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당선 비스토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12.17 10:59:13
  • 호수 11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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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세 몰아 황교안도?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3전4기’ 만에 당선이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보수정당 최초 여성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친박(친 박근혜)계 지원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일요시사>는 원내대표 선출의 숨은 뒷얘기를 쫓았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사진 왼쪽)와 정용기 신임 정책위의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의원총회서 당선을 확정짓자 기뻐하고 있다.

박빙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지난 11일, 한국당 안팎의 관계자들은 결과를 선뜻 예측하지 못했다. “누가 당선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 한 친박계 중진 의원실 측은 “예상 불가”라며 “누가 당선되든지 5표 이내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빙 예상?
싱거운 결과

한 비박(비 박근혜)계 초선 의원실 측은 “반반인 것 같다”면서도 “김학용 후보 쪽 발언이 조금 더 구체적이라 김 후보 당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경선 당일 복수의 언론을 통해 “50여표 이상을 확보했으며, 7표가량의 표 차이로 이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 당직자는 “친박계가 나경원 후보(현 원내대표)를 도와준다고 하는데, 친박이 언제적 친박인가”라며 “비박의 세가 확실히 우세하다. 김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체로 기자들과 한국당 당직자들은 김 후보의 우세를, 의원실 보좌진들은 나경원 당시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결과적으로 보좌진의 예상이 적중했다. 나 원내대표는 김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예상외로 싱거운 승부였다. 지난 11일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 경선 투표 결과 총 투표수 103표 중 나 원내대표가 무려 68표를 얻어 35표를 득표한 김 후보를 앞섰다. 5표 내외로 결정날 것이라던 당내 중론이 무색하게 나 원내대표가 더블스코어 가까운 압도적 표차로 신임 원내대표에 올랐다.

정치권은 이번 선거 역시 계파 논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복당파라는 한계가 김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3전4기’ 보수 최초 여성 원내대표
압도적 표차 원동력은 친박·초선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친박계는 ‘복당파 출마 자제론’을 펼쳤다.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지난 11월 말 우파재건회의에 참석해 “당이 어려울 때 역사의 뒤안길로 없어져야 할 정당으로 치부하고 뛰어나간 분들은 이번에는 전면에 나서는 걸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진태 의원도 “여기 계신 분들(친박계)은 엄동설한에도 당을 지키신 보수 적통파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김용태 사무총장으로 대표되는 복당파 지도부에 대한 반감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지난 12일 tbs라디오 방송서 나 원내대표의 당선과 관련해 “복당파가 그동안 얼마나 당 운영을 전횡했는가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나경원 원내대표 후보에 밀린 김학용 의원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친박은 건재함을 증명해내는 데 성공했다. 홍 의원은 ‘친박 신당’과 관련해서도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계기로 ‘우리가 당을 지키면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며 “탈당 원인이 제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탈당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앞서 친박은 유기준 의원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선주자 중 유일한 적통 친박이기 때문이었다. 친박계 중진들이 주구성원인 ‘자유한국당재건비상행동’에 유 의원이 속한 점도 친박계 지원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었다.

유기준 불출마
친박 단일대오

반면 친박 일각에선 전략적으로 나 원내대표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친박 표가 유 의원과 나 원내대표로 갈라질 위기였다. 예전만 못한 수로 줄어든 친박이었기에 표까지 나뉘면 비박에 패배할 게 자명했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불출마 선언문을 통해 “계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지 나의 경륜과 전문성으로 원내대표 경선 운동에 나섰지만, 사실상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힘겨움과 환멸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비박계 김영우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두 사람 모두 각각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를 구하지 못했다. 유 의원은 마지막까지 ‘유기준 원내대표-김영우 정책위의장’ 카드를 김 의원에게 제시했지만,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유기준-김영우 의원의 불출마가 나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호재였다. 비슷한 시기 나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 후보로 친박계 재선인 정용기 의원과 손을 잡았다.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선택이 친박계의 전폭적 지원을 이끌어낸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한 친박계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12일 “이전까지는 친박 내에서도 (나 원내대표 지원에 대해)약간의 미심쩍어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정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하면서 그런 분위기가 사라졌다. 확실히 밀어주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돌아선 당심
비박 적신호

한국당 초재선 의원의 지원도 나 원내대표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 전, 초재선 의원 주최 행사가 있으면 잊지 않고 찾았다고 한다. 초재선에게 매력적인 공약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태극기 세력에 대한 재평가론, 우클릭 필수론 등 친박계가 그동안 내세워왔던 노선이 한국당 내에서 다시금 주목받는 점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 ▲▲ ▲▲ ▲▲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사진 왼쪽서 두 번째) 등 지도부와 김성태(왼쪽, 전 원내대표) 및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임 지도부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 직후 꽃다발을 들어보이고 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복수의 인터뷰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해 탄핵을 당했냐”며 탄핵 재평가론을 꺼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태극기 세력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약 두 달여간 당원이 1만여명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원 증가의 주 요인은 태극기 세력의 입당이다.

유력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태극기 부대를 품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초재선 의원 모임 ‘통합과 전진’서 박대출 의원은 “언론서 우리를 중도 개혁, 합리적 보수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바른미래당의 슬로건”이라며 “중도를 아우를 수 있지만 중도 개혁이라는 말을 쓰면 안 된다”고 주장하며 우클릭 필수론에 공감한 바 있다.

비박 지도부 피로감도 한몫
2월 전대, 본 게임 승자는?

나 원내대표는 선거 후 계파갈등을 봉합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13일 한국당 인적쇄신이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인적쇄신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필요한 정도의 인적쇄신에 찬성한다”면서도 “가급적 최소한으로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여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 내부 결속을 다지는 작업으로 읽힌다. 너무 큰 폭의 인적쇄신은 실질적인 대여투쟁의 에너지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나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부터 남북 관계라든지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이런 실정에 맞서 헌법가치를 파괴하는 부분은 막아야 한다. 장수(국회의원)가 112명인데, 장수 숫자를 자꾸 줄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내년 2월 열릴 한국당 전당대회의 전초전이다.

전초전 끝
본 게임 시작

전당대회 때 선출되는 당대표는 제21대 총선서 공천권을 행사한다. 그동안 서로에 대한 공천학살을 반복해 온 친박과 비박으로서는 누가 당권을 잡을지에 생사가 달렸다. 나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앞서가게 된 친박은 내심 당 대표까지 노리고 있다. 당 대표 출마가 예상되는 인사 중 친박계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표적이다. 부활에 성공한 친박계가 황 전 총리 옹립까지 성공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성태 1년 성적은?

‘들개’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1년의 임기를 마쳤다. 그는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온실 속 화초로 자란 야당이 아니라 거센 모래벌판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들개처럼 문재인정권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중동 파견 노동자 출신이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을 역임한 그는 취임 일성대로 들개처럼 대여투쟁의 최선봉에 섰다. 이에 당내 인사들은 김 전 원내대표의 최대 치적으로 야성 회복을 꼽는다. 비록 여권으로부터 ‘발목잡기’ ‘떼쓰기’ 등 비판을 받았지만, 투쟁력만큼은 여야 모두 인정한다. 지난 5월 단식을 통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를 관철시킨 점이 대표적이다.

반면 앞만 보는 투쟁력이 소통의 부재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9월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서 ‘출산주도성장’을 제시했을 때가 대표적 사례다. 이는 다른 동료 의원들과 상의되지 않은 돌발 발언이었다.

비박계 복당파인 김학용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명분이 있고 원내 상황이 급하더라도, 원내대표 혼자 당의 입장을 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언급했던 이유도 전임 원내대표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당내 분위기를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당이 어려운 시기에 중도 퇴진 없이 임기를 마쳤다는 측면서 나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체급을 올리는 데 성공한 김 전 원내대표는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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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