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박물관여행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막국수에 관한 모든 것

▲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에 전시된 막국수 상차림 모형

겨울이 왔다. 추운 날씨를 무릅쓰고 여행할 만한 곳 없을까, 온 가족이 즐거운 곳이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분께 추천하고 싶은 곳이 춘천이다. 막국수와 닭갈비를 먹고 옛 간이역과 분위기 좋은 카페를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번에는 막국수를 테마로 여행을 떠나보자.
 

▲ 막국수와 관련한 여러 유물을 볼 수 있는 1층 전시관

춘천은 한국을 대표하는 면 요리 중 하나인 막국수의 고장이다. 여행객이 춘천의 별미로 꼽는 막국수는 오래전부터 주민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었다. 메밀이 많이 나는 강원도에서는 메밀 요리가 발달했는데, 막국수는 만들기 쉬운 국수로 먹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의 별미이자 겨울을 나는 음식이었다.
 

▲ 막국수 이야기가 시작되는 메밀 씨앗

겨울 음식

춘천에서 태어난 김유정의 소설에도 막국수를 만들어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단편소설 〈산골 나그네〉에는 “금시로 날을 받아서 대례를 치렀다. 한편에서는 국수를 누른다. 잔치 보러 온 아낙네들은 국수 그릇을 얼른 받아서 후룩후룩 들이마시며 색시 잘났다고 추었다”는 구절이 있다. 〈솟〉에도 “저 건너 산 밑 국수집에는 아직도 마당의 불이 환하다. 아마 노름꾼들이 모여들어 국수를 눌러 먹고 있는 모양이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 등장하는 ‘눌러 먹는 국수’가 막국수다. 밀가루로 만든 국수는 반죽을 치대 점성이 높은 면을 뽑지만, 글루텐 성분이 거의 없는 메밀은 뜨거운 물을 넣어 치댄 반죽을 국수틀에 넣고 눌러서 면을 뺀다. 이 면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는 것이 막국수다. 막국수의 ‘막’은 ‘지금, 바로, 마구’라는 뜻이다.
 

▲ 박물관에 전시된 현대식 막국수 기계

막국수를 테마로 한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은 건물부터 예사롭지 않다. 막국수를 뽑는 국수틀과 가마솥을 본떠 건물을 지은 것. 박물관 1층은 전시관이다. 춘천 막국수의 유래와 메밀 재배법, 막국수 조리 과정 등을 보여준다. 선조들이 국수를 만들 때 쓰던 디딜방아와 맷돌 등 각종 도구도 전시돼 있다. 
 

▲ 2층 체험장에서 국수틀에 매달린 아이들

문화해설사가 들려주는 막국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가 그동안 막국수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람들은 막국수를 여름 음식으로 생각하지만 원래 겨울 음식입니다. 메밀은 가을에 수확하는 데다 반죽을 직접 눌러서 만들다 보니 농한기에 만들어 먹었죠.” 음식 칼럼니스트이자 셰프 박찬일 씨도 <노포의 장사법>에서 막국수는 겨울 음식이라고 설명한다. “메밀은 대개 여름에 씨를 뿌려 늦가을에 거둔다. 그래서 자연스레 겨울이 제철이 된다. 대부분의 곡물이 그렇지만 메밀은 열에 아주 약하다. 겨울에 보관된 상태여야 제대로 맛을 낸다. 지금은 냉장고가 보급되면서 늦가을에 수확한 메밀을 1년 내내 좋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언감생심이었다.”
 

▲ ▲국수틀에서 나온 면을 뜨거운 물에 삶는다.

그렇다면 춘천 막국수는 언제부터 유래했을까. 해설사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다고 설명한다. “춘천은 조선시대부터 양구, 화천, 인제 등지에서 재배한 메밀을 한양으로 보내기 전에 모으는 곳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제분소가 많았는데, 제분소 주변에서 메밀가루를 반죽해 눌러 먹던 것이 춘천 막국수가 됐다고 합니다. 물론 이것 역시 한 가지 설일뿐입니다.” 1960년대 화전 정리법이 시행되면서 화전민이 동네로 내려와 먹고살기 위해 막국수 집을 열었고, 1970년대 후반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마이카족’과 춘천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막국수가 대표적인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도 있다.

메밀 재배 많은 강원도, 메밀 요리 발달
막국수의 ‘막’은 ‘지금, 바로, 마구’라는 뜻

박물관 2층은 체험장이다. 관람객이 직접 메밀가루를 반죽하고, 국수틀을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면을 뽑는다. 이 면으로 즉석에서 막국수를 만들어 먹는데 웬만한 식당 못지않은 맛에 깜짝 놀란다.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이며 월요일과 명절 연휴는 휴관한다. 관람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이다(체험비 별도).
 

▲ 옛 김유정역 풍경이 정겹다.

자, 이제 박물관에서 나와 춘천 여행을 떠나보자. 김유정은 춘천을 대표하는 작가다. 짧은 생애를 살다 갔지만, 한국문학사에 깊고 진한 발자국을 남겼다. 그의 고향이자 여러 작품의 배경이 된 신동면 증리(실레마을)에 김유정문학촌이 조성됐다. 생가와 전시관, 연못, 동상 등이 있는데 천천히 돌아보기 좋다.
문학촌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김유정역이 나온다. 원래 이름은 신남역인데 김유정문학촌이 만들어지면서 김유정역으로 바꿨다. 김유정역 바로 옆에는 옛 기차역이 있다. 옛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역이라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으니 꼭 들러보시길.
 

▲ 투명한 바닥 구조물을 설치해 물 위를 걷는 듯한 소양강스카이워크

저녁 무렵에는 소양강스카이워크로 발길을 돌리자. 스카이워크는 높은 곳에 투명한 바닥 구조물을 설치해 물 위나 하늘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시설이다. 특히 저물녘에 노을 지는 풍광이 좋다. 소양강 스카이워크 이용료(2000원)는 같은 금액의 추천사랑상품권으로 돌려준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박물관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아이들이 한번 들어가면 나오려고 하지 않는 곳이다. 디즈니의 〈인어공주〉 〈라이온 킹〉을 비롯해 〈마리 이야기〉 〈모노노케 히메〉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 포스터와 주인공의 캐릭터 모형이 있다. 한국관, 북한관, 일본관, 유럽관, 미국관 등 나라별 전시관을 마련해 대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작품을 전시한다.
 

▲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대원당

춘천 대표 작가 ‘김유정’


빵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대원당'은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1968년에 문을 열었다. 옛날에 먹던 맛이라 엄마 아빠에겐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겐 다소 새로운 경험이다. 달콤한 잼을 바른 맘모스빵과 부드러운 크림이 듬뿍 든 버터크림빵이 가장 인기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김유정문학촌→애니메이션박물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김유정문학촌→소양강스카이워크 
둘째 날: 애니메이션박물관→대원당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tour.chuncheon.go.kr/tourinfo/sights/view/10020
- 춘천낭만여행 tour.chuncheon.go.kr
- 김유정문학촌 www.kimyoujeong.org
- 애니메이션박물관 www.animationmuseum.com 

문의 전화 
-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033)244-8869
- 춘천시청 관광과 033)253-3700
- 김유정문학촌 033)261-4650
- 애니메이션박물관 033)245-647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춘천,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90여 회(06:00~23:50) 운행, 1시간10분~1시간5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txbus.t-money.co.kr 춘천시외버스터미널 033)241-0285

자가운전
서울양양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만천사거리→한솔만천로 방면→서부대성로→양구·화천 방면→만천로→춘천순환로→화천 방면→신북로→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숙박 정보
- 세종호텔 춘천: 춘천시 봉의산길, 033)252-1191, www.chunchonsejong. co.kr
- 엘리시안 강촌: 남산면 북한강변길, 033)260-2000, www.elysian.co.kr
- 명동호텔: 춘천시 아침길, 033)244-1177
- 비발디모텔: 춘천시 스포츠타운길, 033)242-9240

식당 정보
- 샘밭막국수(막국수): 신북읍 신샘밭로, 033)242-1712, jobean0523.modoo.at
- 유포리막국수(막국수): 신북읍 맥국2길, 033)242-5168
- 1.5닭갈비(닭갈비): 춘천시 후만로, 033)253-8635, www.1jum5.com
- 우성닭갈비 본점(닭갈비): 춘천시 후석로, 033)254-0053, www.woosungdk.com

주변 볼거리
소양호, 청평사, 춘천인형극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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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