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돈 뜯기고 수사 받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 미스터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8.12.19 09:20:42
  • 호수 11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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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돈을 그냥 줬겠어?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전·현직 대통령 영부인을 사칭해 거액을 뜯어내는 사기 사건이 벌어졌다. 이른바  ‘권양숙 여사 사칭 사건’이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도 당했다. 그런데 피해자였던 윤 전 시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 영부인 사칭 사기 사건에 휘말린 윤장현 전 광주시장

지난해 12월 윤장현 당시 광주시장은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자신을 ‘권양숙 여사’라고 소개하며 “딸 사업 문제로 5억원이 급하게 필요하게 됐다” “빌려주시면 곧 갚겠다”는 내용이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던 윤 전 시장은 4차례에 걸쳐 모두 4억5000만원을 보냈다.

의사 출신 
시민운동가

하지만 돈을 받은 사람은 권 여사를 사칭한 A(49)씨였다. A씨는 광주·전남지역 자치단체장 등 유력 인사 10여명에게도 전·현직 영부인을 사칭한 문자를 보냈다. 이를 의심한 한 인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A씨는 민주당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면서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청와대는 청와대 인사들과의 친분을 미끼로 한 사기가 잇따르자 직접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0월22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과 친인척, 청와대 인사의 이름을 대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사기로 생각하고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윤 전 시장이 직접 통화도 했지만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A씨를 권 여사로 착각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윤 전 시장이 4억5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다. 경찰 조사에서 윤 전 시장은 은행 2곳서 3억5000만원을 대출받았고, 나머지 1억원은 지인에게 빌렸다고 했다. 이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윤 전 시장이 은행 대출을 받은 것은 확인했지만, 대출금이 사기 피해액과 관련이 있는지는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윤 전 시장은 사기 피해자로 보인다.

단순 사기인 줄 알았던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윤 전 시장이 사기 피의자 자녀들의 취업까지 도와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A씨를 수사하는 과정서 두 사람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서 취업청탁의 정황을 포착했다. 실제로 A씨의 아들 조모씨가 광주광역시 산하 김대중컨벤션센터에 7개월 동안 임시직으로 채용됐고, 딸도 광주의 한 사립중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채용됐다. 아들은 전시회를 준비하는 조직서 3월부터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양숙 여사 사칭…4억5000만원 뜯겨
또 취업 부탁에 영향력 행사해 채용

경찰은 윤 전 시장이 이 과정서 산하기관 등에 전화로 채용을 부탁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윤 전 시장은 권양숙 여사를 사칭하는 A씨로부터 "A씨를 보낼 테니 만나서 부탁을 들어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윤 전 시장은 전화를 받고 며칠 뒤 시장실서 A씨를 직접 만났다. A씨는 윤 전 시장을 만나 황당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자신을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 2명을 키우고 있는 위탁모라고 소개하면서 남매가 혼외 자식이라 대학 졸업 이후 특별한 경제적 지원 없이 어렵게 살고 있다고 취업을 부탁한 것이다. 


이를 믿은 윤 전 시장이 A씨 자녀들의 채용에 관여했다는 게 현재까지의 경찰 수사 결과다. 윤 전 시장은 8월까지도 A씨를 권양숙 여사라 믿고 문자메시지 등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기 사건 피해자 신분이었던 윤 전 시장은 직권남용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돈을 보낸 시점에 주목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2월은 윤 전 시장이 재선을 위해 올해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던 때였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광주광역시장 당내 경선과 관련성이 있는지 등 돈의 출처와 관련해 조사할 대목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윤 전 시장이 지난 4월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A씨에게 보낸 돈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고 있어 혐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사기 사건 피해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을 요구받았던 윤 전 시장은 지금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요구받고 있다.

“노 혼외자”
왜 속았나?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10월까지 무려 268차례의 문자메시지를 나누고 12차례 전화통화를 주고받았다. 검찰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윤 전 시장에게 “이제 곧 경선이 다가온다. 당 대표에게 신경 쓰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이어 지방선거 당시 윤 전 시장의 경선 경쟁 후보였던 이용섭 현 광주시장을 두고 “통화로 시장 출마를 만류했다. 알아들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윤 전 시장은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서 하위 20%에 속했다. 친인척 비리도 있어 경선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 검찰은 이런 와중에 A씨의 능숙한 언변에 속아 지난해 12월26일부터 올해 1월31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돈을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지난 5일, 일부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처음 입장을 밝혔다. 윤 전 시장은 우선 공인으로서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그동안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A씨에게 사기를 당하고 채용 부탁을 들어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혼외자라는 말을 듣자 온몸이 얼어붙었고 나라가 뒤집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안 되고, 인간 노무현을 지켜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공천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바보처럼 사기를 당했는데 수사 당국서 공천으로 연결지어 참담하다”며 “말 못 할 상황이라고 몇 개월만 융통해달라고 해서 돈을 보내준 것”이라고 밝혔다. 공천을 염두에 두고 돈을 빌려줬다면 흔적이 남는 은행서 융자를 받지 않았을 거라는 게 윤 전 시장의 주장이다.

윤 전 시장은 채용 청탁에 대한 혐의인 직권남용, 업무 방해는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공천을 염두에 두고 돈을 건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2차 조사에 앞서 윤 전 시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 못다한 이야기가 있다. (검찰 조사에서)사실대로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A씨에게 보낸 4억5000만원 중 지인에게 빌렸다고 말한 1억원을 다른 사람 이름으로 입금한 이유를 묻자 “(비서에게)심부름을 시켰을 뿐”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금액은 윤 전 시장 본인 이름으로 입금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뒤 A씨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윤 전 시장은 “임기가 끝나는 상황서 경제적인 상황이 어려워졌다. 제가 다른 소득 없이 연금 82만원을 받아 살아야 하는 형편을 이야기했던 것"이라며 돈을 돌려달라는 뜻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윤 전 시장은 지난 12일 새벽에서야 광주지검을 나섰다. 이틀간 27시간이 넘는 마라톤 조사에서 그는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A씨에게 거액을 송금하고 그의 자녀를 위해 취업을 알선해준 배경을 해명하는 데 힘을 쏟았다. 검찰도 조사 과정서 윤 전 시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 하지만 윤 전 시장은 피의자 신문조서를 열람한 뒤 지문 날인을 거부했다.

피의자 소환
속사정 보니…

이유는 하나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것보다 이미 짜놓은 틀에 본인(검찰)들의 의사를 관철하는 모습만이 보였기 때문이다. 윤 전 시장의 변호인은 이날 광주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문자메시지는)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틀로만 봤다”며 “실체적 진실 관계를 위한 조서보다 목적을 정해놓은 조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윤 전 시장 측은 피의자 신문조서가 아닌 의견서를 통해 소명할 방침이다. “증거에 대한 판단은 제3자에게 맡기는 게 낫다”고 결론을 내린 셈이다. 앞서 그는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11월3일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A씨와의 전화통화 녹취록이다. 녹취록에는 윤 전 시장이 “내가 선거를 앞두고 도움을 청한 적이 있었느냐”고 묻자 A씨가 “아니다.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답한 내용이 담겼다. 즉 A씨에게 속아 돈을 빌려줬을 뿐 공천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만약 윤 전 시장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공직 선거법 47조 2에 적시된 ‘정당의 후보자 추천과 관련한 금품 수수 금지’ 조항에 따라 위반 시 선거법 230조 6항에 의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윤 전 시장은 의사,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2014년 안철수 전 대표의 전략공천으로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했다. 1949년 전라남도 광주시 서석동(현 광주광역시 동구 서석동)서 태어났다. 살레시오고등학교,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동 대학원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피해자서 피의자로
공천 대가로 생각?

1970년대 중후반 국군광주병원(현 국군함평병원) 군의관으로 병역 의무를 이수했는데 이때 이리역 폭발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상관의 지시를 기다릴 여유가 없자 근무지를 이탈해 이리시로 가서 부상당한 시민들을 구조했다. 이 일로 2017년 11월11일 ‘이리역 폭발사고 40주년 추모행사’서 익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1983년부터 시장 당선 전까지 중앙안과(현 아이안과) 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의사로서의 활동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시민운동에 참여했다.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5·18 기념재단 창립이사, 아름다운가게 전국대표, 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 광주전남 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등을 지냈다. 1987년부터 2000년까지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런 활동 때문에 지역 시민사회운동의 대표적 인물로 꼽히며 ‘시민운동 대부’로 불려왔다. 

광주·전남 남북교류협력협의회 상임대표, 광주·전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광주·전남 6·15 공동준비위원회 상임대표 등 남북교류에도 남다른 공을 쏟았다. 인권운동에도 참여해 5·18 광주정신의 세계화에 힘을 쏟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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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대한 사랑도 남달랐다. 기아자동차의 전신인 아시아자동차가 부도 났을 때는 회생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고, 기아차 광주공장서 생산된 ‘쏘울 1호차’를 구입하기도 했다. 올해 4월 작고한 95세의 아버지와 98세의 장모를 한집에 모시고 봉양할 정도로 효심이 깊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겸손한 자세로 대하는 태도가 지역서 회자되기도 했다.

시민운동에 투신하던 윤 전 시장은 2014년 3월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해 6월 열린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광주시장직에 도전해 강운태 당시 광주시장을 꺾고 당선되면서 ‘광주의 박원순’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검찰 조사 후 
서명 날인 거부

하지만 시장 임기 동안 인사를 둘러싸고 각종 잡음이 흘러나왔고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선 시민단체들과 각을 세웠다. 윤 전 시장은 올해 6월에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시장 재선에 도전했지만 당의 컷오프 발표를 하루 앞두고 사퇴했고, 지난 6월30일 퇴임 이후에는 의료봉사를 하며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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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