 비트코인 관련 사업 활동 중 ▲박근혜 친분 사업자, 부정청탁으로 공공기관 예산 수령은 박 비서관에게 보고됐다. 이 중 비트코인 건을 제외한 3건은 조국 민정수석에게도 보고됐다고 언급했다. 이 모두가 적법한 감찰 활동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청와대 특감반의 첩보 보고는 ‘특감반원→특감반 데스크→특감반장→반부패비서관→민정수석’의 절차를 거친다. 각 단계를 통해 특감반 직무를 넘어서는 사안은 즉각 폐기 조치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6급 공무원에
휘둘리는 BH


김 수사관이 보고했으나 특감반장에 의해 폐기된 문건과 관련, 박 반부패비서관은 “김 수사관은 지난해 7월14일 정식 임명돼 일해왔다. 특감반 초기에 이전 정부서 민간영역까지 다양한 첩보를 수집하던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민간영역 첩보를 보고했다”며 “특감반장이 ‘우리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다르니 앞으로 이런 첩보를 수집하지 말라’고 제지했고 이후 김 수사관은 1년간 문제되는 문건 작성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김 수사관과 건설업자 최모씨의 유착 의혹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수사관이 이달 초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했을 당시, 스폰서로 알려진 건설업자 최씨가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경찰청과 여권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지난 11월2일 오후 2시50분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방문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김씨의 스폰서로 알려진 건설업자 최씨가 경찰청 특수수사과 수사 2팀에서 공무원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특수수사과를 방문해 자신이 첩보를 제공한 사건의 진행 상황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볼 때 김씨가 최씨의 수사 상황 분위기를 보러왔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김 수사관이 최씨를 직접 언급하거나 최씨 관련 사건을 캐묻지는 않았다고 한다. 경찰청은 청와대 직원이 직접 수사 상황을 알아보는 경우가 이례적이었던 만큼 곧바로 청와대에 보고했다. 

청와대는 즉각 감찰에 착수했다.

김 수사관은 언론 인터뷰서 “내가 생산한 생생한 첩보 실적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승진을 위한 실적 확인 차원일 뿐 지인 최씨의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던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김 수사관은 방문 당시 지인이 경찰청 내에서 조사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며 “경찰청 방문이 단순 방문이 아니라 해당 건설업자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방문이었다는 합리적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김 수사관이 경찰청에 가기 전에도 최씨와 수차례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김 수사관이 지난 추석과 설 명절에 최씨에게 대통령 명의의 선물을 보낸 것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파만파…
사건 확대 양상

수사도 더욱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지난 18일 김 수사관의 골프접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함께 골프를 친 KT 상무와 골프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 수사관이 여러 차례 사업가들과 골프를 치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골프장 7~8곳가량에 대해 이날 압수수색을 벌인 것. 동시에 함께 골프를 친 의혹을 받는 KT 상무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 서울중앙지검

지난 14일 김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데 이어 두 번째 압수수색을 집행한 셈이다. 골프접대 의혹과 관련된 장소와 인물에 대해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준 만큼 범죄 혐의가 일정 부분 소명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김 수사관이 골프를 치게 된 경위, 청탁성 접대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현재 김 수사관이 감찰반 근무 당시 경찰청 특수수사과서 진행 중인 지인의 뇌물혐의 수사 진행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는 의혹, 지난 8월 감찰을 담당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담당관으로 승진·전보하려 했다는 의혹, 골프 향응 의혹 등에 대해 고강도로 조사 중이다.

골프장 압수수색·KT 상무 휴대전화 압수 
김태우 수사관 스폰서도 경찰조사 받아

세 가지 의혹 중 과기부 감사담당관으로 승진·전보하려 한 의혹에 대해서는 특별감찰단을 투입했고, 나머지는 감찰1과서 맡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가 고발한 김 수사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사건을 수원지검에 배당했다.

문무일 총장은 지난 20일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 파견 직원에 대한 청와대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고발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서 수원지검으로 이송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소속인 김 수사관을 서울중앙지검서 수사하는 것은 수사 공정성 차원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김 수사관의 주소지 관할 검찰청인 수원지검에 사건을 배당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검찰청 감찰본부의 조사도 마무리되는 대로 수원지검에 배당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김 수사관에 대한 감찰조사를 종료한 뒤 조사결과를 문 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감찰결과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공식수사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또 우윤근 주러시아대사 금품수수 의혹 등 김 수사관이 폭로한 사건들도 우 대사 측의 명예훼손 고발 등이 이뤄질 경우 수사 효율성 차원서 수원지검서 수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치권 불똥 
여야 극한대립

사정기관에선 사건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단순히 해프닝으로 끝날 사건이 엄청 커지고 있다. 골프장을 압수수색해 나온 리스트와 KT 상무의 휴대전화서 어떤 게 튀어나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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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