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2019년 국민이 바라는 희망뉴스

“황금돼지해, 운수대통하세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황금개가 가고 황금돼지가 온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2018년은 여느 때보다 사건·사고가 많은 해였다. 체감 경기가 바닥을 치면서 서민들의 삶이 쪼그라들었다. 전국 각지서 일어난 안전사고로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이 오열했다. 2019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국민이 바라는 것은 희망’. <일요시사>2019년 국민들이 바라는 희망뉴스를 전하고자 한다.

▲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 풍경

2018년이 1주일가량 남았다. 해묵은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시기다. 과거는 뒤로 하고 미래를 꿈꾸는 시기이기도 하다. 국민들은 황금돼지해를 기대하면서 저마다의 희망을 마음에 품는다. 올 한 해 힘겨운 시간을 보낸 국민들이라면 희망과 바람의 크기는 더욱 커진다.

제발

2018년은 정치·경제·사회 할 것 없이 각 분야서 대형사고가 이어졌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이후 들어선 문재인정부가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국민들의 냉혹한 평가를 마주했다. 경제 정책이 시장 연착륙에 실패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폭발했다. 취업 시장이 얼어붙고 각종 경제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온수관 폭발, KTX 탈선, 고시원 화재, 강릉 펜션 일산화탄소 누출 등 안전사고로 많은 국민이 생명을 잃거나 다쳤다. 남녀 간의 갈등도 유례없이 폭발했다. 20대 남성과 여성 사이서 대통령 지지율이 양극단 수준으로 벌어졌다. 남녀 혐오 문제가 사회문제로 불거졌다. 국민들의 치를 떨게 한 잔인한 범죄도 자주 발생했다.

살아나는 경제 = 경제는 언제나 시대의 화두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정치, 문화로도 눈길이 간다. 집권 초 적폐 청산을 기조로 세웠던 문재인정부는 이제 경제 회복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2019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침체기에 접어든 취업시장도 되살려야 한다.


사건 많고 팍팍했던 2018년
날벼락 같은 사고도 많았다

일단 내년에도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 체념하고 있는 국민들의 생각을 반전시켜야 한다. 경제가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하면서 대통령 지지율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경제라는 방증이다. 문재인정부는 경제 수장을 동시에 경질하고 새 인물을 앉히는 등 2019년에는 경제 분야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결혼하고 애 낳고 싶은 사회 = 저출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통계청은 올해 합계 출산율이 1.0명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인구 절벽이 가팔라질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다. 20183분기 출생아 수는 8만명대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3분기 기준 역대 최소 숫자다. 합계출산율은 0.95명으로 추락했다.
 

▲ 종로고시원 화재

국내 합계출산율은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2.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회원국 평균 1.68명을 크게 하회하는 것은 물론 압도적 꼴찌다. 출생아 수 급감의 배경은 결혼 감소다. 20183분기 혼인 건수는 5380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00건이나 감소했다. 1981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적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으로 인한 사회 변화가 당장은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엄청난 충격파로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문정부는 물론, 이전 정부서도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지만 하락세는 멈추게 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단기간의 재정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구조 변화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남녀 혐오 없는 사회 = 남녀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는 서로에 대한 혐오로 얼룩져있다. 이전이었으면 단순히 술자리 다툼으로 끝날 일이 성 대결로 번지면서 날선 말들이 오갔다. 사고로 인한 죽음에 조롱하는 목소리가 버젓이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또 이용자들은 그런 글에 공감을 표한다.

여성들은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의 수사가 편파적으로 진행됐다며 거리로 나왔다. 남성들은 곰탕집 사건이 여성 편파적인 판결이었다고 주장했다. 심화된 남녀 갈등은 대통령 지지율에도 뚜렷하게 반영됐다. 집권 초부터 여러 여성 정책을 펴온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2019년에는 이런 상황을 봉합할 수 있는 청년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라지는 안전불감증사고 = 올해는 유독 안타까운 사고가 많은 해였다. 지난 18일 강릉 펜션으로 현장학습을 떠난 고등학생들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3명은 세상을 떠나 많은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수능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떠난 여행서 미처 돌아오지 못한 것. 앞서 4일에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서 온수관이 파열돼 1명이 사망했다.

2019년에는 안전 사회로
스포츠로 국민 감동 주길

11월에는 서울 종로 국일고시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 사망한 7명이 50대 이상의 남성으로 밝혀지면서 고시원의 현실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릉선 KTX 탈선 등 크고 작은 열차 사고가 10여건가량 일어나 국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정부는 사고 관련 문제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등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범죄 없는 안전 사회 = PC방 아르바이트생에게 불만을 품고 칼로 찔러 사망하게 한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폐지 줍는 노인을 마구잡이로 때려 죽인 거제 살인사건, 전 여자친구의 가족을 무참하게 살해한 후 자신은 자살한 부산 일가족 참변 등 충격적인 사건이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에 오르내렸다.

▲ ▲▲ 강양항 일출

휴가 중 음주운전 차에 치여 사망한 군인 윤창호씨 사건도 있었다. 묻지마 범죄, 음주운전 사고 등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2018년 유난히 자주 일어났다. 국회는 최근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을 통과시키고, 술에 취해 범죄를 저지른 후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주취감경 제도에 대해 논의 중이다.

평안하길

스포츠로 하나 되는 사회 = 2018년에는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가득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언급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실패를 예상했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뜻밖의 성공을 거뒀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컬링 등 비인기 종목서 메달을 따면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마지막 독일전서 우리나라가 2-0의 승리를 거두면서 축구 붐이 일기도 했다.

2019년에는 1월 아시안컵이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은 무려 59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손흥민, 뉴캐슬서 뛰고 있는 기성용 등이 벤투호에 탑승해 경기에 출전한다. 국민들은 지난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우승에 이어 아시안컵 우승으로 기쁨을 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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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